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79화 (379/398)

379편 - 천마와의 대결

장수는 동창의 수장이었다. 그리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고위관료였고 매우 긴 이름을 가진 관직의 소유자였으며 황실에서 공주를 시집보낼 일등 부마감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명목상이라 하지만 황실 총사령관의 자리에 있었다. 그랬기에 황실 소속이라 한 것이다. 더구나 지금의 직책을 이용해 마교와의 싸움이 끝나면 혈교와도 전쟁을 벌여야 했던 것이다.

“그래? 신기한 일이로구나? 네 녀석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나기에 성승이 제자로 받아들였는지 궁금하구나.”

천마는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우선은 질문이 먼저였다. 어차피 대결이 펼쳐지면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궁금한 것을 최대한 물어보고 나서 대결을 펼치려고 했던 것이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지킬 것이 있기에 성승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성승께서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주셨습니다.”

장수가 지킬 것은 석가장과 스승인 유운이었다. 하지만 듣고 있던 자들은 장수가 천하를 지키겠다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

“껄껄껄, 너 역시 정파의 위선자 중에 하나였구나. 차라리 땡초는 그런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았다. 천하를 지키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그저 나를 막겠다고 했지. 나만 막으면 당장 눈앞에서 죽는 자들은 줄일 수 있다고 말이야. 그런데 땡초도 못한 일을 네 녀석이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천마는 천하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사실 화경의 고수라면 천하를 재패할 정도의 능력이 충분히 되었다. 그리고 천마는 천하를 재패할 마음이 있었고 천하를 구하려는 자와는 숙명적으로 싸워야 했던 것이다.

“저는 제 능력이 되는 데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래. 훌륭하구나. 하지만 안타깝구나. 네 녀석이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테니 말이다. 할 수 있는 거라곤 하늘로 올라가 네 스승과 이야기를 나눌 뿐이겠지.”

천마는 자신이 패배할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표길량은 이겼는지 모르겠지만 천마는 오래전에 화경의 경지에 도달했고 엄청난 노력으로 지금은 화경의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이제 겨우 화경의 경지에 도달한 애송이를 이기지 못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저 역시 스승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천마와 대결을 앞둔 지금 장수는 자신의 스승인 유운과 장법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걱정하지 마라, 네 소원을 금방 이루어지게 해주겠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냐?”

천마는 이제 손을 쓰려다가 장수의 말에 멈칫했다. 죽이기 전에 이야기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능력을 인정해 줄만 했다. 화경의 고수는 보통의 경지가 아니었다. 오랜 기간 깨달음을 가다듬으며 노력을 하다 천운이 닿아야 겨우 화경이라는 경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경지였기에 몇 마디 정도는 들을 수 있었다.

“천마님 현재 우리가 싸워서는 안 됩니다. 지금 우리가 싸우는 것은 혈마의 음모입니다. 혈마는 간악한 음모로 정파와 마교를 붙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혈마의 술수가 아니었다면 정파가 마교를 공격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장수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했다. 강시들과 폭인이 황실을 공격하고 공주를 납치한 일을 이야기했던 것이다.

천마는 장수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래서?”

“예?”

장수는 최소한 혈마에게 속은 것을 억울해 할 거라 생각을 했다. 현재 마교와 혈교 그리고 정파의 세력은 비슷하다 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다른 두개의 세력이 붙으면 남은 하나의 세력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 형국이었다. 그랬기에 천마가 음모에 빠진 것을 안다면 어느 정도 대화가 될 거라 생각을 했다.

“본좌는 하등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차피 본좌와 본좌의 용감한 무사들은 천하를 침공할 준비를 끝마친 뒤다. 그리고 언제 가면 좋을 지와 선전포고를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 모든 일에는 격식이라는 게 있고 중원이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니 말이다. 만약 선제공격을 했다가 허무하게 무림을 정복하면 너무 재미가 없지 않느냐? 그래서 해야 할게 많았는데 오히려 너희들이 쳐들어 왔으니 귀찮은 일은 덜게 되지 않았느냐? 더구나 이번에 모인 숫자가 상당하니 이번만 잘 격파하면 중원을 차지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혈교를 쳐부수는 것은 일도 아니다.”

“…….”

“왜? 너는 내가 혈마가 음모를 꾸미는 것도 모르는 줄 알았느냐? 나도 혈마가 잔머리를 굴리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혈마가 얌전히 있을 녀석이 아니지. 분명 어떤 일을 만들 것이고 판이 만들어지면 나와 내 부하들은 자리만 지켜도 무대가 완성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차피 음모를 꾸미는 자는 한계가 있다. 뒤에서 음모나 꾸미는 혈마는 천하를 장악할 수 없다. 그러니 나는 오히려 혈마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다. 그렇기에 후에 혈마를 만나면 단숨에 목을 베어 죽이는 것으로 고마운 마음을 대신하려고 한다.”

힘을 숭상하는 천마였기에 음모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빠르게 공격하나 늦게 공격하나 중원을 공격하고 그 다음에 혈마를 공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천마와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천마와의 대결뿐이었다. 천마가 죽든 장수가 죽든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승부였다. 그랬기에 장수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래. 할 얘기는 이제 끝이냐? 그렇다면 여기까지 온 네 녀석을 인정해서 하나의 검법을 보여주겠다.”

천마는 말과 함께 하나의 검을 꺼내 들었다. 바로 천마와 함께 천하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천마역천검(天魔逆天劍)이었다. 천마역천검은 혈마의 지존도와 함께 신병서열 일, 이 위를 다투는 무기였다. 천마역천검이 일위였고 지존도가 이 위 무기였다.

천마역천검은 단 한번 찌르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가른다 하여 그 위력의 강맹함을 널리 알렸던 것이다.

천마가 검을 꺼내자 장수는 한숨을 쉬며 주먹을 쥐었다. 어차피 표길량에게 들었기에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될 것이라는 짐작을 했다.

더구나 천마와는 어쨌든 한번은 붙어야 하는 자였다. 그랬기에 장수는 천마를 천천히 노려보았다.

“그래. 네 녀석 역시 장법을 쓴다고 들었다. 어디 네 녀석의 장법 실력을 보고 싶구나.”

천마는 말과 함께 검을 장수에게 겨루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선명한 검은색의 강기가 형성되어졌다.

마치 어둠과도 같은 검은색 강기는 무엇이든 부셔버릴 거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장수는 인상을 구겼다.

'큰일이구나.'

천마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문제가 심각했다. 장수의 실력은 아직 천마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천마가 방심한 상태에서도 이기기 힘든데 전력을 다할 것 같으니 문제였던 것이다. 더구나 천마의 강기는 보통이 아니었다. 두껍기도 두꺼웠지만 색깔이 짙고@(의미파악불가) 길이가 무려 반 장이나 되었다. 그랬기에 장수라 해도 쉽게 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장수가 걱정하는 사이에도 천마의 말은 계속되어졌다.

“무림의 선배로서 세수를 양보해 주겠다.”

마교의 교주이며 화경의 경지에 먼저 든 고수이며 장수보다 월등히 강했기에 세수를 양보해준다고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화경의 고수에게 있어서 세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눈 한 번 깜빡일만한 시간에 화경의 고수는 백여 초식을 다툰다. 그렇기 때문에 세수를 양보해 준다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우선 공격부터 하자.’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장수로서는 이번기회를 살려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천마는 세수를 양보해 준다고 했지만 눈빛이 살아있는 것이 쉽게 공격이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장풍을 날리며 근접전은 피해야겠다.’

검을 쓰는 천마에게 다가가는 것은 죽으려고 환장한 짓이었다. 그랬기에 장수로서는 다소 무리하더라도 장풍위주로 승부를 봐야 했다.

장수는 천마를 향해 장풍을 날렸다. 그러자 천마는 가벼운 걸음으로 쉽게 피해냈다. 그 순간 장수는 최대한 기를 모았다. 그리고 번천장을 천마에게 날렸다.

장수는 장풍을 날리는 순간부터 번천장을 준비했다. 그랬기에 피하는 순간 번천장은 빠르게 천마에게 날아갔던 것이다.

번천장은 마치 하늘을 유영하는 황룡 같았다. 덩치도 컸기에 조금 움직인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천마라면 피하려면 못 피할게 아니었다. 그런데 천마는 놀랍게도 번천장을 그냥 맞아주었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사방이 황폐화 되어졌다. 번천장은 이름 그대로 하늘을 부셔버릴 위력이 있었다. 그랬기에 작은 언덕정도는 그냥 무너뜨릴 위력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눈에 드러나는 곳은 움푹 파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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