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49화 (349/398)

349편 - 강시를 이용하다

* * *

“뭐라고!”

혈마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지부가 터졌습니다.”

“벌써 몇 번째인 줄 아느냐!”

원래 무기를 보관한 창고는 삼일에 한 번씩 확인을 하게 되어있다.

그 때문에 확인을 하다가 갑자기 창고가 터진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벌써 일곱 군데나 터져버렸다.

“일곱 번째 입니다.”

각 지부는 전진기지였다.

서장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전시가 되면 최전선에서 무사들에게 무기를 공급해 줄 기지였다. 그 때문에 많은 양의 무기를 비축한 상태였다. 거기다 가장 중요한 무기인 폭탄 역시 상당한 양이 들어있었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황실의 고수는 혈교의 암호체계와 지부의 위치를 알아차리고 하나씩 부수고 다니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본교의 암호체계가 뚫리기라도 한 것이냐?”

혈마의 질문에 군사가 얼른대답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본교의 연락망은 오랜 시간동안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암호를 아는 자들은 모두 세뇌 작업이 진행된 자들이라 암호를 말하면 그 순간 죽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유출 되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냔 말이다!”

군사는 이번 질문에는 답할 수 없었다.

그로서도 이번 일을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외부가 아닌 내부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잠시 고민하던 군사가 말했다.

“내부라고?”

“그렇습니다. 본교에는 혈마님을 적대시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이번 일을 이용한 것 일수도 있습니다. 본교의 핵심가문들의 수장들이나 후계자들은 세뇌 작업에 열외가 되어 있으니 그들이 이번 일을 통해 기회다 싶어 이용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군사의 말에 혈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황실의 고수만 제거하면 각 가문에 문책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황실의 고수를 제거해야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데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현재로서는 각 가문에도 힘을 빌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혈교의 고수 한명을 잡기 위해 서장 전체를 뒤지고 있는 중이라 혈교의 핵심 가문의 힘도 필요했다.

각 가문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었고 개인적인 용도로 교의 전력을 챙길 때가 있었다.

하지만 혈마로서도 자중지란이 일어나면 교의 힘이 줄어드는 것이기에 그런 그들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교에서 필요로 하는 자금이나 화약, 그리고 절정고수들은 모두 각 가문에서 얻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과 척을 질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가문의 수장들이 의심스러웠지만 그들을 문책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확실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익을 위해서 교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알겠다. 이번일로 녀석들을 단단히 문책해야겠지. 하지만 문제는 황실의 고수다. 녀석의 위치를 잡았느냐?”

혈마의 말에 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현재 녀석이 위치로 짐작되는 곳을 찾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전투부대를 보냈고 천라지망을 펼쳤으니 녀석을 잡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녀석을 잡으면 녀석에게 협조한 가문을 밝혀내도록 하겠습니다.”

군사의 말에 혈마가 흡족한 미소를 입가에 그려냈다.

“그래야지. 그곳의 위치가 어디냐?”

혈마의 말에 군사는 위치를 알려주었다.

“내가 직접 가겠다.”

“예? 그건 안 될 말씀이십니다. 본교의 전력으로도 녀석을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믿을 수 없다. 그리고 녀석의 무위는 보통의 초절정고수가 아니다. 그렇기에 내가 나서야 녀석을 잡을 수 있어.”

혈마의 말에 군사 역시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그동안 보고서에는 장수가 입힌 피해상황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도저히 개인이 할 수 없을 정도의 대단한 공적이었다.

장수는 처음 모습을 들어 낸 후부터 혈교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정도 피해라면 혈교의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는 마교에게도 입은 적이 없었던 피해다.

더구나 장수는 평범한 초절정고수가 아니다.

그동안의 무위를 봐서는 화경에 근접한 초절정고수. 초절정고수도 함부로 펼칠 수 없는 장풍을 연달아 물 쓰듯이 쏘아댔다.

군사는 저번과 같이 혈마를 거듭 말렸지만은 헛수고였다.

혈마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고, 다음 혈마의 말에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혼자 나서겠다.”

“혼자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호법원에게 말을 해놓을 테니 호위를 늘리셔야 합니다.”

“됐다, 나는 혼자가 편하다. 그리고 천하에 나에게 해를 끼칠 것은 없어.”

혈마는 더 이상 장수를 얕볼 상대로 보지 않았다.

장수를 잡으려면 화경의 고수인 자신이 스스로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혈마는 끈질기게 자신을 잡는 군사를 뿌리치고 군사가 알려준 위치로 경공을 펼쳤다.

* * *

&五활강시

장수는 쉬지 않고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적들은 혈교의 무사들이였는데 죽음의 무섭지 않은지 쉴 새 없이 공격해왔다.

그리고 장수 역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혈교의 무사들을 죽여나갔다.

장수는 오른손에 단검을 들고 있었는데, 오른손이 움직일 때마다 혈교의 무사 두 명이 한 번에 쓰러졌다.

장수가 움직일 때마다 혈교의 무사들이 미리 짜고 있는 것처럼 알아서 픽픽 쓰러졌다.

‘아쉽구나.’

장수는 싸우면서도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장수로서는 아까운 상황이었다. 원래라면 더 많은 지부의 창고를 부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첫 번째 지부를 성공적으로 처치한 다음에 장수는 놀라운 속도로 지부들을 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첫 번째 지부에 화약이 터진 후로 무기 창고에 출입이 금지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장수는 무력으로 무기를 빼돌리려다가 그만 정체가 밝혀져 혈교인들에게 추격을 받게 되었다..

혈교의 추적자들은 움직임이 재빨랐다.

거기다 끊임없이 장수를 괴롭혔기에 장수는 쉽게 도망치지도 못했다.

문제는 추격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자객들도 문제였다.

예전 공주를 암살하기 위해 왔던 자객들이 이번에는 장수를 노리고 달려들었는데, 자객들을 상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객들이 혈단을 복용하면 절정고수에 준하는 능력을 가졌기에 장수라 하더라도 쉽게 상대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아군은 없고 적만 있는 상태에서 보급도 없이 버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실무고에서 얻은 단검과 장수가 부상을 모두 치료 했다는 점이다.

지부를 돌아다니면서 치료에 전념했고 그 덕분에 몸 상태가 정상에 근접할 정도로 좋아졌다.

게다가 혈교의 공격수법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기에 실수로라도 다치는 일이 없어졌다.

장수는 두 손만으로도 수많은 무사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두 손이 공격과 방어를 도와주었는데 손이 순식간에 움직이자 눈앞에 있었던 덩치 큰 무사도 한방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는 없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학살을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되는 자들과 싸워야 재미있지 이런 약한 자들과 싸우는 것은 장수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랬기에 장수는 이곳에서 벗어날 생각만 가졌다.

‘그나저나 혈마는 언제 나올까?’

혈교에서 강한 전력을 가져 오지 않게 된 것이 얼마 전이었다.

초절정고수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화경의 고수인 혈마가 직접 나서야 자신을 제압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기에 언제쯤 올지 예측을 했다. 하지만 혈마가 쉽게 움직일 리가 없었다. 그리고 혈마가 움직인다면 그것도 또한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혈마가 장수를 찾는 동안 총단에 들어가 생산시설을 파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장수는 혈마를 상대할 한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바로 지부를 돌면서 챙긴 폭탄이었다. 그런데 그 양이 상당했다. 조금씩 모아도 십여 군데가 넘었기에 상당한 양이었다.

그것을 장수는 오면서 묻어뒀다.

그것을 묻은 이유는 한가지였다. 혈마를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장수는 어지간하면 혈마를 피할 생각이었지만 만약이라는 것이 있다.

만약 혈마와 어쩔 수 없이 부딪치게 되면 폭탄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장수는 생각하다가 이내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적들을 상대할 때였다.

장수는 눈앞에 있는 혈교의 무사들을 매우 간단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왼손으로 상대방의 방어를 무너뜨리고 오른손의 단검으로 급소를 공격하는 식으로 대부분의 무사들을 이 방법을 통해 쓰러뜨렸다.

방법은 상당히 단순한 공격이라 할 수 있었지만, 속도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능숙했다.

장수의 사정거리 안에 다가온 무사는 하나도 남김없이 그대로 허무하게 썰렸다. 제대로 막기는커녕 눈으로 인식하지 못 하는 정도였다.

장수의 동작이 단순해 진 것은 혈교의 무사들의 숫자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장수는 동작에 낭비를 없애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해야 많은 적을 상대하고도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동작도 체력 소모나 내공소모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공은 선천지공과 전신심법 덕분에 소모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느릿느릿하지만 회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체력은 그러지 아니했다.

무엇보다 혈교의 무사들이 쉴 순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실 여유조차도 없었고, 체력을 보존하는 것도 급급해서 체력이 손상되면 회복하기도 힘들었기에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다.

장수는 눈앞의 무사를 제거하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것은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었고 오랜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옆으로 다가오는 무사의 동작이 이상하게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알아챈 장수는 그 순간 긴장했다.

이미 이런 공격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혈교의 무사들은 폭탄을 등에 매고 달려오는 것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었다. 장수는 저번에 폭탄으로 입은 피해때문인지 그들의 움직임을 특별히 주의 했다.

그 덕분에 장수는 폭탄을 가지고 있을 만한 녀석은 미리 알아 챌 수 있었다.

펑펑!

장수가 손바닥을 펼쳐 장풍을 연속으로 내뿜었다.

그것도 왼쪽 다리를 향해 발사했는데, 장풍을 맞은 무사는 왼쪽의 균형을 잃은 동시에 몸이 한 쪽으로 무너지며 등을 보였다.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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