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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93화 (293/398)

293편 - 변화된 신체

그것은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고 죽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마교라 추정되는 무리에게 받은 영단은 확실하게 먹은 자를 죽였던 것이다.

마인들은 하나둘 마교를 저주하며 죽어 갔다.

내공이 폭발적으로 운기한 것도 있고 아까 장수 때문에 천뇌에 당해서 일수도 있었다. 어쨌든 공력을 사용하면 이들은 죽은 목숨이었던 것이다.

살아남은 자는 몇 안 되었다. 그들은 허무한지 자신이 들고 있던 무기도 땅에 떨어뜨렸다.

원래라면 지켜보던 정파의 무사들이나 병사들이 공격을 했겠지만 이미 마인들은 죽은 목숨이었다.

시체에 되고 칼질을 하는 사람은 없다.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 마인들을 공격하고 싶은 자들은 없었다.

마인들이 손에 많은 병사와 무사들이 죽어갔지만 복수를 생각하는 자는 없었다. 마인들도 이용을 당한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자들 중에는 마환객이 있었다.

지금도 죽어가고 있었고 간신히 살아있는 자였다.

마환객은 공력이 심후했고 내공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기에 오래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뿐이였다. 살아봐야 하루를 더 살 뿐이였다.

마환객은 허무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제 끝이다.

어차피 오래 살수도 없는 몸이고 동료들도 대부분 죽은 뒤였다. 거기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자 허무함이 들었다.

마환객은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전신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토록 주의를 했지만 작정하고 달려드는 자에게는 못 당하는 것이다. 그랬기에 이렇게 속아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이다.

마환객은 살아남은 자들을 둘러보았다.

그중에 의심이 많아서 자혈단을 끝까지 먹지 않은 자도 있었다.

마환객은 영단을 복용하지 않은 마인을 우둔하다 욕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었다.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마환객은 다시 한 번 살아남은 자를 바라보더니 장수에게 말을 걸었다.

"……내 시간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 거 같군. 자네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마환객이 말에 장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살아남은 무사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볼수 있었다.

반드시 죽여야 하는 마인이었지만 저들도 속은 상태였다. 그리고 죽어가는 자에게 잔인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말씀하십시오."

장수의 말에 마환객은 고개를 끄덕인 후, 천천히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그렇게 해서 영단을 받은 거네. 이게 다네."

마환객은 마인다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음모의 주체자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말을 해서 대신 복수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극히 마인다운 일이였다.

자신이 복수를 할수 없으니 복수를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자에게 후일을 부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환객은 말과 함께 하나의 비급을 꺼내 장수에게 건내 주었다.

"우리에게 가르쳐준 무공을 내가 비급으로 만들어 둔 것이네. 이것도 증거로 가져가게."

마환객 정도로 무림생활을 한 자들은 몇 가지 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둔다.

그리고 현재 마환객이 만든 비급도 그중 하나였다.

일이 틀어지면 비급을 통해 살길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소용이 없었다.

어차피 자혈단 때문에 죽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비급가지고 거래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비급을 건네받자마자 바로 무림맹의 사람들에게 건네주었다.

어차피 가지고 있어봐야 모두 아는 무공이다. 그러니 쓸데없이 의심을 받을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마환객이 말은 모두 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음모를 꾸민 마교의 철저함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수하인 마인들까지도 이용하는 것을 보면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마환객은 고통스러운지 가슴을 쥐어뜯었다. 아무리 공력이 심후하고 내공을 많이 쓰지 않아도 깨어진 항아리에서는 물이 줄줄 샐 수밖에 없었다.

마환객은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공력이 상실을 느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자혈단의 부작용을 강하게 받고 있는 마환객이였기에 어떻게 도와줄 수도 없었다.

도와줄 방법은 고통을 없애주는 것이었는데 단숨에 목숨을 끊어주는 것 뿐이었다.

오히려 다른 마인들은 운이 좋았다.

너무 급격하게 내공을 써 단숨에 죽었으니 말이다. 마환객은 산공을 당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끝까지 참고 버티고 있었다.

"그때는 마교의 무사들이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봐도 마교의 고수는 아닌 거 같아. 어쩌면 혈교의 고수들이였을지도 몰라……."

마환객은 말과 함께 피를 뿜어냈다.

"크윽! 젠장, 시간이 다 되었구나."

마환객은 자신이 죽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마환객은 벌떡 일어나더니 장수를 쳐다보았다.

"자네 내가 처음 보는 사이이지만 부탁이 있네. 들어주겠나?"

"말씀하십시오."

"무사답게 가고 싶네."

마인이라면 마인답게 살고 싶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봤던 자들 중에 가장 강한 장수에게 최후를 부탁한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환객은 장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장수의 손바닥이 마환객이 가슴을 강하게 짓눌렀다.

장수가 장력을 뿜은 것이다.

“커윽…….”

그걸로 모든 게 끝이었다.

마환객은 허무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쳇."

장수로서도 죽이고 싶지 않은 상대였다. 이용만 당하다 죽다니. 전생의 자신이 그러하지 않았던가.

사냥개처럼 혈교에 끝없이 이용만 당하다 목숨까지 원하는 데로 살지 못하고 죽었던 것이다.

그때 살아남은 마인들이 무기를 고쳐 잡았다.

"우리도 부탁하겠다."

어차피 마인들인 그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들은 어찌되었던 이곳에서 정파의 무사들을 죽였고 공주를 납치하려 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절대 살 수 없었다.

무기를 쥔 자들 중에는 자혈단을 복용하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자혈단을 복용했다.

어차피 죽을 거 최고의 무공을 펼친 다음에 죽고 싶었던 것이다.

마인답게 싸우다 죽는 것은 그들이 꿈이었다.

장수는 그들이 의지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죽어야 할 자들이었지만 몇 명은 지금 혈단을 복용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본 것이다.

정파의 무사들이 복수하겠다고 달려들기 전에 장수가 처리하는 것이 맞았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더 있어 봐야 산공의 고통만 느낄 뿐이었다. 마인은 마인답게 최후를 주는 것이 당연했다.

"간다!"

마인들은 자신이 아는 가장 강력한 무공을 최선을 다해 펼쳤다. 그동안 힘이 부족해서 펼치지 못한 무공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펼치고 죽고 싶었다.

마인들이 공격해 오자 장수는 빠르게 장풍을 갈겼다.

이미 공력은 충분히 모았다. 그랬기에 양의심법을 응용해 계속해서 장풍을 날린 것이다.

대결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장수의 장풍을 버틸 정도로 강한 자는 없었던 것이다. 마인들은 그대로 숨이 끊어져 갔다.

"휴……."

장수는 인상을 구겼다.

이게 모두 혈교 때문이다. 이들은 혈교의 간악한 음모에 빠져 스스로의 인생을 낭비하게 된 것이다.

장수가 고개를 들자 정파와 황실의 무사들이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그들로서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때 황실의 초절정고수인 환관이 장수를 향해 다가왔다.

"공주님을 이리로 데려오게."

공주는 혼절한 채였다. 피와 살이 튀는 관경을 보는 순간 기절을 했던 것이다.

장수는 그것도 모르고 지금까지 싸웠던 것이다.

그는 공주를 넘겨 받은 후, 소중하게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 주변을 살폈다.

살아남은 자들을 살폈던 것이다.

하지만 주변은 황무지처럼 변한지 오래였다. 더구나 뚱보가 터지면서 거대한 웅덩이까지 생겼기에 주변 상황이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황실의 군대는 박살이 나있었고 정파와 황실의 무사들은 반 토막이 되었으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심각한 중상을 입었기에 전력이 되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공격이 다시 한 번 몰아친다면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이 자명했다.

초절정고수인 환관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주변을 살폈다.

"내 이름은 주갑(朱甲)이네. 이중에서 대표자라 할 만 한 자들은 이쪽으로 모이게."

강한 자들이 가장 먼저 죽었다.

병사들 중에서 간부라 칭할만한 자들과 무림맹과 황실의 절정고수들 중 태반이 죽거나 중상을 당한 상태였다. 그랬기에 대표자라 할 만 한 자들이 몇 되지 않았다.

우선 군대의 장군들이 환관에게 달려왔고 살아남은 무림명숙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주갑은 사람들이 얼추 모이자 상황을 장군들을 향해 말을 했다.

"우선은 장군들은 빠르게 군을 재정비 하도록 하게."

장군들이 상황을 설명할 것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게 부대를 정비하는 것이었다. 장군들은 주갑 환관이 말에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장군들이 빠져 나가자 무림명숙과 황실의 절정고수들이 남았다.

"나는 황실에서도 높은 관직에 있으니 내 말을 따르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게."

모습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환관으로서 나이를 측량할 수 없고, 방금 전에 본 무공만으로도 대충 직위가 높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이곳에 있는 자들 중 무림인들은 감히 초절정고수인 주갑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주갑은 잠시 사람들을 살핀 후에 상황을 말했다.

"원래 이정도 전력가지고 마교의 세력에 이정도로 밀릴 줄은 생각도 못했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한명이 초절정고수가 공주님을 호위했는데도 그것을 뚫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만약 이쪽에 있는 호위무사가 없었다면 불행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야."

이곳에 모인 자들이 사명은 공주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공주가 희생될 뻔 했던 것이다.

무사들은 모두 그 점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더구나 여행 내내 쓸모없이 밥만 축내는 줄 알았던 장수의 무위가 이외로 높은 것은 믿을 수 없었다.

그토록 강했던 자객들을 너무도 쉽게 처치하지 않았던가?

이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황실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황실의 제일고수라 칭할 만 했던 것이다.

더구나 군복을 입고 있었기에 장수를 함부로 대하려는 마음이 사라졌다.

"현재 남은 전력으로는 도저히 호위임무를 지속할 수가 없네. 대부분 다치거나 중상을 입었기에 전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네들도 알 것이야."

주갑환관이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지금 병사들이나 무사들은 임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의원에 달려가야 할 자들이 태반이었던 것이다.

주갑환관은 잠시 인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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