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73화 (373/398)

373편 - 표길량과의 대결

장수는 표길량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마교와 중원은 서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이었다.

물론 혈교가 중간에 음모를 꾸미기는 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마교는 풍요로운 중원을 공격했을 것이 뻔했던 것이다.

“…….”

“본교에는 화경의 고수가 두 명이나 있네. 그리고 본교 외에 화경의 고수는 황실에 한명 그리고 혈교에 한명이 남았을 뿐이지. 그리고 만약 혈마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녀석이라면 장수 너를 도와 함께 본교를 공격할 것이야.”

표길량이 말은 맞는 말이었다. 마교로서는 시간을 끌어 봤자 중원과 혈교가 손을 잡는 결과만을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이미 마교의 전력은 중원과 서장을 아우를 정도였다. 화경의 고수가 두 명이나 탄생한 것만으로도 무게중심이 기운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원하고만 전쟁이 일어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장수는 잠시 생각을 했다.

‘어쩌면 무림맹에서 혈교와 밀약을 맺었을 수도 있겠구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상황이 급박하면 혈교에서 마교를 공격할 수도 있었다. 화경의 고수가 둘이라면 아무리 혈마라도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혈교와 무림맹이 서로 손을 잡았을 수도 있었겠구나.’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중원이 밀리면 혈교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마교의 전력은 강한 것이기에 혈마로서도 다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장수는 좀 더 깊은 것을 알고 있었다.

현재 혈마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리고 상처를 빨리 치료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원을 도와 마교를 칠거 같지는 않았다.

‘곤란한 상황이구나.’

성승이 살아있었다면 문제가 없었다. 중원도 두 명의 화경 고수를 가지고 있었고 마교도 두 명의 화경의 고수를 가지고 있었다. 이전에야 비슷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성승이 죽었기에 곤란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장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내 생각을 정리했다.

‘생각을 해서 뭐하겠는가? 우선은 눈앞에 있는 표길량을 싸워 이기자. 그리고 생각은 그다음에 하자.’

마교가 전쟁을 그만둘 생각이 없는 것을 안 이상 장수로서는 우선은 눈앞에 있는 화경의 고수를 꺾을 생각을 먼저 했다. 우선 표길량만 꺾는다면 화경의 고수는 마교에 단 한명만 남게 되는 셈이었다.

그때 표길량이 웃으며 말을 했다.

“생각은 정리가 되었는가.”

표길량은 장수가 생각을 마칠 시간을 준 것이다.

사실 장수는 표길량에게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표길량은 초절정의 경지에서 정체된 상태였는데 스승인 유운을 소개시켜 주었기에 경지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같은 스승 밑에서 수업을 들은 동문이었고 같은 장법을 쓰는 고수였기에 사정을 봐준 것이다.

이정도만 해도 표길량으로서는 해줄 만큼 해주었다. 거기다 장수가 몰랐던 사실까지 알려주었으니 장수가 베푼 은혜를 어느 정도 갚은 것이다.

그리고 위대한 스승인 유운에게 받은 은혜를 장수를 통해 약간이나마 갚은 것이었다.

“그렇습니다.”

“그럼 주먹을 들지. 우리 같은 무인에게는 사실 주먹으로 말을 해야지 입으로 말을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거야.”

장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눈앞에 맞수가 있는 이상 상대를 떼려 눕히는 게 중요했지 그 외의 것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자네가 먼저 공격하게.”

표길량은 강호의 선배로서 선공을 장수에게 양보했다.

장수 역시 거부하지 않았다. 선공은 대결을 할 때 큰 양보였다. 그랬기에 이득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장수의 주먹이 마치 수십 개로 늘어난 것처럼 표길량을 사정없이 밀어 붙였다.

그러자 표길량 역시 장수의 공격을 피하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둘 다 전신을 사용했는데 팔다리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어깨까지 전신 중 한곳도 빠뜨리지 않고 사용했는데 너무 빨리 움직였기에 초절정고수라 할지라도 둘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화경의 경지에 이르면 몸에 변화가 일어난다. 더욱 빠르게 강력하게 바뀌는 것이다. 게다가 신체가 기운에 민감하게 변하는데 작은 진기로도 신체의 능력을 월등히 상승시킬 수 있었다.

거기다 일부러 기를 집중하지 않아도 원하는 부위에 알아서 기가 움직이기 때문에 범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대결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장수나 표길량의 움직임에 주변에 있던 대기가 버티지 못했다. 그랬기에 몸을 움직일 때마다 대기가 찢기는 소리가 났고 찢겨진 대기 사이로 바람이 밀려들어와 돌풍을 만들어 냈다.

보통사람이라면 이정도 움직임에 연약한 피부가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표길량이나 장수 모두 화경의 경지에 오르고 나서 신체는 놀란 만큼 단단하고 질겨졌다. 덕분에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공방을 버틸 수 있었다.

순식간에 백여 합이 훌쩍 넘었다. 거기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무림인들도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격전이 일어나면 영향력이 어디까지 퍼질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장수는 표길량을 상대하다 어느 순간 강기를 형성했다. 그러자 표길량 역시 강기를 형성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기를 통한 결투가 시작된 것이다.

장수의 손에서 형성된 강기는 신기하게도 노란색이었는데 우측 손은 짙은 노란색이었고 좌측 손은 탁한 노란색이었다. 그리고 표길량의 손에는 검붉은 강기가 형성되어졌다.

이제 한 수에 목숨을 건 대결이 펼쳐졌다. 강기에 다친 상처는 쉽게 낫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에 쉽게 나을 수 없었던 것이다.

“간다!“

표길량의 말과 함께 장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권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단순한 권법을 펼쳤지만 강기가 형성되었기에 권법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그에 맞서 장수는 태극권을 펼쳤는데 표길량이 무서운 공세를 물이 흐르듯 막아냈던 것이다.

공격력은 표길량이 월등히 강했다. 표길량의 공격은 상식을 초월할 정도였다.

더구나 표길량의 신체는 오랜 시간동안 단련이 된 상태였다. 더구나 파괴적인 무학을 추구하는 천마에게 무공을 배웠기에 강함만을 극도로 추구해왔다.

그랬기에 권법에서는 장수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웬만한 공격은 튕기거나 흐름을 바꾸면 되지만 너무 강한 공격이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인지 장수는 계속해서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냥 물러나지는 않았다. 장수는 알고 있는 여러 가지 권법을 펼쳐 전세를 만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표길량의 실력도 보통이 아니었기에 쉽게 만회 할 수 없었다.

'장풍을 써야겠다.'

권법은 보조적인 수법일 뿐이었다. 장수나 표길량 모두 장법의 궁극을 추구하는 무인이었다. 그랬기에 주된 공격은 장법이었던 것이다.

장수와 표길량은 권법을 펼치면서도 수시로 장력의 수법을 권법에 포함시켰다. 그래서 약간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장력을 쏘아 보냈고 다른 한명은 그것을 해소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좀 더 파괴적인 수법을 써야 했다. 장수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찼다.

‘양의번천장’

번천장만 해도 천하제일의 장법이라 할 수 있었는데 양의번천장은 그것을 뛰어넘는 천고의 기학이었다. 하늘을 부술 정도의 위력을 가진 장법을 연속해서 쏘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던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자 장수는 표길량을 향해 장풍을 발사했다. 그러자 표길량은 손을 앞으로 뻗더니 장풍에 서린 기를 해소시켰다. 장수는 그 틈에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다시 연속해서 장풍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장풍이 수발이나 표길량을 향해 날라 가자 표길량은 급히 몸을 피했다. 그리고 표길량 역시 장풍을 쏘기 시작했는데 한발 한발의 위력은 장수보다 한수 위였지만 속도 면에서는 장수를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워낙 파괴력이 대단했기에 폭발의 여파에 뒤따르던 장풍들 역시 휘말려 들었고 그대로 해소되어 버렸다.

“역시 대단하구나.”

천하에서 제일가는 장법가들이 만났던 것이다. 그랬기에 이런 장관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천하에 누가 있어 이정도로 자유롭게 장풍을 쓸 수 있겠는가? 천하에 오직 표길량과 장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켜보던 무림인들 역시 혀를 내두르며 놀라워했다. 둘이 사용하는 장풍이 보통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위력도 위력이었지만 속도나 정확도가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었던 것이다. 원래 장풍의 위력은 사기적인 수준으로 강하다. 더구나 스치기만 해도 장력이 오장육부로 스며들어 썩게 만들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워낙 익히기 힘들고 내공 소모가 심해 외면했던 것이지 저 정도로 위력이 있다면 생각이 바뀔 만도 했다. 저 정도 위력이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익히는 게 더 나았을 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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