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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05화 (205/398)

205편 - 상행을 떠나다

물론 장수는 업무가 많았기 때문에 잘 시간을 쪼개어 수련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실력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몸이 말이 아니었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큰 문제였다.

장수는 무당파에서도 상승의 무공을 연구하고 수련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기본적인 몸 관리마저 제대로 안 된 상태였기에 고급 무리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배우기 전에는 정말이지 어떻게 해서라도 익히고 싶었던 게 바로 번천장이었다. 그리고 번천장만 얻으면 미친 듯이 수련을 해서 곧 극성의 경지까지 오를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과 너무도 달랐다.

매일매일 쌓이는 업무 때문에 번천장 수련에 들어가기는커녕 기본적인 무공도 제대로 수련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문제가 심각했다.

장수의 자신감은 무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혈마를 꺾을 무위를 가지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혈마를 꺾을 무공은 영영 얻지 못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혈마의 무위는 화경의 경지였고, 화경의 경지는 끝없이 전진하는 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지고의 경지였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수련을 하도록 하자.”

노력만이 진리였다.

그것을 알기에 장수는 잠시도 쉬지 않고 수련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수련을 하니 몸이 예전처럼 좋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부족했다. 더 많은 수련을 해서 더 높은 경지에 올라야 했던 것이다.

그때 마차 밖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소장주님!”

장수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마차 밖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장수를 부른 자는 무사장이었다. 그는 걱정 어린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걱정이 되서 불렀습니다. 허허. 너무 마차 안에서만 있는 것도 건강에 무리가 가는 일입니다. 그러니 가끔씩은 마차 밖의 공기를 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사장은 장수가 걱정이 되어 한 말이었다. 장수는 그것을 알기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말씀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밖에 나가도록 하죠.”

장수는 미소를 지으며 마차 밖으로 나왔다.

사실 초절정고수인 장수가 마차 안에 며칠 있다고 건강을 해칠 리는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 장수는 밖으로 나갔다.

보통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며칠이나 마차 안에 있는 것은 감옥과도 같은 일이었다.

더구나 매일 같이 고된 업무만 하는 소장주에게 연민을 느꼈기에 무사장이 그에게 권한 것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장수가 밖으로 나간 것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밖에서 장수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나간 것이다.

장수가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고집을 부리고 마차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잠시 동안 밖으로 나오면 상단의 식구들이 걱정이 줄어들 텐데 괜히 자신의 이기심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장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주변의 풍경이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상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경치를 계속해서 보기 때문에 주변의 풍경이 바뀌는 것을 눈치 채기 매우 힘들었다.

장수는 며칠 동안을 마차 안에서만 보냈기에 주변의 변화를 더더욱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하는 상황이었기에 갑작스럽게 주변을 보자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멀리서 거대한 산이 보이는 것을 보니 목적지까지 거의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얼마 후면 융준산에 도착하겠군요.”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저기 보이는 산이 바로 융준산인데 내일쯤 도착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습니까?”

“예. 저곳에 광산이 있고, 그 주변에 마을이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런데 산이 있으니 산적이 있을 거 같은데요?”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있을 수도 있지만 예전부터 광산으로는 산적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석가장에서 산적들에 대한 대비를 해 놓은 상태이고 따로 무사들을 운용 중이기에 산적들이라고 해도 함부로 공격을 못 하고 있습니다.”

마을을 끼고 방어를 한다면 산적들이라고 해도 쉽게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랬기에 지금까지 광산에서 채굴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습니까?”

“예. 융준산이 그렇게 높다 할 수 없기 때문에 거대한 산채가 들어서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뭐, 산이니 낮다고 할 수도 없지만 말입니다. 하하.”

“흐음.”

“거기다 따로 관군을 피할 곳도 없으니 유력한 산적들이 자리를 잡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작은 산채가 자리 잡는데 그 정도는 광산에 있는 무사들로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산적들의 규모가 크면 토벌군이 올 확률이 높았다.

만약 토벌군이 파견되면 해발이 높은 산일수록 도망갈 곳이 많았고, 지형지물을 이용하면 정예 군대를 상대로 충분한 승산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산이 규모가 작으면 산적들도 따로 피할 곳이 없게 되기 때문에 규모가 있는 산적들은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그런 산에 자리를 잡지 않는 것이다.

무사장은 그 말과 함께 융준산에 있는 광산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장수는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렇군요. 충분히 알겠습니다.”

장수 역시 서류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세히 들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문득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지었다.

‘만약 쳐들어오는 산적들의 기세가 강하다면 오히려 몰살을 당할 수도 있겠구나.’

방어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만약 혈마가 원한다면 그 정도 방비는 충분히 뚫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장수는 잠시 생각을 했다.

‘규모가 큰 광산이야 황실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고 하겠지만…… 그래봐야 몇 백 명의 병사가 지키는 게 고작일 것이다. 만약 혈교가 작정을 하고 광산만 공격한다면 일시적으로 광산에서 채굴을 할 수 없게 되니 철을 얻을 수 없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광산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

광산은 채굴량에 따라 소유권이 정해졌다.

채굴량이 많은 곳은 황실에서 직접 관리하지만 소규모인 경우에는 상가에서 보유할 수 있었다. 석가장 역시 그런 광산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잘못하면 혈교의 고수들에게 광산이 공격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큰 문제였다.

만약 공격을 당한다면 강한 무력을 가진 혈교의 고수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광산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만약 그들이 쳐들어와 광산을 무너뜨린다면 다시 통로를 만들 때까지 철의 수급이 불가능해 질 것이다.

물론 한 곳만 그렇게 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중원 전체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 틀림없었다.

장수는 광산에 대한 대비를 따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장수가 심각한 표정을 짓자 무사장이 물었다. 그러자 장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산적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산적이요? 정말 위험한 자들이지만 소장주님에게 해를 끼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예. 이렇게 용감한 무사장님이 계신데 누가 저를 공격하겠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쑥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장수의 무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을 치켜세워주는 말에 창피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장수와 무사장은 그렇게 서로를 칭찬해 주었다. 그때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장수의 눈에 들어왔다.

“저게 무엇입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연기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이런……! 무슨 연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장수는 걱정이 되었다. 광산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납품할 제품에 들어갈 철을 구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었다.

장수는 급히 주변을 살폈다. 혹시라도 이번 일이 계략일 수 있기에 조심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자리를 뜬 상태에서 혈교의 고수들이 공격해 들어온다면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

장수가 있다면 상대편에 초절정고수가 없는 한 적들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장수가 없다면 상단은 고수 몇 명만으로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장수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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