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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73화 (273/398)

273편 - 두번째 자객

현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랬기에 전처럼 움직이는 감찰단이 사용하는 길 밑에 은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였다. 그렇게 은신을 하기 위해서는 일행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야 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앞으로는 움직임을 계속해서 바꾸면 은신을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자객이 사용하는 기술들은 사실 조금만 주의를 해도 사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자들이 대부분이니 쓸데없이 긴장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체력을 낭비하다 보면 실제로 싸울 때는 제대로 된 전력을 내기 힘들었다.

더구나 경계인원을 늘렸기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암살자가 온다고 해도 상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다음번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나 의문이다.’

다음번 공격은 저번 공격보다 강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혈교가 숨겨둔 비장의 수법을 쓸 수도 있었기에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막는 것은 고사하고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차라리 가까운 큰 도시로 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장수의 말에 왕조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계획도 의논하고 있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큰 도시를 가도 마교의 자객들을 상대할 자가 드물다는 거야. 지금 중요한 것은 고수의 숫자지 병사들의 숫자가 아니니까 말이야. 어떻게든 고수의 숫자를 늘려야 해. 그래서 무림맹에도 연락을 했지만 증원군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이네.”

무림맹도 이 사실을 알고 이쪽으로 증원군을 보냈다. 하지만 과연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가장 가까운 문파라 하더라도 절차가 있었고 무사들을 보내는데 최소한의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하지만 마교의 공습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마차를 바라보았다.

최후의 수법은 공주를 데리고 황궁으로 떠나는 것이다.

초절정고수인 장수라면 충분히 공주를 데리고 도망을 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충 음식을 챙겨야겠구나.’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랬기에 물과 건량은 미리 준비를 해둬야 했던 것이다.

“음식물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장수의 말에 왕조의는 손으로 병사 중 한명을 가리켰다.

“저자가 보급관이네. 그러니 필요한 것은 저자에게 말을 하면 될 걸세.”

왕조의이 말에 장수는 병사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필요한 것들을 달라고 말했다.

장수가 말을 하자 병사는 물주머니와 건량이 든 주머니를 장수에게 건넸다.

눈대중으로 보니 둘이서 아껴 먹으면 일주일은 버틸 정도의 양이었다.

물론 요깃거리는 되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 나았기에 장수는 음식들을 부지런히 챙겼다.

식량을 챙기자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랬기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일이 벌어지면 해야 할일을 다시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병사들은 막사를 짓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구파일방의 무사들은 경계근무를 서야 했기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실 무림인이라면 며칠정도 날을 센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게 없었다.

하지만 대결을 펼칠 때는 그게 큰 문제였다.

원래는 다치지 않을 사항에서도 다칠 수 있었던 것이다.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체력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구파일방의 제자들도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강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휴식을 원하는 몸을 다그쳐 경계를 서고 있었던 것이다.

긴 밤이 지났다.

그리고 다시 부대는 떠날 준비를 했다. 장군이 명령에 따라 다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장수는 먼저 왕조의에게 가서 물었다.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장수의 말에 왕조의는 한숨을 쉬며 말을 했다.

“북경으로 돌아가기로 했네. 하지만 마교의 습격이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고 또 행선지가 알려지면 기습을 당할 수도 있기에 지휘를 맡은 장군께서는 행선지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있네.”

병사들을 지휘하는 장군은 모두 3명이었다. 그리고 그중에 한명이 이길영 장군이었다.

이길영 장군도 한부대의 장군이며 사령관이었지만, 그보다 상위자가 사령관이 되었던 것이다.

이길영 장군과는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었기에 장수를 찾아오지 않았다.

장수가 모르는 사이로 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길영 장군이 아는 척을 하면 장수로서는 신원이 금세 알려지기에 최대한 거리를 둔 것이다.

전체 부대를 지휘하는 장군은 제법 나이가 있는 자였는데 멀리서 보니 그의 얼굴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호위임무는 명백한 실패였다. 정규 병사로는 무림인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만 다시 확인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더 큰 문제는 공주에게 위험이 닥쳤다는 것이다. 이번 임무를 실패한 것은 그래도 재기의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공주를 잃는다면 장군의 인생도 끝이었다.

그랬기에 장군 역시 긴장한 채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행선지를 알려주지 않고 북경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괜찮은 생각이었다.

현재 상황에서는 북경으로 최대한 빨리 후퇴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행선지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자객들이 운신을 하는 폭도 좁아지고 선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자객들이 입장에서는 은신을 해서 적을 잡는 게 가장 나았지만, 그게 여의치 않다면 야간에 공격을 하는 것도 괜찮았다.

아무리 야간 경계가 강화되었다고 해도 야간에 공격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이다.

‘괜찮은 생각이구나.’

지휘를 맡은 장군이 제법 판단력이 좋은 장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상황에서 딱 맞는 명령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경험을 했기에 가장 최선의 전략이 나온듯했다.

“그렇군요.”

“그래. 그리고 자네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저번처럼 자객을 놓친다면 큰 피해를 입게 될 거야. 그러니 자네도 주의를 잘 살피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 * *

일단의 무리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복면을 하고 있었는데 움직임이 통일되어 있었고 개인행동을 하는 자가 한명도 없었다. 그들은 한참을 가다가 멈추었다.

복면인들을 이끄는 조장은 멀리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병사들이 보였다. 감찰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조장은 감찰단을 보다가 품속에 있던 서류를 꺼냈다. 임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임무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야습을 하라는 것이었다.

조장은 품에서 옥으로 만든 함을 꺼냈다.

그러자 함속에서 핏빛으로 물들은 환단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혈단을 개량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자혈단이라고 불렸다.

자혈단은 혈단보다는 위력이 약했다.

그리고 부작용이 심했지만 그만큼 혈단에 비해 만들기가 쉬웠다.

거기다 약효가 약한 만큼 좀 더 오랫동안 살 수 있었다.

자혈단은 모두 50여 개였다.

조장은 자혈단을 복면인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고 나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임무는 내가 신호를 하면 가리킨 곳으로 달려가 그곳에 있는 자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다. 알겠느냐?”

조장이 말에 복면인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소리를 내서 대답했다.

그런데 그들 중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자가 있었다. 손이나 고개를 돌리는 자가 있었는데, 척 보기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들은 실패작으로, 원래는 폐기 처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에 동원되면서 살 수 있는 기간이 조금 더 연장된 것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세뇌가 제대로 안된 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엄청났다.

그리고 자혈단을 먹고 정해진 수순으로 운기를 하면 엄청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 정도라면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고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혈교의 입장에서는 쓸 만했다.

조장은 임무를 다시 한 번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문제가 있는 자들로 복잡한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랬기에 한가지 명령만을 내려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죽이는 임무가 되어야 했는데 피를 보면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한다.

그랬기에 이들을 사용하다는 것은 생존자나 목격자가 필요 없다는 말이었다.

조장은 계속해서 임무를 주지시켰다.

그가 맡은 임무는 상황을 살피는 것과 자객들에게 목표를 주지시키는 것 뿐이다. 그것만 해결하면 결과를 보고 혈교에 보고하기만 하면 된다.

정찰병들이 부대주변을 계속해서 시찰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자혈단을 먹은 자객들은 경지를 넘는 힘을 발휘할 수 있기에, 저 거리 정도는 빠르게 갈수 있었던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모두 죽이는 것을 잊지 마라.”

“모두…… 죽여라. 모두…… 죽여라.”

복면인들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매우 두려운 것이었다.

* * *

일단의 마인들이 한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마교의 지시를 받아 감찰단을 공격하기로 한 자들이었다.

물론 정확한 계약자는 혈교지만, 그들은 자신이 사기를 당한 사실도 몰랐다.

“모두 확인은 마쳤는가?”

“그래. 마교에서는 약속을 지켰다.”

그들은 마교라 칭하는 자들에게 내공을 상승시키는 심법과 영약, 신병이기 그리고 무공서까지 받았다. 그리고 몇 명만이 그들이 준 환단을 먹었는데 내공이 증진하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자들에게도 권유했고 안전을 추구하는 몇 명이 마인들을 빼고는 모두들 환단을 먹었던 것이다.

환단의 효과는 놀라웠다. 모두들 10년에서 20년 동안 수련을 해야 얻을 수 있는 내공을 얻은 것이다.

그랬기에 마두들은 새로 얻은 내공을 사용하며 좋아했다.

원래 마공은 내공이 쌓이는 속도가 엄청날 정도지만 영약을 먹는 다면 그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좋아. 그럼 공주를 죽이고 그 증거를 가져간다면 약속한 나머지 것들도 주겠군.”

마교가 약속한 것은 마교에서의 직위와 상금이다.

이미 얻은 것만 해도 엄청났지만, 마두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랬기에 마교에서 약속한 것들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크크크, 어차피 상대방은 병사뿐이다. 호위무사들 중에 절정고수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영약을 먹어서 인지 마두들은 자신감이 대단했다.

그리고 영약을 먹지 않은 자들도 미소를 지었는데 크게 다쳤을 때 영약을 먹으면 죽을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랬기에 여벌의 목숨을 가진 것과 같았다.

마두들은 이미 공주를 처지한 것마냥 들떠 있었다. 그들은 새롭게 얻은 힘을 써보고 싶었다.

신병이기와 새로 얻은 무공을 써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번 일이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 볼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다.

더구나 힘을 숭배하는 마교의 지시다. 마교가 거짓말을 할 리도 없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가 부대가 혼란스러워질 때 공격하면 된다.

“그런데 호위하는 자들이 얼마나 되지?”

“몇 만은 돼 보이는데?”

“그래? 흐흐흐 이번에 새로 얻은 힘을 시험해 보기 딱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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