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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83화 (183/398)

183편 - 방해

장수는 천천히 불량배의 뒤를 쫓고 있었다. 그의 두 다리는 초절정 수준의 보법을 밟고 있었다.

거기다 전진심법과 선천기공의 특성 때문인지 작정하고 기척을 갈무리하자 그의 인기척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장수는 혈교에서 오랜 기간 동안 자객으로서 움직였기에 무공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불량배들의 뒤를 쫓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이다.

불량배들은 장수가 뒤를 쫓고 있는지도 모른 채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내가 무서웠는지 하는 꼴이라고는. 크하하하! 정말 별거 아닌 녀석들이었어.”

“예. 대형 방금 전에는 정말 멋지셨습니다!”

가장 덩치가 좋은 녀석이 대장인 듯 다른 불량배들에게 대형 소리를 듣고 있었다. 녀석은 계속해서 다른 부하들에게 말했다.

“두목의 명령 때문에 귀찮았지만 나서긴 했는데 이거 지속적으로 돈을 벌수 있는 곳이 생겼으니 오히려 행운이야.”

“예. 습격을 받고서도 오히려 석가장 측에서 침입자들을 손쉽게 제압해 관에 넘겼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 모양입니다.”

“그래. 좀도둑이나 한명 잡아서 넘겼나 보지. 그게 부풀려진 걸 거야.”

“예. 대형. 그나저나 받으신 보호비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당연히 내 능력으로 받은 거니까 내가 써야지. 물론 너희들에게도 한턱 낼 테니 걱정하지 마.”

대형의 말에 부하들은 고개를 숙였다.

“대형 감사합니다.”

“그래. 어쨌든 보고는 해야겠지. 빨리 보고를 하고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예. 대형!”

술을 먹을 생각에 흥이 나는지 대형과 부하들은 발걸음 빨라지고 있었다. 장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역시 배후가 있구나.’

장수가 뒤를 밟은 것은 배후를 캐내기 위해서였다.

녀석들이 배후를 알아두면 앞으로의 일이 더 쉬워지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상인으로서 경쟁을 벌인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썼으니 장수 역시 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 당연했다.

불량배들은 누가 뒤를 쫓는 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긴 그것을 알 정도의 실력이라면 불량배나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량배들은 도시의 외곽으로 빠졌다. 그렇게 한참을 따라가자 허름한 건물이 나왔는데 그곳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저곳이구나.’

주변에 눈에 띄는 건물도 없고 인기척도 없으니 저곳이 분명했다.

막상 건물을 보자 불량배들이 사는 곳이 너무나 낡고 허름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살고 싶을까?’

상황을 보니 양현이라는 도시에 있는 조직들 중에서도 급이 많이 떨어지는 곳이 분명했다.

사실 장수 정도라면 이정도 녀석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었지만 앞으로 석가장이 평안하기 위해서는 지금 상대해서 기를 죽여 놔야만 했다.

장수는 녀석들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에 은밀히 건물 밖에 서서 주변을 살폈다.

문득 말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한 곳이었기에 건물 밖으로 목소리가 새어 나왔던 것이다.

건물에는 이십여 명의 불량배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중앙에는 제법 덩치가 있고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녀석이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

두목의 말에 대형이 고개를 숙였다.

“잘 해결하고 왔습니다. 행패를 부렸더니 알아서 기는 것이 우리 조직의 무서움을 아는 듯 했습니다.”

대형의 말에 두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했다. 그리고 우리 문파의 이름은 아직까지 말하지 말도록 하거라.”

“예.”

“그런데 무사들은 어떻게 해결했느냐?”

석가장이 운영하는 매장에는 무사들이 십여 명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두목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자신만만하게 부하가 돌아오자 자세한 상황이 궁금했던 것이다.

“저희들도 처음에는 무사들 때문에 약간 꺼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론 무사 몇 명 정도야 제 주먹을 당해내진 못하겠지만 제 부하들은 약하지 않습니까?”

수하의 말에 두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주먹이 쓸 만하긴 하지. 그래, 그래서 어찌 되었느냐?”

“예. 좀 난리를 쳐주니 손님들이 물러나고 무사들이 위협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 역시 손님으로 간 이상 녀석들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지요.”

두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한참이 지나니 소장주라는 녀석이 왔습니다. 녀석이 굽실거리기에 조금 위협을 하니 잘못했다고 사정을 하지 뭡니까. 그래서 적당히 위협만 하고 이번에는 그냥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하는 꼴을 보니 다음번에는 자릿세를 제공할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래?”

두목은 이상함을 느꼈다. 돈을 주고 무사들을 고용했을 텐데 그들을 시키지 않고 소장주가 직접 나섰다는 것이 이상했던 것이다. 사실 무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의 부하들 중 일부만 보낸 것이다.

더구나 석가장에서 운영하는 무사들의 수준이 높다는 말을 들었기에 실력을 감추고자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이다.

보낸 수하가 생각보다 일을 잘한 것 같아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나설걸 그랬나?’

그의 조직은 세가 매우 작았다. 그랬기에 양현에서도 외지인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더구나 상권이 많이 죽었기에 그들 역시 제대로 자릿세를 받지 못했고,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 같았다면 무사들을 운영하는 석가장에 사람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며칠 전에 찾아온 자가 갑자기 의뢰를 했고 그 때문에 사람을 보낸 것이었다.

“그래. 수고했다. 앞으로 매일 가서 상황을 확인하도록 해라.”

두목의 말에 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두목.”

그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었다. 계속해서 부수입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도 은자라면 충분한 계집과 술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커다란 소리가 나며 문이 부서졌다.

쾅!

갑작스럽게 문을 부수고 들어온 인영을 향해 불량배들은 놀라 소리쳤다.

“누, 누구냐?”

나타난 자는 바로 장수였다. 그는 예리한 눈빛으로 불량배들을 하나씩 쳐다보기 시작했다.

“누구냐고 물었다.”

두목은 인상을 구기며 장수에게 물었다. 장수는 무시한 채 도리어 두목에게 질문했다.

“누가 시켰느냐?”

두목은 장수의 말에 당황했다. 그때 수금을 하러 갔다 온 대형이 나섰다.

“이 녀석이 석가장 소장주입니다. 이놈! 이곳이 어딘 줄 알고 함부로 쳐들어 왔느냐?”

대형의 말에 장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쓰레기들이 가득 차있는 곳인 것은 충분히 알고 있지.”

장수의 말에 대형이라 불린 자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녀석 쓴말을 충분히 못 봤구나.”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맥을 못 추던 장수였기에 그가 한없이 우습게 보인 것이다. 그 때문에 그는 문도 장수 본인이 부순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장수가 너무 세게 문을 부쉈기에 먼지가 사방으로 퍼졌다. 그랬기에 문의 파손 정도가 잘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보지 못했기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대형이 더욱 세게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장수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좋은 주먹 놔두고 말로 할 것 없었기 때문이었다.

장수는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듯했다. 주먹이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대형은 장수의 움직임을 보고 반응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장수의 주먹은 이미 대형의 얼굴을 강타하고 있었다.

대형은 그대로 하늘로 붕 떠올랐다. 그와 함께 장수는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다른 불량배들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장수의 행동이 훨씬 빨랐다. 장수는 어느새 그들 앞에 나타나 주먹을 휘둘렀다.

팍! 팍! 팍!

한주먹에 세 명이 동시에 나가 떨어졌다. 주먹 한방에 세 명을 해치운 것이다. 불량배들은 놀란 눈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수는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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