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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395화 (395/398)

395편 - 천강시

하지만 다가갈 수도 없는 게 남은 폭인이 언제 터질지 몰랐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녀석까지 장수의 손에 잡히자 흉성이 줄어드는 듯하자 드디어 혈마가 장수를 공격할 생각을 한 것이다.

혈마는 지존도를 손에 잡고 강기를 있는 대로 형성했다.

부상은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혈마가 보기에 장수의 몸 상태는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활강시와 폭인을 상대하느라 죽을 고생을 했기에 혈마를 상대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녀석을 공격하고 도망가야겠구나.’

네 명의 폭인은 망가진 듯했고 마지막 남은 폭인 역시 언제 망가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최고의 공격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혈마는 장수를 향해 달려갔다.

장수는 혈마가 달려오자 오른손을 혈마를 향해 뻗었다. 그러자 혈마는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짓을 할지 짐작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장수는 깨달음을 얻고 있는 중이였다. 무언가 잡힐 듯하면서 잡히지 않았기에 안타까움을 느꼈는데 이번 고비만 넘기면 한 단계 더 진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깨달음의 영향 덕분인지 더 많은 내공을 통제할 수 있게 되어 폭인의 내공을 서서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장수의 손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한 마리 용이 만들어 졌다. 마치 황금과도 같은 찬란한 빛을 내는 황금색 용이었는데 용은 유영을 하듯이 그대로 공중을 유영하다가 그대로 혈마에게 내리 꽂혔다.

“쾅!!!”

엄청난 폭음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 혈마가 낭패한 표정을 지은 채 서있었다.

“이, 이런…….”

옷은 찢어졌고 온몸에는 상처로 가득했다. 단 한 방이었지만 폭인에게서 얻은 내공 덕분에 그 위력은 가히 태산을 허물 정도였던 것이다. 혈마가 도강으로 갈라낸 후 호신강기를 최고로 형성했기에 버틸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죽을 수도 있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하지만 혈마는 분노를 일으킬 수도 없었다. 이어서 장수의 손바닥에서 천룡장이 쉬지 않고 계속해서 날아왔던 것이다.

장수는 무의식중에 혈마의 살기에 반응해서 장풍을 날렸다. 그랬기에 지금 자신의 손바닥에서 장풍이 날아가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장수가 날린 장풍 때문에 혈마는 생사의 고비를 맞고 있었다.

천룡장 하나하나마다 혈마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더구나 장수는 폭인과 활강시를 상대했기에 녹초가 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도 이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혈마는 막다가 도저히 안 되서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피할 수도 없는 것이 혈마가 사력을 다해 피해 내도 천룡장은 마치 의지가 있는 것처럼 혈마를 쫓았기에 결국에는 내공을 일으켜서 막아야 했다.

‘말도 안 돼.’

혈마는 천룡장을 막다가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 너무 막강한 위력이라 대응을 하기 힘들었다. 그랬기에 막다가 힘이 달려 나가 떨어진 것이다.

‘도저히 안 되겠다.’

혈마는 자신도 모르게 장수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 자신의 생각을 지웠다.

“저런 애송이 놈한테 질 수는 없어.”

말도 되지 않는다. 살아온 인생이나 연륜 그리고 전투 경험이나 내공 등 모든 면에서 혈마가 앞선다고 자신했다. 저런 애송이한테 당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장수라는 애송이는 고고히 서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폭인의 목을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듯했다.

혈마는 미소를 지으며 지존도를 꽉 잡았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장수를 향해 지존도를 날렸다.

마치 천마가 이기어검술을 펼친 것과 비슷한 듯했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혈마가 펼친 이기어도술은 깨달음이 부족했기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화경의 경지에 이른 막대한 내공을 지존도에 퍼부었기 때문에 지존도에 닿기만 해도 무엇이든 잘라 낼 것이다.

강기가 서린 지존도는 번개처럼 장수를 두 조각 낼 기세로 달려들었다.

장수는 피할 수도 없었다. 흡성대법 중이라 움직이는 게 불편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번개처럼 달려드는 지존도를 막아낼 수 없었다.

장수는 전력을 다해 호신강기를 일으켰다. 의지와 함께 일어난 호신강기는 두껍고도 두꺼웠다. 두꺼운 둥근 막은 너무 두꺼워 황금빛을 내고 있었는데 지존도와 맞붙는 순간 눈이 부실정도의 빛이 사방으로 퍼졌다.

그리고 황금색 호신강기를 뚫으려는 지존도가 황금색 호신강기의 한 점을 검은색으로 바꾸어 갔던 것이다.

검은색은 점점 퍼져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일순간이었고 어느 순간 장수의 호신강기는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지존도는 천하에 퍼진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서서히 가루가 되어 버렸다. 장수의 호신강기를 버텨 내지 못하고 압력에 분해가 돼 버린 것이다.

혈마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장수와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저번에 만났을 때는 혈마가 압도적으로 강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반대의 상황이 된 것이다. 장수의 실력은 혈마를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혈마는 이길 수 없다는 확신이 들자 그대로 휘파람을 불었다. 마지막 희망인 비밀무기가 남았던 것이다.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방이 고요해 지는 듯했다.

장수의 흡성대법도 거의 끝나갔다. 완벽한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지만 무학상의 진보를 했기에 더 많은 공력을 저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마지막 남은 폭인의 몸도 정상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몸은 정상으로 만들었지만 정신은 정상으로 만들 수 없었다. 아마 이들도 혈교에 의해 정신이 파괴되었을 거 같은데 장수로서는 이들을 치료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한쪽에 서있는 혈마를 바라보았다.

“이제 죗값을 치르셔야지요?”

혈마에게 남은 방법은 없어 보였다. 무위는 장수가 월등히 강했다. 그리고 혈마의 유일한 희망인 활강시와 폭인은 이미 무력화 되어졌던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승리를 자신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도망가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장수가 아는 혈마라면 도망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위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패배가 확실한 상황에서 도망가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죗값이라고?”

혈마한테 그런 말을 하는 자는 없었다. 화경의 고수인 혈마에게 그렇게 말하다가는 구족이 멸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혈마는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이런 대우를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습니다.”

장수는 어떻게 해야 혈마가 죗값을 치를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혈마가 저지른 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랬기에 단순한 방법으로는 죄를 심판할 수 없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이고 음모를 꾸며 상하게 했으니 벌을 받아 마땅했던 것이다.

“크크크크크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혈마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왜 그러십니까? 실성하셨습니까?”

실성이라는 말에 혈마는 웃던 걸 멈추고 장수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네 녀석에게 이런 대우를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혈마의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었다.

“강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겁니다. 억울하면 저를 이기시면 됩니다.”

만약 혈마가 장수보다 강했더라면 더욱 충격적인 말이나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도의 세력은 강한 자가 모든 것을 가지기 때문에 패자를 희롱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래, 지금을 즐겨라.”

혈마의 말에 장수는 혈마가 노리는 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폭인이나 활강시가 실패한 이상 더 이상의 패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수를 쓰려고 하는 겁니까? 안타깝게도 어떤 수법이든 저에게는 안 통할 것입니다.”

“크하하하, 안 통한다고? 그건 서로 재봐야 아는 것이지.”

혈마는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런 혈마의 뒤로 무엇인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다섯 명이었다. 말을 탄 네 명의 주술사와 한 명이었는데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녀석이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저건 무엇입니까?”

강시인 것처럼 보였는데 강시를 제어하는데 네 명이나 달라붙을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상당히 고위주술사처럼 보였는데 그들이 땀을 흘릴 정도라면 강시를 제어하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말이었다. 그랬기에 장수 역시 긴장을 했다.

“본교 최강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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