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169화 (169/398)

169편 - 납치

장수의 말에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네 덕분에 전진심법을 익히고 나니 예전보다 더욱 몸 상태가 좋아진 하구나. 예전에는 몸이 금방 허해지고 몸속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는데 요 근래에는 단전에서 힘이 느껴지고 기운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단다.”

“정말 다행이십니다.”

장수의 말에 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말 다행이지. 나는 평생 동안 다시는 내공을 쓰지 못할 줄 알았단다. 그런데 이 정도나마 회복하게 되서 다행이지.”

유운의 몸 상태는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 더구나 나이가 너무 많았기에 언제 숨이 멎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스승님 제가 잠시 스승님의 몸을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은 쾌히 승낙했다.

“좋다. 그 정도야 할 수 있지. 그래 살펴 보거라.”

“감사합니다. 스승님.”

말과 함께 장수는 유운의 몸 상태를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수의 중후한 기가 유운의 몸속으로 들어가 몸속을 살피기 시작했다.

유운의 몸 상태는 예전보다 월등히 나아진 상황이었다. 전진심법이 효능이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전진심법의 기운은 약해진 유운의 몸속을 돌아다니면서도 그다지 강하게 반발하지 않았던 것이다.

장수는 한참동안 몸 상태를 살폈다.

‘이 정도는 당분간은 걱정이 없겠구나.’

유운의 몸 상태는 워낙 고령에다 예전의 상처 때문에 조그마한 충격에도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전진심법 때문에 미봉책으로 활력을 얻게 되었지만 그게 다였다. 아무리 전진심법이라 해도 더 많은 기운이 없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그렇게 유운의 몸 상태를 살피는 것을 그만두려고 했던 그때, 이상한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단전에 기운이 이렇게 많지?’

장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스승의 단전에 있는 기가 예전보다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래 전진심법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기 전까지 내공을 얻는 양이 극소량이었던 것이다. 장수 역시 처음 운기했을 때 얻은 내공의 양은 지극히 미세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스승인 유운의 몸속에는 익힌 시간과 비교해 봤을 때 도저히 모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이 단전에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양이 많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심법과 비교했을 때 그 양이 턱없이 적긴 했지만 전진심법으로 얻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양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장수는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유운의 단전에 담긴 양이 많다는 것도 장수가 오랜 시간 전진심법을 운기 했기 때문에 안 것이었지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알 수가 없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장수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지만 알 방법이 없었다. 이정도 양이라면 잠시도 쉬지 않고 모아도 모을 수 없는 양이었기 때문이었다.

장수는 그렇게 생각하다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알 수가 없구나. 하지만 좋은 방향이라 생각하자.’

전진심법으로 모은 양이 많아진 것은 좋은 변화였다. 그랬기에 장수는 좋게 생각하고 손을 떼었다.

“그래. 네가 봤을 때 내 성취가 어떤 것 같으냐?”

유운의 말에 장수는 웃으며 대답했다.

“역시 스승님이십니다. 이정도 성취라면 가히 절세의 기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수의 말에 유운은 웃었다.

“예끼 녀석아. 다 늙은 나한테 절세의 기재라고 하다니 그게 무슨 농담이냐? 이 스승을 놀리려는 게냐?”

“아닙니다. 스승님의 자질은 가히 천하제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전진심법도 금방 익히지 않으셨습니까? 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대단한 일입니다.”

유운은 크게 웃었다.

“그래. 다 늙었지만 절세의 기재라고 해주니 기분은 좋구나. 하긴 다 늙은 내가 새로운 심법을 배울 줄은 나 역시도 몰랐다.”

유운이 말에 장수 역시 웃었다.

“예. 스승님.”

“그래.”

장수는 한참을 웃다가 생각에 빠졌다.

‘무당파에서 할일은 끝났다. 무당파의 일이 끝나면 바로 양현 지부로 가기로 했는데 어쩌지?’

현재 양현에서는 석가장의 소장주인 장수가 없이 일들이 진행되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장수 역시 무당파의 일로 잠시 양현을 떠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무당의 일인 시연회도 끝났으니 돌아가야 했던 것이다.

장수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것이다.

유운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항상 행복했던 것이다. 전생에서 사람들과 함께해서 기쁠 때는 여자와 관계를 가질 때였다. 그렇지 않다면 가끔씩 만나는 마교의 친구들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지 않았을 때는 장법을 익히는 것이 유일한 기쁨이었다.

하지만 유운과 함께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넘어 섰다. 유운의 순수함과 장법에 대한 열정은 배우는 장수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장법을 배우는 것을 떠나 인간적으로 유운은 그에게 큰 가르침을 내려주는 참된 스승이었다.

더구나 장수는 유운에게 큰 빚이 있었다. 자신이 목숨을 바친다 해도 부족 할 정도의 큰 빚이었다.

혈교의 자객으로 유운을 해치러 왔을 때 유운을 죽이러 온 자신을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도와주고자 한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장수로서는 유운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내놓아도 아깝지 않았다.

평생을 갚아도 다 갚기 힘든 빚인데 지금에 이르러서도 계속해서 받기만 하는 것 같고 조금도 갚지를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스승인 유운을 떠나기는 정말 싫었던 것이다.

유운은 깊은 눈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제자야.”

“예, 스승님.”

“다시 떠날 생각이냐?”

유운의 말에 장수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양현에서 무당파로 떠날 때는 스승인 유운을 만날 생각으로 몹시 들떴었다. 하지만 떠날 생각을 하니 머리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빈 공간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장수가 아무 말 않고 서있자 유운이 미소를 지었다.

“제자야. 수련도 좋지만 모름지기 젊은이는 넓은 세상을 보고 와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며칠 본 것만으로도 나로서는 큰 행복이었다. 그러니 떠나야 할 때는 과감하게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떠나거라.”

자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유운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자 장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수의 놀란 표정에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상행을 간지 얼마 안 되서 이곳에 온 이유가 시연회 때문이었던 것 아니냐? 그리고 갔던 일도 네가 없으면 해결이 안 되는 일이겠지. 전에 다른 제자의 말을 듣고 지금 그곳에 네가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단다. 그러니 너는 이곳에 있지 말고 너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거라.”

유운의 말에 장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왜인지 몰랐다. 그저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한 줄기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왔다. 왜인지는 장수도 몰랐다. 그저 눈물만 계속 쏟아졌던 것이다.

“스승님.”

“내 걱정은 하지 말아라. 나 때문에 네 인생을 망쳐서는 안 되지 않느냐? 그리고 아직 어린 너에겐 비좁은 무당에 있는 것보다 천하를 돌아다니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유운의 말에 장수로서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

장수가 침묵을 지키자 유운이 장수의 어깨를 토닥였다.

“제자야. 나는 기쁘단다. 내 제자가 무당의 장법을 계승해 주고 천하에 인의를 발휘할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이란다. 장수야. 고맙구나.”

장수로서는 유운의 크나큰 은혜에 항상 감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유운이 고맙다 말하자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제자가 오히려 스승님의 큰 은혜를 늘 입고 있습니다.”

장수의 말에 유운은 껄껄 거리고 웃었다.

“아니다. 스승이란 누구나 훌륭한 제자를 원한단다. 그리고 너는 정말 훌륭한 제자였지. 네 덕분에 나는 큰 만족을 느꼈다. 이런 기분은 내 생애 처음으로 느끼는 것이야.”

장수는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나 자신을 생각해 주는 스승인데 곁을 떠나야 한다니 가슴이 찢어질듯이 아팠던 것이다.

“스승님.”

“그래. 이곳에서의 일을 끝마친 것 같으니 어서 떠날 채비를 하도록 해라.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지 않느냐?”

유운의 말에 장수의 머리 속에 여러 사람들이 떠올랐다. 같이 상행을 한 상단 사람들과 표국의 표사들 그리고 양현의 도사들과 빈민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장수가 말이 없자 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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