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279화 (279/398)

279편 - 천뇌

장풍이 노리는 것은 정확하게 마인이 쥐고 있는 천뇌 바로 그 자체였다. 격발이 되기 전에 마인의 손에서 터트리는 것이 장수가 생각한 해결방법이다.

“으, 응?”

마인은 순식간에 자신이 쥐고 있는 천뇌에 날아든 장풍에 놀라 기겁했다. 그는 반사적으로 천뇌를 던지려 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헉!”

쿠아아아앙!

엄청난 폭음이 사방으로 퍼졌다. 그와 함께 육편 조각이 사방으로 터지고 시뻘건 혈향이 대기를 가득 매웠다.

확실히 이전에 터진 천뇌보다도 강한 충격이었다. 아무레도 장수의 장풍이 충격을 더욱 강화시킨 듯 보였다.

장수는 아까의 기억을 떠올리며 장풍을 쓰자마자 귀를 막고 그대로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지만 거대한 진동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장수는 약간의 내상과 외상을 입은 정도였지만 다른 마인들에 비하면 약과였다.

주위에 있던 마인들은 상당수가 폭발의 위력이 말려 들어 크게 다치거나 죽고 말았다.

적어도 삼분지일은 완전히 죽었으며 나머지도 상당히 타격을 입게 되었다.

정파 무인들의 피해도 상당한 편이었다. 다행히 폭발의 범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애초에 내공의 양이 마인들보다 약한 탓에 쉽게 전투불능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전세는 정파 무인들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초……초절정 고수다…….”

“저런 장풍을 쓸수 있는 것은 초절정고수라고 해도 불가능이야. 화경의 고수다.”

정사마를 막론하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순간적으로 동요하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럴만도 한 것이 장수가 펼친 장풍을 본 자는 누구라도 장수의 무위를 오해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 무림인중 장풍을 쓸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자들은 대부분 장법보다는 다른 무공, 즉 검이나 도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초에 금속에 육신으로 대항하는 일 자체가 드물었으며, 장법과 같이 많은 내공이 필요한 무공을 익히는 경우도 또한 드물었다.

더군다나 장풍 자체도 상당한 깨달음을 요하는 무학. 그야말로 장풍을 쓴다는 것은 초절정이라 하여도 힘든 일이었다.

또한 장풍은 익히기는 매우 힘든데 반해 위력은 그렇게 썩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비효율의 극치인 셈이다.

상당히 오랜기간 강호에는 권법과 함께 장법의 인기가 사그라 들어 있었다.

오히려 무림에서의 인식이 그랬기에 만약 장풍을 쓰는 자가 나타난 다면 그 경지를 매우 높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더구나 보통의 장풍은 두 걸음 정도 떨어진 상대를 가격하는 것도 파괴력이 약했다.

거기다 내공 소모도 많았고 그만큼 집중을 해야 했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검기를 펼쳐 검법을 펼치는게 더 위력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장수의 장풍은 열 보는 넘는 거리를 격하고 날아갔다. 거기다 속도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고 심지어 백룡의 형태로 유형화 되어 있었다.

모든 이들의 눈에는 장수가 근래에 보기 드문 장법고수를 본 셈이었다.

그들 모두, 장수가 혹시 화경의 경지에 오른 고수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화경의 고수는 초절정고수들이 연합을 해서 상대해야 겨우 맞상대를 할 수 있다.

그것도 정면대결을 펼쳐줘야 가능한 일이였지 화경의 고수가 멀리서 치고 빠지는 식으로 공격을 한다면 아무리 많은 초절정고수라고 해도 언젠가는 화경의 고수에게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다.

“말도 안 돼. 화경의 고수라니.”

말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들이 직접 눈으로 봤다. 그랬기에 장수의 경지를 너무 높게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수 역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방금 펼친 장법은 전생의 장수가 흑룡장을 전력으로 펼쳐야 가능할까 말까한 것이었다.

아니 극성의 흑룡장이라고 해도 저 정도의 위력은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장수의 의지와 몸속의 선천지기 그리고 초절정 고수로서의 심득과 깨달음 거기다 최강이라 불리는 번천장과 흑룡장, 이 모든 것이 절묘한 조화로 이뤄진 결과다.

장수로서는 펼치고 싶어도 펼칠 수조차 없는 궁극의 무학이다.

아니, 장수 역시 어떻게 된 건지 스스로 되묻고 싶을 지경이다.

어찌되었든 지금 상황도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무림맹의 무사들이나 구파일방의 고수들은 대부분 부상을 입은 상태였기에 지금의 혼란을 살릴 수가 없었다.

아니, 이렇게 천뇌가 마인 무리에서 터졌기에 전세가 어느 정도 맞춰질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확실히 혈교의 준비는 철저했고 정확했다. 무림맹과 황실의 무사들을 상대하기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의 전력을 이용했던 것이다.

단지 그들의 간계에는 장수라는 변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그때 무림맹의 무사 한명이 외쳤다.

“아까 그 폭탄은 더이상 없을 것이다. 그러니 황실의 무사들에 붙어라.”

방금 전까지는 천뇌 때문에 황실의 고수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하지만 천뇌 같은 폭탄을 몇개씩이나 가지고 있을리 없었다. 사실 천뇌를 만들기 위해 소모되는 자원의 양은 엄청날 것이 뻔했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두개가 최선이었을 것이다.

사실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방금전의 폭발에 연쇄적으로 폭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개량되고 개발된 폭탄이라도 저정도의 위력에 휘말리게 되면 연쇄적으로 폭발하기 마련이다.

정파의 무인들은 모두 그 말에 수긍이 가는지 점차 기세를 찾기 시작했다.

이제야 말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황실 고수중 한명이 초를 치는 소리를 외쳤다.

"너무 붙지 마십시오. 거리를 유지해 주십시오."

무림맹의 고수들 사이로 간세가 숨어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황실의 고수들은 체계에 맞게 무림맹의 고수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뭐라고? 지금 당신들을 위해 이 정도나 희생을 치렀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희생을 거쳐 공주를 지키고 있는데 만약 실수로라도 공주님께 해가 끼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들 또한 황실의 고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주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진형에 틈을 만들 수는 없었다.

황실 고수의 말에 무림맹 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알았소.”

말다툼 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적에 맞서 싸워야 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황실의 고수와 조금 떨어져서 싸울 준비를 했다.

그사이에 마인들은 정신을 차린듯 했다.

“저 녀석이 환각을 보여준 것이야. 말도 안 돼. 그 정도 실력이라면 벌써 우리 모두를 죽였을 것이야.”

“맞아. 화경의 고수가 새로 나타났을 리가 없어. 만약 나타났다면 소문이 났을 거야. 그리고 방금 전 폭발은 환각에 놀라서 떨어트린 것에 불과해.”

마인들은 장수가 화경의 고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긴 화경의 고수라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화경의 고수라고 스스로 인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랬기에 환상이라고 말을 한 것이다.

“그래 맞아 녀석은 화경의 고수가 아니야.”

“그래. 우리 전력이라면 화경의 고수라 해도 충분히 싸울 수 있어. 그러니 애초에 저런 장난감으로 승리를 하려고 했던 거 자체가 웃긴 일이야.”

마인들 중 몇 은 천뇌가 문제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긴 천뇌 덕분에 큰 피해를 입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다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막상 장수와 싸우려 하는 마인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장수를 피해 공주가 있는 마차 쪽으로 달려들었다.

“공주를 죽이기만 하면 되. 그러니 녀석은 상대하지 말고 공주를 죽이는데 전력을 다해라.”

마인들은 황실과 무림맹의 고수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몰랐다.

단순히 병사들 수준이라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핵심 무력인 무림맹의 고수들이 크게 다친 상태였기에 마인들은 이번 일은 쉽게 해결이 날거라 생각을 한 것이다.

상당한 고수가 한 두명 있었지만 그 정도는 그들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공주를 납치하는 것도 아니고 죽이는 임무였으며 그정도는 고수 한 두명을 피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인들은 황실과 무림맹의 고수들을 상대로 무기를 휘두르면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왜 이렇게 강해?”

“말도 안돼. 이들이 일반 병사라는 말인가?”

마인들 중에는 황실의 사정을 모르는 자들이 많았다. 그랬기에 황실에도 절정고수나 초절정고수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사실 관리의 옷을 입은 자가 검기를 사용하니 황당할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상대를 했던 무림맹의 고수들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애초에 마인들은 상대를 너무 쉽게 보고 있었다.

천뇌가 터진 상황이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무림맹의 고수들을 학살했기에 무림맹의 고수들이 강하다고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정식으로 손을 교환하니 무림맹의 고수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말도 안 돼."

"왜 이렇게 고수들이 많아."

게다가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의 효과가 떨어져 약해져만 갔었고 정종의 심법을 익힌 무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인들은 원래 우월한 전력으로 단숨에 공주를 죽일려고 생각했지 대등한 전력으로 무림맹과 황실의 고수들을 상대할 생각따윈 추호도 없었다.

대등하다는 것은 반대로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오히려 마인들은 이기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도망치고자 한다.

그랬기에 마인들로서는 도망칠 생각을 가진 자들도 있었던 것이다.

의심이 많은 마인들은 처음에 자객들이 공격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예 이번 일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자객들이 틈을 만들었기에 달려든 거지 그렇지 않다면 왜 싸워야 하는가?

공주를 죽여 상금을 받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목숨이였다. 목숨을 담보로까지 하여 은자를 얻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결국 마인들 중 일부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기회를 봐서 도망을 치려는 속셈이었다.

장수 역시 시간을 끄는 상황이었다.

사실 장수는 무적이 아니다.

이미 내공소모도 많았고 체력도 소모가 많이 되었던 것이다. 마음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운기조식을 취하고 싶었지만 그럴수 있는 사정이 아니었다.

언제 또 적이 나타날지 몰랐기에 대충 싸우면서 몸 상태를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다행이 장수의 몸속에는 두개의 심법이 자연스럽게 운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두 심법이 바로 전진심법과 선천기공이다.

내로라하는 절세의 비학과 비견되는 두 심공이 조화가 되어 있으니 장수의 내공은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다.

물론 이미 소모된 내공과 내상이 있지만 모두 치료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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