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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37화 (337/398)

337편 - 11권 혈교의 저력

주술사중 한 명이 말과 함께 손짓을 했다. 그러자 주술사 앞으로 무사들이 벽을 치기 시작했다.

주술사의 말에 무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장수는 인상을 구겼다. 어찌된 영문인지 주술사들은 홀로 나타난 장수를 더욱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랬기에 주변에 있던 무사들까지 호위로 불러들이는 것을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상황이면 주술사를 죽이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된다.

장수는 주먹을 뻗어 앞에 있던 강시의 몸에 주먹을 날린 후에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장수의 몸에서 나오는 황금빛 기운에 강시들이 주춤거렸다.

미세한 변화였지만 장수는 그런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이런 경우는 보지 못했다. 원래 강시는 두려워하는 것이 거의 없다. 거기다 명령에 복종하기 때문에 주술사가 시킨 일은 무조건 행했다.

그런데 강시가 주춤거리며 무언가 두려워하고 있으니, 그 이유를 알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장수는 강시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다시 주먹을 뻗었다.

단 한방이었다. 주먹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강시의 몸을 함몰시켰다. 그런데 강시의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정신없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공격했을 때와는 다른 반응이었다.

‘대체 뭐지?’

장수는 공격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빠르게 생각했다.

‘아까와 다른 것은 몸속에서 황금빛 기운이 나오는 것뿐이다.’

아까 쳤을 때는 몸에서 황금빛 기운이 세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사기에 반응해 나온 황금빛 기운이 머금은 주먹 덕분에 강시가 이상한 행동을 했다.

‘혹시 전진심법 때문이지 않을까?’

전진심법은 현문의 심법이었다. 그리고 기운 자체가 정기로 가득했다. 그랬기에 사기로 움직이는 강시의 행동이 억제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장수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건 나중에 차분히 생각해야지 지금으로서는 생각할게 아니다. 우선은 주술사를 죽이는데 전력을 다해야했다. 그랬기에 장수는 생각을 지우고 그대로 강시의 몸을 밟고 올라 강시의 머리를 발바닥으로 지긋이 누르며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잡아라!”

멀리에 있던 사냥꾼들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대여섯 발의 화살이 장수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장수는 그중 급소를 노리는 화살만을 그대로 낚아챈 후 사냥꾼의 몸에 던졌다.

슈슉!

“윽…….”

푸욱. 푸우욱.

장수가 날린 화살이 연속해서 사냥꾼들이 몸에 박혔다.

하지만 남은 화살들이 장수의 몸을 스쳐 지나가거나 박혔기에 장수 역시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장수는 그 상태에서 왼손을 뻗었다. 이미 장풍을 쓰기로 작정을 한 상태였다. 그랬기에 잠시의 망설임도 없었다.

장수의 손에서 장풍이 뿜어져 나왔고, 장풍은 무사들에게 겹겹으로 보호받고 있던 주술사의 어깨에 명중했다.

어깨에 맞았지만 장풍에서 뻗어 나온 경락이 삽시간에 주술사의 내장을 진동시켰다. 그 때문인지 주술사는 잠시 몸을 부르르 떨더니 얼마 있지 않아 그대로 절명해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내공도 없는 주술사가 장수의 장풍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장수는 무사들이 당황해 하는 양손에서 번갈아 가며 장풍을 날렸다.

퍼퍽!

장풍은 매우 빠르게 다른 주술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장풍이라는 것은 기로 뭉쳐진 것을 상승의 깨달음과 무리로 내뿜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기운이었다. 그랬기에 몸에 닿기만 해도 웬만한 자들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었다.

“장풍이다.”

“말도 안 돼! 장풍을 어떻게 쓰지?”

무사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풍이라는 것은 말로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장풍을 쓸 수 있는 자는 초절정고수중에서도 장법에 통달한 자이거나 아니면 내공과 상승의 무리를 통해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무림은 검법과 도법에 정통한 사람은 많아도 장법을 전문적으로 익힌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장풍을 쓸 정도의 고수를 보는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장수가 처음 장풍을 펼쳤을 때도 대응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없었다.

그런데 장수가 연속해서 장풍을 쓰니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침입자는 장풍을 쓸 줄 아는 초절정 고수라는 것을.

초절정고수는 일반 무사들이나 고수들은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 절정고수만 해도 혼자서 오십 명의 고수를 상대할 수 있다. 그리고 초절정고수는 그런 절정고수를 몇 십 명이라도 상대할 수 있는 괴물 중에 괴물이다.

그런데 그런 괴물이 눈앞에 있으니 무사들로서는 대응방법을 모색하기 힘들었다.

무사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단검이나 암기를 던지거나 사냥꾼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화살을 쏘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다시 두 명의 주술사가 장풍에 의해 순식간에 죽임을 당했다.

무사들이 혼란에 빠진 상태에서 장수의 장풍이 주술사를 후려쳤다.

어디에 맞던 상관이 없었다. 스치기만 해도 주술사의 연약한 신체는 버티지 못했다. 그랬기에 순식간에 세 명의 주술사가 목숨을 잃었다.

“주술사를 지켜라!”

조장으로 보이는 자가 무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무사들이 주술사를 좀 더 촘촘하게 보호하기 시작했다. 장풍으로는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 보였다.

장수는 연발로 장풍을 뿜어냈다. 그리고 장수의 손에서 뿜어져 나간 장풍은 엄청난 파괴력으로 주술사를 막고 있는 무사들에게 날아갔지만 무사들을 날릴 뿐이지 주술사에게 닿지는 않았다.

“젠장…….”

두 명만 더 죽이면 된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였지만 문제는 강시들이었다. 장수가 주술사들에게 신경을 쓰는 동안 강시들은 장수에게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혔다. 그리고 사냥꾼들 역시 계속해서 화살을 장수에게 쏘았다.

어차피 강시들은 화살에 맞아도 소용이 없었다. 특별한 약물로 단련된 신체라 잘 뚫리지도 않았고 뚫려도 강시들이 움직이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장수는 틀렸다. 장수의 신체는 화경의 경지에 가까운 상태였지만 화경의 경지는 아니었다. 화경의 경지라면 호신강기가 자동으로 형성되어 공격을 막을 필요도 없지만 아직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살이나 강시의 공격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강시의 공격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강시는 그자체로 하나의 시독이었다. 시독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느리게 한다. 더구나 강시의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도 생기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장수의 몸에서 내뿜어 지는 금빛 기운이었다. 워낙 미세 했기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았지만 황금빛 기운은 강시가 내뿜는 사기를 방어할 뿐만 아니라 장수의 몸에서 기운이 빠져 나가지 않게도 해주었다.

거기다 강시들은 황금빛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지 장수의 정면에서는 공격하지 못했고 뒤에서만 공격을 할 뿐이었다. 그 덕분에 장수의 피해는 생각보다 적었다. 하지만 누적된 피해는 장수의 움직임을 점점 느리게 만들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이대로 가면 주술사를 처치할 수 있지만 강시들에게 버틸 수가 없었다. 강시들이 공격은 무지막지 했기에 장수로서는 이 자리를 우선은 피해야 했다.

장수는 마음을 먹자마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러면서 주술사를 향해 장풍을 내뿜었기에 주술사는 물론 주술사를 보호하는 무사들마저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덕분에 장수는 빠르게 남목림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장수는 한참을 달려가다 멈췄다.

“휴…….”

다행이 쫓아오는 자들은 없었다.

설마 강시와 주술사가 버티고 있는 곳을 쉽게 뚫을 줄은 생각도 못 한 듯 했다.

그랬기에 이쪽에 대한 방비가 덜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분명 혈교에서 무사들을 보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유가 없어진다.

“쉬운 일이 아니구나.”

아직 혈교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이정도로 공세가 심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정도 전력을 내보낸 것을 보면 혈교 총단에 도착하면 얼마나 많은 전력을 보여줄지 궁금함 마저 들었다.

“혈교의 전력이 너무 막강해.”

이런 곳에도 강한 전력인 강시를 투입할 정도라면 혈교에는 더욱 막강한 전력이 있을 터. 그리고 무엇보다 신형 강시 역시 분명히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정도라면 충분히 마교와 무림맹을 쓸어버릴 전력이다.

“혈교가 노리는 게 천하통일이 분명하구나.”

저 정도 전력을 준비하면서 쓰지 않은 것을 보면 혈마가 노리는 것은 분명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서 천하를 장악할 준비를 끝냈다.

수천의 강시로 중원을 밀어 붙이면 천하의 그 누가 막아 낼 것인가? 초절정고수의 극에 도달한 장수 역시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일반 무사라면 순식간에 무참하게 썰릴 것이다. 그만큼 강시의 전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일반 무사로는 상대가 되지 않았고 절정고수만이 상대할 수 있지만 중원에 존재하는 절정고수는 겨우 이백여명도 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제 얼마 뒤에는 마교와 전쟁이 벌어질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마교와 이기든 지든 중원의 받는 피해는 엄청나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혈교의 강시 군단을 상대한다면 순식간에 쓸려 버릴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어떻게 저 정도의 전력을 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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