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편 - 뚱보의 무위
호신강기는 상대방의 기에 자신의 기운이 저절로 반응해 강기를 형성하는 것으로 그 정도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강기 사용이 자유로운 화경의 고수는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뚱보는 몸속의 엄청난 내공을 이용해 호신강기보다는 약하지만 그와 유사한 호신기를 몸속에 펼친 것이라 할수 있었다.
'번천장을 사용할까?'
장수로서는 왠만한 공격이 뚱보에게 통할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번천장을 사용하는 것은 예외의 일이었다.
번천장의 위력은 작은 언덕은 날릴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가졌기에 뚱보를 향해 사용하는데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만약 번천장에 맞고 뚱보가 터지기라도 한다면 장수로서는 피할 시간도 없을 것이 뻔 했다.
'우선은 시간을 들여 상대하자 그렇게 사지를 못쓰게 하면서 시간을 끌어 보자.'
이기는게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폭발을 시키지 않을지가 문제였던 것이다.
사실 저런 괴물같은 뚱보를 상대로 이기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지만, 폭발할 것을 염려해야 하니 장수로서는 고민이 이만 저만도 아니었다.
장수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뚱보를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 손바닥에 내공을 모은후 장풍을 발사했다.
펑!
엄청난 폭음이 들렸다.
그와 함께 뚱보는 두걸음 물러났다.
'이런 겨우 네걸음 밖에 물러나지 않다니…….'
제법 많은 내공을 실어 뚱보에게 장풍을 쏘았다.
그랬기에 뚱보에게 상당한 피해를 줄줄 알았는데 그런데 겨우 두걸음만 물러나게 할 줄이야!
이것은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장풍은 안 되겠구나.'
장풍은 장력에 비해서 내공소모가 많은 대신에 위력이 좀더 약하다.
아무래도 멀리있는 적에게 가면서 기운 자체가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원거리에서 적을 상대할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에 장수가 장풍을 사용한 것이다.
'장력 위주로 상대해야 겠다.'
같은 내공을 사용하면 적이 가까이에서 사용하는 장력이 위력이 더강한 것은 당연한 이치.
뚱보는 인상을 쓰더니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팔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조심해!"
누군가가 장수를 향해 소리쳤다.
뚱보가 너무 강했기에 주의를 준 것이다.
장수 역시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뚱보에게 한방 맞으면 아무리 장수라 해도 큰 부상을 입을 것이다.
장수는 좌측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뚱보에게 장력을 펼쳤다.
쾅!
장수의 손이 닿자마자 장력이 장수의 손을 통해 방출이 되었고 뚱보의 몸에 닿자마자 거대한 폭음이 사방으로 터졌다. 그와 함께 장수는 두걸음이나 물러났다.
"뭐, 뭐야?"
장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금 장수가 펼친 것은 보통의 장력이 아니다. 장력을 내가중수법에 의하여 때려 박은 것이었다.
내가중수법은 상대방의 몸속으로 내공이 파고들어 내장을 흔들어 놓는 무공이다.
그랬기에 외부에서 충격을 받는 게 아니라 내부로 충격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장력이 폭발을 했다.
더구나 그것 뿐이 아니다.
폭발력은 장수가 보낸 위력이 몇배에 해당하는 위력이었다.
즉 장수가 쏟아낸 장력보다 몇배나 되는 위력으로 충격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수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아니 이런 것은 듣기는 들었다.
화경의 고수는 상대방의 공력을 되돌릴수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것을 반탄강기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장수가 당하자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호신강기에 반탄강기라니 어이가 없구나.'
호신강기 처럼 뚱보가 사용하는 반탄강기는 강기 정도는 아니고 반탄기 라고 불려야 했다.
화경의 고수가 사용하는 반탄강기는 그만한 깨달음과 정순한 공력이 있기에 상대방의 공력을 적은 공력으로 되돌릴수 있지만 뚱보가 하는 것은 몸속에 가득찬 공력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배로 보내주는 것으로 공력소모가 무식할정도로 많아서 실전에서는 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마교의 초절정고수들이라고 해도 이정도로 무식한 수법은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괴물은 몸속에 공력이 얼마나 많은지 보통사람은 쓸수도 없는 전설상의 무공을 아무렇지도 않게 펼쳤치고 있었다.
장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시간도 없이 시간차 없이 휘둘러 지는 뚱보의 공격을 정신없이 피해내야만 했다.
뚱보의 공격은 매우 빨랐다.
멀리서 지켜 볼 때에는 피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상대를 해보니 쉬운일이 아니었다.
피하는 거 뿐만 아니라, 공격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는다.
장력을 펼치면 뚱보와 장수가 같이 피해를 입는다.
아니 장수의 피해가 더 심했다.
그런데 뚱보는 거의 피해를 입지 않으니 같은 방법을 쓴다면 장수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장풍 밖에는 없구나.'
반탄강기와 유사한 것을 쓰니 장수로서는 원거리에서 펼치는 장풍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장력을 썼다가는 반탄기에 의해서 자기 자신이 내상을 입을 것이 뻔했다.
더구나 방금 전 장력을 펼치며 뚱보의 몸을 손바닥으로 가격했는데 마치 철판을 치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장수는 뚱보의 공격을 빠르게 피해내면서 장풍을 펼쳤다.
펑!
장풍은 뚱보의 가슴을 가격했다.
그러자 뚱보가 다시 두걸음 물러났다.
장풍이 효력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뚱보는 조금 물러 났을 뿐 그다지 고통 스러워 하는 기색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쉬원하다는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쐐엑!
뚱보는 장수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런데 그 움직임이 보통이 아니었다.
마치 경공술을 펼치는 것럼 움직이는데 장수라 해도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놓칠 정도였다.
퍽!
장수는 최대한 피해낼려고 했지만 뚱보의 손가락을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겨우 뚱보의 새끼손가락이 스쳤을 뿐이었지만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
장수는 피해를 입자마자 연속해서 장풍을 날렸다.
펑! 펑! 펑! 펑! 펑!
전생에서라면 이렇게 연속으로 장풍을 날릴 수 없었을 것이다.
장풍이라는게 아무리 초절정고수라 해도 쉽게 펼칠수 없는 무공이었기에 한번 장풍을 펼치면 다시 시간을 들여 내공을 진정시키고 팔부근의 혈도를 기운으로 보호시킨다음에 정해진 수순으로 운기를 해야 장풍을 시전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장풍을 시전하면서 혈도에 입는 피해가 막심했기에 다시 혈도를 진정시키는 운기를 짧은 시간이나마 해줘야 다시 장풍을 펼칠수 있었다.
하지만 장수는 유운이 가르쳐준 방법으로 장법을 배운덕분에 장풍을 발사해도 혈도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더구나 양의심법 덕분에 장풍을 발하면서 거의 시간차 없이 양손으로 장풍을 펼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공의 소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행이 장수의 몸속에는 내공이 충분했기에 장풍을 연속으로 펼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의 장풍으로 장수는 가진 내공을 거의 대부분 쓸수 밖에 없었다.
"허억허억."
순간적으로 장풍을 펼쳐서 인지 장수는 내공 뿐만 아니라 체력소모까지 하게 되었다.
장풍이 기본적으로 내공을 이용해 펼친다고 하지만 체력소모가 없는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마치 쓰러질 것 같은 피로를 느꼈다.
장수는 순간적으로 죽을 뻔 했다.
뚱보의 공격에 큰 상처를 입었던 것이다.
아무리 초절정고수라 해도 몸은 기본적으로 내가진기로만 보호할 수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강철보다 더 단단한 몸뚱이를 가진 뚱보의 공격이 닿는 순간 큰 상처를 입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모이 움츠러들었고 그 순간 뚱보가 다시 공격을 해 왔다.
장수는 그것을 막기 위해 연속으로 장풍을 펼쳐야 했다.
장풍을 쓸때는 딴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우선 사는 게 먼저였기에 뚱보가 폭발할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했다.
뚱보와 장수가 대결을 펼치는 것을 보던 다른 사람들 역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수가 장풍을 쓸줄 아는 초절정고수라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연속해서 장풍을 사용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장풍을 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고수다.
초절정고수라 해도 아무나 장풍을 쓰는게 아니었다.
기운을 몸 밖으로 내뿜는 것은 엄청날 정도의 내공과 깨달음 그리고 정순한 무공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니까.
그런데 저렇게 쉬지 않고 장풍을 펼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으며 무림에서 손꼽힐 강자라 할 수 있었다.
후우우.
그때 엄청난 충격 덕분에 사방으로 퍼진 흙먼지가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천천히 뚱보의 모습이 들어났다.
장수는 굳은 얼굴로 뚱보의 모습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장수로서는 어느 정도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자신이 펼친 장풍을 여러번 맞았기에 어느정도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흙먼지가 가라앉고 들어난 뚱보는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괴물처럼 무서운 표정을 지은 채 장수를 노려봤던 것이다.
"크아아아아"
뚱보는 장수를 향해 굉음을 내며 덮쳐 왔다.
아마 이번 공격으로 어느 정도 피해를 본듯 했다. 하지만 뚱보 괴물의 강함을 꺾을 정도는 아니었다.
장수는 뚱보의 상태를 보자마자 경공을 펼쳤다.
이 자리에 있어봐야 좋을 게 없었던 것이다.
'이런…….'
장수는 순간적으로 흠칫했다.
너무 위기의 순간이라 생각을 못했는데 오른쪽 종아리 부근이 아파왔다.
그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경공을 펼칠려고 하니 아파왔던 것이다.
방금 전 뚱보의 공격에 종아리가 다친 것이다.
장수는 보지 못했지만 장수의 다리는 날카로운 것에 뜯겨 져 나간 상태였다.
뚱보는 머리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몸은 막대한 내공을 바탕으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랬기에 손가락에 살짝 닿은 것만으로도 살이 뜯겨져 나간 것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이정도 상처만으로도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장수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전생에는 이보다 더한 위기도 여러차례 넘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