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편 - 흡성대법을 쓰는 뚱보
장수는 전생에서 마인으로서의 생활을 한 덕분에 자신을 맞상대하는 마인들이 심리를 어느 정도 꾀고 있었다..
아마 마인들은 상황을 봐서 도망을 치려고 생각을 할 것이다.
생존에 대한 집착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강한 것이 바로 마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본래 무림맹이나 황실의 전력이 마인들보다 좀 더 강했다.
이제껏 혈교의 간계로 인해 무림맹과 황실의 무사들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지, 모두 정정당당하게 싸움을 붙었다면 상대따위는 되지 않으리라.
또한 마인들은 천뇌로 인한 피해로 인해 기세가 꺼진 상태이다. 이미 전력은 비슷했지만
그리고 한번 도망가면 더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혈단을 복용한 이상 더이상 산 목숨이 아니였다. 거기다 지속적으로 내공을 소모하고 있었고 천뇌에 의한 피해를 입었으니 조금 있으면 조짐이 있을 것이다. 조짐이 있으면 그들도 속은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이다.
마인들 역시 적극적으로 장수를 공격하지 않았다. 아까전의 무위를 본 상황에서 공격을 할수 없었던 것이다. 환상이든 환각이든 중요한건 장수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였다. 그랬기에 마인들은 장수를 상대하기 보다는 정파와 황실의 고수들을 상대하기에 여념이 없었떤 것이다.
마인들은 계속 싸우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후퇴한다."
이상황에서는 전멸이었다. 황실과 정파의 고수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고 아까 병사의 복장을 한 장풍을 쓴 고수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던 것이다.
그리고 천뇌에 의한 충격 덕분인지 내상을 입은듯 몸이 안좋아 졌던 것이다.
마인의 말에 다른 마인들도 동의를 했다. 괜히 이곳에서 목숨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때 마인중 한명이 괴음을 냈다.
"크아아아악"
괴음과 함께 눈앞에 보이는 모든 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사들뿐만 아니라 아군인 마인들까지 공격했던 것이다.
"이런……광인이 되었군."
마인들 중에는 마기가 뇌수로 미쳐 광인이 되는 자가 있었다. 사실 흔한 광견은 아니었지만 가끔 일어나는 일이였기에 마인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비참한 일이였고 마공을 익힌 마인들의 숙명이나 마찬가지인 일이였다.
광인은 무공의 정도에 따라 발작이 일어나는데 내공을 모두 소모해 죽을때까지 광기를 유지했던 것이다.
"오히려 잘됐어. 후퇴하자."
어차피 모두 후퇴할 수는 없다.
어쨌든 희생양이 필요했다.
그랬기에 마인들은 미련 없이 후퇴 하려했다. 그때 병사들이 다급한 비명을 질렀다.
"적이다!"
다시 적들이 쳐들어 온 것이다.
무사들은 아쉬워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마인들이 후퇴를 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다시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마인들이 다시 전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습격이 다시 이루어지자 마인들이 표정이 밝아졌다. 상황을 보면 되는 것이었다.
"좀 더 물러난 후 상황을 지켜보자."
공주가 있는 마차에서만 물러나면 되었다. 설마 정파와 황실의 고수들이 공주를 버리고 자신을 공격하러 올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마인들은 천천히 물러났다. 그리고 습격자들이 모습을 들어냈다.
장수로서도 시간을 끄는 편이 더 나은 상황이다.
마인들은 지금 자신들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차피 하루살이 같은 인생. 시간이 조금 지나면 도태될 운명이다.
이제 그에 중요한 것은 새롭게 나타난 적이다.
새로 나타난 자들은 특이한 조합이었는데, 앞서 모습을 드러낸 자객들이 한 대의 마차를 보호하면서 오고 있었다.
그런데 마차에서는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장수는 마차를 보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익숙한 반응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기운이었다.
실로 강대하면서 무서운 기운.
그리고 장수의 온몸을 공포로 물들이는 기운이었다.
그뿐 아니라 마차 밖에서까지 느껴질 정도의 사기라, 엄청난 한기라 할 수 있었다.
‘대체 뭐지?’
장수는 혈교의 다음 수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
천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이번에는 무슨 수를 쓸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혈교의 공격도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데 있었다.
그리고 매우 강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사들이 자객들을 막아섰지만 금세 뚫렸다. 이번이 세 번째 공격이었다.
그 때문에 웬만한 지휘자들은 전멸을 한 상태였다. 아직도 처음에 공격을 한 자객들이 남아 있었고, 마인들도 한쪽에서 병사들을 심심풀이로 죽이고 있었다.
자객들을 막아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차는 황실과 무림의 고수들이 있는 바로 앞까지 와서 멈추어 섰다.
장수는 인상을 쓰며 무엇이 나올지 쳐다보았다. 최악으로는 강시였다.
혈교의 강시는 그 위력이 무서울 정도였기에 이번에 나오면 이곳에 있는 자들은 대부분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정도 사기를 내뿜을 정도라면 위력도 상당할 거 같았다.
그랬기에 방심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나타난 자는 매우 뚱뚱했다.
마치 살을 빼기 전의 장수와 같았다.
왠지 굉장한 녀석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가 엉뚱한 녀석이 나왔음을 보고 실망한 녀석들도 있었다.
하지만 장수는 겁이 났다.
저런 자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흡성대법이다.’
흡성대법을 한계까지 흡수한 자들의 체형이 저러했다.
장수 역시 스승인 유운을 암살하려고 했을 때 살이 쪘던 것이다.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다.
그것만 봐도 저자의 폭발력이 얼마나 셀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최악이라면 도시 하나의 규모가 폭발의 범위에 든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자들을 흡수해야 저 정도로 뚱뚱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천뇌 수십 발이 터진 것보다 더한 위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지?’
장수로서는 녀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일이었다.
보통의 방법으로는 녀석을 제거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살려서 이동시켜야 했다.
하지만 혈교는 피리 소리로 폭발시키기에 그 방법도 소용이 없었다.
‘공주를 빼돌려서 도망쳐야겠다.’
마지막 방법을 써야 했다.
공주를 데리고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그 방법 외에는 공주를 살릴 수가 없었다.
어차피 흡성대법으로 괴물이 된 저 녀석이 터지면 이 근방의 모든 자들은 죽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증인은 물론, 증거도 몽땅 사라질 게 뻔했다.
‘얼마나 강력한 위력일까?’
장수는 직접 터지는 광경을 보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죽기 전에 터졌을 거라고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터졌을 때의 위력을 몰라, 감히 예측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몸속의 공력을 본다면 웬만한 산 하나는 통째로 날려버릴 것이 분명했다.
장수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무림맹의 고수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뚱뚱한 자를 바라보았다.
“저건 뭐야?”
마교의 마인이고 등장부터가 심상치 않았지만, 생긴 것은 돼지이다.
전혀 강해보이지가 않았다.
뚱뚱한 자는 나타나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더니 침을 질질 흘렸다.
“크흐흐흐흐.”
그는 실실 웃더니 순간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뒤로 물러나던 자객 두 명이 순식간에 그의 양손에 잡혀 버렸다.
“뭐…… 뭐지?”
모두 뚱뚱한 자와 자객이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기에, 뚱보의 예상외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왜 도망가는 아군을 손으로 잡았단 말인가?”
“히~”
뚱보는 히죽 웃더니 두 명의 자객을 그대로 들었다.
그 순간 그의 팔에서 힘줄이 돋아나면서 자객의 몸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자객의 몸은 마치 방금 몸통에서 분리해 낸 가죽처럼 변했다. 그대로 뚱보의 팔에 흡수가 된 것이다.
삽시간에 날렵한 몸매를 가졌던 자객 두 명은 가죽만 남은 채로 바닥에 팽개쳐졌다.
“크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