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177화 (177/398)

177편 - 방해

장수는 양현에 도착하자 자신이 없는 동안 일의 진척도가 걱정되었다.

“내가 없는 동안 사업이 잘 되고 있을까?”

장수는 무인이었다. 하지만 상업 활동을 해서인지 양현에 도착하자 이번엔 금세 사업 쪽이 걱정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장수는 양현에 있던 사업체를 떠올려 보았다.

“단주님에게 가기 전에 사업체를 들려 보자.”

원래 양현에 있을 때 하루에 한 번 씩은 사업체를 둘러보았다.

그랬기에 단주를 만나는 것보다 우선 사업체들을 둘러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사업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양현에 있는 사업체는 크게 대장간이 있는 공방과 창고, 그리고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리고 창고 근처에 숙소를 만들고 그 외에도 필요한 건물들은 임시로 빌려 쓰고 있는 상태였다.

장수가 양현에 있을 때는 공방을 만들던 중이었고 군대에 납품해야 하는 물건들이 밀려 있었다.

장수는 가장 먼저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가로 향했다. 상점은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현재 물건을 가지고 있는 곳은 석가장 양현지부 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더구나 군대에서 산적들을 토벌하고 얻은 전리품도 전량 석가장에서 처분하기로 했기 때문에 물량은 차고 넘칠 것이다.

‘이정도면 상점은 자리를 잡았구나.’

장수가 없었지만 상점은 나날이 번창하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장수는 상점을 살피다 공방으로 향했다.

공방은 도시 외곽에 있었다. 장수가 떠나기 전에는 한창 건설 중이었기에 그간 마을을 떠나 있는 동안 완공이 되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공방은 전혀 완성되어 있지 않았다.

거의 완공은 되었지만 마무리가 무척 허술했다. 뿐만 아니라 일하는 자들도 어디 갔는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라고는 현장을 지키고 있던 무사들과 도사들뿐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장수로서는 영문 모를 일이었다.

공방은 지금쯤은 완공되어 활발하게 제품이 생산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아직도 되지 않았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였다. 더구나 납품기일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금 이 상태로는 군대와 맺은 계약을 지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납품은 어떻게든 이루어져야만 했다. 그랬기에 장수의 표정은 밝을 수가 없었다.

장수는 그밖에도 새로 짓고 있는 창고와 숙소를 살폈다. 그나마 숙소와 창고는 완공된 상태였기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공방에 대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구나 이번 사업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방이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급히 상단 본부로 쓰고 있는 건물로 서둘러 달려갔다.

건물에는 무사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그 숫자가 무려 열 명이나 되었고 개중에는 장수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게로구나.’

입구를 무사들만 봐도 상황을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문제가 없다면 무사들을 고용할리가 없다. 문제가 있으니까 새로이 무사들을 더 고용했을 것이다.

장수가 무사들에게 다가가자 무사들은 급히 검을 뽑아 들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멈춰라!”

장수는 황당했다. 백주대낮에 다가가는 것만으로 검을 뽑는 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태연히 벌어지고 있었고 옆에 있던 무사들 역시 허리춤에 손을 대는 것이 여차하면 협력해서 손을 쓸 것만 같았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저는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무사는 장수의 말에도 검을 거두지 않았다.

“누구십니까?”

한눈에 보기에도 장수는 예사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키가 컸으며 얼굴 역시 매우 잘생겼다. 그랬기에 수상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선지 무사는 한결 예의바르게 말을 건넸다. 하지만 적개심은 여전히 거두지 않은 상태였다.

“제 이름은 장수입니다. 이곳 석가장이 소가주이기도 하고요.”

장수라는 말에 무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장주님이십니까?”

무사는 장수의 말에 깜짝 놀라더니 급히 검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안으로 안내할 수는 없었다.

그때 구석에 있던 무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장주님이 맞습니다!”

그 무사는 장수가 있을 때부터 무사직을 맡은 자로서 장수 스스로가 소장주라 하자 그제야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러자 장수에게 검을 겨룬 무사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러셨겠지요.”

장수의 말에 무사는 거듭해서 사과했다. 그로서는 큰 실수를 저지른 셈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요 근래에 상가를 공격하는 자들이 많이 생겨 문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공격이요?”

“그렇습니다.”

장수로서는 황당한 말이었다. 무림세가도 아니고 상가를 무력으로 공격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였다.

상가는 자금력으로 싸우는 것이지 무력으로 싸우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무력을 사용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상대가 무력을 사용한다면 나 역시 응당 보복을 해주어야겠지. 그런데 대체 어떤 자들이 이런 짓을 벌인 것일까?’

장수로서는 지금 상황에 대해 빨리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단주를 만나야만 했다.

“알겠습니다. 우선 단주님을 만나봐야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단주님은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십니다.”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며칠 전에 암습을 당하셨습니다.”

“암습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암습이라는 말에 장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무리 경쟁자라지만 상가에서 암살자를 쓴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번 일에 혈교가 연루되었을 수도 있겠어.’

장수의 머릿속엔 최악의 경우엔 혈교가 이번 일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장수의 정체를 알았던지 아니면 석가장 양현지부가 자신들의 계획에 방해가 되어서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장수로서는 여러 가지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했던 것이다.

“지금 위에 계십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더구나 방금 의원이 들어가셨으니 조금 기다렸다 들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장수는 무작정 들어가려고 했지만 의원이라는 말에 주저했다.

얼마나 심각한지는 모르겠지만 의원이 든 이상 진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기다리는 동안 무사들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봤지만 그들도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무사들은 이곳을 지키는 게 일의 전부였기에 여러 가지 정보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로서는 의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기다리자 의원이 나왔다. 그러자 장수는 급히 단주가 누워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 * *

단주의 사무실은 원래는 사무실 용도에 걸맞게 되어있었지만 급히 침실로 개조한 듯, 방 가운데에는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었다.

바로 앞에는 서류로 가득한 책상이 있었는데 장수의 시선은 금세 여위다 못해 사라질 듯한 단주에게 꽂혔다.

“단주님!”

“소장주님!”

단주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로서는 장수가 없는 동안 많은 고생을 했는데 장수가 나타나자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그동안의 설움이 일제히 몰려왔던 것이다.

단주는 침상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일어날 수 없었다. 장수가 서둘러 다가가 손을 잡아 주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누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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