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397화 (397/398)

397편 - 천강시

장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호신강기가 이렇게 쉽게 찢겨질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피하느라고 피했지만 상처가 났다.

‘이거 큰일이구나!’

천강시의 손톱에는 극독이 묻어 있을 것이다. 단조로운 공격을 하는 천강시에게 독을 주입하지 않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가만 이 녀석을 만들 때 폭인을 만들 때의 비법을 썼다고 했지?’

폭인은 흡성대법을 통해 내공을 흡수한다. 그렇다면 천강시 역시 내공이 그 몸속에 엄청나게 많다는 말이었다.

‘폭인처럼 내공을 빼앗거나 통제할 수는 없을까?’

장수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장수는 폭인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뒤로 정신없이 밀려 났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천강시의 공격은 호신강기를 파훼하는 것이었기에 잘못 맞으면 장수의 몸이 두 조각이 날수도 있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렇게 강하지?”

말도 안 되는 강함이었다. 화경의 고수를 능가하는 강시가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화경이라는 경지는 지고의 경지였고 강기를 형성하면 무엇이든 자를 수 있었다. 그런데 천강시의 손톱을 자르지 못하니 웃기는 일이였다.

아마 천강시의 손에도 고도로 집약된 진기가 있을 것이다. 진기는 신검보다도 날카롭게 벼려진 손톱을 더욱 날카롭고 강하게 만들어주었기에 장수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었다.

그때 혈마가 소리쳤다.

“크하하하!! 네 녀석 역시 천강시를 이기지 못하는 구나!”

혈마 역시 천강시의 강함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랬기에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장수만 죽이면 없애 버릴 생각을 했던 것이다.

장수는 인상을 쓰며 주변을 살폈다. 혈마 근처에는 주술사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주문을 읊는 게 보였다.

‘젠장, 주문을 외우고 있었구나.’

장수 역시 전생에 혈교의 고수로 있으면서 주술사들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하위 주술사들은 강시를 만드는 정도 밖에 실력이 없었지만 고위 주술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주문을 외웠던 것이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하는 주문이었는데 장수 역시 전생에 직접 당해 보았다.

물론 그 위력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초절정고수였던 장수를 약간 거치적거리게 만드는 정도였지만 그 정도만 해도 대단한 것이었다. 초절정고수간의 싸움은 촌각의 시간 동안 결정되어지기에 약간이라도 거치적거리는 게 있으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혈교에서도 주술사를 실전에서 쓸 생각도 했지만 이내 없어진 이유는 주술사가 너무도 귀했기 때문이다.

고위 주술사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도 재능이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노력을 해야 했기에 혈교에서도 몇 명 없었다. 그런 귀한 존재를 보조용으로 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주술사들이 실전에 나설 일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무서움은 장수 역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저 주술사들은 워낙 다급한 상황이라 이렇게 밖으로 나왔을 것이다. 그러니 장수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저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움직일 때마다 거치적거리는 게 있었다. 처음에는 천강시가 내뿜는 살기와 사기 때문인 줄 알았는데 주술사들의 주문이었던 것이다.

‘없애 버려야겠구나.’

살아 있어봐야 도움도 되지 않는 자들이었다. 그랬기에 이번 기회에 죽여 버리는 게 나을 듯 했다.

장수는 밀리는 척 하면서 주술사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주술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 돼!”

주술사들은 주문을 외우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랬기에 장수 같은 화경의 고수가 달려드는 것보다 결코 빠르게 움직일 수 없었다.

주술사들은 급히 말을 타려고 했다. 하지만 장수가 먼저였다.

“천강시, 녀석을 해치워라!”

주술사는 다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자 주술사는 혈마를 쳐다보았다.

“혀, 혈마님…….”

하지만 혈마 역시 제 코가 석자였다.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장수나 천강시를 상대할 배짱이 없었던 것이다.

혈마는 다급하게 주술사를 낚아채려고 했다. 고위 주술사는 매우 귀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장수가 워낙 빠르게 다가오자 생각이 바뀌었다.

‘천강시는 안 되더라도 일반 강시나 활강시는 다른 주술사들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이들을 포기하자.’

여유가 있다면 도와주겠지만 혈마 역시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혈마는 자신이 몸을 우선으로 내뺐던 것이다.

“혀, 혈마님!!”

주술사는 처절하게 외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혈마는 저 멀리까지 달아난 것이다.

그러는 동안 장수가 주술사 근처까지 왔다.

“아, 안 돼…….”

주술사들은 장수를 공격할 방법이 없었다. 그랬기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장수는 도망가면서 주술사들을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장수의 장력이 흘러 들어간 것이다. 주술사들은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그대로 절명했다.

천강시는 주변에서 피 냄새가 나자 장수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주술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칠공에서 피를 흘리는 주술사들의 피를 빨아 먹기 시작했다.

“크크크크케케케!”

순식간이었다.

주술사들이 순식간에 미이라가 되어버렸다.

천강시는 주술사들을 처치하자마자 주변을 살피더니 폭인에게 달려들었다.

폭인은 다행히 내공을 안정화 시켜 더 이상 폭발할 위험은 없었지만 제정신이 아니었다. 혈교가 정신을 망가뜨렸기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었던 것이다.

천강시는 폭인에게 달려들어 탐욕스럽게 피를 빨아 먹기 시작했다.

“기회다.”

폭인이 불쌍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장수가 강하다면 단숨에 천강시를 처치했겠지만 강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폭인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기회를 노려야 했다.

“천룡극음장과 천룡극양장을 쓰자.”

음과 양이 교차한다면 아무리 강한 천강시라해도 빈틈이 생길 것이다. 더구나 주술사를 죽인 덕분인지 몸도 더욱 빨라진 듯했다.

장수는 서둘러 기를 모았다. 그리고 천강시를 향해 연속해서 천룡극음장을 날렸다.

순식간에 천룡극음장이 쉬지 않고 날아갔다. 그와 함께 천룡극양장도 날렸다.

쾅, 쾅, 쾅, 쾅, 쾅!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사방이 흔들렸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천룡극음장과 천룡극양장이였다. 그랬기에 대지가 울렸던 것이다.

폭인은 신경 쓸 수도 없었다. 오직 천강시만을 죽일 생각으로 연달아 장풍을 내뿜었다.

그러자 한순간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폭인 역시 기가 안정되었다고 하지만 잠재적으로 터질 여지가 남겨져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장수가 날린 장풍에 휘말려 몸이 터져 버린 것이다.

장수 역시 그러한 상황을 짐작했지만 안타까워 할 뿐 장풍을 연속해서 날렸다. 워낙 강한 녀석이었기에 방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천룡장은 쉬지 않고 날아갔고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날리자 땅이 움푹 들어가서 구덩이가 파였던 것이다. 상당한 깊이까지 파여졌는데 그것만 보더라도 장수의 장법이 신화경에 든 것을 알 수 있었다.

“헉, 헉, 헉…… 이제 끝났겠지?”

장수로서는 천강시를 끝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이 정도 위력이라면 천강시를 충분히 죽였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이내 식은땀을 흘렸다. 구덩이에서 천강시가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천강시의 온몸은 말이 아니었다. 왼쪽은 얼어 있었고 오른쪽은 붉게 달아 있었다. 그것만 보더라도 장수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본 듯했다. 하지만 부셔질 정도는 아니었다. 더구나 안색은 아까보다 더욱 좋아 보였다. 분명 폭인을 어느 정도 흡수한 모양이었다.

“천강시라는 게 폭인을 흡수해서 만든 건가?”

원래 천강시나 활강시 그리고 폭인 등은 사람을 희생시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도 흡수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거 큰일이구나.”

만약 알았다면 폭인을 어떻게 해서든 죽였을 것이다. 폭인이 천강시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만 알았어도 그렇게 했겠지만 너무 늦어 버렸던 것이다.

장수의 내공이 대해와 같다고 하더라도 천룡장은 하나하나가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 한다. 그랬기에 쉬지 않고 날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렇게 많이 천룡장을 날렸는데도 멀쩡한 모습을 보니 이대로 가다가는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녀석을 죽일 수 있을까?”

장수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천강시는 강해도 너무 강했다. 그리고 장수가 봤을 때 혈교는 천강시를 다룰 수 없었다. 그랬기에 장수가 막지 못한다면 천하는 천강시 때문에 멸망할지도 몰랐다.

그때 천강시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혀를 날름 거렸다. 그런데 천강시의 눈빛이 마치 먹이를 보는 듯했다. 장수를 먹이로 생각한 것이다.

“젠장…….”

장수의 몸에는 엄청날 정도의 내공이 있었다. 그리고 폭인의 내공 역시 가지고 있었기에 천강시가 폭인이라 생각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수도 있었다.

‘우선 혈마부터 죽여야겠다.’

장수는 혈마를 먼저 죽일 생각을 했다. 천강시에 비한다면 혈마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만약 혈마가 도망간다면 제이, 제삼의 천강시가 나타날 수도 있기에 이번 기회에 죽여야 할 것 같았다.

장수의 생각을 눈치 챈 듯 혈마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이미 도망간 것이다. 하지만 장수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장수의 능력은 이미 혈마를 오래전에 뛰어 넘었기에 혈마가 어디로 도망갔는지도 알 수 있었다. 혈마는 혈교가 있는 곳으로 도망간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