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00화 (300/398)

300편 - 변화된 신체

하지만 장수는 지금까지 달려오면서 한번 도 공주가 여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치 귀찮은 짐덩이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천하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공주를 구하러 달려온 장수였지만 이런 점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최소한 공주의 가슴이 어느 정도 있었다면 참을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화만 날뿐이었다.

더구나 너무 어렸다.

장수 역시 어린 나이였지만 공주의 나이는 고작 열여섯에서 열일곱 정도로 보였다.

그래서 인지 외소한 체격이 더욱 외소하게 보였던 것이다. 그런 점이 또 장수에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장수는 성숙하고 농역은 여성이 더욱 좋으니 그럴 만 했다.

그래서 인지 어린 공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면 어느 정도 장수의 취향에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현실과 괴리가 있으니 이번 일에 마음이 드는 게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무공을 살펴야 하는 것과 혈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공주의 고성을 들을 때 마다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단순히 얹혀서 가는 것이지만, 공주는 땅바닥에 들어 누웠다. 그리고 미동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일행은 쫓기는 중이었다.

혈교로서는 임무가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어떻게든 공주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혈교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쫓아오는 중일 것이다.

이제 공주를 호위하는 자들은 대부분 없어진 상태였다.

남은 것은 장수와 환관 한명 그리고 황실무사 두명뿐이었다. 이 정도라면 공주를 죽이는 게 어려 운 일이 아니다.

추종술을 익힌 자들을 불러 공주 일행을 쫓던지 아니면 가는 길목을 노릴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런 상황이기에 최대한 멀리 까지 가야 했다.

그런데 저렇게 누워 있으니 장수로서는 속이 터지는 상황이었다.

'정신좀 차려라. 지금 너 때문에 몇명이 목숨이 위험한지 알고 있느냐?'

공주가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황제로서는 무너진 황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바로 마교와 전쟁을 시작해야 했던 것이다.

장수로서는 그런 상황이 눈에 보이는 상태였기에 공주의 투정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공주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호화로운 황실에서 부족함 없이 지내던 공주가 이런 고생을 언제 해보았겠는가? 그저 답답한 황실에서 벗어나서 대접받으며 여행을 떠난다는 말에 기뻐했는데 현실은 지옥과도 같았던 것이다.

더구나 연약한 여자의 몸이라 더 심하게 움직이면 죽을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공주도 위험한 상황을 알면서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공주는 누운 채 한마디 했다.

"물…. 물…."

단한마디 말 이었다.

그 말을 듣자 황실무사들은 물주머니를 꺼내 공주의 입술을 축였다.

황실무사들 역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했다. 더구나 공주를 호위해야 했기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 던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공주의 투정까지 받아줘야 했으니 체력소모가 더욱 컸던 것이다.

'빨리 가야 하는데….'

장수는 공주의 혼혈을 짚고서라도 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혼혈을 짚는 것도 무리가 있었다.

짧은거리면 몰라도 지금 연약해진 공주의 몸이라면 혼혈을 짚고 달리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그럴 수도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이해를 해야 하지만 마음이 급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환관 역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여성도 남성도 아닌 중성적이면서도 가는 목소리로 장수에게 말을 걸었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네. 근처에서 휴식 할 곳을 찾아야 겠어."

전력의 대부분은 장수가 차지하고 있었다.

환관 역시 이렇게 험한 일을 해본 적이 없기에 무공수위나 내공과는 별개로 녹초가 된 상태였다.

그랬기에 황실무사들보다 상태가 낫다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귀찮은 일은 모두 장수의 몫이었다.

하지만 장수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이 지쳐 쓰러질 거 같은 황실무사나 환관을 보며 뭐라고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공주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은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공주를 상대하느니 심부름을 하는 게 더 낮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겠습니다."

장수는 말을 하면서 쉴 곳을 찾았다.

나무로 그늘진 곳에 적당히 낙엽을 깐 장수는 일행에게 말을 하자 곧 공주를 안고 낙엽위에 올려놓았다.

그렇게 일행이 공주를 위해 애를 쓰는 동안 장수는 샘을 찾았다.

샘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장수의 오감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상태였다.

그랬기에 냄새를 맡으면 물 냄새까지 맡는 것이 가능 했다.

더구나 귀로는 샘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 물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샘을 찾은 장수는 물주머니에 물을 담아 일행에게 가져다주었다.

물을 받자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지금 상태에서는 무엇인가 먹을 것이 필요했지만 그런게 없으니 물이라도 마시는 게 나았다.

그랬기에 공주를 시작으로 환관이 마신후에 황실무사들이 돌아가며 마셨다.

물을 마신 환관의 표정이 좀더 나아졌다. 환관이 얼굴은 처음 보았을 때 보다 십년은 늙어 보었다.

평화롭고 호화로운 황실에서 생활을 하다 이런 고생을 하니 늙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고맙네."

"아닙니다. 대인."

"그래. 자네의 공은 내가 깊이 생각하고 있네. 황실로 돌아가면 큰 상을 내릴테니 기대하고 있게나."

환관 역시 장수를 생각하는 척 말을 해주었지만 현재로서는 장수만이 그들이 희망이었기에 말로만이라도 좋게 하고 있었다.

장수가 떠난다면 그들은 혈교의 공격을 막을수 있는 상황이아니다.

더구나 북경에 있는 황실까지 가는 것도 일이었다.

언제 마교의 공격이 이루어 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어디에도 들를 수 없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마교의 가공할 위력을 본상태였기에 황실의 호위무사들만이 마교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랬기에 다른 곳에는 들를 생각도 하지 않고 황실로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공주가 쉬는 동안 일행은 쉬기 시작했다.

장수 역시 쉬기 시작했는데 딱히 따로 해야 할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민감해진 몸 상태로는 주변이 모두 보이는 듯했기에 추적자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인지 시간이 남자 생각에 잠겼다.

'후…. 혈교의 전력이 그토록 강하다니.'

장수는 방심한 것이 사실이었다.

과거 이십년전의 혈교만을 생각하고 움직인것이 치명적이었다.

혈교의 전력은 전 보다 월등히 강해진 상태였다.

폭인. 자객.

그런 것 들만으로도 혈교의 강해진 세력을 알수있었다.

그걸 알기 전에는 방심을 하고 너무 미력하게 대응을 했던 것이다.

방심만 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객들을 좀 더 빠르게 처치하고 폭인은 마인들과 싸우게 만들었다면 이정도로 큰 피해는 입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그리고 혈교의 전략이나 준비가 훌륭했기에 장수가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다음번에 폭인을 상대하면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을 했다.

폭인은 분명 이번 한번만 상대할게 아니다.

분명 혈교에서는 다른 폭인을 만들어 실전에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대응방법을 미리 생각해야만 했다.

하지만 생각은 오래되지 않았다. 환관이 장수를 불렀기 때문이다.

"이보게."

장수는 상념에서 벗어나서 환관에게 대답했다.

"예. 대인."

"어디 가서 먹을 것을 구해 와야 겟네."

환관이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먹을 것을 먹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장수야 몇일을 먹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자들은 달랐다. 더구나 공주는 반드시라고 해야 할 만큼 무엇인가라도 먹어야 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불만은 모두 한쪽으로 치웠다.

평생 이렇게 사는 것도 아니다. 단 몇일만 참으면 되는 일이었다.

이제 좀 더 가면 황실에 갈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해결 되는 것이다.

황실에 도착한 공주가 죽으면 병이 깊어 죽은것으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그전에 죽으면 전쟁이 명분이 되기 때문에 죽어서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피핏.

장수는 미세한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잠시후 장수의 손에는 토끼와 새가 들려 있었다. 초절정고수인 장수가 원하기만 하면 이정도 짐승을 잡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오는길에도 몇마리 더 잡을수 있었지만 잡아봐야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토끼와 새를 보자 일행이 눈빛이 달라졌다. 먹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주는 시선을 돌렸다.

음식이 아닌 죽은 짐승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진 것이다.

장수는 공주의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은 체 털을 벗겨 내기 시작했다.

야영을 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짐승을 다루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더구나 요리도 배웠기에 음식을 만들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불이었다.

불이 없이는 음식을 만들 수 없었다.

장수는 환관을 보며 말을 했다.

"불이 필요한데 어떻게 할까요?"

현실적으로 불을 피우는 것은 미친 짓 이었다.

추적자들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을 피운다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행동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주의 체력이 문제였다. 공주는 무엇이라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