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225화 (225/398)

225편 - 무사들에게 무공을 가르치다

“초식을 펼칠 때 습관적으로 왼발이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힘을 배분할 때 왼손에 칠 할의 힘을 주면 오른손에는 삼 할의 힘을 줘야 합니다.”

무사장에게는 장수의 설명이 어려웠다.

사실 장수는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을 하는 것이지만 너무 단순했고 설명이 부족했기에 무사장으로서는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장수가 재차 설명을 해주자 그제야 동작을 따라 할 수 있었다.

무사장은 이미 십 년 이상 무공을 펼치면서 동작이 굳어진 상태였다.

그랬기에 고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금 익히고 있는 심법이 있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자신이 익히고 있는 심법을 말해주었다.

“저는 도장에서 기본적으로 가르쳐 주는 삼재심법을 익혔습니다.”

삼재심법은 매우 기초적인 심법이다.

축기 자체의 효율이 그리 좋지 않지만 안전하고 단순했기에 오랜 시간 익혀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심법이었다.

하지만 삼재심법을 익혀서는 경지에 이르기 힘들었다.

장수는 잠시 생각을 했다.

‘혈교의 심법을 알려줄까?’

장수는 혈교의 심법을 알려줄 생각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혈교의 심법은 속성으로 익히기 좋았고 성취도가 높았지만 안전하지 않고 매우 위험했다. 그랬기에 익히면서 반신불수가 되거나 죽는 경우도 있었다.

더구나 혈교의 심법을 익히면 성격이 포악해지고 참을성이 없어지기에 무사들에게 가르치면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물론 혈교의 심법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었다. 혈교가 각파에서 훔쳐오거나 빼앗아온 심법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당한 심법이 없었다.

‘차라리 전진심법을 알려줄까?’

전진심법이 성취가 매우 느리지만 안전성 면에서는 최고였다. 그리고 익히기도 쉬웠고 장수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무사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원래의 전진심법은 구결이 길어서 어려웠지만 약식 전진심법은 무사들이라도 쉽게 익힐 수 있을 거 같았다.

더구나 약식 전진심법은 현재 무당파에서 다른 문파에도 알려준 상황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당파에 허락을 받지 않고 가르치면 안 된다.

그랬기에 장수는 따로 무당파에 가서 허락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장수는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무사장을 바라보았다.

“휘하의 무사들은 대부분 무슨 심법을 익혔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심법이라니요? 심법이라는 게 크게 효과를 보기 힘들기에 부하들 중에서도 몇 안 되는 자들만 익혔을 것입니다.”

심법을 익혀야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물론 심법을 익히지 않고 외공만으로도 고수의 경지를 넘어 절정고수가 된 자들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심법을 익혀야 단전이 생기고 기를 이용해 고수의 경지에 오른다.

하지만 무사들이 그렇게 체계적으로 무공을 익힐 리 없었다. 보통 동네에 있는 도장에서 간단한 검술을 익히다가 상가의 무사가 되는 게 보통이었다.

‘좀 더 신경을 써야겠구나.’

장수로서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사실 장수는 석가장의 무사들이 이 정도 수준일 줄은 몰랐다. 그는 혈교만큼은 안 되더라도 무사들이라면 기본적인 심법에 필수 무공은 익혔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무사장과 이야기를 해보니 무사들이 기본도 안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본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심법을 익히고 어느 정도 깨달음을 얻는다면 자신도 모르게 무기에 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물론 눈에 보일 정도도 아니고 따로 검기라 칭할 정도도 아니지만 그 정도만 해도 절삭력이 강해져 상대방과 싸울 때 큰 도움이 된다.

그뿐 아니라 정식으로 경공을 배우거나 신법이나 보법을 배우면 적과 싸울 때 유리하다.

그런데 석가장의 무사들이 그런 것을 아예 모른다니 문제가 심각했다.

지금까지 장수가 그런 것을 몰랐던 것은 자신의 일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장수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는다면 자신의 무공을 수련했기에 남을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 무사들에게 관심을 안 가졌던 것도 컸다. 하지만 혈교에 대항하려면 석가장의 무사들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세심하게 살피니 이런 문제가 있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무사장님이 알고 계신 삼재심법을 무사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겠습니까?”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심법은 무공과 달라서 매우 위험합니다. 그렇기에 심법을 가르칠 때는 스승이 붙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수가 봤을 때는 삼재심법은 사실 심법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심법이라 하더라도 내장기관과 연관이 있었기에 단전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하면 탈장이 일어날 수 있었다.

물론 탈장이 된다고 위험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활하기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검술에만 집중해야겠습니다.”

장수는 말과 함께 틀린 부분을 계속해서 교정해 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하자 무사장의 몸에서 땀이 흘렀다.

사실 틀린 부분이란 동작을 취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평상시 인체가 쓰지 않던 부분이나 근육을 쓰려다 보니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습관처럼 굳어진 것이다.

그랬기에 무사장은 동작을 취하면서 고통스러워했다.

장수는 한참을 잡아주다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이 정도면 된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이마에서 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소장주님. 물어볼 게 있습니다.”

“예. 말씀하십시오.”

“혹시…… 제가 이렇게 소장주님에게 지도를 받다 보면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거 같습니까?”

고수의 경지란 사실 애매모호한 것이었다. 고수란 일가를 이루었다는 말인데 무공도 뛰어나야 했지만 심법도 어느 정도 익혀야 했다.

그래야 고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아무나 고수라는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무사장님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수의 말에 무사장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그로서는 평생을 노력해도 고수의 경지에 도달하기는 힘들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무사장의 나이가 많았기에 고수의 경지는 힘들었다.

“정말이십니까?”

“예. 제가 알려준 데로만 꾸준히 하면 충분히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무사장으로서는 뛸 듯이 기쁠 일이었다. 고수가 된다니 꿈에서나 있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장수로서는 우스운 일이었다.

장수가 도와주면 절정고수까지는 힘들어도 고수의 경지는 쉬웠다.

그리고 혈교의 마공을 사용한다면 절정고수도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었다.

혈교나 마교에 어떻게 그렇게 절정고수나 초절정고수가 많겠는가? 마공을 익힌다면 어느 정도까지 경지가 쑥쑥 오른다.

그랬기에 장수로서는 무사장이 기뻐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노력을 많이 하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꼭 노력해서 고수의 경지에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럼 이따 또 뵙겠습니다.”

“예?”

무사장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수련은 끝난 게 아닌가?

“무사장님께서는 하셔야 할 수련이 많습니다. 그러니 틈나는 대로 계속해서 교정을 해 드려야 할 거 같으니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왕 허락하신 거 서로 최선을 다 하면 좋겠습니다.”

사실 무사장으로서도 자신이 사정해서 장수에게 부탁해야 할 일이었다. 자신보다 고수에게 무공을 배운다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무사장은 고개를 숙이며 말을 했다.

“알겠습니다. 소장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예. 무사장님, 이따 뵙겠습니다.”

무사장은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휴…….”

사실 장수와 무사장과의 경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났다. 한두 수 차이가 아니라 몇십 수 이상 차이가 났다.

그랬기에 장수가 봤을 때는 간단한 것도 무사장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헤맸다. 장수 역시 목적이 있었기에 끈기를 가지고 무사장을 지도한 것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진즉에 포기했을 것이다.

“제자를 가르친다는 게 너무나도 힘들구나.”

장수는 스승인 유운이 떠올랐다.

유운은 초절정의 경지에 올랐던 몸이었지만 매일같이 자질이 부족한 속가제자들을 가르쳤다.

그런 것이 떠오르자 유운도 보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수준 차이가 많이 날수록 더 힘들었다.

장수는 목에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답답해서 흘린 땀이었다.

“일을 해야겠다.”

무사장을 가르치면서 시간을 너무 낭비했다. 그랬기에 해야 할 일이 밀렸다. 더 밀리기 전에 어서 빨리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