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179화 (179/398)

179편 - 방해

백만 대군이 아니라 잘 훈련된 이십 명의 무사들만 있어도 장수가 없는 상황에서는 단주일행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것이다.

“별일은 없었습니까?”

그와 단주가 만나는 그 짧은 시간동안 별일이 있었을 리 만무하지만 사태에 대해 설명을 들은 장수는 혹시나 해서 무사에게 물었다. 그랬기에 앞에선 무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별일 없었습니다.”

무사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서 주위를 살폈다.

‘수상한 자들이 몇 있구나.’

대충 살펴봐도 주변에 있는 몇 명이 건물 호위를 서는 무사들을 살피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것은 장수의 시력이 뛰어났고 기감이 좋았으며 경험이 많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현재 무사들의 규모를 알 수 있겠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단순히 경비만 서는 문지기들이였다. 그런 자들이 규모를 파악하고 있을 리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무사장님께 물어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무사장이요? 그분은 어디 있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는 잠시 생각하다 급히 말을 이었다.

“아마 지금쯤에는 공방 쪽 공사장에서 경비를 서고 계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장수는 말과 함께 급히 공방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무사가 급히 말을 했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호위무사와 같이 가셔야 합니다.”

무사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전 혼자 가도 괜찮으니 조금 더 이곳 경비에 만전을 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장수는 무사들의 그런 시선을 무시하고 급히 공방 쪽으로 달려갔다.

장수가 움직이자 건물을 지켜보던 사람 중 한명이 급히 어딘가로 달려갔다.

장수는 공방에 도착하자 열 명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 쪽으로 다가갔다.

“반갑습니다.”

장수의 인사에 무사들은 경계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명이 장수를 보고 친근한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했다.

“소장주님 돌아오셨습니까?”

“예. 돌아왔습니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제 임무이니 당연한 것이지요.”

대답을 한 자는 바로 무사장이였다.

무사장은 최근 매우 힘들었는지 전에 봤을 때보다 매우 수척해 있었다. 단주가 다친 상황에서 많은 부담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무사들 역시 장수가 소장주라는 말을 듣자 앞 다투어 인사를 했다. 그들 중에는 아는 자들도 많았지만 처음 보는 자들도 상당수 섞여 있었다.

장수는 무사들을 바라보다가 무사장에게 물었다.

“최근에 무사들을 많이 고용한 것 같습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현재 습격이 잦아서 기존의 무사들 가지고는 대처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다행이 도사님들이 큰 도움을 주셨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철마 표국에서 사람을 더 고용하고, 다른 표국과 본가에서 온 무사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무사들을 더 고용했습니다.”

무사장은 말과 함께 현재 고용상황을 장수에게 상세히 전해 주었다.

무사들은 상당히 많이 늘었는데 그만큼 장수가 무당파에 갔다 온 시간이 길었기에 많이 늘어났다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최근에 합류한 자들이 갑작스레 늘어 많아 보였던 것이다.

특히 철마 표국은 표국의 인원이 대부분 이곳으로 올 정도였다.

“문제가 심각하군요.”

“예. 더구나 무사들을 많이 고용해서 매달 나갈 비용이 불어난 것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 많은 인원가지고도 현재 상황을 대처하기가 버겁다는데 있습니다.”

만약 한곳만 방어한다면 이 숫자로도 충분히 감당이 가능했다. 그러나 석가장의 사업체는 여러 군데였다. 크게 창고와 공방, 그리고 상점까지 방어해야 했기에 그만큼 인원이 많이 필요했던 것이다.

“도사님들은 어디 계십니까?”

“도사님들은 따로 경비를 서고 계십니다. 이곳 공방만 해도 상당히 크기 때문에 조를 짜서 순찰을 돌아야 할 정돕니다. 그렇지 않으면 습격자들을 놓칠 염려가 있어서 말이죠. 그뿐 아니라 일반인들조차 자재를 훔치기 위해 기웃거리는 상황이라 잠시도 방심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여유가 많이 없어졌는지 공방의 자재를 훔치려고 일반인들마저 도둑이 되어가고 있었다.

관에서도 경비를 쓸 자들을 보내주었지만 그 정도 인원으로는 이 넓은 곳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대부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완공이 안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단주에게 들었지만 무사장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상황이 그 누구라도 믿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을 하러온 인부 중에 자재를 훔치는 자도 있고 작업 흐름을 오히려 망가뜨리는 자도 있습니다. 거기다 다른 경쟁업체들의 방해도 심해서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뿐 아니라 밤이 되면 복면을 쓴 자들이 습격을 해오는데 그들의 실력 역시 만만한 자들이 아니어서 겨우 막아내지만 그러는 사이에 또 다른 곳에서 불을 지른다던지 연장을 망가뜨리는 일이 일어나 작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사장의 말에 장수는 그제야 왜 공방이 이런지 이해가 갔다.

지금 상황은 작업을 못한 게 문제가 아니라 멀쩡히 지켜낸 것만 해도 칭찬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나 다름 없었다.

그나마 도사들과 무사들 그리고 표국의 표사들이 합심을 해서 막았기에 상대할 수나 있었지 이들 중 하나라도 빠졌다면 공방을 비롯한 상점들이 폐허가 되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수는 어떻게든 이번 일을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초절정 고수인 그가 나선다면 어떻게든 일이 해결될 것이 분명했다.

그때 장수는 인기척을 느꼈다.

“혹시 이 부근에 다른 조가 있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근처에 다른 조는 없습니다. 다들 공방을 경계하기 위해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을 경우엔 호각을 불면 금방 달려올 겁니다.”

무사장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호각은 불지 마십시오.”

“예?”

장수는 천천히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십여 명의 복면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복면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무사들은 급하게 검을 뽑았다. 그리고 긴장한 채 복면인을 노려보았다.

“누구냐?”

무사장의 말에 복면인들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무기를 꺼내들고 무사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장수는 복면인들을 보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것들은 뭐야?’

장수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 그들 중에 고수가 한명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가 실수할 수도 있었기에 한명쯤은 그래도 고수가 섞여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습격을 하러 온자들은 대부분 일반 무사들 수준이었던 것이다.

‘나를 정말 모르는 구나.’

만약 장수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이렇게 무모한 인원으로 공격을 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본디 이 정도 인원이라면 장수 혼자서 일각도 안 되서 모두 제압이 가능했다. 이들 중 그 누구도 장수의 일 초식을 받아낼 만한 자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 * *

하지만 무사들은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복면인의 숫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정도 숫자라면 당장 호각을 불고 도와줄 사람을 불러야 했다.

하지만 무사장이 호각을 꺼내는 무사를 저지하자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조의 무사들이나 도사들이 와야 되지 그렇지 않다면 그들 모두 전멸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복면인들은 무사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각자 가진 무기를 들고서 무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무사들도 역시 적들에게 맞서며 가진 무기로 대항하기 시작했다.

장수는 자신을 포위한 복면인 다섯 명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중 한명이 말했다.

“순순히 항복해라. 그럼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장수는 잠시 복면인을 바라보았다.

‘우선은 저들을 제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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