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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12화 (212/398)

212편 - 광산

“예!”

장수는 촌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촌장님!”

“말씀하십시오.”

“이제 산적들도 처리했으니 언제부터 광석을 캘 수 있습니까?”

장수의 말에 촌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생각을 하는 듯했다.

“당장 내일이라도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촌장의 말에 장수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저희가 필요한 물량을 맞추고 돌아가려면 당장에라도 일을 시작해야 할 거 같습니다.”

산적들에게 방해를 받아 비축해둔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마을에 모아놓은 광석을 받자마자 돌아갔어야 했는데 계획이 어긋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광석을 최대한 빨리 모아야 했다.

그래야 군에서 요구하는 2차 납기일에 맞출 수 있다.

장수의 설득에 촌장은 잠시 고민을 하는 듯했다.

“제가 이 마을의 촌장이지만 제 마음대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석가장의 사정이 그러하고 마을을 도와주신 것도 있으니 마을 사람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겠습니다.”

“예.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일을 돕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촌장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 소장주님께서도 광산 일을 하시겠다고요?”

촌장으로서는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어떻게 석가장의 소장주께서 광산 일 같은 하찮은 일을 한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장수의 말에 촌장은 고개를 저었다.

“소장주님, 광산 일이라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병신이 될 수도 있는 일이고 매우 고된 일입니다. 저희 같은 천한 것들이나 하는 일이지 소장주님 같이 존귀한 분이 하실 일이 아닙니다.”

마을도 어떻게 보면 석가장 때문에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장수를 말리려 했다.

“괜찮습니다. 제가 몸 하나는 건강합니다. 그러니 하찮은 일이라도 시켜 주십시오.”

촌장은 여러 차례 장수를 말렸다. 하지만 장수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휴……. 무슨 고집이 이렇게 세십니까? 어쩔 수 없군요. 소장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힘든 일은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럼 저는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러 가겠습니다.”

“예. 그럼 저도 도와줄 사람들과 함께 광산으로 가겠습니다.”

말과 함께 장수는 상행에 함께 온 무사들과 하인들에게 향했다.

상행에 함께 온 사람들은 한가했다. 마을에 있는 이상 할 게 없었던 것이다.

표사들과 무사들은 몇 명씩 조를 짜서 주변 경계를 서는 게 다였다.

그나마 바쁜 사람은 하인들이었다. 그들은 무사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거나 심부름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지만 사실 바쁘게 할 만한 게 없었다.

장수는 잠시 그들을 살피다가 무사장에게 다가갔다.

“무사장님!”

“소장주님, 무슨 일이십니까?”

무사장으로서는 장수를 대하는데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서는 오십여 명이나 되는 산적들을 처리한 소장주를 가볍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몸담은 석가장의 소장주였다. 그랬기에 행동에 더욱 조심을 했다.

“부탁이 있습니다.”

“말만 하십시오.”

장수는 천천히 현 상황을 무사장에게 설명했다.

“이번에 광석이 부족한 것은 아시지요?”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무사들이 할 일은 적을 상대하거나 경계를 서는 일이었다. 그랬기에 상업에 관련된 일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무사장은 이번 상행의 책임자나 마찬가지였기에 주변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무사장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이 곤란합니다. 모아둔 광석은 부족한데 납품 날짜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러는 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 광석 캐는 일을 도와주십시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공단을 지을 때도 사실 무사가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워낙 사정이 급해서 일을 도왔지만 이번에도 도우라는 말을 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무사는 무사다. 잡부가 아니었다.

하지만 장수의 말을 거절할 수도 없었다. 일은 신뢰가 중요했고 자신들이 도와야 일을 끝마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제가 무사들을 설득하겠습니다.”

무사들은 전투를 하기 위해 계약했다. 이런 잡일을 하기 위해 계약한 것이 아니었다.

무사란 직업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에 평상시 업무 외에는 자유를 보장했다. 그랬기에 무사장이라 해도 함부로 무사들에게 일을 시킬 수는 없었다.

무사장은 무사들에게 다가가 장수와 했던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무사들은 한숨을 쉬었다.

“무사장님, 어쩔 수 없네요. 이번에는 시급한 상황이니까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다행히 무사들 대부분이 동의했다. 몇 명은 불만을 제기했지만 결국 다수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렇게 모두의 동의를 얻자 무사장은 장수에게 다가갔다.

“모두들 동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상행 중에 상처를 입은 자들이 있어서 그들은 휴식을 취해야 할 거 같습니다.”

무사장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부터 일을 시작할 생각이십니까?”

“지금 바로 가야 합니다. 그러니 장비를 챙기고 가주십시오.”

“예?”

무사장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바로라니 얼마나 황당한 말인가?

하지만 장수의 표정이 진지한 것을 알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갈 때 산적들도 같이 데려가십시오.”

“산적들이요? 그들을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들을 감시하기 위한 인원을 배치해야 하니 안 쓰는 게 나을 듯합니다.”

지금은 산적들이 묶여 있는 상태였지만 풀려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그런 산적들을 일에 투입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우선 데려만 가십시오. 그럼 뒷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묶인 산적들을 데리고 광산으로 향했다.

장수는 이어서 표두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상황을 짐작했는지 미리 말을 했다.

“저희 역시 석가장의 일을 돕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철마표국은 계약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니 부리기 더 힘들었다.

하지만 표두가 미리 하겠다고 하니 장수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표사라고 그냥 있을 수는 없지요. 그럼 저희들도 가서 일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장비는 어디에 있습니까?”

표두의 말에 장수는 손으로 수레를 가리켰다.

“저곳에 있습니다. 저와 같이 가시지요.”

“예. 알겠습니다.”

표두는 말과 함께 표사들을 불렀다.

상황을 설명하자 인상을 쓰는 표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표두의 말이 떨어진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일을 할 준비를 했다.

장수는 표사들과 함께 수레로 향했다. 수레에 당도하자 장수가 나서서 수레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자 광석을 캘 수 있는 장비들이 보였다.

장수 역시 광석을 캐본 적이 없었다. 그랬기에 잘 알지는 못했지만 대충 설명은 들은 적이 있기에 어떻게 쓰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표사들에게 장비를 나누어 준 다음에 광산으로 갔다.

광산 앞에서 무사들이 산적들을 데리고 서 있었다.

난감하기는 무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광산 안에 들어갈 일이 있었겠는가? 더구나 검을 다룰 줄만 알았지 광산에서 쓰는 장비는 써본 적이 없었기에  어떻 게 해야  알지 알 수가 없었다.

상황은  표사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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