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165화 (165/398)

165편 - 현문의 전진심법

천하에 산재한 도문과 문파가 무당파에 모였다. 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무당파의 장문인이 말을 하고 있었다.

“…… 그동안 본문에서는 현문의 뒤를 잇고자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미 한 시진 동안 의식이 진행되어졌다. 그리고 장문인의 말도 오랜 시간동안 계속 되어졌지만 이곳에 방문한 도사들은 그런 것을 조금도 지루해 하지 않고 모두 귀담아 듣고 있었다. 무당파의 장문인께서 중대한 일로 그들을 불렀기에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장문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 그래서 오늘 이곳에서 그간의 노력을 발표할 수 있게 되어 무척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드디어 선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저희 무당에서 증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거창한 말이었다. 이렇게나 거창하게 모임을 주선하고 그보다 더한 말을 했으니 발표해야 하는 것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게 되어선 안 되었다.

그러므로 구경을 하던 도사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장문인의 입을 주시했다. 하지만 장문인은 쉽사리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럼 이제 그 결과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장문인의 말과 함께 얇은 서적이 현장에 있던 내, 외빈객들 모두에게 전달되어졌다.

조금 시간이 걸려 모든 도사들에게 서적이 전달되자 장문인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나눠드린 소책자를 한번 읽어 보시지요.”

장문인의 말에 도사들은 서적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대단한 건지 우선 보자는 심보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줄곧 무표정한 얼굴이었는데 잠시 뒤 그들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 이것은……!”

가장 먼저 반응이 터져 나온 곳은 무당파의 맞수라 할 수 있는 화산파에서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다른 문파들이 차례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현장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비슷한 반응이 흘러 나왔다.

화산파의 정인(庭人)장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무당파의 장문인에게 외쳤다.

“이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정인 장로의 말에 무당의 장문인이 대답했다.

“이번에 발견한 현문의 심법입니다. 이름은 전진심법입니다.”

무당파 장문인의 말은 비수가 되어 도사들의 가슴에 박혔다. 드디어 찾은 것이다. 신비에 쌓여 있던 고대의 현문의 자취 중 가장 위대했던 전진의 심법이 발견된 것이다.

“어……, 어떻게 발견하신 겁니까?”

정인 장로는 신음을 흘리며 물어보았다. 전진심법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또한 잊혀져 버린 현문의 뒤를 무당이 잇는다는 증거가 되어주는 것이었다.

“저희들은 오랜 시간 동안 현문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흔적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노력의 결과로 전진심법을 얻게 되었습니다!”

도문에 있어서 전진은 가히 종중이나 원류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현문에서도 전진파는 신비의 문파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무당파에서 전진심법을 찾게 되었으니 전진파의 맥을 이었다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문파들이 충격에 쌓여 있는 동안 무당파 장문인의 말이 이어졌다.

“이번에 복원한 전진심법중 입문편과 전반부 심법은 다른 도문에도 공개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같은 도교의 문파로서 서로 발전하기 위해서 입니다.”

현문의 전진심법은 이름값만으로도 엄청났다. 더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서적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그 안에 담긴 현기를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무당파가 전반부를 공개한다고 하지만 앞으로 능력 있는 도사들은 비급이 있는 무당파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무당파만이 그 후반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로서 무당파가 도문으로서 가장 위에 서게 된 것이다. 이제 천하 도문의 중심은 무당파가 될 것이다.

화산파의 정인 장로는 인상을 쓴 채 고개를 숙였다. 가뜩이나 소림과 더불어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무당파였다. 그런 무당파가 전진심법을 찾았다는 것은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상심한 것은 정인장로 뿐만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무당파를 견제하던 다른 문파들의 주요 인사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패배감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무당파 장문인에게 외쳤다.

“전진심법이 진짜라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누군가의 말에 무당파 장문인이 말을 했다.

“전진심법을 익히고 있는 제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맥을 확인하면 진실을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장문인은 말과 함께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열 살 또래로 보이는 어린 제자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그러자 의아해 하던 도사들이 나와서 어린 제자들의 맥을 잡아 기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미약하기는 하지만 현문의 심법이 분명해 보여. 이정도로 현기가 있는 심법은 전진심법 뿐이야!”

현재 사용되어지는 심법은 과거에 명성을 떨치던 현문의 심법에 비해 정순함이나 현기가 거의 없다 할 수 있었다. 예전의 무공이 전해지면서 많이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도 나름의 진화라 할 수 있었다.

과거 현문의 심법은 연성기간이 너무 길어 짧은 시간 동안 성취를 볼 수 있게 발전된 것이 지금의 심법들이었지만 이곳에 모인 자들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랬기에 현기와 정순함 만으로 전진심법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때 확인을 위해 나온 화산파의 정인 장로가 소리쳤다.

“인정할 수 없습니다! 너무 기운이 미약합니다. 겨우 이정도 기운으로 전진심법이라 주장하는 것은 순순히 인정할 수 없겠습니다만.”

정인 장로의 말에 장문인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느정 도 성취를 보인 제자를 데려오겠습니다.”

말과 함께 화려한 도복을 입은 제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시연장에 나타난 자는 다름 아닌 장수였다.

화려한 의식용 도복을 입은 장수의 모습은 마치 전설 속에서 튀어나온 신선을 보는 듯했다. 더구나 얼굴이 매우 잘생겼고 화려한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어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늠름해 보였고 마치 몸에서 광휘의 빛이 나오는 듯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장수의 외모와 입고 있는 도복에 대해서 감탄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후에 장수에게 다가가 그의 맥을 잡아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맥을 살피기 시작했다.

장수는 누군가가 자신의 맥을 살피자 의식적으로 기운을 숨겼다. 하지만 모든 기운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장수의 손을 잡은 도사는 확연히 다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럴 수가, 정말 현문의 전진심법이 맞아!”

장수의 몸에서 느껴지는 힘은 분명 전진심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전진심법이 아니라면 이렇게나 순수하면 정순하고 현기가 가득 차오르는 내공심법이 지금으로선 달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앞 다투어 서로 장수의 맥을 짚어 보았고 모두들 이내 감탄 석인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무당파 장문인의 말을 인정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잠시 뒤 아이들과 장수는 물러갔다. 그리고 무당파 장문인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앞으로 도를 논하는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전진심법의 전반부를 공개하겠습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이 익히셔서 대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다. 전설이 되어버린 전진심법을 익힐 수 있게 된 것만으로 기쁨을 느낀 것이다.

***

혈마는 인상을 구겼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무당파가 감춰두었던 비장의 한 수가 바로 전진심법이라 합니다.”

“말도 안돼!”

혈마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것을 어떻게 복원했다는 말인가?”

혈마의 말에 군사는 고개를 숙였다.

“오랜 시간 복원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고 합니다만…….”

“말도 안된다! 전진심법이라니 이미 멸망한지 오래인 전진파의 비급을 어디서 구했다는 것이야!”

“예. 정말 황당한 일이였습니다. 이로서 무당파가 현문의 뒤를 이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고 천하 도문의 종주로서 인정을…….”

“헛소리! 내가 겨우 무당파가 도문의 종주가 되었다고 이러는 것 같은가?”

“예?”

군사로서는 혈마가 화를 내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가 아니십니까?”

군사는 이번에 목표로 했던 무당파가 도문의 종주로 되었기에 혈마가 화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니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군사의 말에 혈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겨우 도문의 종주가 되었다고 화를 냈겠느냐? 그건 해봤자 겨우 명예직이다. 그래 봐야 순례자들이 좀 더 늘고 일반 신도들이 기부금이나 받는 수준이다. 그것도 사실 어느 정도 방해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큰 일이 아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그러시는 겁니까?”

군사의 말에 현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현문이 왜 멸망했는지 아느냐?”

“현문이 멸망당했습니까?”

군사가 되묻자 혈마는 잠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오래전 얘기지. 그 당시에 현문의 위세는 감히 마도인이라면 쳐다보기도 힘들었다. 그들의 힘은 막강했기에 마도인들은 움츠린 채 살아야만 했지.”

혈마의 말에 군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멸망한 현문 따위에 마도가 숨죽이며 산단 말인가? 더구나 혈마의 말을 들으면 그렇게 강한 현문이 결국은 멸망당해 사라졌다는 말이 아닌가?

“그러하였습니까?”

“그래. 그들의 힘은 강력했지 더구나 그들이 가진 무공은 마공과는 철저한 상극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무리 강한 마인이나 대마두라 할지라도 현문의 고수를 상대할 수 없었지.”

혈마의 말에 군사는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그 정도입니까?”

“그래. 그 당시는 마도인에게는 암흑의 시대와 다름없었다. 기 한번 펴보지 못하는 나날들이었지. 하지만 그런 현문에도 크나큰 약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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