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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36화 (136/398)

136편 - 발전하는 장수

양현(襄樊)

새로 들어서는 지부에 도사들이 도움을 주자 일의 진척이 매우 빨라졌다.

도사들은 대부분 무공을 할 줄 알거나 아니면 글공부를 할 줄 알았다.

그런 자들이었기에 무슨 일을 맡기던지 잘 해냈던 것이다. 더군다나 모두가 도가의 도사들이었기 때문에 일반사람들 보다도 더욱 신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의 진척은 빨라졌지만 장수의 마음은 급했다.

이십 일 만에 모든 일을 해결해야 했으므로 더욱 초조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가장 먼저 단주에게 찾아갔다. 무당파의 소환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단주는 거대한 덩치와는 다르게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매번 보는 일이였지만 참 적응이 안 되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직접 처리하고 관리, 감독했으나 늘 꼼꼼하게 한다고 하는데도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신원이 보장된 도사들에게 일을 맡기면 되니 단주로서도 일이 무척 쉬워진 것이다.

그러나 도사들로서도 대부분 처음 하는 일이였기 때문에 관리를 해주어야만 했다.

때문에 단주는 도사들에게 일을 일일이 시키면서 잘못된 것을 파악하느라 본인이 가장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장수는 단주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단주님.”

단주는 도사들의 하는 일을 살피면서 대답했다.

“예. 소장주님 말씀하십시오.”

“제가 이번에 무당파에 갈일이 생겼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수 역시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이번에 무당파에서 무척 중요한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 봐야 될 것 같습니다만…….”

장수의 말에 단주는 잠시 말이 없었다.

“지금 여기 사업을 가장 크게 벌려놓으신 분이 가시겠다니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단주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입장에서 안 갈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 벌인 일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곳 양현에서 벌인 일들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아직 상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어서 이곳 사업을 대충 정리하고 다른 도시로 상행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바쁜 상황에서 장수가 무당파에 간다고 하자 단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 떠나실 생각이십니까?”

“다음 달 초하루쯤에는 도착해야 하니 그전에 길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을 했다.

“얼마 남지 않았군요.”

“예. 그래도 가기 전에 이곳 일은 최대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단주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무당파에 도움을 받은 전적이 있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무당파의 요청이라 하니 어쩔 수 없군요. 그들이 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문파인 무당파와 사이가 벌어져서 좋을 게 없지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당파에 가셔도 빨리 돌아오셔야 합니다.”

“예. 빠른 말을 타고 갈 생각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네, 최대한 빨리 돌아오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다른 일을 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십시오. 저도 바빠서 그만 제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장수로서는 빨리 다른 일들을 처리해둬야만 했던 것이다.

장수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향한 곳은 공터였다. 그곳에는 십여 명의 일꾼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장수를 보자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 뒤, 사람들 가운데 가장 앞에 있던 남자 일꾼이 앞으로 나섰다.

“소장주님 오셨습니까?”

“예.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희 보다야 소장주님의 노고가 더욱 크십니다. 저희들이 하는 일이야 뻔한 건데요.”

“예.”

앞에 있던 자는 도면이 그려진 서류를 장수에게 보여주었다.

“이렇게 공방을 만들 생각입니다.”

목수의 말에 장수는 도면을 보기 시작했다.

도면은 앞으로 들어설 공방이 그려져 있었다.

도면에 그려진 공방은 무척 크게 설계되어 있었는데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화덕도 여러 개 들여놔야 했고, 작업실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크게 설계한 것이다.

장수는 도면을 꼼꼼히 살피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지적했다.

“화덕이 들어설 공간이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이 정도만 해도 꽤나 큰 공방입니다. 아마 근방에서 크기로는 따라올 곳이 없을 것입니다.”

목수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인근에 있는 공방과 비교해서 더 큰 공방을 만들려는 욕심에서가 아니라, 제가 사용하고자 했던 용도에 맞는 크기의 공방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그렇게 크게 만들어 봤자 다 채우지도 못하실 겁니다.”

목수는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괜찮습니다. 그것은 제가 해결할 문제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크게 지어주십시오. 그리고 가운데에 들어갈 화덕도 보통의 화덕보다 더 크게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화덕을 키우라는 말에 목수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소장주님 화덕이 커지면 들어가는 연료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일손도 많이 들고요. 그렇게 크게 만드실 필요가 없을 텐데요.”

목수의 걱정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방이 생기면 일거리는 많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니 모두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 주세요.”

장수의 말에 목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소장주님이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야지요. 하지만 크게 짓는 만큼 시간이 더 걸릴 것입니다.”

목수의 말에 장수가 웃으며 말을 했다.

“최대한 빨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미 주문을 맡아서 기한 내에 끝내줘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석가장에서 보낸다는 장인들이 십일 안에 이곳까지 올 테니 그때까지 일을 끝내 주세요.”

장수의 말에 목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 규모의 큰 공방을 짓는데 십일은 너무 적습니다. 더군다나 큰 화덕이 들어갈 공간을 만드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기한이 너무 짧습니다. 그러니 시간을 좀 더 주시지요.”

목수의 말에 장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인건비가 얼마가 들든 사람은 더 데려다 쓰셔도 됩니다. 그러니 최대한 기일에만 맞춰 주십시오.”

장수의 말에 목수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했다.

“알겠습니다. 요즘에 노는 인부들이 많으니 그들을 쓰면 그만큼 기간은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알아 두셔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을 더 쓰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였다. 해야 하는 일이 늘어 난데다 기일까지 더욱 짧아진 셈이어서 다른 납품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지금 만들고 있는 공방을 빨리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공방뿐만이 아니었다.

창고도 지어야 했고 숙박시설도 지어야 했다. 그랬기에 이 일을 어서 마무리 짓고 다른 곳에도 가봐야 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돈 걱정은 하지 마시고 정성들여 성의껏 지어 주셨으면 합니다.”

장수의 말에 목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기한이 줄어든다고 해서 들어가는 공정을 줄일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일하러 가보겠습니다. 소장주님 말씀대로라면 지금부터 밤을 새다시피 하지 않으면 기한에 못 맞출 듯싶어서 말입니다.”

그 말과 함께 목수는 등을 돌려 인부들에게 일을 지시하며 멀어지기 시작했다.

공방은 가장 중요한 시설이었다.

이곳 양현은 석가장과의 거래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군대와 연을 맺고 군대 납품과 관련된 계약을 따냈으니 일거리는 넉넉하게 생긴 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납기일까지 물건을 제대로 맞춰 주려면 그만큼 단시간에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큰 공방이 필요했던 것이다.

석가장 역시 큰 사업을 장수가 따내자 필요한 장인들을 보내 지원해주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오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최대한 빨리 공방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장인들이 오자마자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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