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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72화 (372/398)

372편 - 표길량과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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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전쟁 준비를 했다. 그리고 자신이 있었다. 정파에는 화경의 고수가 단 한명이었고 게다가 애송이였다.

하지만 마교에는 화경의 고수가 둘이나 되었고 그중 천마는 천하제일고수라 불릴만한 자였다. 그만큼 강했기에 이번전쟁에서 마교가 질 거라 생각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천마는 태사의에 앉아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버러지들이 진형을 짜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그들을 격퇴할까요?”

장로의 말에 천마는 고개를 흔들었다.

“놔두어라. 절망감을 주기 전에 꿈을 꿀 시간을 주어야겠지. 우리가 나서면 저들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전까지는 놔둬도 상관없겠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황실의 총사령관이 화경의 고수라고 합니다. 그는 어떻게 합니까?”

다른 자들은 몰라도 화경의 고수는 화경의 고수만이 상대할 수 있었다.

천마는 장로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는 내가 나설 것도 없겠지. 표길량, 네가 나서라.”

천마의 말에 표길량 부교주가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성승이라면 내 손을 쓰기에 적합한 상대지만 이미 죽었으니 내 상대라 할 만 한 자는 오직 혈마 뿐이다. 무림맹과 황실을 굴복시킨 다음 바로 혈마가 있는 서장으로 갈 테니 조금도 방심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공격하라!!!“

공격명령을 내리자마자 황실의 병사들과 무림맹의 무사들이 신강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신강에 살고 있는 부족들과 마인들이 강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전력은 백중세라 할 수 있었다. 숫자는 정파나 황실이 많지만 실질적인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절정고수 이상은 마교가 월등히 많아 질적으로 유리했던 탓이었다.

그랬기에 사방에서 소모전이 일어났다. 하지만 서로 간에 전력만 까먹는 것이지 제대로 된 승부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진정한 승부는 화경의 고수들이 부딪치는 격전지에서 일어날 것임을 알았기에 마교나 무림맹 모두 화경의 고수를 언제 출전시킬지가 최대의 관건이었다.

장수가 수련에 전념하는 동안 전령이 급히 달려왔다.

“총사령관님.”

총사령관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수는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장식용인 장수를 부를 이유는 한 가지 뿐이었다. 바로 표길량이 나타났기 때문일 것이다.

장수가 준비를 하는 동안 전령이 급히 말을 했다.

“마교에 강력한 부대가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그들을 지휘하는 자는 마교 부교주로 짐작됩니다.”

나타난 위치와 숫자를 보고하는 동안 장수 역시 편한 무복으로 갈아입었다.

돈이 많은 황실답게 상당히 고급 옷감이었는데 착용감이 편하고 질긴 옷감이었다.

장수는 손에 끼고 있는 장갑을 살펴봤다. @손에는 장갑을 낀 흔적이 없었는데 분명히 끼고 있었다. 게다가 장갑을 끼고 있으면 평소보다 훨씬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기에@(문맥 의미 불명) 표길량을 상대할 때 유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장수는 준비가 끝나자 표길량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표길량이 있는 곳에는 표길량 외에도 마교의 절정고수들과 초절정고수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정파의 고수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 각문파의 장로나 문주였는데 초절정고수이거나 절정고수였다.

마교와 상대할만한 전력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각 화경의 고수는 단 한 명이었고 화경의 고수가 쓰러지는 쪽이 질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서로 비슷한 전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화경의 고수 한명이 전세를 바꿔 놓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마교 측이나 정파 측 모두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장수가 나타나자 정파 측 무인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나이가 어려도 화경의 고수는 화경의 고수였다. 게다가 황실의 총사령관이었기에 믿음이 갔던 것이다.

장수는 나타나자마자 마교의 무사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때를 맞추어 표길량이 앞으로 나왔다.

표길량은 앞으로 나가다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어이가 없구나.”

황실의 초절정고수라 해서 기대를 했는데 아는 자였다. 바로 장수였던 것이다. 하긴 무당파에서 장수와 싸울 때 황궁에 소속되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총사령관일 줄은 몰랐다.

더구나 화경의 경지를 깨우친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입니다.”

“그래. 오랜만이야.”

장수와 표길량은 매우 오랜만에 만났다. 그리고 그 둘의 신분은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흑마열왕대의 대주이며 마교의 장로였던 표길량은 화경의 고수에 마교의 부교주가 되었고 장수는 황실의 고위관리에 총사령관 게다가 화경의 고수가 되어 있었다.

장수와 표길량은 본대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화경의 고수 둘이 싸우기 때문에 양측 다 상당한 거리를 마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잘못하면 말려들 수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물러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둘은 매우 작게 말을 하고 있었다. 둘의 대화를 남이 듣는다고 좋을 게 없어 의도적으로 작게 말했기 때문에 상당한 청력을 가진 무림고수들도 둘의 대화를 잘 들을 수 없었다.

“우선 부교주가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그래. 축하 받을 일이지 내가 부교주가 된 거 말이야. 정말 힘들게 부교주가 되었지. 게다가 화경의 고수도 쉽게 되는 게 아니었어. 그런데 자네 역시 나와 비슷한 수준이 된 걸 알고 나니 허무한 기분도 드는군.”

표길량은 무공에 천재였다. 그리고 수많은 노력과 실전 끝에 지금의 경지에 오르게 된 것이다. 게다가 화경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오른 것은 기연을 연달아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운을 만나고 천마에게 무공을 배우는 것은 보통 기연이 아니었다. 그런 기연 덕분에 지금의 경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자신의 경지를 따라온 자가 있으니 허무함도 들었고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자신도 알고 있던 자였다. 장법을 쓰는 자여서 관심을 가졌는데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표길량은 잠시 착잡한 마음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무공이란 적수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는 법. 표길량 역시 천마에게 맞아가면서 배울 때 큰 힘이 되어준 것이 바로 장수의 존재였다.

표길량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장수 덕분에 호승심이 일어났기에 천마의 무지막지한 수업을 견뎌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장수 덕분에 무위가 상승할 터였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그래. 지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사실 천운에 가까운 운이 필요하지. 그리고 그것을 내가 절감하고 있고 말이야.”

“맞는 말씀이십니다.”

장수 역시 전생에 수많은 노력과 고생을 했지만 화경의 경지는커녕 그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죽었다. 게다가 평범한 죽음도 아니었고 폭인으로 이용되어 죽었던 것이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었기에 표길량의 말에 동조할 수 있었다.

“그래. 자네의 성취에는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안타깝군. 나는 마교의 부교주로서 자네는 황실의 총사령관으로서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너무 아쉬운 일이야. 우리 둘 중에 한명은 사라져야 하네. 아깝지만 말이야.”

비슷한 시기에 화경의 경지에 오르는 무인은 거의 없었다. 화경의 경지란 무의 궁극의 경지였고 인간으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와도 같았기에 백년에 한명이 나타나면 많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한 시대에 두 명의 화경 고수가 나타난 것은 무림의 축복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수와 표길량은 적과 마찬가지였기에 마주치면 싸울 수밖에 없었다.

표길량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부교주님께서도 이번에 마교의 부교주가 되면서 기록을 확인하셨을 것 아닙니까? 지금의 전쟁은 혈교의 음모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합심해서 혈교를 공격해야 합니다.”

장수의 말에 표길량은 미소를 지었다.

“혈교의 음모라…… 그래서?”

“예?”

“음모라서 어떻다는 것인가? 그들이 음모를 꾸민다고 해서 우리가 이용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싶은가.”

“그……그렇습니다.”

“그래서 무슨 상관인가? 혈교가 아무리 대단해도 우리를 상대로 음모를 꾸밀 수 없어. 우리는 어쨌든 상황을 보고 움직여 중원을 쳤을 것이야. 그리고 혈교가 있는 서장을 쳤겠지. 결과는 우리가 먼저가 되었던 중원이 먼저가 되었던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라는 게다.”

“하…… 하지만…….”

“혈교가 음모를 꾸민 것을 나도 알고 천마도 알고 있지. 하지만 우리는 음모에 빠진 게 아니야. 이런 상황이 오면 당연히 기회를 잡고 전쟁에 참여했을 것이야. 그리고 혈교는 그것을 도왔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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