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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87화 (387/398)

387편 - 서장으로

좀 더 준비를 해서 공격하는 게 낮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장수의 의견에 찬성하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좀 다른 이유였는데 총사령관이라는 권위가 있으니 들어주자는 것이었다.

장군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일어났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사실 마교를 제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였고 총사령관인 장수의 명령을 따르는 것 역시 맞는 말이었다. 그랬기에 의견이 나누어 진 것이다.

대장군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했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지. 어차피 지금 당장 전쟁을 치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하지만 총사령관님의 의지가 저렇게나 크니 우선은 군대의 일부분만을 보낸다고 하겠네. 어차피 대승을 거두었으니 일부 병력을 빼도 상관이 없을 거야. 게다가 무림맹의 고수들도 있는 상황이니 말이야.”

“좋은 생각입니다.”

대장군이 말에 장군들은 대부분 찬성했다. 어차피 마교에는 멀쩡한 화경의 고수가 없었다. 천마는 목숨을 잃었고 부교주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더구나 천마 덕분에 마교의 수많은 마인들이 목숨을 잃었기에 전력이 밀릴 리도 없었다.

대장군은 결정을 하자 장수에게 향했다. 그리고 거의 비슷하게 무림맹의 맹주인 혜공대사 역시 장수에게 다가갔다.

장수는 심각한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았다. 이미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결론도 알았다.

'이들은 아직도 혈교의 무서움을 모르는 구나.'

모를 수밖에 없었다. 혈교는 혈마 때문에 기존의 정책을 대부분 수정했다. 최대한 중원에 적대하던 움직임을 버리고 숨어서 음모를 꾸몄으며 혈교가 한 짓을 마교에게 떠넘기는 짓을 했기에 마교의 악명은 커진 대신에 혈교의 악명은 거의 사라졌던 것이다. 더구나 서장을 거의 폐쇄시켰기 때문에 정보가 누출되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혈교의 위험성을 대부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가 봤을 때는 혈교가 가장 위험한 상대였던 것이다.

더구나 활강시나 폭인에 폭탄 그리고 터지는 도까지 혈교의 위험성은 점점 더 커져갔던 것이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 혈교가 어디까지 강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견제할 세력이 아예 없어진 상황이었다. 혈교는 그동안 마교 때문에 알게 모르게 행동에 조심을 했었다. 그리고 마교를 견제하는 상당한 힘을 소모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교가 멸망한 것과 다름없는 이상 혈교는 여유가 생긴 상태였다. 그리고 남는 여력을 강시 개발이나 폭인에 주력한다면 천하는 혈교를 감히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이번 기회에 혈교를 부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무림맹과 황실이 마교를 공격하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에서도 준비를 하는데 일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혈교를 공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못해도 일 년 이상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혈교는 그 시간 동안 지금보다 더욱 강해질게 뻔했다.

혈교에게는 더 이상 시간을 줘서는 안 된다. 시간을 주면 감히 막을 수가 없어질 것이다.

그랬기에 다소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혈교를 공격하자고 한 것이다.

무림맹주인 혜공대사는 대장군을 슬쩍 본 뒤에 먼저 입을 열었다.

“대협, 무림맹은 대협의 뜻을 들어드리기 힘들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더구나 아직도 마교의 잔당이 남은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대협이 떠나시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혜공은 조심스럽게 장수에게 말했다. 연륜이나 무림에서의 위치 그리고 배분은 혜공이 위였지만 장수는 천하제일고수이며 무공이 화경의 경지에 이르렀던 것이다. 게다가 전설에 나오는 전진의 후예였기에 행동에 조심을 가졌던 것이다.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결론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를 멀리서 모두 들었기에 무슨 말을 할지도 알고 있었다.

화경의 고수는 보통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었기에 상당히 멀리 있는 소리도 들을 수 있기에 무림맹의 장로들이 나눈 대화를 듣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안 된다고 하다가 일부만 보내주는 걸로 결론이 날 것이다. 그게 장수와의 관계도 유지하면서 마교를 치는 것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안됩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그리고 혈교는 매우 위험한 적입니다. 지금 당장에라도 쳐야하는 상황입니다”

장수의 말에 혜공대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장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크게 혼쭐을 내주었을 텐데 장수의 신분이 신분이여서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무인으로서 장수는 존경받을 만했다. 그랬기에 웬만하면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교 역시 저력이 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교주인 천마가 죽고 부교주 역시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고 하지만 언제 강력한 마인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혜공은 장수가 이곳에 남아주었으면 했던 것이다.

“대협, 생각을 바꿔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이곳은 지금 대협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입니다. 더구나 대협이 원한다면 다시 재정비를 해서 혈교를 공격해도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을 거 같습니다.”

혜공대사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까 말하지 않았습니까? 혈교는 지금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는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제 마교가 폭인이나 자객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습니까?”

“회의결과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음흉한 마교의 놈들이 술수를 써서 숨겨둔 것일 수도 있고 전에 모든 자객을 보내 지금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무림맹이나 황실이 대의명분으로 삼은 것은 폭인 이나 자객이 공주를 공격한 일이였지만 마교를 정벌한 이상 그런 것은 필요가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마교를 정벌한 일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마교에 폭인이나 자객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마교에도 화약이나 강시를 만드는 시설이 있었다. 그랬기에 뒤지면 증거는 나올 것이었다. 물론 실전에 쓸 정도는 아니었지만 무림맹이나 황실이 그런 것을 생각할리가 없었다.

“만약 도와주지 않는다면 저 혼자 가겠습니다.”

장수는 인상을 쓰며 말을 했다.

사실 장수는 무림맹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리고 직위도 없었다. 그냥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성승의 제자라고 말을 했지만 소림사 출신도 아니었다. 그랬기에 어떻게 제재할 수도 없었다.

“대협,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혈교는 상대하기 버거운 자들입니다. 그런 곳을 혼자 가시겠다니…….”

혜공대사는 말을 하다가 멈췄다. 장수는 혼자서 천마를 이긴 자였다. 게다가 가공할만한 무력을 지녔기에 죽지는 않을 것이고 혈교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었다.

혜공대사는 장수를 계속해서 설득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대협께서는 본맹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겠지만 본맹과 대협과의 관계는 매우 긴밀한 사이입니다. 게다가 전 맹주님이신 성승께 무공을 배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본맹과의 관계가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장수에 대해 무림맹에서도 말이 많았다. 화경의 고수였기에 어떤 지위를 줘야 하는데 황실의 고위관리인 장수에게 높은 직위를 주다가 반대로 무림맹이 황실 소속이 될 수도 있었기에 직위를 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게 이제 와서 문제가 된 것이다.

장수는 천하에 단 셋밖에 없는 화경의 고수였다. 게다가 천마를 죽인 지금 천하제일고수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무림맹에는 화경의 고수가 없었기에 어떻게 하든 관계를 좋게 해야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협께서 원하시면 본맹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려야 하겠지요. 맹의 가장 강력한 전투부대인 맹호대와 주작대를 붙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무사 만 명을 붙여 드릴 테니 이들을 이끌고 혈교를 살펴보십시오.”

혜공대사는 공격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혜공대사로서는 혈교 역시 언젠가는 처치해야 하는 상대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던 것이다. 더구나 마교를 마무리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불안하기만 했다. 하지만 장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허락한 것이다.

혜공대사는 말을 이였다.

“그리고 만약 이곳에서 문제가 생겼을 시 최대한 빨리 이곳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혜공대사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그 정도라도 지원을 받아야 했다. 물론 혈교와 싸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전력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거라도 받아야 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수는 혜공대사에게 포권을 했다. 혜공대사는 장로들과 회의를 통해 줄 수 있는 최대의 전력을 장수에게 지원해 주겠다고 말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는 여유 전력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혜공대사와의 대화가 끝나자 대장군이 장수에게 다가 왔다.

대장군 역시 혜공대사와의 대화를 모두 들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더 이상 장수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명목상 총사령관이며 부마가 될지 몰랐고 앞으로 황실의 최상위관리가 될게 뻔한 장수의 눈 밖에 나고 싶지 않았기에 회의한 내용 그대로 전력을 붙여주기로 했다.

“총사령관님, 현재 예비 병력으로 남는 전력을 모두 붙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황실 어림군 일 만을 총사령관님이 호위를 위해 붙여 드리겠습니다.”

어림군은 황실 친위대에 비해 한 급수 떨어지지만 군대 중 가장 정예병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을 단지 장수의 호위를 위해 붙여 준 것이다. 그것만 봐도 군에서 장수에 대한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수는 대장군에게도 똑같이 포권을 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정도면 충분하다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혈교의 실상을 알게 되면 더 많은 전력을 붙여 줄 것이 분명했다. 혈교는 금지가 된 강시나 국법으로 엄히 금하고 있는 화약과 자객들을 연성하고 있었고 게다가 공주를 위협한 폭인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실제로 전투가 벌어지게만 만들면 되었던 것이다.

장수는 잠시 천산을 바라보았다. 사실 장수는 혈교의 위험 때문에 전쟁을 하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마교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생에 장수는 혈교의 무사로서 마교와 친하게 지냈던 것이다. 물론 사이가 안 좋은 자들도 있지만 마교의 사상이 딱히 나쁘다 생각하지 않았다. 강자존의 세계도 나름 괜찮았던 것이다. 더구나 세뇌를 전문적으로 하는 혈교에 비해 마교는 자발적으로 따랐다. 그런 면에서 혈교보다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장수의 친구인 표길량이 부교주로 있는 마교를 멸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이곳에서의 전력을 최대한 빼내려 노력했던 것이다.

“그럼 언제 가실 생각이십니까?”

혜공대사의 말에 장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지금 바로 갈 생각입니다.”

“예? 그것은 무리입니다. 무사들을 준비시키는 데만도 열흘은 걸릴 것입니다. 게다가 그들을 이동시키는 시간도 있습니다.”

“준비가 되는 대로 바로 보내주십시오.”

“예?”

혜공대사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대장군이 빠르게 대답했다.

“총사령관님 지금 바로 준비를 시키겠습니다.”

군대는 무사들과는 다르게 부대 이동이 빠르다. 그랬기에 지금 당장이라도 갈수 있었던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당장 준비를 시켜 주십시오.”

장수는 한시라도 빨리 서장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혈교의 음모를 막고 싶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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