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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26화 (226/398)

226편 - 호위 일을 맡다

장수는 서류를 살피며 오늘 할 일을 살폈다. 석가장의 소장주이며 양현의 석가장 지부를 운영하는 장수로서는 잠시도 쉴 시간이 없었다.

장수가 한참 동안 서류를 보고 있는데 하인이 급하게 달려왔다.

“소장주님!”

“무슨 일입니까?”

장수의 말에 하인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장군님이 오셨습니다.”

“장군님?”

“이길영 장군님께서 소장주님을 찾으십니다.”

이길영 장군이 찾는다는 말에 장수는 보던 서류를 덮었다.

“이런……. 오셨으면 이리로 모시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장수는 서류를 보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이길영 장군이 오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니 업무가 밀릴 거라 생각을 한 것이다.

이길영 장군은 매우 급하게 집무실로 들어왔다.

“대협,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장군님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장수는 말을 하면서 이길영 장군을 의자로 안내했다. 원래는 접객실로 안내해야 했지만 집무실에도 손님과 대화할 자리가 있었기에 집무실의 의자로 안내한 것이다.

잠시 후 시녀가 차를 가져왔고 이길영 장군은 차를 한 모금 마신 후에 말을 이었다.

“그래. 상행은 잘 갔다 왔습니까?”

이길영 장군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래. 상행을 가니까 어떻습니까?”

“상행을 가니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저번에도 산적으로 위장한 무사들을 만났는데 이번에도 산적들로 위장한 무사들을 만났습니다.”

“저런…….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길영 장군의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 본가의 무사들 실력이 뛰어나서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장수의 말에 이길영 장군은 그제야 장수의 실력이 절정고수를 넘어섰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길영 장군은 장수의 어린 모습에 절정고수를 뛰어넘는 실력자라는 것을 종종 잊었다.

“저런 제가 결례를 했습니다. 대협의 실력이라면 산적들이 접근도 하지 못했을 텐데요.”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이긴 문제입니다. 이번에 산적들을 상대해 보니 대부분이 고수이더군요.”

“고수라고요.”

“그렇습니다.”

“이런 마교도들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거 같군요. 사실 그것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마교도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상단을 공격하는데 군대로는 그들을 상대하기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렇습니까?”

“예. 그들은 열 명이나 스무 명 단위로 움직이는데 그들처럼 소규모로 움직이면 상대가 되지 않고 그렇다고 규모를 늘리면 녀석들을 쫓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군이 움직이는 것을 어찌 알았는지 군대가 움직이면 그 일대의 마교도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저런…….”

장수로서도 짐작이 가는 게 있었다.

혈교가 작정을 하면 황실의 정보망으로는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부에서도 문제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었습니다.”

문제긴 문제였다.

일반 상단들은 혈교가 보낸 고수들을 상대할 능력이 없었다. 방법은 군대가 처치해주는 것인데 지금 상황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토벌대 덕분에 주변의 산적들은 많이 사라진 거 같습니다.”

“그건 모두 대협 덕분이지요. 대협이 전에 산적들을 처치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지 않습니까. 하지만 마교도가 저렇게 소규모로 움직이니 전과 사정이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면 물류가 이동을 못해서 경제가 마비되는 곳이 생길 것입니다. 거기다 조금 있으면 식량이 떨어지는 마을도 생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각 도시나 마을마다 특산물이 있었다. 그랬기에 물류가 이동하면서 곳곳의 부족한 것을 채워왔다.

그런데 식량이 없는 곳은 식량을 구입해야 하는데 상단이 움직이지 않으니 구입을 할 수 없었다.

“저런…….”

“그래서 호북의 각 문파에 얘기는 했지만 그들도 난감해하는 중입니다. 다행히 무당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형편이라 숨통은 트였지만 그래도 부족합니다.”

이길영 장군의 말에 장수는 인상을 썼다.

‘이제 드디어 무당이 나설 때가 되었지.’

무당으로서는 움직일 때가 되었다.

그동안 숙원이었던 현문의 계승자로서 지위도 굳힌 듯했고 신도수도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호북의 상권이 무너졌기에 움직이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무당파 역시 자체적으로 도사들을 운용하는 듯했지만 너무 늦었다.

그리고 무당의 고수 숫자와 혈교의 고수 숫자는 사실 비교가 불가능했다.

무당파가 아무리 토벌조를 많이 편성한다고 해도 결국 혈교를 이길 수는 없다.

“맞는 말씀입니다. 무당파가 나선다고 해도 지금 상황을 뒤집기는 힘들겠지요.”

“예. 그래서 걱정입니다. 어서 빨리 마교의 무리들을 몰아내야 황제 폐하의 성지를 지킬 수 있을 텐데…….”

이길영 장군의 말에 장수는 한숨이 나왔다.

‘적이 혈교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몰아낸다고 하는지…….’

장수로서는 혈교라고 말을 해주고 싶어도 증거가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진정한 적은 혈교라고 말을 해봐야 믿을 사람이 없었다.

“장군께서 이렇게 노력하시는데 언젠가는 마교도들을 모두 몰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마교도들을 몰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런데 어쩐 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대협께서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겸사겸사 해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건가요?”

“그게…….”

이길영 장군은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그것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휴…… 제가 대협을 믿고 말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은 누구에게도 말하시면 안 됩니다. 저 역시 만약 대협에게 부탁할게 없었다면 아예 말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체 뭔데 그러지?’

장수는 이길영 장군이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설마 다시 토벌대에 참가해 달라는 말은 아니겠지?’

이미 거절을 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길영 장군이 무리하면서 부탁할 거 같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제가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을 테니 말씀해주십시오.”

이길영 장군은 한참을 생각하다 말을 했다.

“황실의 공주님이 천하를 도실 겁니다.”

“예?”

장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공주가 웬 말인가?

“황제 폐하께서 가장 아끼시는 장진 공주님입니다. 그분께서 이번에 생일을 맞이하여 천하를 여행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황제 폐하께서 허락을 하셨습니다.”

이길영 장군의 말에 장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시국이 어떤데 여행을 떠나겠다는 말인가? 더구나 공식적으로 마교와 전쟁을 선포한 상황인데 철없이 여행을 가겠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 상황에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거 같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각 성을 시찰한다는 명목으로 움직이는 것이기에 문제는 없습니다. 공주님 역시 황제 폐하의 대리인으로 시찰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납치 같은 것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휴……. 어쩔 수 없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가장 아끼시는 공주님이시기에 이미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랬기에 여행을 하는 건 기정사실입니다.”

장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삼엄한 경비가 있는 황궁이라면 혈교의 암살자들이 침입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외부라면 사정이 다르다. 충분히 암살자들이 공주를 납치하거나 암살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상황에서 여행을 떠나겠다니 한번 공주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원하게 욕이라도 한바탕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저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장수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번에 황실의 어림군이 공주를 호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동창과 금위의의 고수들도 합류를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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