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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40화 (240/398)

240편 - 북경으로 가다

십여 일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지났다.

그동안 장수는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동안 새로운 거래도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건물들을 확장하거나 증축을 해야 했다.

거기다 객잔이나 주류를 매입해서 상단의 식구들을 좀 더 받아들였다.

그리고 무사들도 시설이 늘어난 만큼 새로 받아들였으며 그들에 대한 훈련도 틈틈이 신경을 써야 했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빴다.

더구나 그런 상황에서도 사업이 일정 이상 확장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랬기에 너무 큰 거래는 일부러 피했다.

사실 상인이라면 어지간한 거래는 오히려 만들어 나갔겠지만 장수로서는 혈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에 확장하는 게 불안했다.

그랬기에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장수만 바쁜 게 아니었다. 다른 자들은 오히려 장수보다 더욱 바빴다.

단주는 늘어난 업무로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부상이 채 낫지도 않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잠시도 쉬지 않고 업무를 봤다.

늘어난 업무만큼 석가장에서는 다른 단주들과 서기들을 보냈지만 그들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사장 역시 바빴다.

무사장은 석가장의 모든 무사들을 관리하고 근무시간을 짜야 했다.

거기다 검술수련을 해야 하니 업무량이 많아졌다.

그래서 진자수 수석무사를 무사장으로 승진시켜야 했다. 하지만 근본도 모르는 자를 승진시키니 말들이 많았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진자수 수석무사는 산적이었지만 석가장에 온 후로 무공수련에 열심이었고 무공 역시 고수라는 것이 알려지자 무사장으로 승진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곳이라면 고수라는 이름만으로도 당연히 무사장의 직위를 준다 그랬기에 무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자수 신입 무사장 역시 엄청난 업무량에 앓는 소리만 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게 도관의 도움이었다. 도관에서는 무당파에서 언질이 있었는지 이미 보내준 도사들보다 더욱 많은 도사들을 석가장에 보내주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무공을 가르치는 것에도 열심이었다.

사실 무당파에서 석가장을 속가세가로 삼을 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장수로서는 놀랄 정도로 도관이 잘해주었다.

그랬기에 석가장에서는 도관을 새로 증축시켜주고 기부금을 듬뿍 주었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이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석가장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장수는 며칠 전부터 빈민층을 위해 솥에 죽을 담아 나누어 주었다. 스승의 명령을 최대한 이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랬기에 스승이 준 쌀을 최대한 아꼈지만 모두 다 쓸 수 밖에 없었다.

장수는 많은 쌀로 죽을 만들었기에 한 줌의 쌀은 금방 소비했던 것이다.

하지만 빈민들에게 죽을 주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스승이 장수에게 건넨 마음은 아직도 장수의 마음에 가득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아낌없이 빈민들에게 죽을 나누어 주었고 빈민들의 석가장과 도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듬뿍 증가했다.

장수는 짐을 챙기고 있었다. 오늘이 바로 호위를 떠나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석가장은 항상 바빴지만 오늘 만큼은 이상할 정도의 적막감이 흘러내렸다. 장수가 당분간 외유를 나가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주는 안색을 굳히며 장수에게 말을 했다.

“꼭 가셔야 합니까?”

단주의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었다.

“이미 약속을 했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소장주님이 상가에 있어주셔야 하는데…….”

단주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번 일은 무리수가 있었다. 비록 군이나 황실과의 관계를 좋게 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다른 쪽으로는 독약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황실과의 관계가 무조건 좋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황실과 너무 친하게 되면 후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외출은 상가로서는 아무런 이익이 없었다. 그랬기에 단주로서는 장수가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차라리 상행을 떠나는 게 낫지 군대를 따라가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갔다가 최대한 빨리 갔다 오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데 상단 규모는 너무 적은 거 아닐까요?”

장수는 군대와 함께 북경으로 가는 것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공주의 호위 역할로 가는 것이기에 군대의 귀빈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면 눈길을 끌게 된다. 석가장의 소장주가 공주의 호위를 위해 간다는 것은 이상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차이가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의심을 살 수도 있었기에 조심해야 했다.

그랬기에 장수가 선택한 것은 상인이었다.

원래 군대가 움직일 때는 상인이 움직인다. 상인이 움직이는 이유는 보급품만으로 부족한 장비를 병사들에게 파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군에서 획득한 전리품을 즉석에서 구입하기 위해서이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군대가 전쟁도 아닌 상황에서 전멸을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랬기에 상인들도 위험이 별로 없기에 군대와 밀접하게 붙어 다니며 상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군대가 북경으로 움직이자 다섯 개의 상단이 군대에 붙은 상황이었다.

거기에 장수가 작은 상단을 만들어 합류했다.

사실 이길영 장군은 장수에게 전리품을 몰아주겠다는 말을 했었지만 장수가 거절을 한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상단의 규모를 형식적으로 맞춘 거지만 단주로서는 아쉬울 뿐이었다.

단주의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래도 아무리 형식적인 것이라고 그렇지 이건 너무 적습니다.”

장수의 상단은 마차 하나였다.

그것도 4필의 말이 끄는 마차였고 허름한 복장의 무사 네 명이 전부였다.

원래라면 다섯 대의 수레와 십여 명의 하인과 일군 그리고 무사들이 있어야겠지만 그런 것을 전부 거절한 상황이었다.

단주로서는 이왕 군대의 전리품을 처리하는 상인이라면 어느 정도 체계는 맞추었으면 했다.

하지만 장수의 생각은 달랐다.

“이것도 사실 너무 많은 듯합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산적을 만나는 일은 없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토벌군입니다. 그러니 갈 때 산적을 만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군대와 협의하에 전리품을 사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장수와 이길영 장군이 사이가 좋은 것은 단주 역시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좋은 물건을 먼저 살 수 있을 듯했다.

사실 이것은 큰 특혜였다. 전리품도 등급이 있었고 많은 은자를 남길 수 있는 것이 있는 방면에 적은 은자를 남기는 물건도 있었다.

그런 것을 인맥에 따라 구입할 수 있다.

장수가 그런 기회를 잡고 있는데도 일부러 포기하는 듯하자 단주는 아까웠다.

“그럴 거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군대가 움직일 때 따로 산적을 토벌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경까지 가는 동안에 전리품이 생길 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릅니다.”

단주의 말에 장수는 미소가 나왔다. 사실 장수는 단주가 모르는 사실을 아는 게 있었다.

오천 명이나 되는 군대가 이동하는데 산적들이 미치지 않은 이상 건드릴 리가 없었다.

더구나 혈교에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혈교는 중원 전체를 상대하는 규모를 가졌다. 그리고 이 정도 사건이라면 꼭 끼어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혈교가 공주의 여행을 계획한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여행 계획이 틀어질 만한 사건은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군대가 호위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 오히려 문제가 안 생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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