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편 - 양의심법
유운은 말을 하면서 흐뭇한지 웃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장수로서는 양의심법의 구결을 안 것이 너무나도 기다
“그래. 이제 운기를 시켜줘야겠구나.”
말과 함께 유운이 일어섰다.
“괜찮습니다. 혈 자리만 불러주시면 제가 직접 운기를 하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말과 함께 유운은 장수의 뒤에 섰다. 그리고 천천히 공력을 주입시키기 시작했다.
매우 미약한 기운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기가 안정되어졌고 끊어짐이 없었다. 그것만 보더라도 유운의 상태가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몸 상태가 좀 더 나아지신 듯하구나.’
장수가 알려준 전진심법과 선천지기가 유운의 몸을 좀 더 나은 상태로 만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예전에 얻은 상처 때문인지 생각보다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동안 유운의 진기가 몸속의 혈도를 경유하기 시작했다.
장수는 기가 움직이자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기의 흐름을 기억하며 어떻게 움직이는지 상세히 파악하려 했다. 그러면서도 몸속에 들어온 기를 빼앗거나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보통의 무인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였다. 하지만 장수는 선천기공과 전진심법을 익히고 있었기 때문에 내공의 통제력이 자유로웠다. 그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유운의 기는 장수의 혈도를 지나갈 수 있었고 곧 유운의 몸속으로 돌아갔다.
그 순간 장수는 빠르게 선천기공을 일으켰다. 그리고 유운의 몸속으로 선천지기를 다시 한 번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매우 빠른 속도로 유운의 몸속으로 선천지기가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정 이상의 선천지기가 들어가자 더 이상은 유운의 몸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유운은 자신이 진기를 모두 회수하고 나서도 다시 한 번 확인을 한 뒤에야 천천히 장수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그런데 유운의 표정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상하구나. 너에게 양의심법의 혈도를 도인해 주었는데 오히려 내가 활기가 넘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아.”
남의 몸에 자신의 기운을 불어 넣으면 소실되는 부분이 생긴다. 게다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였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일이였다. 그런데 오히려 기운이 펄펄 넘치니 유운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선천지공의 공능이었다. 시전자가 원하기만 하면 이정도의 일은 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운은 의아하다는 듯이 원인을 생각했지만 알 수가 없었다. 장수가 등을 통해 선천지기를 나눠준 것을 눈치 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진기가 증가한 게 아니라 선천지기가 증가했기 때문에 느낌만 활기에 넘친다 생각이 든거지 진기는 그대로였으니 의아함은 금세 사라졌다.
유운은 장수를 보며 말을 했다.
“제자야 수련을 열심히 했나 보구나. 도인을 하면서 보니 탁기가 거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혈도 역시 깨끗이 잘 뚫렸어. 그것을 보니 발전만 남은 듯하구나.”
“아직 부족합니다.”
“하하하. 네 나이에 너 만한 경지를 이룬 자는 없을 것이다. 천하에 일성이마가 있다지만 그들 역시 네 나이에 너 만한 성취를 얻지 못했을 게야.”
유운의 말에 장수는 침묵을 지켰다. 사실 전생의 그의 목표는 화경의 경지도 아니었고 장법의 일인자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생은 틀렸다.
이번 생에서의 목적은 유운의 제자가 되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었다. 그렇게 목적을 이루고 보니 일성이마라는 존재도 충분히 싸울만하게 보였던 것이다.
‘스승님 스승님에게 배운 이상 제 목표는 이제부터 일성이마입니다.’
이미 혈마를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유운에게 좀 더 배운다면 혈마라도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장수의 생각은 모른 채 유운은 밝게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은 이정도 했으면 되었다. 그만하자꾸나. 너는 양의심법의 구결을 음미하면서 그 속에 담긴 뜻을 되새겨 보거라. 그렇게 하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스승님.”
장수는 유운에게 예를 표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표길랑이 정신없이 수련하는 모습이 보였다.
휙휙
표길랑은 초절정고수답게 완벽한 자세로 상승무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더구나 그 기세가 자못 사나워 잘못 걸린다면 그대로 작살이 날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장수는 인상이 절로 나왔다.
‘이자식 마교의 무공을 그대로 펼치면 어떻게 해.’
아마도 수련을 하다 흥이 나서 마교의 무공을 펼친 듯 했다. 하지만 내공을 사용하지 않았고 마교의 무공이라 해도 파괴적이지 않았기에 무슨 무공을 펼치는지 무당파의 도사들이라도 알지 못할 것이다.
장수는 표길랑을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으니 아쉬울 뿐이었다.
장수가 표길랑을 지켜보자 표길랑이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지더니 나중에는 멈춰 섰다.
그는 땀을 흘리며 장수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끝났나?”
표길랑이 말에 장수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이제 내 차례군. 근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표길랑은 무공수련을 하느라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더구나 지금 자신이 범한 실책을 아직까지도 눈치조차 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분명 표길랑은 마교의 장로가 분명해 보였다. 돌려 말했지만 장로라고 말을 했고 저 정도 무공이라면 무수히 많은 고수를 보유한 마교라 할지라도 상위권일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충분히 장로직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경계심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방금 전 무공이 마교의 무공인 것을 알아볼 자도 없었지만 척 보기에도 무당파의 태극권보다도 나은 무공을 속가제자가 펼치는 것을 보면 의심하는 자가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조심하지 않는 것을 보니 장수로서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자라온 환경이 틀려서 그런가?’
표길랑은 마교의 당당한 무인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다.
지금은 임무를 수행중이라 조심하는 듯 했지만 무당파의 장로에게 가서 무공수련을 받는 것만 봐도 표길랑이 정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긴 나하고도 친구를 맺은 녀석이니…….’
혈교의 친구를 위해 마교의 무사가 무당파에 온 것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었다. 녀석은 단순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녀석이 이해가 갔던 것이다.
장수가 아무 말이 없자 표길랑은 무안한 표정을 짓더니 급하게 유운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서 빨리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표길랑이 들어가자 장수는 고개를 숙였다.
‘진짜 걱정스럽구나. 저래서야 간악한 혈교나 눈치 빠른 무림맹을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건지…….’
장수는 걱정이 되었지만 이내 포기하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
다음날이 오자 표길랑이 장수를 깨웠다.
“도우! 일어나시게.”
“벌써 일어나셨습니까?”
장수의 말에 표길랑은 웃었다.
“아예 자지를 않았다네.”
“예?”
“어제 배운 내용을 음미하다 보니 잠을 통 이룰 수가 없더구먼.”
표길랑은 어린아이처럼 들뜬 표정을 지었다. 실로 오랜 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무공의 경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기분 좋은 일이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유운과의 대화를 새벽 내내 되새긴 것이다.
“그래도 휴식은 좀 취하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