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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76화 (276/398)

276편 - 9권 마인

지금 전력은 자객들을 상대하는데 몰린 상태였다.

그리고 자객들이 절정급 무공을 펼쳤기에 무사들 중에서 고수라 할만한 자들은 대부분 이쪽으로 몰렸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병사들중 고수의 수준인 자는 병사들의 지휘자인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에 공격을 당한 병사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지휘자가 없는 병사들은 적들을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순식간에 뚫렸던 것이다.

장수는 적들이 오는 방향을 살폈다.

'이런 마기구나.'

마기를 뿜어내는 자들은 마인밖에 없었다. 결국 혈교가 마인들까지 불러 온 것이다.

혈교의 준비성은 철저했다. 그들은 자신의 진짜 힘은 여태껏 보여주지도 않았던 것이었다.

장수 역시 의외의 적들이 나타날 줄 예상은 했지만 마인이 등장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아마 전부터 작업을 해둔 마인들을 이번 전쟁에 부른 듯했다.

"크아아악"

마인들이 마공을 펼치자 순식간에 지옥도가 펼쳐졌다.

사방으로 피와 살점이 날라 다녔고 바닥은 핏물로 흥건했다.

원래 마인이란 마공을 익히면서 자제심과 인내력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랬기에 쉽게 인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더구나 마인들의 숫자도 상당했기에 제대로 통솔도 되지 않는 병사들 따위는 애초에 마인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마인들이 빠르게 달려오자 구파일방의 절정고수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녀석들을 막아라.”

더 이상 마교의 습격은 생각할 것도 없었다.

지금 구파일방의 가진 전력으로는 마인들을 막아내는 것도 힘들었던 것이다. 마인들의 숫자는 매우 많았고 병사들을 향해 펼치는 무공만 보더라도 구파일방의 남은 절정고수들로 막을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이런 큰일이구나.’

장수 역시 지금 상황이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장수의 신형은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삽시간에 무사들과 싸우고 있던 자객들 사이로 스며들었고 너무도 빠르게 손바닥을 펼쳤다.

양손으로 두 명의 자객을 쳤는데 마치 하나에서 난 듯한 소리가 났다. 그와 함께 자객은 그대로 쓰러졌다.

무사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절정의 자객이 한 수에 쓰러진 모습은 확실히 이상해보였다.

그러나 장수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자객들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

지금은 일단 제일 먼저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그랬기에 다소 실력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죽어라!"

눈이 붉게 물든 자객이 장수를 향해 검기가 깃든 검으로 빠르게 휘둘렀다.

그 순간 장수의 왼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객의 왼쪽 손목을 잡아챘다. 그리고 그대로 옆에서 무림맹 고수와 무공을 겨루는 자객의 배를 향했다.

장수는 그저 원을 그리듯이 손을 움직일 뿐이었다.

그는 왼쪽 발을 슬쩍 움직여 좌측의 자객 한명을 거꾸러트렸다.

그 순간 장수의 왼손이 자객의 뒷머리를 살짝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손바닥에서 펼쳐진 기운이 자객의 머릿속을 통과해 버린 것이다.

장수가 삽시간에 자객들을 처치하였지만 크게 관심을 받지 않았다. 새로 나타난 마인들의 기세가 워낙 강했기에 장수의 활약이 묻힌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자객들을 상대하는데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듯 하자 무림맹의 무사들과 구파일방의 고수들은 그대로 마인들을 향해 달려갔다.

누가 보더라도 자객들보다 마인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인들이 내뿜는 마기는 실로 강렬한 것이기에 정파의 무사들은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자극을 받는 것은 내공이 심오할수록 더욱 강렬했다.

이미 마인들과 정파의 무인들은 일대 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반대로 이쪽에서는 자객들을 상대하는게 훨씬 버거워 지기 시작했다. 이미 주효한 병력들은 대부분 떠난 상태였기에 몇 안 남은 자객들이 활개를 쳤던 것이다.

“죽어라!”

거추장스러웠던 고수들과 절정고수들이 빠지자 자객들은 마치 제세상을 만난 양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만큼 병사들의 피해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저들의 상태가 이상한데?'

장수는 자객들의 상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원래 제대로 된 자객들은 감정 기복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명령에만 충실하고 다른 일에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인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소리였다. 그런데 눈앞의 자객들은 마치 광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살육을 했고 어떤 목적을 가지지도 않은듯했다.

이들은 자신들 마음대로 움직였던 것이다.

‘아……. 이들은 실패작이구나.’

전생의 기억 덕분에 장수는 혈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흔히 혈교에서 말하는 실패작에 대한 정보 또한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자객이 되기위한 작업을 하다 망친 자들은 실패작이라 부르며 폐기처분을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눈앞의 자객들의 존재는 충분히 그들, 실패작으로 보였다.

‘실패작이라면 자살을 하지 않을텐데?’

자살은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랬기에 자살을 할수 있는 자객과 그렇지 못한 자객은 중요도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분명 눈앞의 자객들은 자살에 대한 교육도 실패했을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아예 자살에 대한 교육도 받지 않았을수도 있었다.

‘좀만 빨리 알았어야 했는데…….’

실패작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좀 더 편히 상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자객은 죽여야지만 제압이 가능했지만 실패작은 점혈을 하는 것만으로도 제압이 가능했다.

그리고 잘만 하면 제정신으로 돌리거나 혈교라는 증거를 알아 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장수는 빠르게 움직이더니 난리를 치는 자객 하나를 빠르게 혈도를 짚어 제압을 했다.

제압을 하는게 죽이는 것보다 좀더 어려운 일이였다.

하지만 장수와 자객의 수준차이가 워낙 많이 났기에 장수의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장수는 제압을 끝내자 곧바로 옆에 있던 병사에게 자객을 맡겼다.

“포로니까 잡아 두십시요.”

장수의 말에 병사는 얼떨결에 자객을 건네받았다. 그러더니 그는 급하게 자객을 데리고 어딘가로 향했다.

‘이걸로 혈교라는게 밝혀지면 좋겠는데…….’

운이 좋아 제정신을 차려 혈교가 음모자라는 것을 알릴 수만 있더라도 혈교로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자객이 제정신을 차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자들도 제압을 하자.’

포로는 많을수록 좋았다. 계산이 빠른 만큼 장수의 움직임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명의 포로를 더 만들었을 즈음 그의 주변에서 거대한 폭음이 울러 퍼졌다.

지축이 흔들리는 듯한 진동과 함께 엄청난 고음이 장수의 귓청을 때렸다.

장수는 순간적으로 귀를 손바닥으로 틀어막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 흔들린 귀가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주변에 있던 병사들 중에 귀에서 피를 흘리는 병사들이 많았다. 이번 공격으로 귀를 심하게 다친 것이다.

하지만 폭발이 일어난 곳은 더욱 큰 피해가 생겼다.

무림맹과 구파일방의 고수들이 있는 곳에 폭발이 일어났기에 많은 무사들이 시체도 남지 못하고 그대로 가루가 되었고 남은 자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다. 확실히 이번 폭발로 무림맹의 전력이 급감한 것이다.

‘젠장…….’

장수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전력이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혈교의 다른 숨겨진 수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겨우 두 번의 공격에 전력이 상당부분을 잃어버린 것이다.

‘너무 시간을 끌었구나.’

실제로 자객에 대한 의구심이 풀리자 장수가 너무 자객에 얽매였다. 하긴 무림맹의 절정고수들과 고수들이 마인들을 막았으니 어느 정도 시간 여유도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틀렸다. 설마 마인들이 폭탄을 사용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대체 무슨 폭탄이지?'

장수는 순간적으로 벽력탄을 생각했다. 벽력탄이야 말로 무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폭탄이다.

하지만 벽력탄은 이정도의 위력이 없었다. 그리고 마인들이 사용할 정도로 구하기 쉬운 물건 또한 아니다.

흑멸폭(黑滅爆)포멸구(包滅球)벽력전(霹靂箭)뇌화신주(雷火神珠)탄천뢰(呑天雷)화뢰신탄(火雷神彈)화린탄(火燐彈)

장수의 머릿속에는 순간적으로 여러 개의 폭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터진 폭탄과 비슷한 것은 없는 듯했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벌어진 일을 해결하는 것이지 그 외에는 신경쓸 일이 아니었다.

장수는 급하게 폭탄이 터진 곳으로 달려갔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무서울 정도였다.

원래의 전력이 있다고 해도 막기 힘들었을 텐데 전력이 반도 안남은 상태이니 마인들을 막아내기 힘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정파의 무사들은 지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었고 넋을 놓고 있는 자들도 상당 수 있었으며 심한 부상으로 쓰러진 자들도 많았다. 물론 그런 자들을 마인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베어내고 있었.

“꺼져라.”

마인이 휘두르는 검이나 도에 정파의 무사들이 속절없이 몸이 두 동강 나버렸다. 아무리 강한 무공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외의 폭발에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장수는 서둘러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 상황을 파악해야 했던 것이다.

다행이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물러난 자들도 있었고 내공을 이용해 폭발을 몸으로 막아낸 자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마인들이 계속해서 공격하는 상황 이였기에 어떻게든 저들을 구해 내야 했다.

“멈춰라!”

장수는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마인들을 향해 태극권을 펼쳤다.

장수로서도 다급한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정파의 무사들이 정신을 차려야 전력이 되는 것이다. 지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허무하게 마인들에게 죽어가고 있었지만 정신을 차릴 시간만 만들어 낸다면 어느정도 전력이 되어 줄 것이다.

장수가 등장하자 마인들은 코웃음을 지었다.

"이건 또 뭐야?"

장수는 일부러 병사들이 입는 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정파의 무사들은 장수를 절정의 경지에 이른 낭인으로 생각하는 듯했지만 마인이 볼 때는 영락없는 병사로 보였을 것이다.

“꺼져!”

마인은 들고 있던 검으로 장수를 향해 휘둘렀다. 장수를 우습게보고 휘두른 것이기에 그 검에 막강한 검기나 내공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수는 검이 휘둘러지자 몸을 그대로 굽혔다. 그리고 검이 자신의 몸을 지나가기 무섭게 마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급하게 장력을 펼쳤다.

마인은 그대로 몸이 공중에 떴다. 그리고 놀란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 쳐버렸다.

“뭐, 뭐야?”

누가 보기에도 장수의 무공은 특출나 보였다. 더구나 장수가 펼친 장력이 내가중수법이라는 것은 안목이 있는 자라면 쉽게 눈치 챘을 것이다.

장수가 무리해서 무공을 펼친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지금 장수에게 이목이 집중되지 못한다면 나머지 정파의 무사들은 모두 전멸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것은 정말 의미 없는 죽음일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로서도 무리해서 전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보다 안 좋은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

장수는 전생에 불리한 전장에 뛰어든 적이 많았다.

그리고 자객으로서 적지에 뛰어 들면 모두가 적인 경우가 많았기에 불리한 상황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 기억이 있었기에 이정도 라면 딱히 어려운 상대도 아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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