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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53화 (153/398)

153편 - 수련 (2)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자 장수는 급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부리나케 수련복을 입었다. 수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장수가 급하게 일어나서 움직이자 자고 있는 줄 알았던 표길랑이 입을 열렸다.

“왜 그러느냐?”

“지금부터 아침 수련이 있습니다.”

장수의 말에 표길랑이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되물었다.

“혹시 유운도사께 배우러 가는 것이냐?”

표길랑의 말에 장수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장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표길랑이 급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장수의 여벌 수련복을 집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표길랑의 모습에 장수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장수의 말에 표길랑이 당당하게 말을 했다.

“수련을 한다며? 나도 해야 할 것 아니냐?”

“예? 수련을 하신다고요?”

“그렇다. 여기까지 왔는데 당연히 수련도 받아봐야겠지?”

“수련은 제자만 할 수 있습니다.”

장수의 말에 표길랑은 천천히 품속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품에서 하나의 패를 꺼냈다.

“이것을 봐라! 나 역시 속가제자다.”

장수는 표길랑의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무시하고 바쁘게 움직이자 표길랑 역시 서둘러 나갈 차비를 마쳤다.

그러자 밖에서 유운이 목소리가 들렸다.

“준비를 끝냈느냐?”

“예. 스승님.”

“그래. 혹시라도 네가 수련에 늦을까봐 내가 일부러 깨운 것이다.”

유운의 말에 장수는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 역시 유운의 수련을 그리워했지만 그것은 장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던 것이다. 스승인 유운 역시 장수와의 수련을 못내 기다렸던 것이다.

장수는 말과 함께 급하게 문을 열었다. 그러자 유운이 미소를 지으며 손에 빗자루를 들고 서있었다.

“나는 지금부터 지나는 길을 빗질 할 테니 너는 먼저 가있도록 하거라.”

유운의 말에 장수는 급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유운이 미소를 지었다.

“괜찮다. 소일거리로 하는 건데 뭘 그러느냐?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너는 내 작은 즐거움을 빼앗을 셈이냐?”

“아, 아닙니다.”

유운의 말을 장수는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그래. 먼저 가도록 하거라. 내 금방 따라 가마.”

“예. 알겠습니다. 스승님.”

장수는 급하게 움직였다. 빨리 식당에 가서 스승님의 요깃거리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장수가 움직이자 그 뒤를 표길랑이 급하게 따라갔다.

표길랑이 자신을 따라오자 장수는 당황해서 물었다.

“어디를 따라오시는 겁니까?”

장수의 말에 표길랑이 웃으며 말을 했다.

“어디를 가긴? 나야 자네를 따라 수련을 하러 가는 게지.”

“예? 수련을 하시겠다고요?”

“허참 자네가 나를 속가제자로 만들지 않았나?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련을 하려는 게 아닌가? 그런데 되려 자네가 물으니 나로서는 어떻게 대답해줄 말이 없구먼.”

장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표길랑을 바라보았다.

‘이 자식은 마교의 초절정고수가 자존심도 없나? 왜 무당파의 무공을 배우려고 하는 거지? 더구나 속가제자로서 무당파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죄다 하위 무공뿐이라는 것은 녀석이 더 잘 알 텐데?’

장수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였다. 마교에서는 최고의 무공을 언제든지 익힐 수 있었다.

더구나 마교에는 각파에서 훔치거나 빼앗은 비전절예들이 있었기에 표길랑이 원한다면 무당파의 최고무공도 언제든지 익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마교의 초절정고수가 정파 속가제자들의 무공을 수련하겠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긴 나도 남 말 할 때는 아니지.’

그 역시 비슷한 처지임은 마찬가지였다. 혈교에서 무수히 많은 무공을 보고 또 현재는 초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상태인데도 무당파에 와서 속가제자로 무공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실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장수는 잠시 생각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빨리 가지 않으면 아침을 거르게 되는 것이다.

장수가 급하게 달려가자 표길랑 역시 웃으며 장수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장수가 달려간 곳은 수련장 옆의 식당이었다. 그곳은 매우 한적했는데 장수가 오자 주방 일을 맡은 사람이 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도우님. 식사를 하러 오셨습니까?”

남자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간단하게 먹을 것과 수련이 끝나고 먹을 음식을 싸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옆에 계신 분 것도 같이 드릴까요?”

남자의 말에 장수는 급하게 옆을 보았다. 그러자 표길랑이 능글맞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요.”

표길랑의 말을 듣자 장수로서는 이상하게 화가 났다. 겨우 은자 몇 푼이고 그 정도라면 우습게 쓸 수 있을 정도로 은자가 많은 장수였지만 왠지 그에게 쓰는 돈은 아까웠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어서 준비하지 않는다면 수련에 늦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어서 주십시오.”

“예.”

말과 함께 미리 차려 놓은 소탈한 음식이 장수와 표길랑의 앞에 나왔다.

표길랑은 음식을 보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먹을 건가? 너무 빈약한 것 같은데?”

마교의 장로인 표길랑이 먹기에는 너무 빈약했다. 더군다나 고기도 없었기에 표길랑으로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장수가 다급히 음식을 마치 물처럼 빨아들이자 표길랑도 급하게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표길랑이 먹는 사이에 남자가 장수에게 주먹밥을 넉넉하게 건네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도우님 은자로 두 냥만 주십시오.”

“예.”

장수는 남자에게 주먹밥과 다른 음식을 건네받고 급하게 수련장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 모습을 표길랑은 웃으며 바라보았다.

“참나 뭐가 바쁘다고 저리 빨리 움직이는지?”

표길랑은 볼멘소리를 내더니 장수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초절정고수인 그라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익힌 무공은 모두 마공이었기에 무당파 내에서 함부로 무공을 시전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평범하게 뛰었는데도 적절하게 내공의 힘을 빌었기에 그 걸음이 빨랐다.

그렇게 수련장에 도착하자 수많은 속가제자들이 무공을 수련하기 위해 모인 것을 볼 수 있었다.

표길랑으로서는 무당파에 와서 무공을 배운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마인인 그가 언제 무당파의 무공을 배울 수 있겠는가? 이렇게 무당파에 있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이제 조금만 있으면 무당파의 도사에게 정식으로 무공을 배운다고 생각하니 설렘이 느껴졌다.

‘하긴 내가 너무 외골수로 생각을 했어.’

표길랑은 오랜 시간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상태였다.

거의 벽 끝에 도달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위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의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니 지금의 방법대로 오르려 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얻은 정보로 무당파에 오고 무공을 배울 기회가 생기자 그는 인연이라 생각했다. 더구나 지금 상황에서 중원을 돌아다닌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혈교가 자신의 움직임을 지켜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무공을 쓰면 반드시 무림맹이나 황실에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랬기에 아무리 천마의 명령이라 하더라도 잠시 잠적해 있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속가제자로서 무공을 익힐 생각을 한 것이다.

그 외에도 왠지 장수라는 녀석을 볼 때마다 기이한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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