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185화 (185/398)

185편 - 방해

장수의 말에 두목은 인상을 구겼다.

“사……. 살인 멸구를 할 생각이냐?”

그는 어려운 말은 몰랐지만 살인멸구라는 말 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이런 일을 할 때 살인을 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자신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예전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늘 처음 본 너희들을 죽일 생각은 없어.”

장수의 말에 두목은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하지만 여전히 장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무슨 이유로 이리 다가오느냐?”

“너희들은 앞으로 무엇을 할 참이냐?”

“당연히 지금처럼 지낼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앞으로 다시는 석가장을 건드리지 않겠다.”

장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안 되지. 내 눈에 안 띄었으면 모를까. 내 눈에 띈 이상 너희들을 이대로 두고 갈수 없다.”

장수의 말에 두목은 얼굴이 붉어졌다.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냐?”

“근골을 제압하겠다.”

“근골을 제압한다고?”

두목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근골을 제압하다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그래. 근골을 제압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힘을 쓰지는 못하게 될 것이야.”

“말도 안 돼!”

힘쓰는 게 직업인데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면 아예 이 바닥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같은 양현에 사는 이상 살 길은 마련해 주지. 단, 내 밑으로 들어온다면 말이야.”

사실 장수는 이 녀석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는데 죽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갈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곰곰이 생각을 하자 이들의 근골을 제압한 후 사업체에서 일을 시키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말도 안 돼.”

일을 하기 싫어서 불량배가 된 것이다. 남에게서 빼앗으면 의식주가 모두 해결되는데 쓸데없이 일을 하기는 싫었다.

하지만 장수의 표정은 냉정했다.

“가만있어라. 안 그러면 많이 아프다.”

말과 함께 장수는 두목의 혈도를 짚었다. 그러자 두목은 그대로 쓰러졌다.

장수가 짚은 혈은 팔과 관련된 혈이었다. 혈도를 짚었으니 장수의 기운이 사라질 때까지는 기운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다.

물론 도망가면 다시 회복이 되겠지만 장수는 그 사실을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그랬기에 불량배들 역시 도망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얌전히 일할 거라 생각했다.

“어차피 잘되었어. 일손도 부족했는데 이들을 일꾼으로 쓰자.”

할일은 많았다. 그랬기에 데려가서 어디다 써먹을지에 대한 걱정은 전혀 들지 않았다.

장수는 일일이 모두의 혈을 짚은 뒤에 잠시 기다렸다. 그러자 한명씩 일어나더니 점차 의식을 되찾았다.

그는 한명씩 깨어날 때마다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절망했다. 그들은 혈도에 대해서 몰랐기에 장수의 말이 진짜인줄 알았던 것이다.

당장 힘을 쓸 수 없는 것은 주변의 물건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원래보다 힘이 적어진 이상 다른 선택지가 사라진 것이다.

잠시 뒤 모두들 정신을 차렸다. 장수는 그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 내 사업체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 먹을 것과 봉급을 주겠다. 그러니 열심히 일하도록 해라. 그리고 정신을 다 차렸으면 차례로 혈도를 풀어줄 테니 너무 좌절 말고 희망을 가지도록 해라!”

장수의 말에 불량배들은 인상을 구겼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장수는 강자였고 그의 말을 따라야 혈도가 풀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가자!”

장수의 말에 불량배들은 인상을 구기고 공방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 * *

공방은 난리가 났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소장주가 말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대체 어디를 가셨느냐?”

무사장은 무사들에게 화를 냈다. 하지만 일개 무사들이 장수의 행방을 알리가 없었다.

그렇게 장수를 찾기 위해 애를 쓰던 도중, 장수가 불량배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소장주님!”

무사장은 안색을 밝히며 장수에게 다가왔다. 그러다 장수와 가까워지자 그의 주위를 포위한 듯한 불량배들을 보며 흠칫했다.

“이놈들 네놈들이 소장주님을 붙잡고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삼십여 명에 이르는 불량배들이였다. 그들이 포위하고 있는 대형이었기에 장수가 위험하다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두목은 정말 억울했다.

그때 장수가 말을 했다.

“앞으로 일을 도와줄 분들입니다. 그러니 이분들에게도 일거리를 주십시오.”

“예?”

무사장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일을 시키라니 이들에게 대체 어떤 일을 시키라는 말인가?

다른 무사들 또한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불량배들과 싸울 기세였다.

하지만 곤란해지는 것은 불량배들이였다. 그들은 이제 평균적인 힘도 잘 낼 수 없는 상태였기에 싸움이 전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좋다. 어디 덤벼봐라!”

두목이 호기를 부렸다. 그리고 다른 불량배들이 나섰지만 그뿐이었다. 장수 하나만으로도 상대가 안 되는데 칼을 든 무사들 여럿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다시 한 번 장수가 앞으로 나섰다.

“이들은 앞으로 같이 일할 식구들입니다. 그러니 부디 다투지 마시고 사이좋게 지내 주십시오.”

“하.…… 하지만…….”

무사장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불량배들을 복종시키는 것은 자고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장수가 일을 같이 한다고 하자 믿지 못한 것이다.

그때 장수가 불량배들에게 말했다.

“인상을 풀고 저쪽으로 가거라 그래서 일을 돕도록 해.”

장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불량배들은 장수가 말한 곳으로 우르르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본 무사들은 놀란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하신 겁니까?”

“협조를 구했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아시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들에게 일을 시키면 됩니다.”

“아, 알겠습니다.”

무사장은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소장주의 명령이었기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불량배들을 무사들이 감시하는 동안 무사장이 장수에게 물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별일 없었습니다. 누가 가문을 방해하는지 알고자 했지만 헛수고만 했을 뿐입니다.”

“예?”

무사장으로서는 장수의 말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가 볼 때는 장수가 간밤에 머리가 이상해진 것이 아닌가 할 정도였던 것이다.

“그런 게 있습니다. 어쨌든 당장이라도 작업을 들어가야 할것 같습니다.”

“예, 지금 작업에 들어갈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무사장의 말에 장수는 급히 대장간으로 향했다.

대장간 주위에는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화덕에는 장인이 붙어서 작업을 준비 중에 있었다.

그들은 장수가 왔는데도 쳐다보지 않았다. 장인으로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랬기에 자신의 일에만 사력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수는 그들을 보다가 무사장에게 물었다.

“재료는 모두 준비가 되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지금 화덕에 불을 붙이고 있는데 점화가 끝나면 철판으로 제품을 만들 예정입니다.”

“혹시 군에 납품할 제품들을 정리한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급하게 어딘가로 달려갔다. 서류를 가져오기 위해서인 듯 했다.

무사장이 떠난 사이에 장수는 화덕을 바라보았다. 불이 붙자마자 장인이 붙어서 이것저것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손이 매우 빨랐다.

장인은 화덕을 살펴보며 흙이 제대로 굳은 것을 확인하자 직접 불을 피울 재료를 가져왔다. 그리고 손수 집어넣었는데 잠시 시간이 지나자 화덕에 불이 지펴 졌다.

장인은 불길이 일정해지도록 노력했는데 잠시 뒤 불길이 안정되자 철을 집어넣은 후,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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