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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06화 (306/398)

306편 - 10권 황실로 가다

뼈가 부서지고 다시 복구되는 과정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그와 함께 헌 피부가 벗겨지고 새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물론 화경의 경지에 이르면 진행되는 환골탈태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장수의 몸은 전설상의 천무지체나 천마지체처럼 무공을 펼치기에 완벽한 신체가 되기 위해 거듭나고 있었다.

장수는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마치 거대한 유성이 머리를 꿰뚫는 듯한 고통이었다.

거대한 유성은 연약한 장수의 몸을 갈기갈기 짓이겨 버릴 거 같았고, 실제로 온몸에 금이 갔다.

하지만 그것도 일순간이었다. 선천지기의 공능 덕분에 장수의 신체는 완벽하게 복구되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장수는 정신이 들자마자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느꼈다. 어지럼증과 함께 자신의 신체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어, 어떻게 된 일이지?”

장수로서는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었다. 어느 한순간 정신을 놓았고, 마치 바다 속에 빠진 것처럼 하염없이 유영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는 시간 속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이렇게 상황이 변한 것이다.

방 안은 난장판이었다. 황궁에 있었으니 건물이 단단함은 당연한 것일 텐데도 방 안 곳곳에 금이 가 있고 어느 곳은 구멍이 나 있었다. 더구나 바닥 부분도 붕괴되거나 부서진 곳이 많았다.

이렇게 된 이유를 장수로서는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자신이 한 것일 터였다. 온몸이 폭발하기 진적이었으니 이 정도 무너진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니, 궁정 자체가 무너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폭발하면서 자신의 몸이 재구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보지 못했으니 쉽게 판단을 할 수는 없었다.

장수는 우선 자신의 신체를 살펴보았다. 예전의 환골탈태보다 신체가 더욱 좋아진 듯 예전에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듣지 못한 것을 들었다. 오감이 너무 좋아져서 도무지 지금 상황을 믿기 힘들었다.

더구나 늘어난 신체 능력을 정신이 감당할 수 없어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눈과 신체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남의 몸을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장수는 천천히 신체를 움직여 보았다.

반응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장수가 원하는 순간 신체가 움직여졌던 것이다. 더구나 내공을 사용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공을 사용하는 것처럼 몸이 빠르게 움직여졌다.

물론 내공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몸 자체가 내공을 받아들이는 것에 탁월해진 것이다.

장수는 살짝 뛰어올랐다. 그 순간 자신의 몸이 공중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잘못하면 천장에 부딪힐 뻔했다.

황궁의 천장은 일반 집보다 월등히 높다. 살짝 뛴 거 가지고 천장에 닿을 정도면 장수의 신체 능력이 무서울 정도로 발달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장수로서는 앞으로 신체 능력을 조종하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다시 태어난 느낌이었다. 그랬기에 걷는 것에서부터 움직이는 것까지 하나하나 다시 적응해야 했다.

“후…… 그래도 살았구나!”

어떻게 살아났는지는 장수 조차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선천지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룩했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만 그이상은 알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선천지기 외에는 장수를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선천지기는 그 자체로도 엄청난 기운 덩어리였다. 일반 내공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정순하고 강한 힘을 낼 수 있었다.

역혈대법 역시 선천지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역혈대법을 운기해서 선천지기를 이용하면 순식간에 두 배에서 세 배까지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나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도 선천지기 자체의 기운은 조금밖에 감소하지 않는 것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선천지기 한 줌이면 장수가 있는 이 거대한 방 안을 내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번에는 운이었다.

선천지기는 억지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선천지공 역시 선천지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심법이지만 그 기간이 매우 길고 그것을 이용하는 법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역혈대법이나 혈단 역시 그것을 억지로 사용하는 대신 사용자를 죽게 만들거나 점진적으로 죽게 만들었다. 그 정도가 최선인 것이다.

한데 그런 선천지기 덕분에 몸이 변화되었으니 장수로서는 천운을 얻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장수는 손바닥을 펴고 내공을 운기해 보았다. 그러자 예전보다 거대한 기운이 자연스럽게 손바닥 안으로 모였다. 이제는 장풍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설마 화경의 경지인가?”

장수는 말을 해 놓고도 웃었다.

화경의 경지란 무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지였고, 장수 역시 꿈에서나마 바라던 경지였다.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했다. 깨달음이나 무공에 대한 지식, 그리고 제반능력이나 기타 모든 여건이 부족한 것이다.

화경의 경지는 내공만으론 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금 아무리 많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 해도 화경의 고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더구나 화경의 고수는 자연지체로서 자연의 기운을 어느 정도 끌어다 쓸 수 있었다. 그랬기에 초절정고수들이 아무리 많아도 화경의 고수와 싸우면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수는 전생에 화경의 고수인 혈마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었다. 아니, 임무 때마다 보았고 가끔씩 대화도 나누었기에 혈마를 자세히 분석할 수 있었다.

화경의 고수인 혈마는 제반지식이 뛰어났고 무학에 대한 지식 또한 탁월했다. 더구나 머리가 엄청나게 좋아서 한번 한 말은 몇 년이 지나도 까먹지 않을뿐더러 무공 역시 장수와 비교할 만한 게 아니었다.

그런 혈마를 봤기에 자신이 화경의 경지가 되려면 멀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장수는 가볍게 장풍을 만들어서 내보냈다. 그와 동시에 다른 쪽 손바닥으로 장풍을 쏘아 터트렸다.

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장수는 두 걸음이나 물러났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멀쩡했다. 신체 능력이 월등히 강해졌기에 무의식중에 몸에 기를 보내서 방어했던 것이다.

“이 정도라니!”

장수는 자신의 능력에 놀라워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풍을 쓰는 데 내공이 많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보다 장풍을 쓰는 게 더 자연스러워졌고, 내공 소모도 적었다. 더구나 폭발력까지 강해졌기에 장수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라면 예전의 자신 세 명과 상대해도 가뿐히 상대할 수 있었다.

“놀랍구나!”

예전 장수의 장풍도 놀라운 실력이었다.

원래 장풍이라는 것은 장력에서 발전된 것으로, 경지에 이른 자가 체내의 내공을 바람으로 형상화한 것이라 장력에 비해 내공 소모가 많고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강점이지만 사정거리 역시 긴 편은 아니었다.

또한 정해진 구결에 맞춰 운기해야 했기에 장풍을 쓸 수 있는 경지의 무인이라 해도 장풍을 쓰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장법이 발달한 무당파의 초절정고수들은 예전부터 장풍을 쓸 실력이 됨에도 차라리 검기나 검사를 사용했던 것이다.

장풍을 쓸 시간에 검사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더 효과적이었다. 그랬기에 장풍을 쓸 정도의 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보이기 위한 정도로만 사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달랐다. 장력에 많은 투자를 한 덕에 장법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 정해진 구결로 운기를 해서 장풍을 쓰는 자들보다 내공 소모가 적었다.

뿐만 아니라 혈도 자체가 장력에 특화된 데다 유운의 가르침으로 인해 장풍의 위력이 더욱 상승했다.

더구나 장풍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반발성도 해소가 된 상황이었다. 원래 장풍을 쓰면 목표물에 타격할 때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되는데 장수는 그런 충격을 없애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랬기에 같은 경지의 다른 고수들보다 더욱 자연스럽게 장풍을 썼고, 최근에는 양의심법에 대한 깨달음 덕분에 거의 시간차 없이 장풍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신체가 발달해 전보다 더욱 강한 장풍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장수로서는 예전보다 월등히 강해진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번천장을 쓸 수 있을까?”

물론 억지로 번천장을 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 쓰려면 지금 쓰는 장풍처럼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고 연발로 나가야 하기에 지금 상황에서는 무력시위용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

장수 역시 전생에서 실전에 맞게 흑룡장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막대한 내공을 기반으로 몸에 받는 반발력을 무시한 채 썼기에 상당한 몸의 무리를 감수한 상태였다.

무공을 펼치는 게 아니라 흑룡장에 휘둘렸다는 게 맞는 말인 것이다.

번천장 역시 전생에서처럼 막 쓸 순 있었다. 하지만 깨달음 없이 무공을 펼치면 무리가 가는 법. 최근에 그는 전생의 장삼이 흡성대법이나 폭발이 아니었더라도 오래 살지는 못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스스로 알지 못했지만 몸에 쌓이는 충격이 워낙 컸기에 언젠가는 몸이 버틸 수 없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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