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82화 (382/398)

382편 - 천마와의 대결

“이놈 대단한 실력을 지녔구나.”

천마는 장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장수는 겨우 성승의 제자 정도가 아니었다. 성승과 맞먹는 강자로 존중해야 했었다. 게다가 조금만 방심해도 천마가 질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과찬이십니다.”

장수의 말에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찬이 아니다. 네 녀석은 석년의 성승을 뛰어 넘었다. 게다가 발전 속도를 볼 때 이번에 너를 죽이지 못하면 다음번에는 내가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

무골인 천마로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하지만 천마는 현재 정체된 상태였고 완성된 상태였다. 하지만 장수는 아직도 발전가능성이 무한히 남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이번기회에 어떻게 해서든 장수를 죽여야 했다.

천마는 말을 하면서 자세를 잡았다. 좀 더 강한 수를 써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천마가 자세를 고쳐 잡자 장수역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가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천마는 자세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런데 마치 천마가 검이 된 것처럼 보였다.

천마의 모습을 보던 혜공대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검술!”

어검술은 화경의 경지에 도달한 검객이 펼칠 수 있는 무공으로 검과 하나가 되어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강기가 검에 강기를 형성한 것이라면 어검술은 몸 전체가 강기가 서린 것처럼 되어 빠르게 움직여지는데 마치 한 자루의 검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장수는 천마가 어검술을 펼치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검술은 강기보다 상위의 무공이었다. 더구나 전력을 다해 공격하기 때문에 막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더구나 어검술을 펼친 자는 상대방을 죽이는 것만 생각하기에 검이 된 천마는 장수를 향해 날아오기만 할뿐이었다.

장수는 연달아 천마에게 장풍을 날렸다. 그러면서 경공을 발휘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검술이 펼쳐진 이상 정면에서 싸우는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어검술은 신검합일이 된 상황이었기에 검의 위력을 12할 정도 발휘할 수 있었다. 게다가 검의 본분인 찌르기에만 집중되었기에 마치 장수를 관통할 기세로 날아들었다.

장수는 빠르게 경공을 발휘하면서 연달아 장풍을 날렸다. 뒤도 보지 않고 날렸는데도 장풍은 정확하게 천마에게 내리 꽂혔다. 하지만 천마의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장수는 무시무시할 정도의 속도로 달리면서 어검술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랬기에 급한 대로 천산을 향해 달렸다.

잠시 뒤 천산까지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화경의 경지에 이르렀기에 자연적으로 경공술 역시 극한으로 펼칠 수 있었고 거기다 내공을 필요이상으로 주입했기에 엄청난 속도를 내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검술 상태인 천마 역시 장수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쫓아왔기에 장수는 조금도 쉴 수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달리면서 일부러 험한 곳으로 달렸다. 튀어나온 곳이나 장애물이 있는 곳 위주로 달렸는데 장수와는 달리 천마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부수며 날아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절벽이 보이면 절벽을 부수고 나무가 있으면 나무를 부수고 거석이 있으면 거석을 부수며 장수를 쫓아 왔다.

“엄청나구나.”

어검술이라는게 이정도로 대단한 것인 줄 몰랐다. 어검술은 상대방을 죽이기 전까지 목표물을 계속해서 쫓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울퉁불퉁한 천산의 지형이 일자로 반듯하게 펴졌다.

어떻게 보면 황당한 광경이었다. 그랬기에 지켜보던 무림인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일어난 일이 현실인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형의 효과 덕분인지 장수는 간발의 차이로 천마를 따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였기에 조금만 더 늦춰진다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도망가야 하지?’

장수는 어검술이라는 것을 처음 당했다. 그리고 이런 게 있다는 것도 몰랐다. 사람이 마치 검이 되어 죽이는 것만 생각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진 일이였기에 믿어야만 했던 것이다.

장수는 좀 더 울퉁불퉁하고 장애물이 많은 곳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숲속은 나무들이 두 조각났고 바위가 많은 곳은 바위가 모래가 돼버렸던 것이다.

천마의 어검술은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바로 뒤에서 쫓아오기에 장수로서는 사력을 다해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진심법과 선천기공이었다. 놀랍게도 전진심법과 선천기공은 천마와 싸우면 싸울수록 놀라운 공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더욱더 많은 내공을 생산해 냈고 강기의 위력을 증가시켰다. 그뿐이 아니었다. 장수는 모르고 있었지만 원래 마인과 싸울 때는 마기에 짓눌릴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천마를 보면 본능적으로 공포감에 쌓이고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진심법과 선천기공을 익힌 장수는 마기를 무시할 수 있었다. 마기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그 덕분에 장수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장수는 미친 듯이 달리면서 방법을 생각했다.

‘어검술이라는 것을 언제까지 형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단한 위력을 지녔지만 강한 기술은 그만한 단점이 있었다. 강기보다 강한 위력을 내는 것을 보니 내공이나 정신력 소모가 엄청날 것처럼 보였다. 더구나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력소모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조금 더 시간을 보내면 될듯했다.

생각을 마치자 아예 장풍도 쓰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좋은 생각이 났다.

‘차라리 마교의 무사들을 공격시켜 볼까?’

천마는 보이는 게 없는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마교의 무사를 만난다고 해서 손속에 사정을 둘 거 같지 않았다.

생각을 마치자마자 바로 마교 진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잔인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거대한 바위도 단숨에 부수는 천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했던 것이다.

장수가 갑자기 마교 진영을 향해 달리자 마교의 무사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잠시 뒤 놀란 표정을 짓더니 도망가기 바빴다.

몇 명의 마인들이 장수에게 공격을 했지만 화경의 고수인 장수는 너무도 쉽게 공격을 피해냈고 잠시 뒤 천마의 어검술에 잔인하게 두 조각이 났다.

천하에 악명을 펼치던 마인 들이나 무공이 절정 이상인 자들이 셀 수 없이 죽어 나갔다. 마인들은 살기 위해 천마에게 공격을 가했다. 마교 진형은 오밀조밀하게 밀집해 있었기에 피할 공간도 만들기 힘들었다. 그에 비해 천마의 어검술은 피해 반경이 워낙 컸고 강기 공격이라 스치기만 해도 죽어 나갔던 것이다.

“으아아악!!”

사방으로 피가 튕겨져 나갔다. 그러면서 시체 조각으로 가득했다.

장수는 자신에게 공격하는 마인들을 피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적들 사이를 돌파하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일이었지만 해내야 했다.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들으면 더욱 빨리 달려야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니 어느 순간 비명 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잔인한 얘기지만 워낙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였고 단숨에 많은 마인들이 죽어 나가 공간이 어느 정도 비었기에 마인들은 살기 위해 빈 공간으로 달려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공간이 비면 장수는 밀접한 곳으로 달려들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수많은 마인들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마치 지옥도와도 같은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밀집해서 죽임을 당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죽는지도 모르고 단숨에 목숨을 잃는 마인들 천지였다. 마인들의 수는 많았지만 단숨에 몇 백 명씩 죽어나갔기에 마교가 입은 피해는 상당했다.

그렇게 시간을 끌자 어느 순간 비명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천마가 어느새 어검술을 그만둔 채 멈춰있었다.

“이게 뭐야.”

천마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천마가 직접 호되게 교육시킨 마인들이 시체가 사방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천마는 잠시 어떻게 된 건지 생각을 해보려고 했다.

“허참, 내가 이들을 죽였구나.”

어검술의 상태에서는 상대방을 죽이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방을 죽이러 가는 순간 보이는 게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랬기에 자신도 모르게 마인들을 죽인 것으로 보여 졌던 것이다.

천마는 잠시 그 상태 그대로 있었다. 어검술을 쓰느라 내공 소모가 많았다. 더구나 거석을 부수고 대단한 내공을 지닌 마인들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죽였기에 단전에 가득했던 내공이 상당부분 고갈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부하들을 학살한 것에 대해서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원래 화경의 무학은 정신 무학이 많았다. 내공이나 육체만을 쓰는 것은 단계가 낮았고 화경의 경지에서는 깨달음에 정신까지 포함되는 수준 높은 무학이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천마는 부하들을 학살한 것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천마는 날카로운 표정을 지었다.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했느냐.”

천마의 말에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천마를 이용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수가 살기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마인들을 학살하면서 천마의 내공소실이 많았던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