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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90화 (290/398)

290편 - 폭발하다

그랬기에 마기나 사기 그리고 정기나 현기를 구분할 수 있었지만 감당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뚱보가 그런 것을 파악할 능력을 가졌을 리 만무했다.

그랬기에 뚱보는 자신이 빨아들인 기운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상당한 양을 가져왔다는 것만으로도 좋아했다.

‘이제 되었다.’

장수는 제법 많은 내공을 뚱보에게서 가져왔다.

그 덕분에 놀랍게도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내공을 가진 뚱보와 어느 정도 비슷하게 내공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더구나 이번에 보낸 기운은 제법 많은 내공이었다. 그랬기에 일순간 공백이 생겼고 장수는 흡성대법의 묘리 중 흡수가 아닌 배출을 했다.

그 순간 자연스럽게 뚱보의 손과 장수의 손이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장수는 바닥을 미친 듯이 굴렀다.

조금이라도 뚱보에게서 멀어져야 했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흡성대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지막에 건넨 막강한 내공 덕분에 잠시 빈틈이 생겼고 그 틈을 이용해 흡성대법을 이용해 피할 수 있었다.

장수는 벗어나자마자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쉽게 일으킬 수 없었다. 장수의 몸은 현재 장수의 것이 아니었다. 몸속에는 이종의 진기라 할 수 있는 게 가득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종의 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속에 쌓인 공력은 그의 것이 아니라 그 누구의 것도 아닌 게 돼버린다.

더구나 최대한 배출을 했지만 아직도 장수의 몸에는 마기나 사기가 분명히 남아 있었다.

몸속에 구 할 이상이 현기에 가까운 기운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마기나 사기를 모두 없앨 수는 없었다.

그랬기에 몸속에 남은 마기를 없애는 것도 장수에게 주어진 과제 중의 하나였다.

장수는 급한 대로 빠르게 운기를 했다. 아직 전장인 상황에서 운기를 하는 것은 미친 짓이었지만 방법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장수는 빠르게 소주천을 한 다음 몸을 일으켰다.

“욱.”

장수는 일어나자마자 토혈을 했다. 환골탈태를 하면서 목구멍에 가득 찼던 것들을 뱉어낸 것이다. 대부분 죽은 피였기에 이상이 없었지만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은 장수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장수는 즉시 몸 상태를 살폈다.

몸 상태를 알아야 앞으로 움직일 방법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몸은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신체 능력은 오히려 좋아진 듯했다. 하지만 몸속 진기가 문제였다. 당장에라도 운기조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장수가 일어나는 동안 뚱보는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까지는 그나마 몸속에 현문의 기운 덕분에 붕괴가 되는 것을 버틸 수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보다 많은 양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버텨왔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선천지기나 현문의 기운 중 상당수를 장수에게 빼앗긴 상태였다.

그렇지만 양으로 따지면 장수가 전생에 폭발하기 직전일 때보다도 오히려 많은 내공을 가진 상태였다.

현문의 기운과 선천지기가 있다면 아무 문제도 없지만 지금은 버틸 수가 없었다.

더구나 뚱보의 몸을 자극시키는 피리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상당한 양의 내공이 빠져 나간 상태였지만 뚱보의 몸은 더욱 안 좋아졌다. 이마의 혈관이 두드러지게 부풀어 오르더니 전신의 혈도가 튀어 나왔다. 그리고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장수는 한눈에 뚱보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뚱보의 상태를 보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이제는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지금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온 것이다.

장수는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결과는 누구도 바꿀 수 없다.

유운 스승은 장수가 터질 때 그 충격을 홀로 받았지만 장수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랬기에 그가 달려간 곳은 공주가 있는 곳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황실의 초절정고수 두 명과 마인들이 박 터지게 싸우고 있었다.

황실의 초절정고수는 두 명이나 되었지만 한 명은 체력과 공력 소실이 심각했다.

더구나 한쪽 팔마저도 마인과의 격투 때문에 잃었기 때문에 전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다.

그랬기에 체력이 없는 자가 공주를 지키고 나머지 한 명이 마인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마인들은 체력과 내공을 거의 소실하지 않고 있었다.

거기다 초절정고수급인 자들의 숫자도 여럿이었고 절정급 마인들의 숫자도 이십여 명에 가까웠다.

그랬기에 승부의 향방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있었다.

황실의 초절정고수는 사력을 다해 싸웠고 마인들을 여유를 두고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마인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해야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은 이유는 마인들이 먹은 자혈단 때문이었다.

복용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방금 전 무림맹과 정파의 무사들을 상대로 내공을 사용했기에 점점 내공이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몇몇 마인들은 코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수는 정신없이 뛰면서 소리를 질렀다.

“폭발한다. 괴물이 지금 폭발하니 모두 도망쳐라!”

존칭을 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장수의 말에 따라 뚱보를 바라본 자들은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뚱보의 상태는 뭔가가 이상했다.

원래 뚱뚱했는데 거기에 더욱 뚱뚱해졌다. 더구나 혈관이 튀어나온 것이 당장에라도 이상하게 변화할 거 같았다.

“도…… 도망쳐!”

“당장 이곳에서 피해야 해.”

몇 명의 무림명숙들은 폭인에 대해서 들었다. 암살자로 온 자들이 터져 주위를 초토화시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무림의 명숙이라 할 만한 자들은 바로 상황을 알아차렸다.

뚱보는 그 자체로 엄청난 위력을 지닌 암살자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 폭탄이라는 점이었다. 그랬기에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피해야 했다.

뚱보가 터지면 그 위력이 얼마나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수는 미친 듯이 달리면서 가볍게 공주를 낚아챘다. 공주는 너무도 가벼워 마치 허수아비를 안은 듯한 느낌이 났다.

황실의 고수들 역시 상황을 짐작해서인지 미친 듯이 달려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마인들 역시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서인지 우선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목숨이 중요하지 돈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랬기에 우선은 장수와 함께 도망치기를 선택한 것이다.

뚱보 근처에 있던 자들은 대부분 도망치기 시작했다. 심각한 중상을 입은 자들은 동료가 업어서 대피시켰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자들은 기어서라도 전장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남은 것은 주위를 가득 채운 시체밖에 없었다.

뚱보의 눈은 마치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얼굴은 거대한 찐빵이 되었는데 너무 부풀어 올라서 마치 공기로 가득 채운 듯한 모습이었다.

더구나 살가죽 역시 심하게 팽창했는데 지금 당장에라도 터질 거 같은 모습이었다.

그 순간 뚱보는 의식을 차린 것처럼 보였다.

극심한 고통 속에 잠시 의식을 차린 것이다.

뚱보는 정신을 차린 상태에서 힘겹게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사…… 살려줘…… 주…… 죽기 싫어…….”

단한마디였다. 그리고 오랜 시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내뱉은 한마디였다. 그 말을 내뱉자마자 피부가 찢어졌다. 그와 함께 거대한 폭발과 함께 뚱보의 몸은 산산조각이 났다.

콰아아아앙

지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폭발의 위력은 상당했다.

사람들이 빠르게 대피하려고 달렸지만 폭발의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도망가던 사람들이 그대로 공중으로 날아가더니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쳤는데 살아남은 자들이 없었다.

놀랍게도 뚱보가 터진 위력은 벽력탄이나 천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천뇌의 위력도 엄청났지만 뚱보가 터진 위력은 천뇌의 열 배의 위력보다 더욱 강렬했다.

사방이 날아갔다. 그와 함께 주변이 전부 폐허가 되었다.

장수가 상당한 양의 기운을 빼앗았기에 망정이었지 원래대로의 위력이었다면 주변 정도가 아니라 이쪽 전체가 유성우라도 맞은 것처럼 움푹 파였을 것이다. 정말 상상을 초월한 위력이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죽어도 너무 많은 자들이 죽었다. 폭발과 함께 상당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도망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폭발의 위력은 상당했기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자들만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자들의 숫자는 처음 출발했을 때의 반도 채 되지 않았다.

만 명도 넘는 자들이 죽어간 것이다.

물론 폭발 때문에 전부 죽은 것은 아니다. 처음에 나타난 자객들과 그다음 마인들 때문에 죽은 자들도 제법 되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뚱보였다.

뚱보가 터지며 일정 반경 안에 있던 자들은 시체마저 남길 수 없었다.

사람들은 질린 표정으로 폭발 현장을 바라보았다. 봐도 봐도 너무한 일이었다. 일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로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넋을 놓고 폭발현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장수였다.

‘터졌구나.’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자신 역시 방금 같은 상황에서 몸이 터졌고 스승을 폐인으로 만들었었다. 그랬기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뚱보를 구할 생각도 못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결과적으로 망설이다 뚱보에게 붙잡혀 흡성대법을 당했지만 만약 자신이 먼저 나서서 뚱보를 치료하려고 했으면 마음이 좀 더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망설였고 결국 뚱보를 구하려는 시도는 하지 못했다.

‘나중에 이 일 역시 혈교에 복수해 주마.’

혈교만 생각하면 도저히 살려둘 수 없는 자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혈교의 놈들은 하나도 살려둘 수 없었다. 저렇게 사람 하나를 괴물로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가? 더구나 저런 괴물을 만들기 위해 희생당한 자들은 얼마나 많을지 장수로서는 짐작도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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