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편 - 11권 혈교의 저력
장수는 사실 혈교의 전력이 이정도 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외부 지단에 까지 강시 200구를 공급할 정도라면 상황이 심각하다. 장수 역시 혈교의 강시의 위력이나 숫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십년이 지나서 인지 알고 있던 기준과는 너무 많이 차이가 났다.
“내게도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구나.”
아마 이 사실을 아는 것은 혈교의 각 가문의 수장이나 혈마 정도라고 생각되었다. 아마 극비정보인지라 전생의 장수에게도 알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상황이 이렇다면 마교와 무림맹, 그리고 황실은 서로 싸울게 아니라 힘을 합쳐서 혈교를 쳐야한다. 그렇게 해도 이길지 말지 모르는 상황인데, 오히려 마교와 무림맹을 싸우게 만든 것을 보면 혈교의 교주인 혈마의 머리가 비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수는 생각을 하다 잠시 멈췄다. 지금 들어난 상황만으로도 혈교는 장수 혼자서 상대할 만 한 게 아니었다. 죽는 것은 무섭지 않다. 당당한 무사로서 죽음은 항상 가까이에 있는 친구와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냥 개죽음일 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설사 죽더라도 혈교에 크나큰 타격을 줘야한다. 이대로 혈교에 쳐들어가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총단으로 바로 가지말자.”
장수는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어차피 장수의 계획은 혈교의 전력을 부수는 것. 그랬기에 우선 전력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부수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일이 찾아 다니는 것이 더 우스운 일이었다.
장수로서도 혈교의 전력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더구나 총단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한 전력이 나타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장수는 총단에 갈 생각을 버렸다. 장수로서는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만 상대하고 싶었다. 더구나 혈교의 총단에 가면 혈마를 만날 수도 있다. 혈마는 천하에서 가장 강한 세 명 중 한명이며 화경의 고수였다.
화경의 고수는 강기 무공을 사용했고 호신강기를 펼칠 수 있기에 아무리 장수의 실력이 늘었다 해도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잘못하다 혈교의 전력에 묶이기라도 한 상태에서 혈마를 만난다면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
그랬기에 장수는 생각을 바꾸었다.
“이곳으로 오는 전력을 상대하자.”
초절정고수인 장수가 이곳에 있으면 혈교로서는 어쩔 수 없이 상대할 만한 전력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 하나씩 부수면 된다.
더구나 장수는 장풍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장풍은 원거리 에서 적을 살상할 수 있기에 싸우다 안 되면 도망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얼마든지 혈교의 전력을 부술 수 있다.
게다가 장수는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전진심법이었다.
전진심법의 효용은 실로 놀라울만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자신이 생겼다.
장수는 다른 적이 올 때까지 앉아서 전진심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혈교의 무사들과 싸울 생각을 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랬기에 편안하게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전진심법은 정말 신묘하구나.”
원래 현문의 무공은 현묘하기로 소문이 나있었다. 거기다 사마를 물리치는 힘이 다른 무공에 비해 월등히 강하다고 알려졌었다. 거기다 전진파는 현문 중에서도 으뜸으로 쳐주는 곳이다. 그런 곳의 심법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사마를 물리칠 힘이 있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게 있었다. 만약 현문의 무공이 있었다면 더욱 강력한 무공을 펼쳤겠지만, 현문의 무공은 이미 소실된 지 오래였다. 그나마 전진파의 심법만 혈교나 마교의 무고에 남겨져있었다.
물론 찾는다면 다른 무공도 찾을 수 있었겠지만 이미 현문은 전설 속에서나 이름이 남겨진 곳이었고 현재로서는 어떠한 기록도 남겨지지 않았기에 현문의 무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현문의 무공이 없다면 아무리 신묘한 현문의 심법인 전진심법이라고 해도 사마를 물리치는데 적절한 방법을 낼 수 없었다.
원래 무공이란 같은 문파의 심법과 무공을 펼쳐야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랬기에 현묘함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진심법과 전진파의 무공을 펼치는 것이 가장 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이미 전진파의 무공은 사라진지 오래였기에 아쉬울 뿐이었다.
“만약 전진파의 무공이 좀 더 남았다면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현재 혈교의 전력중 절정고수의 비율은 터무니없이 낮았다. 거의 초절정고수의 숫자와 비슷했다. 그것은 황실을 상대로 펼친 임무에서 장수에게 몽땅 털렸기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절정고수의 전력은 낮아 질수 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혈교에서 보낼 전력은 일반무사나 고수들 그리고 강시나 폭인 일 것이 분명했다.
그랬기에 사마에 강한 전진파의 무공을 펼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강시를 상대할 수 있을 듯 했기에 아쉬울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펼쳤더라.”
장수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몸속의 전진심법의 기운에서 황금빛 기운이 뿜어지게 된 방법을 알기 위해서였다. 만약 강시들을 상대하기 전에 어떻게 뿜어내는지만 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진파의 무공을 알고 있었다면 쉽게 기운을 뿜어 낼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장수의 머릿속 지식이나 경험 그리고 깨달음으로 알아내야 했기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수는 한참을 고민했지만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싸워 보자.”
방법이 없다면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면 된다. 어차피 혈교의 주력 중 하나가 강시였고 이번에 파훼법만 제대로 알아낸다면 다음번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 눈에 안 봐도 뻔했다. 그랬기에 장수는 강시들을 상대로 시험을 해볼 생각이었다.
몸 상태를 확인하며 기다리고 있자 저 멀리에서 강시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강시를 포위하듯이 무사들이 어우러져 달려오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강시를 무사들이 포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저렇게 하면 효과적인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서로 진형을 짜고 적을 상대하는 것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의 경우였고 이번 경우는 다른 경우였다.
강시와 일반 무사는 함께 진을 형성할 수 없다. 강시는 가만히만 있어도 주변의 생기를 빨아들인다. 그리고 일반 무사는 물론이고 고수라 할지라도 강시 주변에 있는 다면 자신도 모르게 생기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
물론 신체를 접촉해 빼앗기는 것보다는 적지만 그것도 상당히 큰 것이었다. 그랬기에 무사들은 필사적으로 강시에게 떨어지려고 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세뇌를 당한 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세뇌를 당한 무사들은 혈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이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사기를 내뿜는 강시를 두려워 할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명령이 없다면 강시에게서 본능적으로 벗어나려고 했었다.
장수는 찬찬히 달려오는 적들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많은 숫자였지만 장수 혼자서 상대해야 하는 적들이었다.
“주술사는 어디쯤 있지?”
장수는 주술사를 먼저 찾았다. 강시들을 조정하는 것은 주술사였다. 주술사 외에는 강시를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맨 뒤에서 무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어차피 무사들은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자들 중 가장 강한 무사라 해봐야 겨우 고수 수준이다.
무림에 가면 고수만 되도 알아주지만 초절정고수인 장수의 상대는 될 수 없었다. 문제는 강시였다. 내공소모 없이 얼마나 많은 강시를 상대하느냐가 강건이었다.
장수는 앞서 달려오던 강시에게 장풍을 날렸다.
펑
엄청난 위력을 가진 장풍이였지만 마치 철판을 때리는 듯했다. 단단한 강시의 몸을 부수지 못했다. 하지만 성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강시는 뒤로 다섯 걸음은 물러나더니 잠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만 봐도 어느 정도 타격을 준 듯 했다.
하지만 장풍을 쏘는 데는 많은 내공이 소모되었다. 그랬기에 이백여구나 되는 강시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수는 장풍을 포기하고 강시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강시의 전신을 때렸다. 그러면서 강시들을 부셔나갔다.
하지만 한구를 부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어느새 주변에 강시들이 몰려 왔다.
“이런…….”
장수는 빠르게 강시의 몸을 밟고 그대로 하늘을 박차고 올랐다. 그리고 무사들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녀석을 죽여라!”
혈교의 무사들은 장수를 보자 명령대로 상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금세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강시들이 장수를 쫓아 왔기 때문이다.
자연적인 강시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강시가 더욱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인다. 그랬기에 장수에게 달려드는 강시들은 인공적으로 만든 강시였다.
강시들은 주술사들이 명령에 의해 장수를 공격하려고 했고 주변에 있던 혈교의 무사들은 배려하지도 않았다. 그랬기에 장수를 공격하다 실수로 혈교의 무사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들이 상대해야 하는 자는 장수 혼자뿐이었기에 강시와 무사들이 순식간에 부딪혔고 갑작스럽게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강철 같은 몸을 지닌 강시였기에 부딪히기만 해도 피와 살로 이루어진 무사들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피, 피해라!”
무사들은 앞을 다투어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장수는 무사들이 뒤로 물러나자 무사들에게 더욱 가까이 붙었다. 그러자 강시들은 다시 장수를 잡기 위해 무사들에게 달려들었고 곧이어 아까처럼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주술사는 상황을 보고 인상을 구긴 채 소리를 질렀다.
“뭐하는 것이냐?”
소리를 지른 뒤에 얼른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강시들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강시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이 많은 강시들을 단 두 명의 주술사로 조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피 맛을 본 강시는 흉성이 난폭해진다. 그런 상태에서는 강시를 다루기 더욱 힘들다..
주술사들은 필사적으로 강시들의 흉성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장수가 아니었다. 장수는 빠르게 주술사들에게 달려들었다.
장수와 주술사 사이는 꽤 먼 거리였다. 그랬기에 주술사들도 방심했다. 더구나 옆에는 호위 무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줄 알았고 강시들이 통제가 되지 않자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장수는 초절정고수다. 그랬기에 눈에 보일정도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힐 수 있었다.
장수는 빠르게 주술사에게 돌진한 다음 장풍을 날렸다.
장풍은 쏜살같이 주술사에게 날아갔다. 주술사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상당한 거리에서 내뿜어진 장풍이라 위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주술사로서는 버틸 수 없었다. 그랬기에 주술사는 장풍을 맞자마자 그대로 하늘로 멀리 날아가며 절명했다.
“이,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