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251화 (251/398)

251편 - 토벌

호북이 산적들에게 들인 공이 제일 크겠지만, 다른 곳이 산적들에게도 어느 정도 공을 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산적들을 이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혈교에서 남아도는 고수들을 파견해 무공을 가르쳐 주기만 하면 얼마든지 이용해 먹을 수가 있다.

이러니 혈교가 효율이 좋은 산적들을 안 써먹을 리가 없었다.

‘그래. 이번 기회에 혈교의 마수가 얼마나 세상을 뒤엎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이번 일을 통해 얻은 정보는 무당파나 마교에 알려야 했다. 적수라 할 수 있는 무당파와 마교가 혈교의 계획을 안다면 대응책을 세울 수가 있다.

장수는 이런저런 묘안을 짜내다가, 갑자기 생각을 비웠다.

현재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처리한 상황이다.

더 이상은 정보가 없으니, 끙끙대며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를 리는 없다.

차라리 무공 수련을 하는 편이 낫다.

마차는 군에서 급하게 마련한 것이라 그런지, 그렇게 넓지 않았다.

군대 용품이라 매우 튼튼한 점은 장수의 마음에 쏙 들었다. 덜컹거리기는 했지만, 장수가 수련하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장수는 천천히 장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이미 장수의 경지는 상상을 초월했지만, 그는 연습을 등한시 하지 않았다.

그는 나태함이 가장 큰 손해임을 잘 알았다.

더구나 양헌에 있으면서 기초 수련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전력을 기울여서 수련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장수는 한참을 기초 수련에 몰두하다가 움직임을 천천히 멈췄다.

그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아주 천천히 움직였기에,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장수의 몸속에서 기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몸은 느리게 움직였지만, 몸속의 기는 혈도를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장수는 상상을 했다. 상상 속에서 그는 스승인 유운과 대련을 하고 있었다.

사실 장수는 은연중 스승인 유운을 적수라고 생각했다.

장법으로 경지에 올랐기에, 장법의 최고 일인자라 할 수 있는 유운이 적수로 느껴진 것이다.

유운은 평범하게 손바닥을 밀었다.

매우 간단하며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장수는 그 속에 담긴 상상을 초월하는 오의를 보았다.

스승의 늙고 작은 손바닥에는 우주가 담겨져 있었고, 그 손은 장수의 전신을 압박해 왔다.

장수는 유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움직였다. 하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

스승의 실력은 상상을 초월했기에, 장수는 쉽게 피할 수가 없었다.

유운은 장난스럽게 손을 밀었다. 그와 함께 장수의 신형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정신을 차린 후, 그는 마차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제…… 젠장…….”

장수는 몸을 떨고 있었다. 새삼 유운의 실력에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장수가 아무리 노력해도 유운을 이길 수가 없는 이유가 있다.

상상 속의 유운은 전생에서 만났던 유운보다 더 강했다.

장수는 유운의 가르침과 예전의 경험을 토대로 유운의 경지를 추측했다.

그 결과 무시할 수 없는 괴물 같은 유운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아마 상상 속의 유운은 최전성기 때의 유운을 능가할 것이다. 그만큼 장수가 상상한 유운은 강했다.

장수의 몸은 금방 회복이 되었다.

몸속에서 희대의 심법이 두 개나 자연스럽게 운기가 되고 있기에 회복이 빨랐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움직이지 않았다. 더구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렇게나 강한 분을……”

장수는 스스로를 원망하고 있었다.

상상 속 유운의 실력은 혈마, 아니 이야기로만 듣던 천마보다도 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의 작은 욕심으로 인해 그런 무위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것은 그의 죄이자 씻을 수 없는 업보다.

장수는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린 것이다.

장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스승을 정상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장수의 실력으로는 유운을 정상으로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장수의 슬픔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흐느꼈다. 만약 자신의 일이었다면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 것이다.

장수는 마음이 강한 자이다.

하지만 스승인 유운만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지곤 했다.

그렇게 오열을 하고 있는데 마차가 멈췄고, 그와 함께 어떤 소리가 들렸다.

“무사님!”

무사라는 말에 장수는 손바닥으로 얼른 눈물을 닦은 후 급하게 대답했다.

“무슨 일입니까?”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예. 들어오십시오.”

그러자 마차의 천이 열리며 전령이 들어왔다.

“무사님, 사령관님께서 오시라고 합니다.”

회의 결과가 나온 모양이다.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장수는 급히 사령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사령관은 참모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얼굴이 진지하고 심각해 보였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길영 장군은 장수를 보더니 말을 멈추고 참모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참모들도 일제히 장수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이길영 장군은 바로 대화를 할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지, 바로 옆에 있는 마차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지요.”

사령관이라는 직책은 매우 중요하다.

실시간으로 병사들의 동태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보통은 말 위에서 행군을 지휘한다.

이렇게 은밀한 대화를 나눌 때는 특별히 따로 마차를 대령한다.

장수는 마차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그러자 이길영 장군은 웃으며 장수에게 말을 걸었다.

“회의를 하면서 어제 이야기하신 문제를 충분히 상의했습니다.”

“그렇습니까?”

장수의 말에 이길영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무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길영 장군은 ‘무사님이 말씀하신’을 유독 강조하여 말했다.

사실 토벌을 하면서 얻는 이득은 군대가 더 많다.

그러니 토벌건을 장수가 제의했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나중에 군말이 없도록 한 것이다.

후에 전리품 분배를 할 때 군대 쪽이 더 유리하도록 미리 연막을 친 셈이다.

이길영 장군은 부대의 사령관이기에 이런 부분에 민감했다. 지금 꼭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장군은 장수와 다른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장수 역시 흥미가 가는 부분이었다.

이번 일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상단은 물론, 빈민들에게까지 이득이 돌아간다.

그는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장군의 말을 들었다.

“가는 길목에 있는 산채들을 토벌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습니까? 잘되었군요.”

“예. 무사님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장수 역시 어느 정도는 도움을 줄 생각이었다. 그가 없다면 토벌 작업은 오래 걸릴 것이다.

산적을 토벌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산적들이 활약하는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산채의 정확한 위치까지 찾아야 한다.

또 가는 길에 있을 함정이나 매복도 신경을 써야 한다.

더구나 산적들과 산에서 전투를 벌이기가 쉽지 않다.

산적들은 산이 주 활동지기 때문에 산에 대해서 잘 알았고, 병사들은 아무래도 산에 대해서는 산적들보다 부족한 점이 많아, 그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런 점들 때문에 토벌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초절정고수인 장수라면 이런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 그것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나서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계획을 의논하면서, 토벌을 여러 번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수는 황당해하며 되물었다.

“어차피 산적들을 토벌하는 거, 좀 더 적극적으로 토벌하자는 이야기죠. 가는 길목에 있는 산적들을 다 토벌하는 게 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수는 당황하여 입을 딱 벌렸다.

이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공주가 있는 수도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군데를 토벌하는 것도 박찬 일인데, 다른 곳도 토벌하자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