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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23화 (323/398)

323편 - 정보를 나누다

표길랑이 달려간 곳은 마을 앞이었다.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멈춰 선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장수가 나타났다.

표길랑은 장수가 나타난 것은 신경도 안 쓰고 몸단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장수의 몸은 멀쩡한 편이었지만 표길랑은 여기저기 찢어진 상태였기에 보기가 이상했던 것이다.

그렇게 대충 손을 본 표길랑은 장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외상약하고 내상약은 있냐?”

마치 장수에게 맡겨 놓은 것처럼 당당히 요구했다.

장수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 생사대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싸운 상대인데 약을 요구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만약 장수가 독이라도 주면 어떻게 하겠는가?

‘원래 이런 녀석이지.’

원래 이런 녀석이었다. 그러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장수가 품에서 내상약과 외상약을 꺼내 건네자 표길랑은 외상약의 냄새를 맡더니 상처 부위에 약간 발랐다. 그리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상처 부위를 깨끗이 닦은 후에 대충 바르고 내상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장수는 표길랑이 내상약을 한꺼번에 털어 넣자 말리려다가 이미 목으로 넘어간 것을 보고는 뻗었던 손을 뒤로 뺐다.

장수의 행동에 표길랑이 웃으며 말했다.

“난 중상을 입어서 많이 먹어야 해!”

사실 내상이 중하다고 해서 많이 먹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장수는 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충 정리는 한 거 같으니 주점으로 가자!”

표길랑은 그 말과 함께 앞서서 주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술을 시키더니 장수를 한참 쳐다보았다.

“대체 네 녀석의 정체가 뭐냐?”

표길랑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었다. 어린 나이임이 분명하고 무당파의 속가제자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과 같은 초절정고수라니.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장수 나이에 초절정고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후기지수라고 해도 절정고수만 돼도 대단한 것이었다.

초절정의 벽을 뚫기 위해서는 내공이라는 것도 필요했지만 연륜이나 경험, 그리고 깨달음이 필요했다. 더구나 그것을 모두 얻기 위해서는 세월이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초절정의 고수가 되려면 사십 이전에는 힘들었다.

더구나 장수의 실력은 그냥 보통 초절정고수가 아니었다. 표길랑과 비슷한 극에 이른 실력자였던 것이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두려울 게 없었고, 언제 화경의 경지에 들지 몰랐다.

그런 실력자가 약관도 안 돼 보이는 어린아이라니, 표길랑으로서는 전후 사정을 알고 싶었다.

표길랑의 말에 장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황궁 소속입니다!”

“황궁? 황궁이라면 내공은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군!”

황궁은 돈이 엄청날 정도로 많았다. 게다가 천하 각지에서 영약을 구할 수 있으니 장수가 가진 내공은 어느 정도 설명이 되었다.

“예. 황궁에서 오래전에 기재들을 선발하고 그들 중 자질이 뛰어난 자들을 훈련시켰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이 정도의 무공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 아무리 기재이고 지원을 많이 해주었다 해도 성장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말을 하니 표길랑으로서도 더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래, 그것은 그렇다 치자. 물론 그게 말이 안 되는 것은 알지만 더 알기 위해서는 힘으로 굴복시켜서 알아내야 하는데 그것도 쉬울 거 같지는 않구나!”

표길랑의 말에 장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길랑이 다시 물었다.

“그럼 유운 스승님은 어떻게 만난 것이냐?”

장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황실에서 무공을 익히면서도 장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장법의 대가를 찾았고, 장법의 최고봉이 바로 유운 스승님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찾아가 배움을 청한 것입니다!”

장수의 말에 표길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수의 말이 맞다는 게 아니라 장수가 장법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래, 무공 중엔 장법이 최고지. 누가 검법이나 도법, 그리고 창법이 무공의 왕이라 하지만 장법을 알면 그런 말을 하지도 못하지. 천하에 가장 강한 무공은 장법이야. 그러니 자네같이 뛰어난 후기지수가 나타날 수 있고 말이야!”

표길랑은 그 말과 함께 껄껄 웃었다.

“그래, 나도 참 어리석군. 나보다 강한 자에게 내 무공을 익히라고 했으니 맞아도 싸지, 싸!”

표길랑은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는지 계속해서 웃었다. 생각만 해도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이다.

“아닙니다. 대협의 무공은 훌륭하셨습니다!”

“자네의 무공은 더욱 대단하고 말이야. 이거 완전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금칠을 하는구나!”

“아,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나저나 자네 말을 들으니 무당파와는 관련이 거의 없는 거 같군!”

표길랑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사실 저는 유운 스승님의 제자이지 무당의 제자는 아닙니다!”

“그래, 좀 아쉽군. 만약 황실 소속이 아니라면 좋은 곳을 소개해 주었을 텐데 말이야.”

표길랑이 좋은 곳이라 말한 곳은 마교였다.

장수로서는 쓴웃음이 나왔다.

“괜찮습니다!”

“황실이 대우는 잘해 주는 편이지. 더구나 밝은 곳이고 지원도 빵빵할 테니 더 말을 하는 게 우스운 것이지. 무공 역시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말이야!”

장수 정도라면 일가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딱히 무공으로 도움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장수를 마교로 데려갈 구실도 없었다.

“예!”

“그래. 그런데 갑자기 무공을 드러낸 이유가 뭔가? 그것만 아니었다면 나는 자네의 무위를 알지 못했을 것이야!”

‘네 녀석이 무공을 가르쳐 준다면서 마교로 끌고 가려고 했잖아!’

장수는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을 했다. 표길랑의 행동에 버릇을 고쳐 주려고 무공을 선보인 이유가 가장 컸다. 그게 아니라면 말로써 정보를 얻어 낼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실 표길랑에겐 자신의 무위를 드러내도 문제가 없었다. 표길랑이 좀 무식한 부분이 있긴 해도 남자답고 한번 약속한 것은 끝까지 지키는 성격인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가 있습니다!”

“무슨 이유?”

표길랑은 눈을 밝히며 장수를 바라보면서 옆에 놓인 술을 입으로 털어 넣었다.

“크…… 오랜만에 들어가니 정말 좋구나. 그래, 계속 말을 해보거라!”

표길랑 같은 주귀가 옆에 있는 술을 마시지 않을 리 없었다. 때문에 장수의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에 술을 털어 넣은 것이다.

장수는 눈을 질끈 감은 다음에 심호흡을 한 후 말을 이었다.

“혹시 대협께서는 현재의 상황을 아십니까?”

“무슨 상황?”

무당파에서 무공수련만 한 표길랑이 현재의 동향을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더구나 마교의 정보망은 거기서 거기였다. 하오문이나 개방은 둘째 치고 중원의 중소 사파 세력의 정보망보다도 못한 게 마교의 정보망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표길랑으로서는 현재 중원의 상황에 대해 까막눈이라 해도 무리가 없었다.

장수는 천천히 마교가 황실을 공격하고 공주가 있는 감찰단까지 공격한 것을 설명했다.

장수의 말에 표길랑은 술을 마시다 말고 황당한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뭐, 뭐라고?”

연거푸 물어봤음에도 도저히 지금 상황을 믿을 수 없어 되물은 것이다.

마교가 황실을 공격하다니, 그게 말이 되는가?

지금 마교는 오랜 내분으로 힘을 소비한 상황이었다. 그 상태에서 겨우 중원으로 눈을 돌렸기에 중원의 상황을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여러 번이나 황실을 공격하고 감찰단까지 공격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더구나 표길랑은 천마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감칠 나게 소모전을 벌이기보다는 화끈하게 전면전을 하는 것을 원할 것이다.

거기다 폭인이나 자객은 또 뭐란 말인가? 마교의 장로인 자신이 모르는 게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폭인이나 자객은 뭐지? 그런 거 비슷한 게 있기는 있는데!”

표길랑은 폭인을 강시 비스무리한 것이라 생각했다. 더구나 마교 정도 되는 세력이 자객을 키우지 않을 리 없었다. 그냥 기본적으로 보유한 자객들만 해도 천 명은 가뿐히 넘었던 것이다.

둘 다 마교에서 키우고 있었다.

거기다 국법을 어기고 화약에 손을 대고 폭탄을 만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그 규모가 엄청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있긴 있는 것이다.

장수는 다시 반복해서 설명해 주었다.

표길랑은 설명을 들으면서 의문 나는 것을 물어봤고, 그렇게 서너 차례 응답이 끝났다.

표길랑이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야, 마교의 세력은 역시 천하를 위진할 정도이구나!”

표길랑으로서는 장수가 말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 생각했다. 사실 마교가 아니면 그런 대업을 벌일 만한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수는 표길랑의 말에 혀를 찼다. 마교의 장로씩이나 돼 가지고 마교가 가진 전력을 모르니 답답하기만 할 뿐이었다.

“마교에 절정고수를 죽일 수 있는 자객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 맞아. 절정고수가 얼마나 강한데 자객 따위가 죽인단 말인가?”

표길랑은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

일반 자객이 절정고수를 죽인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만약 그리된다면 마교가 중원에 비해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터였다.

자객이 절정고수를 죽일 수 있다면, 그런 자객들만 몇천을 양성한 후 전쟁을 벌이면 마교의 승리나 다름없었다. 마교와 혈교, 그리고 황실과 무림맹은 끽해야 백 명의 절정고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다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자객은 절정고수만큼 키우기 힘든 건 아니었다. 만약 그런 방법이 있다면 천마는 물론 교의 장로들까지 합심해서 자객들을 키운 후 중원을 침범했을 것이다.

표길랑이 헷갈려 하는 것은 혈교가 가지고 있는 세력을 조금씩이나마 마교에서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교가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고, 실제로 그 정도 저력을 가진 곳 중 가장 유력한 곳은 마교뿐이었다.

표길랑은 말을 하다가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자네는 그것을 어떻게 아나?”

질문을 하다 보니 절로 납득이 갔다. 장수가 황실의 정보망을 이용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황실에는 여러 가지 정보망이 있고, 또 무림맹의 정보망도 이용할 수 있기에 마교보다 정보의 양이나 질이 훨씬 우수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표길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을 하는 동안 주문한 오리구이와 추가로 주문한 죽엽청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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