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편 - 변화된 신체
폭인이 제대로 폭발했다면 대량살상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실험을 했기에 그 정도 피해는 줄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초절정고수 세 명이라. 거기서 예측이 잘못되었구나."
"그렇습니다. 더구나 보고에 의하면 초절정고수중 한명은 거의 극에 달한 자라 할 수 있습니다. 연속해서 장풍을 쏘는 것이 예사 실력이 아니라고 합니다."
"장풍이라고?"
혈마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장풍이라니 그게 언제적 말인가?
최근에 장풍을 쓰는 자는 거의 없었다. 효율적인 면에서 검을 들고 검기를 발하는 것이 좀 더 경제적이였고 효율적이었다.
장법이 사장 된 지가 언제인데 장풍을 쓴다는 말인가?
혈마 역시 장풍을 쓸 수 있었지만 귀찮게 장풍을 쓰지는 않았다.
한 자루 혈도에 의지하면 보이는 모든 것을 잘라 낼 수 있는데 왜 귀찮게 장풍에 의지하겠는가?
더구나 내공 소모가 극심했기에 혈마로서는 장풍을 쓰는 자가 있다면 말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본교에 장풍을 잘 쓰던 녀석이 있었는데……."
혈마는 잠시 생각을 했다. 혈교의 이단아 같은 녀석이 바로 흑룡혈장 장삼이였다.
장법은 아예 가르치지도 않는데 갑자기 장법으로 초절정고수가 된 어처구니없는 녀석이었다.
그 녀석 덕분에 힘든 임무도 쉽게 해결을 했고 특히 소속이 없는 자라서 혈마로서는 잘 써먹었다.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녀석이 있었다면 녀석을 보내는 것으로 해결이 났을 것이다.
장삼은 임무를 내리면 어떻게든 해결을 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혈마는 장삼이 매우 믿음직하다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소속이 없기에 흡성대법을 시험 차 익히라 했는데 나중에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흡성대법을 익힌자들 중에서 한계를 넘은 자들은초창기 폭인으로 사용했는데 장삼 역시 흡성대법을 사용하다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그랬기에 어쩔 수 없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번천장협 유운을 암살시키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리고 녀석은 훌륭하게 마지막 명령을 완수했다.
"흑룡혈장 장삼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 녀석 말이야."
"그 녀석 덕분에 폭인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정신이 멀쩡하면 명령에 불복할 수 있으니 폭인을 사용하기 전에 정신을 망치는 것을 개발한 게 장삼 덕분이죠."
"그래. 맞아. 참 안타깝군. 녀석이 있었다면 이번 임무에 쓸 수 있었는데 말이야."
"그렇습니다. 흑룡혈장이 다른 건 몰라도 흑룡장을 펼치는 건 예술이였죠."
"맞아. 마치 한 마리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처럼 보였지. 본교에서 장풍을 쓸 줄 아는 유일한 자였는데……."
"하지만 이제는 고인이 된 자입니다."
혈마는 잠시 생각을 하다 말을 이었다.
"그런데 황실에서 장풍을 쓰는 자가 있다니 믿기지가 않아. 차라리 무당파에서 나왔다면 몰라도 황실에서는 장법이나 권법이 발달하지 않았지 않은가?"
황실무공은 갑옷을 입고 말을 타는 마상무예를 위주로 발전을 했다.
그랬기에 손이나 주먹을 쓰는 권법이나 장법은 발전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나마 권법은 관리들이 호신을 위해 약간은 익히지만 장법은 익히는 자가 드물었던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환관들이 익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교에서는 어느 정도 황실의 무공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황실의 고위관리를 암살하면서 그런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황실의 모든 것을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예전에 우리 일을 방해했던 초절정고수가 이번에 나선 듯한 같은 느낌이 들어."
아무런 증거도 없지만 혈마로서는 예전 일이 생각났던 것이다.
"그때 은둔했던 초절정고수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 녀석 말이야. 원래 오 천 명의 병사들을 실험용으로 쓸 수 있었는데 그 녀석 때문에 막혔지 않은가? 이번에도 그녀석이 포함된 거 같아. 그렇지 않다면 이번 일에 세명의 초절정고수나 포함 될 리가 없어. 거기다 이번 일에 아무리 실패작들이 포함되었다고 해도 자객들이 무위는 잠시지만 절정급 무위를 가졌어. 거기다 마인들도 암습을 했으니 피해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막아낸 것을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든단 말이야."
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혈마시여. 초절정고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겠습니다."
"그래. 그런데 왜 그렇게 폭발력이 약해졌나?"
"아무래도 초절정고수 세 명에게 공격을 받아서 인거 같습니다. 아무리 폭인이라 해도 초절정고수 세 명의 전력은 시험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폭인이 아무리 반사 신경이 뛰어나다 해도 초절정고수의 무공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폭인이 충격을 받아 폭발력이 감소 할 수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어찌 된 영문인지 피리소리를 들려주었는데도 즉각 폭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 아직도 개량이 필요하겠군."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실험작에 불과합니다. 이번 임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했지만 다음번 녀석은 좀 더 나은 성과를 가져 올 것 입니다."
"그래. 그건 그렇고 공주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현재로서는 예비 전력이라 할만한 게 없습니다……."
예비전력은 대부분 사용한 것이다.
그 외에 강시가 있지만 강시를 사용하면 혈교라는 것이 들통날수 밖에 없었다.
마교 역시 강시를 사용하지만 그 수준이 매우 낮았다.
그랬기에 수준 낮은 강시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초절정고수가 있는 자들을 해치우기 위해서는 괜찮은 강시를 사용해야 했고 그렇게 되면 혈교의 음모라는 게 들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
"예. "
군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도저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공주를 호위하는 자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쫓아가는 것도 일이였다.
만약 자신이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경공을 펼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쫓는 게 불가능 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
혈마의 말에 군사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혈마시여. 어차피 이번에 공주를 죽이려는 이유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
"그러니 차라리 공주는 포기하는 게 어떻습니까?"
"공주를 포기하라고?"
"그렇습니다. 어차피 상대는 초절정고수가 포함된 자들입니다. 재수 없으면 세 명이 모두 있을 수 있고 안 되도 두 명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쉬운 상대가 있습니다."
"쉬운 상대라니?"
"지금 패주한 군대가 있지 않습니까?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입니다. 첩자들이 잠입한 상태이고 이번 공격으로 박살이 난 상태이며 대부분이 중상이나 경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무사들 역시 내공소모가 엄청나다 하니 그들을 전멸 시키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혈마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래. 어차피 군대가 전멸을 하면 황실로서도 책임을 물 상대가 필요하지. 좋아. 무사들을 보내라. 어차피 패잔병을 상대하는데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는 않겠지. 밤에 독을 뿌리고 벽력탄을 던져 준 후, 혈단을 복용시킨 무사들을 동원한다면 쉽사리 전멸을 당하겠군."
"예. 모두 죽일 필요는 없습니다. 남은 자들이 반만이라도 확실하게 죽이면 황실로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정마대전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 좋은 생각이야. 그리고 공주일행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해 두게. 은자를 풀어 자객을 사는 것도 좋고 잠입한 첩자들에게 폭탄을 건네 주는 것도 좋겠군. 어차피 공주는 무인이 아니니 운만 좋다면 죽일 수도 있을 거야. 그리고 아니라 해도 겁은 먹을 것이야. 그래 그들에 대해서는 그 정도가 적당하겠군."
혈마의 말에 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혈마시여. 정말 훌륭하신 계책이옵니다."
"그래. 내가 한 머리 하지. 어쨌든 지금 말한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실행에 옮기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군사는 자신이 머리를 바닥에 강하게 박은 후,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계획을 빨리 세워 실행에 옮겨야 했다.
***
황실에서는 급보가 내려졌다. 공주가 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황제는 인상을 쓰며 대신들을 불러 들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나! 경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보는가?"
"폐하! 통촉해 주시옵소서. 이번일은 그냥 두고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어명을 받은 공주님은 황제폐하의 분신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주님을 공격하는 것은 황제폐하에게 반역을 꽤한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니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마교의 세력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본을 보이셔야 합니다."
"마마, 통촉해 주시옵소서."
군대가 습격당한 일이나 공주가 습격당한일 모두 보통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그 일에 마인이 관련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마교가 선전포고를 했다고 생각을 하는 자들이 많았다.
이번일은 워낙 대규모 일이였기에 백성들이 입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어떻게든 보복을 해야 했던 것이다.
황제와 신하들은 한참을 이번일로 토론을 했다. 그리고 낸 것은 전쟁이었다.
"좋다.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그러니 전쟁준비를 시작하라."
만약 공주가 죽었다면 준비기간도 없이 바로 전쟁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주가 아직까지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오는 중이였기에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이 있었다.
앞으로 중원은 전쟁준비로 시끄러울 것이다. 마교와 접견지로 군부대는 물론 강력한 병기들이 모일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전쟁준비를 하는 중에 한명이 신하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폐하. 혈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인근에 자리 잡은 혈교를 놔두고 마교와 전쟁을 벌일 수는 없습니다."
혈교라는 말에 신하들이 표정이 어두워졌다.
혈교는 그들에게 앓고 있는 이와도 같았다.
만약 혈교만 없었다면 마교를 진작에 쳐 버렸겠지만 신강 인근에 위치한 혈교의 존재는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였던 것이다.
"그들 역시 마인이라 하지만 중원을 적대시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에 반해 마교는 선을 넘었네. 그러니 혈교에도 이번 원정에 동참하던가 아니면 침묵을 하라는 명령서를 보내게."
황제는 혈교에 대해 단순하게 생각했다.
황제가 볼 때 혈교도 나쁜 녀석이지만 마교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