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96화 (396/398)

396편 - 천강시

“최강 무기?”

폭인이나 강시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실전에 쓸 수 있게 만든 것이 활강시였다. 그리고 활강시만 해도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활강시를 제쳐두고 최강병기라는 말을 쓸 정도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 네 녀석은 천강시라고 들어보았느냐?”

천강시라는 말에 장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천강시는 전설의 강시였다.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위력이 어떤지는 모두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하다는 전설이 지금까지 내려왔던 것이다.

천강시가 나타나면 천하에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었다. 단지 전설처럼 내려오는 말이었지만 강시에 대한 지식이 있는 자들이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장수는 천강시를 믿지 않았다. 등장도 하지 않았고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는 천강시라는 게 뭐가 무섭다는 말인가? 그저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하는 녀석들이 부리는 수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천강시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가?

장수가 아무 말이 없자 혈마가 말을 이었다.

“활강시는 본교 최고의 걸작이다. 폭인의 내공과 체질 그리고 활강시의 강력함이 어우러진 걸작이지.”

혈마의 말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마 폭인을 만들던 자와 활강시를 만들던 자가 서로를 합쳐서 만들면 어떻게 될까,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 의견을 교환해 폭인의 장점과 활강시의 장점을 가진 것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하니 천강시라 부른 것일 것이다.

실제로 천강시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강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느껴지는 분위기만으로도 얼마나 강한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폭인이나 활강시와는 비교도 안 되게 강할 것처럼 보였다.

장수는 천천히 천강시를 살펴보았다. 천강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왠지 익숙한 얼굴이었던 것이다.

‘마현우구나.’

마현우가 천강시가 된 것을 보자 장수는 황당함을 느꼈다. 고위직이라 할 수 있는 마현우가 천강시가 된 것이다. 아마 저번 패배 때문에 천강시가 된 듯했다.

“저자는 마현우가 아닙니까?”

“그를 아느냐? 그래 그는 마현우다. 그런데 그의 이름은 어떻게 알았느냐?”

혈교 수뇌부의 장손인 마현우를 장수가 아는 것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장삼이 알려주었습니다.”

“그래. 그런데 장삼과 너의 관계는 무엇이냐? 스승인거 같은데 이름으로 부르다니.”

“저에게 모든 것을 물려준 관계 입니다. 더 이상은 묻지 마십시오.”

“그래, 어쨌든 마현우는 저번의 패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룬 것이지. 그런데 그때 패배도 네 녀석과 관련이 있을 거 같구나.”

혈마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때 잡아간 산적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장수의 말에 혈마는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천강시를 만드는데 쓰였지. 산적들은 최강의 존재와 함께 할 수 있게 되는 영광을 얻었으니 스스로 만족 할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말이었다.

다른 사람의 생사를 자기 마음대로 결정해 버리고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혈마였던 것이다.

더구나 천강시 하나를 만드는데 몇 천 명의 인명도 서슴없이 마음껏 버리는 혈마의 작태에 장수는 분노를 느꼈다.

“그렇습니까? 희생된 자들에게 일말의 미안함도 없습니까?”

“미안할 게 뭐가 있겠느냐? 그들이 어리석었으니 그렇게 된  것을 말이다. 억울하다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탓해야지.”

혈마의 말에 장수는 혈마를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어쨌든 더 이상 말을 하기 힘들군요. “

사람 같지도 않은 혈마와의 대화를 더 이상은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대화를 거부한 것이다.

“크하하하! 네 녀석을 죽인 후에 황실을 부수고 네 녀석과 관련된 모든 것을 부셔 버리겠다. 그러니 네 녀석은 기대하고 있거라.”

혈마는 말과 함께 손짓을 했다. 그러자 천강시가 장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천강시의 손톱은 매우 날카롭게 보였다. 그런 천강시가 장수를 향해 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장수는 근접전을 벌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활강시만 해도 그 움직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랬기에 천강시의 움직임은 더욱 빠를 것이라 생각했다.

장수는 뒤로 물러나면서 연속해서 천룡장을 펼쳤다.

하지만 천강시는 천룡장을 손톱을 써서 그대로 찢어 버렸다.

그러자 천룡장의 기운이 그대로 폭발했는데 천강시에게는 조금의 피해도 입히지 못한 듯했다.

장수는 혀를 내두르면서도 장풍을 날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장풍을 써야 조금이라도 천강시를 멈추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강시를 약간 느리게 만들 뿐이었지 큰 타격을 입힐 수가 없었다. 산을 부수는 천룡장이 겨우 진격을 약간 지연시킬 뿐이라는 것은 황당한 일이였지만 장수는 살기 위해 천룡장을 난사해야 했던 것이다.

쉭, 쉭!

천강시의 어깨가 한번 움직일 때마다 강맹한 위력을 가진 천룡장이 마치 모래알처럼 산산이 갈라져 버렸다. 너무나도 막강한 위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장수는 살기 위해 계속해서 물러났다. 장수는 무엇이든 막아낼 수 있는 호신강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불길함이 있었다.

그랬기에 미친 듯이 천룡장을 날렸던 것이다.

다행히 폭인에게서 얻은 내공이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천룡장은 엄청날 정도의 내공소모가 일어난다. 그랬기에 아무리 화경의 경지라 해도 많이 내뿜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장수의 몸속에는 폭인들에게서 얻은 공력으로 가득 찼기에 천룡장을 많이 난사해도 공력소모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지금 장수가 펼치는 천룡장은 천마와 상대하던 천룡장이 아니었다. 그때보다 공력소실은 더욱 줄어들었고 위력이 훨씬 강화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장수의 의지에 따라 움직임도 가능했고 속도 역시 월등히 빨라졌던 것이다.

그 덕분에 천강시에게 어느 정도 통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자 천강시를 따돌릴 수가 없었다. 천강시가 워낙 빠르게 움직였기에 따라 잡힌 것이다.

이제 근접전이 시작된 것이다.

천강시는 미친 듯이 장수를 공격했다. 그리고 장수 역시 어느새 한손에는 단검에 강기를 형성하고 다른 한손에는 수강을 형성한 채 천강시와 맞섰던 것이다.

다행히 방어에만 집중하니 천강시를 상대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천강시의 공격은 매우 단순했는데 이빨과 손톱 그리고 발톱만 날카로웠기에 그 부분만 조심하면 되었던 것이다. 만약 전신을 모두 사용했다면 아무리 장수라 해도 천강시를 막지 못했을 것이다.

장수는 방어에 집중하면서 천강시를 상대할 방법을 생각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천강시는 워낙에 빨랐고 강력했기에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장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나 강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혈마가 무슨 생각으로 천강시를 제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화경의 고수인 장수조차도 상대하기 힘든 괴물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천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장수가 아는 가장 강한 자인 천마를 생각했다. 만약 천마라면 좀 더 쉽게 상대했을 것이다. 천마의 검은 근접전에서는 최고의 무기였던 것이다. 더구나 이기어검이나 역혈대법을 쓴다면 이렇게까지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장풍을 썼고 장풍은 상대와 거리가 있을 때 최고의 위력을 낼 수 있었다.

‘거리를 벌린 다음에 천룡극음장과 천룡극양장을 써야겠구나.’

이번에도 음과 양의 반발력을 이용해서 상대해야 할 듯했다.

그 순간 천강시의 손톱이 장수를 찔렀다. 그런데 장수가 펼친 호신강기가 모래처럼 우습게 찢겨진 것이다. 천강시의 손톱은 호신강기마저 파훼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