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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80화 (380/398)

380편 - 천마와의 대결

잠시 뒤 흙먼지가 개이며 천마의 모습이 들어났다. 하지만 천마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이었다. 더구나 천마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모습이었고 투명한 반원이 천마를 감싼 것처럼 보였다.

“호신강기!”

누군가가 소리쳤다. 아마 무공에 대한 식견이 대단한 자인 듯 했다. 천마는 호신강기를 시전한 것이다. 어떠한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호신강기 덕분에 천마는 번천장이라는 희대의 절학을 우습게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보다 강하구나. 하지만 흑룡장에 비해 손색이 있어.”

천마는 흑룡장과 번천장을 비교해 보았다. 그는 직접 맞아 봤기에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번천장의 위력은 대단했지만 흑룡장보다는 약했다. 흑룡장은 내공소모가 많은 대신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더구나 흑룡심법을 운기해서 역혈대법을 시행하면 흑룡장의 위력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번천장은 안전하고 빠르게 발사할 수 있지만 흑룡장에 비해 위력이 약했던 것이다.

물론 그런 것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은 천마정도 되는 무학의 대가뿐이었다. 보통사람이 볼 때는 흑룡장이나 번천장이나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가진 무학이었던 것이다.

장수는 안색을 찡그렸다. 화경의 고수는 호신강기라는 것을 형성할 수 있었다. 거기다 검을 이용해 검막이라는 것을 형성할 수 있는데 둘 다 엄청날 정도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어지간한 수법으로는 검막이나 호신강기를 쓰는 천마를 뚫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은 번천장 같구나. 무당의 무학인데 네 녀석이 익힌 것을 보니 네 녀석은 무당과도 관련이 있는 모양이구나.”

번천장이라는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수는 소림사 성승의 제자이며 황실의 총사령관으로 이번 전쟁에 참가했다. 그런데 갑자기 무당의 무공을 쓴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원래 소림의 무학과 무당의 무학은 그 뿌리가 다르다. 소림은 불교에 그 뿌리를 두었고 무당은 도가에 그 뿌리를 두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소림과 무당의 무학을 한사람이 동시에 펼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성승에게 무공을 배운 장수가 무당파의 무공을 익히고 있다고 하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사람은 장법을 보고 장법의 원류를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골이며 천하의 모든 무공에 관심을 가진 천마는 한 번에 장수가 익힌 무공을 알아맞힌 것이다.

장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해봐야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장수는 지금 천룡장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한수가 남았다. 만약 근접전을 펼쳤다면 순식간에 세수가 지나갔겠지만 장법이었기에 잠시 시간을 끌 수 있었다. 게다가 천마가 하는 것을 보면 천룡장 역시 호신강기로 위력을 확인할 것처럼 보였다.

장수는 모은 기를 천천히 뿜어냈다. 바로 천룡장법이었다.

천룡장법은 번천장보다 좀 더 작은 규모였다. 하지만 진기가 밀집되었기에 파괴력은 한수 위였던 것이다.

천룡장은 천마에게 제대로 명중했다. 그러자 아까보다 더욱 거대한 폭음과 먼지가 일어났다.

장수도 이번에는 기대를 하고 천마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호신강기가 대단하다고 해도 천룡장을 받으면 충격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먼지가 개이자 천마가 멀쩡한 표정으로 장수를 쳐다보았던 것이다.

‘……이런.’

천마는 천룡장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게 다냐?”

천마는 미소를 지으며 장수에게 물었다.

하지만 천마 역시 놀란 상태였다. 번천장만 해도 천하에 다시없을 절기 중에 절기였다. 더구나 장수의 성취가 매우 높았다. 그런데 방금 전 공격은 번천장보다도 더욱 강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호신강기를 형성한 천마였지만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호신강기였지만 이번공격으로 공력소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천마로서는 웬만하면 피하거나 다른 방법을 써야지 호신강기로 막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마의 말에 장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했다. 천마는 장수의 표정을 보며 말을 이었다.

“이번 공격은 대단했다. 정말 놀랍구나.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느냐.”

“천룡장이라 합니다.”

“천룡장이라고?”

천마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천룡장이라는 무공이 있기는 있었다. 고금을 통틀어 천하에 천룡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무공이 여러 개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의 위력을 내는 무공은 없었다.

“어디 문파의 것이냐.”

“제가 만든 무공입니다.”

“네가 만들었다고? 정말 대단하구나. 하지만 동시에 너무 아깝구나. 훌륭한 무공이지만 내 손으로 사장시키게 되었으니.”

천마는 장수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그랬기에 아까운 무공이 하나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천마의 말에도 장수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죽인다고 천마가 말했지만 장수는 살아야 했다. 그랬기에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질문은 그게 끝입니까.”

“그래. 끝이다. 혹시나 해서 말인데. 내 밑으로 들어올 생각은 없느냐? 너라면 부교주의 자리를 주고 내가 죽으면 너를 후계자로 만들어 주겠다.”

천마로서는 좋은 조건을 장수에게 내민 것이었다. 이제 곧 마교는 천하를 재패할 것이다. 그리고 마교의 교주 자리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자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자리의 후계자 자리를 약속하는 것이기에 천마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잠시도 생각하지 않고 거절했다.

“싫습니다.”

“그래. 나도 아까워서 한번 권했을 뿐이다. 네 무공 자질이 너무 아깝구나.”

천마는 말과 함께 장수에게 달려들었다. 이제 장수를 죽일 시간이었다.

“간다. 수라검법(修羅劍法)!”

천마는 장수를 향해 마왕지존검을 펼쳤다. 수라검법은 매우 강력한 마공 중에 하나였다. 순식간에 장수를 향해 수십 개의 검이 찔러오는 듯했던 것이다.

장수는 정신없이 물러났다. 너무 빠른 공격인데다 강기가 서렸기에 한방이라도 허용하면 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물러나면서 손바닥에 강기를 형성했다. 그리고 수라검법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천마는 한 개의 검으로 펼치고 장수는 두개의 손으로 막았지만 오히려 장수가 막기 힘들어 했다. 수라검법의 초식이 너무 빨랐기에 장수가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신없이 밀리면서도 장수는 장풍을 쏠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한번 선기를 건네주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천마의 무공은 변화가 막심했기에 조금만 방심해도 두 조각이 날수 있기에 더욱 집중해야 했다.

순식간에 몇 백 초가 지나갔다. 그와 함께 천마는 수라검법이 아니라 다른 검법을 펼쳤다. 바로 파천패력검법(破天覇力劍法)이었다.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무공이었기에 검으로 펼치면일격에 웬만한 언덕을 부술 위력을 가진 검법이었다. 천마는 빠르게 장수를 공격해 들어갔다. 번에는 장수도 쉬이 막지를 못했다. 너무 강력한 위력이라 막다가 강기와 함께 두 조각 날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빠르게 뒤로 물러나면서 공격을 맞지 않으려고 했다.

“제법이구나. 간다.”

어느새 천마는 멸절검법(滅絶劍法)을 펼치고 있는 중이었다. 천마는 빠르게 무공을 바꿨는데 천마는 검법을 마공만 익힌 게 아니었다. 정파와 사파 그리고 상고의 검술까지, 같은 무공을 펼치지 않고 각기 다른 검법으로 장수를 압박했다.

그 때문에 장수는 더한 공경에 처했다. 원래 무인은 한 개에서 두 개정도의 무공만 연마해서 펼친다. 하나의 무공이라 해도 그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생을 노력해도 부족했기에 제대로 익힌 무공은 한 개나 두 개뿐이었다.

그랬기에 초식만 익숙해지면 대응을 하는 것은 좀 더 쉬워지는 것이다. 또한 각 문파의 무공에는 파훼법이라는 게 있었다. 적대문파나 적대문파가 아니라 해도 유명한 무공은 파훼법이 존재했는데 검마가 계속해서 검법을 바꿨기에 적응을 하기도 힘들었고 대응을 하는 것은 더욱 힘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무공이 계속해서 바뀌었는데 성격이 전혀 달랐다. 빠름을 중요시한 검법을 펼치다가 무거움을 중시한 검법을 펼치는 등 변화가 많은 무공을 시전해 장수로서는 매 순간마다 천마의 검이 어떻게 변화할지 대응하는 게 무척 힘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천마의 검법은 기본적으로 강기무공이었기에 스치기만 해도 큰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별다른 대응은 하지도 못한 채 뒤로 계속해서 밀려날 뿐이었고 천마는 그런 장수를 더욱 압박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막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천마의 공격은 무서울 정도였지만 장수 역시 지금 이 순간에도 강해지고 있었기에 막는 게 불가능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시간만 흐를 뿐이었고 밀리는 것은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장수는 점점 적응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무시무시한 천마의 공격이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길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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