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299화 (299/398)

299편 - 변화된 신체

***

무당파 외곽

한명의 늙은 도사가 빗질을 하다가 자신의 허리를 두 번 두들겼다.

"왜 이렇게 허리가 아픈지 원 나이는 못 속이는 것인가?"

노인은 유운이였다.

중원의 분위기는 심각했지만 무당파에 박혀 사는 유운으로서는 그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유운은 빗질을 하면서 사람 좋게 미소를 지었다. 유운은 잠시 하늘을 보며 말했다.

"해는 떠있는데 비가 올 것 같구나. 그렇지 않으면 허리가 이렇게 쑤실 리가 없지."

잠시 하늘을 보던 유운은 다시 빗질을 하기 시작했다. 비가 오기 전에 낙엽을 모아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낙엽에 빗물이 묻어 빗질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한명의 거한이 유운을 향해 달려왔다.

"스승님"

거한은 표길량이었다.

그는 자신이 천마에게서 받은 임무는 잊어버린 것처럼 이곳에서 무공을 쌓는 것에 열중했는데 유운의 가르침에 힘입어 계속해서 경지가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표길량은 양손에 하나씩 빗자루를 들고 있었는데 중후한 인상에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유운 옆에서 빗질을 하기 시작했다.

"스승님 제가 돋겠습니다."

"허허. 원 사람도 참……. "

유운으로서는 표길량이 하는 행동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분명 마인이라 생각되어 지고 가진바 무공도 생각되어지는데 하는 행동은 어린아이와 진배 없으니 재미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을 돋는 것을 보면 마인이라 해서 나쁜 자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나왔습니까?"

"그렇습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 빗질을 하는데 제자 된 도리로 어찌 가만히 있겠습니까?"

표길랑 역시 무당의 속가제자였다.

마교의 당당한 장로이자 초절정고수가 무당파의 속가제자 노릇이나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은자를 내고 말이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표길량은 머쓱하게 웃었다. 그렇게 양손으로 빗질을 하는데 빗자루가 보이지 않았다.

너무 빨리 빗질을 하니 순식간에 길이 깨끗해 진 것이다. 실로 초절정고수 다운 손놀림이었다.

더구나 몸놀림 역시 제법이었기에 이런 곳에서 빗질이나 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 이곳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었고 표길량이 행동으로 표길량이 경지를 알아차릴 정도로 능력 있는 자는 없었다.

아무레도 초절정고수의 몸놀림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릴 자가 무림 전체를 따져도 몇 명이나 되겠는가?

표길량이 빗질을 하자 금새 길이 깨끗해 졌다.

"감사합니다. 도우님"

"아닙니다. 스승님 저 역시 스승님을 따라 길을 깨끗이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표길량도 처음에는 스승인 유운이 하니 그저 따라한 것이다. 하지만 빗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표길량에게는 많은 성취가 있었다.

그가 언제 이렇게 빗질을 하겠는가? 빗질 덕분에 사고력도 많이 발전했고 자신의 한계를 막던 장애물도 치운 것이다. 그뿐 아니라 표길랑은 길을 청소하면서 자신의 몸속 혈관과 혈도를 청소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 덕분인지 표길량의 혈도는 점점 깨끗해졌고 질겨졌던 것이다.

그 덕분에 성취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던 것이다.

"원래 빗질을 하는 것도 도에 이르는 길입니다. 그러니 도우님께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빗질을 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을 듯 합니다."

마인에게 도를 설파하는 유운도 웃기는 사람이었지만 표길량 역시 마인으로서 도에 대한 얘기를 정신을 집중해 듣는 모습이 우스운 일이였다.

세상에 마인에게 도를 설파하다니 말이나 되는 말인가?

더구나 유운이 요새 내공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해도 겨우 고수의 끝자락에 있는 자였다.

그에 비해 표길량이 성취는 비교할 바가 아닌 초절정고수.

그런데 고수가 초절정고수를 가르치니 얼마나 웃긴 세상인가? 하지만 둘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표길랑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무위만으로도 행복했고 유운은 장수의 빈자리를 채우는 표길량 덕분에 행복했던 것이다.

"그나저나 이 녀석은 밥은 굶고 다니지 않는지 모르겠구나?"

유운이 말하는 자는 장수였다. 유운이 유일한 제자라 생각하는 장수의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유운이 말에 표길랑이 바로 대답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이 녀석이 왜 이렇게 안 오는지?"

슬슬 장수가 준 은자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아끼고 아꼈지만 마을로 내려가서 마시는 술은 억제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 때문에 한잔 두잔 반주가 늘어났던 것이다.

표길랑은 유운에게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속가제자로서 수업료를 내지 못할 상황까지 왔다.

그랬기에 은밀히 일자리를 알아보았는데 무당파에서 뒷간에 모인 거름을 밭에 뿌리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오랜 시간 수업을 하고 길까지 청소하는 표길랑이 착한 사람으로 생각한 도사들은 그런 일들을 건내 주며 수업료를 안 받았던 것이다.

마교의 장로이자 초절정고수인 표길랑이 거름이나 푼다는 것이 말도 안 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따로 은자를 벌 방법이 없으니 시키는 데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유운은 표길랑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럼 도우님 빗질이 끝났으니 걸레질이나 하러 갈까요?"

돌로 만든 사당은 걸레로 닦는 건 유운이 매일 하는 일이었다. 표길랑은 잠시 인상을 쓰다가 대답했다.

"물론 입니다. 스승님"

무공을 할 시간도 없지만 스승님이 하는 일을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랬기에 마교의 당당한 장로이자 초절정고수이며 마교의 강력한 상위무력단체중 하나인 흑마열왕대의 대주인 표길랑은 스승을 쫓아 사당에 걸레질을 하러 움직였다.

"에휴,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하는데."

유운은 걸레질을 하러 가면서도 장수에 대한 생각에 여념이 없었다.

표길랑 역시 장수에 대해 생각했다.

'술 한 잔 사주면 흑룡장이라도 가르쳐 줄 텐데…….'

&폭탄

공주 일행은 매우 빠르게 북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공주는 장수와 환관이 돌아가며 데리고 갔는데 그 덕분에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더구나 전혀 쉬지 않고 움직였기에 빠르게 황실에 도착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공주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그럴 수 없었다.

"도, 도저히 못가겠다."

공주로서는 평생에 다시없을 무서운 광경을 이번 기회에 몽땅 본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계속해서 토악질을 하며 속에 든 것을 모두 뱉어 냈다.

더구나 기력이 떨어진 상태였기에 조금만 빨리 움직여도 머리가 어지럽다 난리였다.

더구나 장수는 남자의 몸. 남자에게 안겨 이동을 하는 것은 공주로서는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나마 환관은 남자가 아니라 중성이라 괜찮았다.

하지만 환관 혼자서 공주를 안고 이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움직임은 점점 느려졌다.

장수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재 장수는 새로워진 몸 상태를 확인해야 했다. 어떻게 변화했는지 점검을 해야 했던 것이다.

더구나 몸속에 쌓인 이질적인 기운들을 한시라도 빨리 내공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런 과정을 하기 위해서는 조용하고 안전한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명상을 하며 관조를 해야 했던 것이다.

더구나 자객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했다.

혈교의 전력은 예전보다 월등히 강해진 상태였다.

장수가 몇십명의 절정고수를 해치운 뒤였는데도 자객과 폭인 만으로도 황실과 무림맹의 무사들을 상대로 엄청날 정도의 전과를 보였다.

그런데 상태 확인을 하기는커녕 암살자들을 피해 공주와 함께 달아나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일행의 속도는 매우 느려진 상황이었다.

장수와 초절정고수인 환관만 있다면 하루면 도착할 거리였지만 약해진 공주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휴…."

장수는 한숨이 나왔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여자 한명 때문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공주를 바라보았다.

평상시라면 무엄하다 하겠지만 다른 자들도 지친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장수가 공주를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더구나 장수는 공주를 안고도 달린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주를 쳐다보는 것 가지고 뭐라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던 것이다.

'어떻게 저런게 황궁제일미라고 하는지….'

공주는 빼빼 말랐다.

그랬기에 굴곡이 없었다.

여자란 모름지기 풍만해야 하는 법 인데 장수가 안아서 달려오면서 느낀 게 마치 뼈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장수로서는 사실 황궁제일미라고 해서 어느 정도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실망이 너무 컸다. 이정도라면 안으라고 해도 안기 싫은 상대였던 것이다.

물론 깨끗이 씻기고 옷을 입히면 봐줄 만은 하겠지만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이유는 육체관계를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 하는 장수의 관점에서는 영 아니었다.

저렇게 뼈가 없으니 상대방이 일을 치르면서도 혹시나 부서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생에서는 단 한번도 여자와 일을 해보지 않았지만 전생에서 장수는 여러 여자를 만나보았다.

그리고 일의 특성상 중원뿐만 아니라 천하를 돌아다니며 많은 여자들을 만나 보았었다.

그렇지만 눈앞의 공주같은 여자는 단 한번도 안아 본적이 없었다.

장수로서는 풍만해서 반동도 있고 탄력도 있는 여자가 좋았던 것이다.

그런 장수였기에 공주의 외모나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았 던게 사실이었다.

거기다 공주를 안고 달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자를 안고 있으면 남자라면 기분이 좋고 흥분해야 했다.

더구나 장수의 나이는 한참 혈기완성한 나이이지 않은가? 더구나 아무리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라 해도 남자라는 동물은 옆에 여자가 있으면 흥분하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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