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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58화 (158/398)

158편 - 양의심법

속가제자인 장수에게 갑작스럽게 상승무공을 가르친다고 하면 무당파의 제자들이 의아해 할 수도 있고 문규가 어지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내린 조처였다.

“알겠습니다.”

장수로서는 쉬운 일이였다. 평상시에 상승무공을 쓸 일도 없거니와 생긴다면 목격한 자들을 모두 죽여버리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장수의 시원스런 대답에 유운은 만족한 듯이 웃어보였다.

“그래. 내가 가르쳐 줄 무공은 상당히 많다. 사실 본파의 장법은 배우려는 이가 거의 없고 대부분 검술을 익히면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익히려는 경향이 강해서 점점 사장되어가고 있지. 그렇기 때문에 무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앞으로 네가 배운것을 후대에 계승해 주면 좋겠구나.”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래. 그리고 내가 가르쳐줄 가장 중요한 무공은 바로 양의심법과 번천장이다. 다른 무공은 양의심법과 번천장을 익히면서 익히도록 하거라.”

장수가 그토록 바라던 무공이었다. 그 이름이 나오자 장수는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단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익힌 무공은 전진심법이다. 하지만 번천장은 본문의 심법을 익혀야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단다. 그러니 본파의 심법을 익히거나 전진심법을 번천장에 맞게 개량해야 할 것 같구나.”

유운의 말에 장수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유운이 말한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법을 번천장에 맞게 개량하거나, 번천장을 심법에 맞게 개량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거기다 무당파의 심법들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전진심법에 비교할 순 없었던 것이다.

장수 역시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전진심법을 익혔지만 근래에 와서는 전진심법의 장점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더구나 잠시도 멈추지 않고 운기가 되는 전진심법은 다른 심법을 익힐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지금 와서 다른 심법을 익힐 수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낙담하지 않았다. 스승과 함께라면 번천장을 개량하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래. 그럼 너도 그렇게 알고 있거라. 그럼 오늘부터 번천장과 양의심법을 익히도록 하자꾸나.”

유운의 말에 장수는 뛸 듯이 기뻤다. 양의심법과 번천장을 익히면 양의 번천장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럼 장법으로선 최강의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예.”

장수의 말에 유운은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제자인 장수가 자신이 전성기 때 쓰던 최강의 무공인 양의 번천장을 능히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선히 보이는 듯 했기 때문이었다. 묻힐 뻔한 무공이었으나 드디어 계승자를 찾은 것이다.

“그래. 그럼 우선 심법부터 시작하자꾸나. 양의심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느냐?”

“말은 들었습니다.”

양의심법이란 의식을 둘로 나누는 심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심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더구나 전생에서 번천장협 유운이 익혀서 양의 번천장으로 승화시킨 덕분에 그 당시 무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장수도 알지 못했다. 심법계열은 익히고 있다고 당사자가 말을 하지 않는 한 알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 양의심법이란 의식을 둘로 나누는 심법이다. 물론 대단한 심법이지만 어느 것이든 반드시 한계가 있으니 너무 욕심을 내지는 말거라.”

유운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양의심법이 대단한 심법이라면 유운이 천하제일인이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것을 보면 그 위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 뻔했다.

“양의 심법이란 그 역사가 본문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그 당시 무당파를 창립하신 선사께서 문파를 세울 때부터 본파의 상승무공으로 등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역사가 얼마나 오래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

“정말 오래되었군요.”

“그래. 무당파가 생길 때부터 있었으니 그 전부터 존재 했을 것으로 추측된단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이것도 현문의 무공 중 하나라고 생각되어지는구나.”

“현문이요?”

장수는 현문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현문의 무공을 자신도 익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전진심법이 현문의 무공이었다.

“그래. 물론 그것은 내 생각이란다. 어찌되었던 양의심법은 그 심묘함이 대단하다. 그것을 만약 극성으로 익힌다면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야.”

유운의 말에 장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만 들어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대단합니까?”

“그래. 하지만 양의심법에도 단점이 있단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장수의 물음에 유운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것은 연성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사람이 한 번에 두 가지 행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보통사람으로서는 양의심법의 심묘함을 제대로 깨우치지도 못하지. 그리고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단다.”

“예? 스승님은 양의심법을 대성하신 게 아니셨습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 않단다. 나는 겨우 흉내만 낼 정도로 익혔을 뿐이야. 그리고 긴 시간동안 혼자 생각을 해보니 양의심법은 인간이 익힐 수 있는 무공이 아닌 듯하구나. 가히 신선지경에 올라야만 가능한 무공이다. 나 역시 운이 좋아 흉내라도 낼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단다.”

유운의 말에 장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운은 장수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재능이 뛰어난 자였다.

어떻게 보면 혈마보다도 재능이 뛰어나다 할 수 있는 분이였다. 그런데 그런 유운의 재능으로도 부족하다는 말을 할 정도면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던 것이다.

장수의 놀란 표정에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제자여. 너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지녔단다. 그러니 너라면 내가 이루지 못한 경지에 오를 것이라 생각한단다.”

유운이 말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저의 재능이 부족하여 스승님의 기대를 따르지 못할까봐 두렵습니다.”

장수의 말에 유운은 웃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아직 시작도 하지 않고서 걱정을 하느냐? 내가 가르쳐 주는 대로 열심히 따라 오거라. 그럼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예. 스승님.”

“그래.”

유운은 미소를 짓더니 천천히 양의심법의 구절을 불러주기 시작했다.

양의심법의 구절은 매우 길었다. 반각동안이나 불러주었는데도 계속해서 구결이 이어졌던 것이다. 그렇게 2각이 흐르자 이윽고 유운의 입이 다물어 졌다.

양의심법의 구문이 모두 끝난 것이다. 유운은 같은 구절을 다시 한 번 불러주었다. 그렇게 3번을 불러주자 구결을 말하는 것을 멈추었다.

“모두 기억했느냐?”

유운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우 길어지면 모두 외운 것이다.

이렇게나 긴 구결을 몇 번 듣고 외울 수 있었던 것은 선천기공을 익혀 선천진기가 그의 몸을 변화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장수는 다른 사람보다 머리가 월등히 좋아진 것이다. 그리고 장수가 그토록 익히고 싶었던 무공이었기에 다른 때보다도 더욱 집중력이 좋았기에 금세 외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 구결을 모두 외웠다니 나 역시 기쁘구나. 이제 자격을 갖춘 자에게 본파의 진산절기가 전해지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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