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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84화 (184/398)

184편 - 방해

두개의 손바닥을 넓게 폈다. 그와 함께 앞으로 나가자 손바닥에 닿은 불량배들이 그대로 벽을 향해 나가떨어진 것이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건물 안에는 삼십 명도 넘는 인원들이 있었는데 순식간에 장수가 모두 해치운 것이다. 남은 것은 두목뿐이었다. 두목은 놀란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너…… 넌 뭐야!”

“일단 맞고 시작하자.”

“뭐?”

그 순간 두목은 자신의 몸이 하늘로 떠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도 서있는 사람이 없었다. 초절정고수인 장수의 상대가 되려면 상대방이 최소한 절정의 경지는 개척해야만 겨우 맞설 자격이 되는 정도였다.

그랬기에 고작 고수 수준도 되지 않는 자들이 장수의 상대가 될 리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손으로 머리 위를 긁적거렸다.

“아……. 내가 너무 심했나?”

보통사람에게 손을 쓴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힘의 조절이 서툴렀다.

물론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주먹으로 때릴 때 힘을 최대한 뺐고 급소를 피해서 공격했기에 죽기는커녕 큰 부상을 입은 자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수의 단단한 신체부위에 맞았기에 몇 달 동안은 꽤나 고생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상세한 악행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불량배라는 이유만으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대형이라 불린 녀석에게 다가가 품을 뒤졌다. 그러자 품속에 장수가 준 은자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이건 내가 도로 챙겨가야겠지?”

이런 쓰레기들에게 줄 돈은 없었다. 차라리 빈민가 아이들에게 죽이라도 사줬으면 사줬지 이런 자들에게 줄 은자는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불량배들의 상태를 살폈다. 불량배들은 힘은 좀 쓰겠지만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명문가의 무인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된 수련을 받았을 리도 없었다. 그랬기에 정신을 차리려면 시간이 좀 걸릴듯했다.

“이런데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는데…….”

장수는 몹시 바빴다. 해야 할일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불량배들을 고용해서 상점에 보낸다면 피해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 했다.

장수는 천천히 두목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놈의 상태를 파악했다.

“이 녀석,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군.”

두목의 몸은 상태가 더 안 좋았다. 이미 평소에 술에 찌든 생활을 해왔기에 몸 상태가 최악이었던 것이다. 당장이라도 의원을 불러서 치료를 시켜야 할 것 같았다.

원래 몸이 좋은 체질이라 적당한 휴식을 취하면 금방 좋아지겠지만 이대로 둔다면 나이를 먹어서 고생할 것이 분명하다.

장수는 두목의 상태를 살핀 후에 천천히 전진심법의 기운을 두목의 몸속으로 불어넣었다. 기운이 머무는 게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두목의 몸 상태는 상당히 좋아졌다.

“음……. 누구야?”

두목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마 술을 마시고 깜박 잠이 들었다고 착각한 모양이었다.

“정신 차려라!”

장수의 말에 두목은 인상을 구겼다.

“웬 놈이냐? 내가 누군지 몰라?”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하면서 두목은 일단 화부터 냈다. 그러자 장수는 최대한 힘을 뺀 후 두목의 뺨을 때렸다.

뺨을 맞자 두목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급히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그의 조직의 부하들이 모두 널브러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누……, 누구냐?”

두목은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장수가 나타나서 주변의 불량배들을 제압한 것이 워낙에 순식간이라 정황을 뚜렷이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더구나 힘을 써서 돈벌이를 하는 자들이 머리가 좋을 리도 만무했다.

잔머리는 제법 잘 돌아가겠지만 상황파악을 하는 것이 너무 느렸던 것이다.

“나? 나는 네가 아까부터 그렇게 관심을 가졌던 자다.”

“뭐?”

“아까 부하들을 석가장이 운영하는 상점에 보내지 않았느냐? 내가 바로 그 석가장의 소장주다.”

“소장주라고?”

두목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개 상가의 소장주가 뭐가 이렇게 강한지 황당해서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보통 상가의 후계자들은 뚱뚱한 체격에 겁이 많은 것이 상식이었다.

헌데 이렇게 무공에 능한 자가 소장주라는 말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

“그런데 여, 여기까지 무슨 일이냐?”

“네가 불렀으니까 왔지 왜 왔겠느냐?”

장수의 말에 두목은 머리를 굴렸다. 비록 머리가 나빴지만 위급한 때에 돌아가는 잔머리는 상당했다.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그제야 사건 정황을 어느 정도 파악한 모양이었다.

“꼬리를 달고 왔구나.”

두목은 눈빛으로 부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잡고 있는 석가장의 소장주였기 때문이다.

“대놓고 그러고 다니는데 그럼 발견되지 않을 줄 알았더냐?”

자기가 한 짓을 자랑처럼 떠벌리지 않고 조용히 숨어 다녔다 해도 장수는 그들의 본거지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장수는 이런 일에 대해 경험이 매우 많았다.

전생에서는 몇 가지 단서만 가지고도 추격하여 처리하는 것을 가뿐히 성공해내곤 했던 것이다.

그에 비하면 삼류 불량배들의 뒤를 쫓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네놈은 무슨 상가의 소장주 주제에 이리 강한 것이냐?”

보이는 적은 장수 하나였기에 장수 혼자서 모두 제압한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두목의 말에 장수는 웃었다.

“이 정도는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무림인이라는 말에 두목은 아연실색해서 고개를 푹 숙였다.

무림인은 사실 포괄적인 의미였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자라는 이야기였다. 그런 실력이라면 이렇게 작은 조직 하나 제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두목 역시 실력이 있는 자는 직접적으로 상대하지 않으려 노력했던 것이다.

고수수준만 되어도 오십 명 정도 되는 중소규모의 조직도 제압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랬기에 장수가 자신들을 손쉽게 제압했던 것이다.

“휴……. 그래. 묻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누가 석가장을 공격하라고 시켰느냐?”

“그것은 나도 모른다. 웬 복면을 쓰고 찾아온 자가 일을 의뢰했다.”

“복면을 썼다고?”

“그렇다. 그는 복면을 쓰고 나타나 석가장의 상점에 행패를 부리라고 의뢰했지. 행패를 부리는 것만으로도 은자 오백 냥을 준다기에 일을 받기로 했었다.”

두목 역시 사정이 어려웠기에 일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사를 부리는 석가장에 시비를 걸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수는 인상을 썼다. 하긴 이렇게 쉽게 일이 해결될 리가 없었다.

상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머리를 쓸 줄 아는 자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결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이런 일을 계속해서 벌이면 그때마다 이렇게 처리하면 된다.

장수는 두목이 거짓말을 한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자신이라 해도 그런 의뢰를 할 때는 복면을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짐작 가는 자는 있느냐?”

“없다. 우리는 시장의 소상인들만 상대하지 그 외에는 상대하지 않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한다.”

“알겠다.”

장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두목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깨졌지만 그만하면 해결이 되었다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두목의 오산이었다.

장수는 천천히 두목에게 다가갔다.

“무슨 짓이냐?”

두목은 하얗게 질려서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장수가 말을 했다.

“무슨 짓이냐니? 그럼 이대로 그냥 갈 줄 알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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