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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92화 (292/398)

292편 - 변화된 신체

마환객이 말과 함께 마인들이 장수를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젠장.’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더구나 무리한 환골탈태였기에 정신적인 피해가 엄청났다. 그랬기에 싸우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인들이 공격이 두 눈에 고스란히 보였다. 더구나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마인들이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마인들의 실력은 자객들보다 월등히 위였다. 더구나 세뇌를 받지 않았기에 가진바 무공을 고스란히 쓸 수 있었고 가진 내공도 훌륭했기에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더구나 이곳에 있는 자들은 최하 절정급 고수였다.

그랬기에 장수라 해도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원래라면 절정급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고 초절정급 고수를 상대로는 큰 상처를 주면서 버텨야 한다.

그런데 상황은 반대로였다. 가진바 내공도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쉽게 마인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절정급 고수들이 공격은 살짝 움직이면서 피해냈고 초절정급 고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조금 더 많이 움직이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장수는 피하면서 계속해서 공간을 점유했다. 그러면서 마인들이 모이지 않게 하기 위한 자리를 차지했다.

원래라면 생각을 하면서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었지만 장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환골탈태를 하면서 지나치게 뛰어나진 감각 덕분이었다.

‘몸이 왜 이러지?’

장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전생에서도 이 정도로 신체능력이 좋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늘어난 오감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몸이 너무 가벼웠다.

자신의 몸무게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마인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노는 것처럼 보였다.

장수는 왼손으로 가볍게 내공을 모았다.

그러자 내공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갔다. 바로 장풍이 발사된 것이다.

펑.

소리가 없이 나간 장풍을 고스란히 맞은 마인은 그대로 자빠졌다. 그리고 게거품을 물더니 고개를 돌아갔다.

단 한 방이었다. 위력이 크게 증강된 것이다. 하지만 장수를 놀라게 한 것은 위력이 아니었다. 공력소모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원래 장풍을 쓰면 공력 소실이 컸다. 혈도에 기운이 뭉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기운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게 거의 없었다. 덕분에 장풍을 쓰면서도 내공을 평상시의 반도 쓰지 않았다.

거기다 반발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유운 스승에게 장법을 배운 후로 장수는 반발력을 거의 느끼지 않았지만 그것도 전생에 비해서였다.

장풍을 쓰면 그만한 반발력을 느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그런 느낌이 없었다. 놀랍게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장풍을 시전한 것이다.

내공소모는 적게 들고 위력은 증강했으며 반발력도 없으니 장수로서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 설마 화경의 경지에 오른 것인가?’

장수는 잠시 생각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겨우 이정도로는 화경의 경지를 논하기는 힘들었다.

대충 전생의 유운스승의 경지에 육박했다 할 수는 있었다.

바로 초절정의 극을 말이다.

신체는 이번에 운이 좋아 초절정의 극에 도달했지만 아직 깨달음이나 정신은 부족했다.

그랬기에 화경을 논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누구를 상대하던 예전보다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순간 장수의 머리를 베어버릴 기세로 도가 휘둘러졌다.

마인 중 한명이 휘두른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위험을 느끼자마자 피해냈고 도는 장수의 머리카락 한 올마저 건드리지 못하고 그저 스쳐지나갔다.

‘휴…….’

한숨을 쉬는 순간 도끼와 창이 연속해서 날아왔다. 장수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바로 전까지의 장수였다면 이정도 공격을 피하기는 했겠지만 신체에 상처를 주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을 것이다.

공격은 여러 곳에서 이루어졌고 미세한 틈밖에 없었기에 피하려 해도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변화된 신체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피해 냈다. 더구나 장수의 왼손에는 공주가 안겨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주가 다치지 않게 보호하면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였지만 쉽게 해냈던 것이다.

장수가 마치 연체동물처럼 마인들의 공격을 피해내자 마인들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도저히 지금 상황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죽어라!"

마인들은 서로 어리둥절해 했지만 이내 다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으로서는 장수를 제압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인들은 자신들이 무기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검을 든 자들은 검기를, 도끼를 든 자들은 부기를, 그리고 도를 든 자들은 도기가 무기에 서렸다.

절정고수라 해도 검기를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없다.

전투 중에 잠시 동안 유지하는 게 전부다. 그리고 너무 무리해서 유지를 하면 공력이 고갈 될 수도 있었다.

십 여 개의 무기가 장수를 죽이기 위해 휘둘러졌다. 하지만 장수의 털끝하나 건드릴 수가 없었다.

지켜보던 자들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휘두른 공격에 장수가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다친 흔적이 없었다.

장수가 너무 자연스러우면서도 빠르게 움직였기에 잔상이 남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공격이 성공한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마인들은 뿔이 났다.

마치 그들이 농락당하는 듯한 기분이 든 것이다. 차라리 화끈하게 싸우다 지는 것이면 마인답게 결과에 승복할 수 있었지만 미꾸라지처럼 피해 다니는 적을 상대하는 것은 열불이 날 수밖에 없었다.

"도망치지 마라."

이제는 공주를 사로잡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는 공주의 몸을 공격하지 않기 위해 사정을 봐줬지만 이제는 공주의 몸이고 장수의 몸이고 상관없이 베어왔던 것이다.

"이런"

도끼가 공주를 베기 위해 휘둘러졌다. 그러자 장수는 오른쪽으로 살짝 밀었다 그러자 도끼는 엉뚱한 곳에 처박혔다.

"마, 말도 안 돼."

전혀 힘을 쓴 거 같지 않았다. 그런데도 저런 힘을 내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였다.

"물러서지 말고 쳐라. 우리가 수적으로 유리하다."

맞는 말이었다.

사방에는 아직도 살아남은 병사들과 정파의 무사들이 있었지만 그동안의 암습덕분에 체력이나 내공이 바닥이 난 상태였다.

거기다 부상까지 심해 도저히 끼어들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몇 명은 다친 상태에서도 장수를 돕기 위해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자들도 이내 놀란 눈을 할 뿐이었다. 장수의 움직임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공격을 피했기에 전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거 같지 않았던 것이다.

마인들은 목숨을 걸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공격을 했지만 그것을 상대하는 장수는 너무 여유로워서 마치 소풍이라도 나온 듯 했다.

그뿐 아니라 장수는 조금도 무리를 하지 않아서 인지 땀 한방울 흘리지 않았던 것이다.

한참동안 대결이 지속되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장수만 유리해 질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장수의 몸에서는 선천지공과 전진심법이 운기가 되고 있었다.

거기다 몸속에는 선천지기로 가득 찼기에 점점 쓸 수 있는 기운이 넘쳐 났던 것이다.

'이들을 어떻게 할까?'

장수로서는 마인들을 죽이는 것은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평상시라면 사정을 안 봐주고 죽였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틀렸다.

장수는 전보다 더 예민해진 기감으로 눈앞에 보이는 마인들이 생명이 마치 보이는듯했다.

마인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더구나 가장 열심히 공격하는 자의 내공이 더욱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내공뿐만이 아니었다.

체력이나 생명까지 모두 공력이 되어 갔기에 그들이 곧 죽음을 맞이할 거란 걸 장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마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머리에서 하얀 머리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코에서만 피가 흘러내리는 게 아니라 오공에서 모두 피가 나기 시작했고 피부는 탱탱했는데 서서히 쭈글거리기 시작했다.

장수는 그러한 변화가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미세한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변화는 점점 커졌던 것이다.

"윽! 이, 이런……."

마인 중 한명이 발을 헛디뎌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게 시작이었다.

가장 열심히 공격을 하던 마인들이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닥에 주저 않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이, 이럴 수가."

가장 적응이 안 되는 자는 마인이였다. 마인들도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 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주, 죽기 싫어……. 이렇게 죽기 싫단 말이야."

마인 중 한명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눈물도 아니고 피 눈물이였다. 눈에서는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천하를 돌아다니며 악행을 일삼던 마인이였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죽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 것이다.

"죽기 싫다고!"

마인 중 한명이 발광하듯이 소리를 지르더니 그대로 고개를 꺽었다.

너무나도 허무한 죽음이었다.

방금 전까지 드러내던 무위를 생각하자면 이런 죽음은 지극히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 역시 편하게 죽지는 않을 거라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마인이란 마인다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정파의 무사들에게 협공을 당해 죽더라도 마인답게 피와 살을 갈구하며 싸우다 죽는 것이 마인이 삶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용만당하다 허무하게 죽는 것은 그들로서는 인정 할 수 없는 일이였다.

"안 돼…… 안 돼……."

다시 또 한명이 마인이 목숨을 잃었다. 너무 허무하게 죽었기에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원래 마인들이 무공 중에는 역혈대법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대법을 통해 공력을 두 배에서 세배까지 올릴 수 있었고 그 대가로 자신의 수명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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