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편 - 호위 일을 맡다
그 역시 무공이 강한 자들만 마인으로 생각했지 정보의 중요성이 이렇게나 큰지를 몰랐었던 것이다.
“정보조직이 하나 있어야 할 거 같은데…….”
혈교의 점조직이 무서운 것은 그 숫자에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유지를 하면서 생성된 정보원들의 숫자는 모래알만큼이나 많았다.
이곳 양현에도 얼마나 많은 정보원들이 있을지 몰랐다. 그러니 그들을 발견하거나 거짓 정보를 흘리려면 최소한 그에 맞먹는 정보조직이 있어야 했다.
“개방이나 하오문……. 둘 중에 한 곳과 손을 잡아야 하는데…….”
개방이나 하오문 둘 다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두 곳 다 정보를 빠르게 모으는 곳이었기에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더구나 개방은 구파일방 중 한 곳이었다. 무공은 가장 약했지만 숫자는 다른 문파보다 월등히 많았기 때문에 성세가 가장 컸다.
그런 개방과 손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자…….”
어차피 이번 공주의 호위에 구파일방도 참여를 한다고 하니 그때 개방과 끈을 만들 수 있을 듯했다.
“휴…… 점점 복잡해지는구나.”
현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일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차라리 공주가 천하를 유랑한다고 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상황이 나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문제가 심각했다.
장수는 잠시 더 생각을 정리하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후……. 그만 생각하자. 지금은 해야 할 일을 먼저 하자.”
아직도 책상 위에는 서류가 한가득 있었다. 우선 저것을 해치우고 나야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 * *
혈마는 군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일의 진척은 어떻게 되고 있나?”
천하를 정복하려는 혈마로서는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꼼꼼히 챙겨야 했다.
현재 중원을 정벌하기 위해 수많은 계획을 진행 중이었지만 그중에서 중요한 것은 몇 가지 되지 않았다.
혈마의 말에 군사는 허리를 숙인 후 말을 했다.
“혈마시여. 현재 일의 진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 한번 보고를 해보게.”
그 말에 군사는 미리 준비한 서류를 혈마에게 건네주며 보고를 시작했다.
“본교의 무력단체들의 배치도와 목적입니다. 현재 본교의 세력은 천하정복을 위해 착실히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천하를 정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넘어야 할 산도 많았고 방해물도 많았다. 그랬기에 해야 할 일도 산재해 있었다.
“그래. 각 성에 본교의 세력이 잘 침투했는가?”
“그렇습니다. 혈마시여. 현재 강북을 중심으로 지부를 착실히 늘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문제가 되는 것은 없겠지?”
“그렇습니다. 현재 섬서와 사천지부에는 기존 세력과 문제가 발생하였지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녕하와 감숙 지역은 지부 외에도 상가와 주류를 인수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동과 하북에서는 저희 지부가 마교의 세력으로 오해받아 공격을 받고 전멸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음……. 그래!”
“예. 물론 지부와 관련된 자들을 모두 지우기는 했지만 혹시나 해서 전혀 다른 세력으로 다시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 정도면 문제가 없구만.”
천하를 관점으로 봤을 때 한두 군데에서 실패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몇 명이 죽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어차피 대체할 자들은 많았다.
“예. 그리고 세뇌작업에 대해 보고를 하겠습니다. 흑혈사마가 현재의 세뇌보다 좀 더 효율적이면서 피해가 적은 세뇌를 연구 진행 중이었다고 보고했는데 이르면 내후년 중순쯤에 개발이 완료될 거 같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호…… 그래?”
“예. 만약 이 방법이 마무리가 된다면 기존의 무사들보다 말을 잘 들으면서 자연스러운 무사들을 보유할 수 있게 될 거 같습니다. 거기다 세뇌 성공률을 현 3할에서 4할까지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 흥미로운 소리군. 그렇게 되면 본교의 무사들이 좀 더 많아질 수 있겠군.”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정파나 마교의 무사들을 납치해 와도 그중 3할의 무사만을 써먹을 수 있었는데 계획대로 되면 1할이 더 늘어난 4할의 무사들을 본교의 무사로 쓸 수 있습니다. 수치로 따지면 약 천칠백 명으로 기존에 세뇌에 실패해 실험용으로 쓰이는 무사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군사의 말에 혈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그래. 흑혈사마의 공을 치하해야겠군. 앞으로도 공을 세우면 즉각 보상을 해주도록 하게.”
“예. 그래서 흑혈사마에게는 본교의 무공과 마공을 좀 더 개방을 하고 교의 서열을 높여주도록 한 상태입니다.”
“그래. 잘했어. 그리고?”
“예. 현재 무사들의 수련소를 대폭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뇌소에 들어갈 인원에 비해 장소가 너무 협소해서 이번 기회에 세뇌소 역시 확장하는 중입니다.”
“그래. 사상에 문제가 있는 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작업하도록!”
“예.”
군사는 이어서 각성의 상황과 기타 중요한 상황을 보고했다.
“음……. 그건 이제 됐고. 이제 호북의 상황을 말하도록!”
현재 호북의 상황이 매우 중요했기에 따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사실 혈마는 매우 바쁜 몸이었기에 하나의 지역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간이 없었다. 천하를 경영한다는 것은 매우 바쁜 일이었기에 잠시도 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북에 중요한 일이 연달아 일어났기에 보고를 강화하라 지시했었다.
“예. 호북에 보내는 무사단을 더욱 증가시켰습니다. 그래서 호북에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무당파를 비롯한 기존의 문파들이 본격적으로 본교의 무사들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흠…… 토벌대는 어떻게 되었나?”
“토벌대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황실에서 모종의 이유로 토벌대를 불러들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 임무가 끝날 때까지는 문제가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
혈마로서는 입안의 가시 같던 토벌대가 자리를 비운다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래. 역시 그 일 때문이겠지?”
“그렇습니다. 혈마시여. 그동안 내시들에게 작업을 한 것이 성공해서 결국 황제가 공주의 여행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그래. 드디어 공주가 밖으로 나가겠구만. 더구나 토벌대마저 공주의 호위로 빠졌으니 무당파를 무력화시키는 게 좀 더 쉽겠어.”
“그렇습니다. 혈마시여.”
혈마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는다.
두 수나 세 수 이상을 보며 움직인다.
지금 진행되는 계획은 공주가 황제에게 여행을 보내달라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에 세워진 것이다.
그 정보를 입수한 후부터 내시를 비롯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법을 동원해 공주를 황실에서 빼내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계획이 성공한다면 황실을 비롯한 여타 중요한 곳의 전력이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노렸다.
그렇게 되면 혈마로서도 일을 진행하는데 수월해진다.
“음. 토벌대를 빼라고 학사들에게 말하라고 한 것이 통한 것이군.”
“그렇습니다. 혈마시여. 학사들은 그것이 무당파의 멸망을 가져올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혈마는 비밀리에 오래전부터 학사들을 지원해 주고 있었다. 물론 학사들은 자신을 지원해 주는 것이 혈교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그랬기에 황실에 대한 영향력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음. 그래. 마교의 동태는 어떤가?”
혈마의 말에 군사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황실이나 정파에서는 마교를 적으로 생각하고 전투를 준비 중에 있지만 마교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뭐? 그럴 리가? 마교의 장로인 표길랑 장로가 나오지 않았는가? 그라면 충분히 정파나 황실을 자극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어떻게 된 건지 호북에서 그의 흔적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의 흔적을 찾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