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부- 축하 술자리. (13/47)

11부- 축하 술자리.

"한영언니~너무 축하해요~"

지혜가 설레이는 목소리로 박수를 친다.

"고마워~별일 아닌데 뭘 이런자리를..."

식사를 마치고 하숙집에 돌아왔을때, 한영을 위한 조촐한 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주인누나가 신경써서 만든 각종 안주가 먹음직스럽게 즐비해 있었다.

"언니두 너무 고마워요,"

한영의 말에 주인누나는 생긋 웃었다.

"뭘 이정도 가지고. 우리식구가 유명인이 될텐데."

"나도 한영이 싸인좀 받아둬야겠다."

화인선도 한마디 거든다.

"아..그리고 민혁이 방에 술상 차린건..집에 담배피는 사람이 민혁이 밖에 없어서..괜찮지?"

주인누나가 나를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다마다...나야 당연히 환영 아니겠는가

"아~물론이죠 누나. 다른사람방에선 제가 못피우니까...저야 당연히 괜찮죠,"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방안의 자리는 아주 묘했다.

제사 지낼때나 쓰는 널찍한 상위엔 온갖 안주와 주인누나가 담근 오디주가 먹음직스레 놓여있었다.

그런데 내 양옆에는 지혜와 화인선이 있었다.

두여자 다 당연히 애인옆에 앉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재밌는 상황에 피식 웃어버렸다.

둘다 나와는 전혀 떨어질 생각이 없다는 듯. 엉덩이를 내쪽으로 꼭 붙이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내 앞에는 오늘의 주인공, 한영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소명과 승희가 있었다.

가만...승희의 생리는 끝났을 라나?

나는 잠자코 승희를 바라보았다.

내 눈길을 의식했는지 승희는 살짝 눈을 마주치더니 곧 시선을 떨궜다.

"아참. 민혁오빠도 최종면접까지 합격했데요~"

한영이 생각이 낫다는 듯, 나를 보며 말하자 포커스는 나에게 맞춰졌다.

"와~축하해요 오빠! "

"그러게~이제 면접만 잘보면 되잖아~"

모두들 한마디씩 하며 축하해 주었다.

"아~고마워..별일도 아닌걸.떨어지면 어쩌려고 다들 이렇게 축하해주는거야..하하"

"에이~~최종면접이면 뭐 그냥 예의상 보는거지 뭐.붙을거야 오빠"

소명이 웃으며 축하해 주었다.

"그래그래..고마워 소명아. 근데 승희씨는 축하 안해줄거에요?"

나는 승희를 보며 씩 웃었다.

"아..추..축하 드립니다.."

승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물을 한모금 마셨다.

"에이 승희언니랑은 아직도 어색한거야? 둘이 오늘 친해지라구"

화인선이 내게 살짝 팔짱을 끼며 말했다.

방안에는 모두 여섯의 여성분들이 있었다.

네 명의 여성들이 나와 함께 몸을 섞었고, 두명의 여성은 나를 애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 네명의 여성들은 승희를 제외하고(승희도 다아는건 아니지만)나와 다른여성들의 관계를 모른다.

정말 재밌는 상황이 아닐수 없었다.

어찌보면 한순간에 좆될수 있는 상황이지만 난 왠지 이 상황이 즐겁게 느껴졌다.

지금상황에서 또 알려지면 어떤가?

소명과 승희는 그저 날 섹스 그 자체로 원할 뿐이고,지혜와 화인선은 내가 구어삶기 나름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영을 먹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

지금은 수요일. 내일 모레가 면접이었다.

그 안에 한영을 먹는 것이 내 목표였다.

취업전에 하숙집여자들을 내것으로 만들기로 결심했으니까.또한 그것이 편했다.

가만..그러고보니 그럼 퇴근후 누굴먹을까 고민하면서 집에 오려나?

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겠지 하면서 피식웃었다.

"아이고..난 이제 가봐야겠네."

어느정도 몇잔씩 돌리자 주인누나가 또 슬쩍 자리를 비우려 했다.

"누나.같이 마셔요."

"그래요 언니~왜가요,"

"이그~~나 내일 아침일찍 나가야해.일찍 자야지. 아침밥해놓을테니 니들이 먹어. 알았지?"

모두의 만류에도 주인누나는 손사레까지 쳐가며 거절했다.

그리 나이먹은 아줌마도 아닌데, 젊은 아이들의 술자리에는 민폐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숙집에서 가장 오래 살았던 승희가 입을 열었다.

"원래그래..언니는. 항상 술자리에는 안끼려고 했었어. 너희들이 이해해."

큰언니의 말에 모두들 수긍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 아~~~이거 먹어봐."

화인선이 젓가락으로 호박전을 하나 집더니 내 앞에 내밀었다.

"아..나..난 괜찮은데."

난 일단 내미는 화인선의 음식을 입을 벌려 받아먹어 주었다.

"뭐야~둘이 사귀는거 아냐?사이좋네?"

소명이 막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

나는 자연히 지혜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이것도 먹어요!"

지혜는 앞에 있는 고기를 집어 내 앞에 들이민다.

그녀는 질투로 인해 입을 한일자로 다물고 있었다. 

"아..그..그래."

나는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지혜의 것도 받아먹었다.

화인선은 지혜를 보며 이상하다는 눈빛을 보냈고 한영이 호탕하게 웃었다.

"와! 진짜 민혁오빠 인기 너무 많은거 아니야?이제 지혜도 저래?"

"아무래도 내가 유일한 남자여서가 아니겠어?하하"

나는 좋게 웃어 넘겼지만 지혜와 화인선의 사이에는 알수없는 묘한기류가 어려있었다.

"술이 되게 맛있어!"

소명이 탄성을 지르며 연신 술잔을 돌렸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달콤하지만 은근히 먹다가 맛이가는 술이었다.

게다가 누나가 직접담군거라서 시중에 파는거보다는 훨씬 오디의 비율이 높았다.

오늘의 주인공인 한영은 넙죽넙죽 술을 받아먹었다.

저번에 술을 먹을때를 보건데 그녀가 술이 가장 강했었다.

하지만 달콤쌉싸름한 오디주를 마실땐 긴장을 푼만큼 더 빨리 취하는 법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을 먹어서 인지 또 진실게임 2탄의 분위기로 넘어가고 있었다.

"오빠는 고향에 여자친구 없어?"

가장 먼저 물어본것은 한영이었다.

그 질문에 내 양옆의 두여자가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것이 느껴진다.

"음...없어.. 사귄여자야 물론있지만 지금은 없지."

나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오빠! 우리중에 가장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는 누구야?"

망할....이 질문만은...안나오길 바랬는데..

정작 질문자인 소명은 생글생글 웃으며 묻고 있었다.

어디가도,누구를 상대로 한다 하더라도, 여자는 자신이 선택받길 바랄것이다.

게다가 여기중 네명은 나와 잠을 잤고, 두명은 연인으로 대하고 있다.

살짝 고개를 틀어 지혜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순간 내 오른편에 있는 화인선이 내 손을 꼭 잡는게 느껴졌다.

물론 모두가 보이지 않게 상밑으로 잡았지만 말이다.

나는 상당히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씨익 웃었다.

"음..소명이는 밝은 성격이 좋고,한영은 잘뻗은 몸매가 좋고, 인선이는 얼굴이 귀엽고,지혜는 착하고...

승희씨는 당당한 모습이 좋고..한명은 못고르겠다."

나름 교묘히 피해 가려는 애드립이었다

"에!이 바람둥이 한명만 고르지 무슨.."

소명은 재미없다는 듯 웃었지만 나름 지혜와 화인선의 매서운눈초리에서는 벗어날수 있었다.

우리들의 체온과 술기운의 영향으로 방공기가 조금 더워진 듯했다.

한영은 더웠는지 살짝 가디건을 벗어 옆에 내려놓으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가디건을 벗자 그녀의 검은 나시티와 그옆에 날씬하고 긴 팔이 자극적으로 드러났다.

애석하게도 가슴라인이 드러나는 야한 나시티가 아니었다.뭐 그런거였으면 벗지도 않았겠지만.

"오빠 너무 많이 먹어요. 이제 조금만 드세요."

지혜가 걱정어린 눈으로 연신 오디주를 잔에 따르는 나를 보며 말했다.

그녀의 눈은 연인을 걱정하는 소녀의 눈이었다.

"오빠 술 잘마시잖아.괜찮아."

옆에서 화인선은 생긋웃으며 지혜에게 말했다.

"언니가 오빠 주량 다아는건 아니잖아요.,,"

지혜는 맹랑하게도 화인선을 쳐다보며 말을했고 화인선은 지혜의 반응에 적잖이 당황한 듯했다.

"아..아니..난..뭐.."

화인선은 물론 모든 아이들이 지혜의 요상스런 반응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한영을 바라보았다.

한영의 눈은 살짝 풀려있었다.

"자자~~한영이 모델된것도 축하할 일이고,나도취업되서 좋은날이니. 건배할까?"

"오케이~"

한영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오케이를 외치며 내 잔에 수긍했다.

모두들 쭈뼛쭈뼛하며 건배를 했지만, 이내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다.

"저번에 승희씨가 안껴서 아쉬웠는데 오늘 같이 마시니 좋네요.그쵸?"

나는 승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저번엔 많이 실례가 많았죠."

승희는 다소곳이 앉아 말을 했다.

"저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앞으로 잘 지내야죠."

"아...네..그럼요.."

승희가 약간 수줍게 웃는다.

나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승희에게 말했다.

"내일 면접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때문에 승희씨 방에 컴퓨터좀 쓸까 하는데 괜찮죠?"

내일 니 방에 찾아가겠단 말이었다. 승희가 그 의미를 모를리가 없었다.

생리가 끝났느냐?내가 가서 널 먹어도 되겠지?이런의미였던 것이다.

"네...무.,물론입니다."

승희는 살짝 고개를 떨구면서 말했다.

"오빠. 그거 내방에서 해도 되잖아."

화인선이 나에게 더욱 바싹 붙어 앉으며 말했다. 노골적인 질투의 표현이었다.

"아니. 승희씨가 조교라 문서프로그램도 잘 되어있을거 같고, 또 어색한 사이 친해져야지."

"음...그런가.."

화인선은 별 의심없이 알았다고 했지만 지혜는 그런 인선의 반응에 또 불만어린 표정을 지었다.

양볼에 가득 바람을 넣고 심술궂은 표정의 지혜의 모습이 더욱 귀여웠다.

"벌써 11시다.."

소명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벌써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이만 일어나자. 내일도 있으니."

"안돼~~어디들가..2차로 한잔더해야지~~"

그만 마시자는 맏언니 승희의 말에 한영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말했다.

"한영이 많이 취했나보다."

"그러게.걱정이네."

"일단 방을 좀 치우자."

소명의 말에 지혜와 화인선이 일어나 대략적으로 방을 치웠다.

그녀들도 술기운에 비틀비틀..제정신들이 아닌듯 스탭이 꼬이고 있었다.

한영은 술취한 여인답게 침대에 기대어 골아떨어져 버렸다.

"어머..어떡해..한영언니..방에가서 자야하는데."

한영은 완전히 술에 취한듯 널부러져 있었다.

소명은 연신 나와 한영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밤 하고 싶다는 끈적한 눈빛.

하지만 한영이 있기에 어찌할바를 모르는 듯했다.

살짝 취한 화인선도 내 품에 파고들며 한영이를 업고가자고 부추긴다.

"아휴.,.나도 술을 너무 많이 먹었어."

나는 벽에 기대 주저앉듯 앉았다.

사실상 놀라운 연기력이었다. 나도 핑도는건 있었지만 이정도로 취하진 않았으니까.

"한영인...오늘 그냥 여기서 재우자."

"안돼요!"

승희의 체념한 듯한 말에 지혜와 화인선이 동시에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나는 어이없는 상황에 피식 웃으며 그녀들을 달랬다.

"일단 나도 업고가기엔 너무 취했고, 너희들도 지금 취했으니 일단 내가 바닥에서 잘게.그리고 중간에 술깨면 내가

업어다 주면 되잖아. 그치?"

내말에도 불구하고 지혜와 화인선의 표정은 불만 그 자체였지만, 자신들도 어찌할수 없는 상황이기에

수긍하는 눈치였다.

소명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나갔고 승희도 내게 인사를 꾸벅 하더니만 나갔다.

방안에는 나와 유화인선, 현지혜와 골아떨어진 한영뿐이었다.

'이거참 죽겠군.'

두 여자는 쉽게 방을 나서지 않았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었다.

"자자 인선아..얼른자야지~잠못자서 건강 헤치면 오빠가 미안하잖아."

대수롭게 듣지 않아도 될 말이지만 화인선에겐 연인으로써 배려같이 느껴질 말이다.

화인선은 지혜가 보지 않게 내 옆에서 내 손을 꼭 쥐더니 말했다.

"알았어 오빠. 오늘 잘자구 이따가 한영언니 꼭 바래다 줘야해.내가 검사한다.지혜도..오늘 잘자."

화인선이 마지막에 지혜에게 말하고 나가는 그 순간.

나는 두여인의 눈빛에서 전류가 흐른다고 느끼며 섬뜩해졌다.

"인선언니 왜저런데요?왜 오빠를 자기가 신경쓴데?"

지혜는 인선이 나가자마자 뾰로퉁 해지며 말했다.

두여자가 사이나빠져봐야 내가 좋을게 없었다.

나는 귀여운표정의 지혜에게 살짝 키스했다.

입술이 떨어지자 지혜의 표정은 한결 순해져 있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남자라고 확인한 듯 살짝 웃고 있었다.

"한영이 저렇게 취했는데 별수 없잖니..자 지혜도 어서자야지?"

"네..오빠.."

지혜는 내 말에 홀린듯이 윗옷을 들고는 내 방을 나섰다. 물론 나가기 직전까지 뒤돌아보며 쭈뼛쭈뼛...

"휴...방이 장난이 아니구나."

여자들이 대략 치워줬지만 다들 취한탓에 깔끔한 청소는 하지 못했다.

나는 침대에 기대어 앉아서 잠든 한영을 바라보았다.

편한 트레이닝 복 바지에 검정 나시티.

그녀는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후우. 최종미션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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