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부-꽃밭 (20/47)

하숙집의 그녀들 시즌 2

4부-꽃밭

"안녕하세요.기술지원부 신입 서민혁입니다.이번에 서비스센터 담당을 맡았습니다..잘부탁드립니다"

나는 갓나온 따끈한 사원증을 목줄에 걸어 메고는 서비스센터에 발을 딛었다.

서비스센터는 상담원들과 기사들.그리고 총괄하는 팀장으로 이루어진 부서였다.

당연히 기술지원부에서 담당했으며,담당직원은 서비스팀장급의 권한이 주어졌다.

물론 나는 이 사실을 몰랐다. 선동혁에게 들은걸뿐...

신입인 내게 이런 큰 자리가 왜 주어진거지?

-권한은 크지..내가 민혁씨 오기전에 서비스 담당이었거든...대신 스트레스가 많아..좋은자리는 아닐거야-

나는 그가 서비스센터로 내려가기전 했던 말들을 떠올렸다.

"반갑습니다.잘부탁해요."

"반갑습니다."

서비스팀장으로 보이는 중년사내가 인사를 했고, 이후로 수리기사들이 내 인사에 대답해주었다.

"어머.선동혁대리님에서 바뀌었네요..잘부탁해요.잘생기셨다.."

"잘부탁합니다~"

이번엔 상담원들의 인사였다.

'하하...선대리의 장난질이군.'

상담원은 서비스팀장과 기술지원부의 담당이 면접을 봐서 선출한다.

물론 여자를 뽑는다. 어느 서비스센터나 여성이 받는것이 클래임을 그나마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선대리는 약간 밝히는 사내가 분명했다.

상담원들은 모두 젊은여자였으며 보통이상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자식 얼굴로만 뽑아놨군.'

상담원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는것이 느껴졌다.

30대후반에서 40대중반의 아저씨들을 보다가 20대의 청년담당으로 바뀌어 생긴 호기심어린 관심인거 같다.

"이제부터 민혁담당님이라고 부르면 되나요?"

나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있을때에 들려온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상담원중의 한명인듯한 여자였다.

흰색 머리띠로 이마를 드러낸 미인이었다.

170정도되는 키에 섹시하게 옆으로 큰 눈. 그리고 반짝이는 입술을 가진 여자였다.

롱스커트에 몸을 숨기고 있었지만 뛰어난 바디라인인듯 그녀의 허리부분은 잘록하게 들어가 있었다.

-거기보면..눈에 띄는 아가씨 하나 있을거야..상담원들 덕에 그 자리 해먹는거지..담당말이야.-

'이 여자로군.'

선동혁대리가 말한 눈에띄는 아가씨는 바로 이 여성인 듯했다.

"네. 그냥 민혁씨라고 이름을 불러도 무관합니다만.."

나는 묵묵히 말을 이어갔다.

우리 하숙집에 살다보니 왠만한 미인앞에선 담담해졌나보다.

"아니에요..원래 기술지원부 담당은 이름뒤에 담당님을 붙여서 불러요. 회사내의 습관이죠."

그녀의 목소리는 애교가 넘쳤다.

'일부로 목소리를 저렇게 내는건가.'

직업여성이 내는 듯한 애교섞인 콧소리였다.

얼굴이 밉상이면 모를까. 그녀처럼 괜찮은 외모의 소유자가 그런 목소리를내니 나름 매력이었다.

"아...죄송해요. 소개를 안했네요.강하루라고 합니다. 조금 이름이 특이하죠?"

강하루..강하루라. 무슨 안마방 업소아가씨 같은 이름이군.

나는 살짝 웃으며 목례로 답했다.

잠시후 상담부서의 전화벨들이 울리기 시작했고 그녀들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꽃밭이로군.'

솔직히 전화만 받는 그녀들이 얼굴이 이쁘고 젊은들 뭐가 좋단 말인가.

하지만 그녀들중에 못나거나 나이많은 여자는 없었다.

'분명 선동혁대리가 수작을 부려놓은 거로군.'

안봐도 비디오였다. 나는 피식웃으며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서비스팀장에게 어느정도 업무내용을 전해들으며 열심히 필기를 했다.

서비스 기사들 역시 대략적인 불량의 내용과 발생건수를 전해들었고 나는 빠짐없이 수첩에 기입했다.

"아마...월요일부터 금요일중에 삼일이상은 센터로 내려오셔야 될겁니다."

"저는 더 자주와야겠지요.신입이니까요."

중년의 서비스팀장이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친절히 업무를 설명했다.

서비스직의 특성한 몸에 베인 친절같았다.

하기사 내가 여기 담당이 된이상 자주와서 업무에 익숙해져야했다.

게다가 눈이 즐거웠다. 선대리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일하는 도중에 낯간지러움이 느껴졌다.

강하루가 상담 전화를 받으면서도 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중간중간 계속 눈이 마주쳤고 그때마다 애교섞인 미소를 보냈다.

'저거..여우로군.'

대놓고 던지는 추파나 다름없었다.

나는 철저하게 무시하기로 마음먹고는 업무에 집중했다.

시간은 윤민희차장과 약속했던 오전시간..12시에 가까워 오고 있었다.

12시는 점심시간이었기에 나는 급히 서둘러 업무를 마쳤다.

"민혁담당님. 오늘 같이 식사해요..네?"

"그래요, 같이가서 먹어요."

상담원아가씨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원래 직장이란게 이런가...아님 여기만 그런건가..'

나는 과도한 관심집중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나쁠건 없지 않는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래요..앞으로 같이 일할텐데..친해져야죠."

"와~~~그럼 같이 사내식당에서 먹어요~"

'한동안 눈은 즐겁겠군.'

아가씨들의 치마밑으로 뻗은 다리들을 감상하며 나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띵동.

그녀들과 식당에 가는 사이 메세지가 온 소리에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오빠 오늘퇴근하고 뭐해? 오늘 나랑 놀수 있어?-

소명의 문자였다. '논다'의 의미는 뻔한것이었다.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며칠 계속해서 섹스로만 달려온 탓이었다.

물론 내게 적극적인 유혹이 들어온다면 또 덤벼들게 뻔하지만 말이다.

-별일은 없어. 다만 좀 피곤해서-

나는 대충 답장을 써주고는 식판을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어느새 내 주위엔 상담원아가씨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

남직원들이 흘끔흘끔 부러움에 섞인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순간 선대리가 식판을 들고 내 곁을 지나갔고 의미있는 미소를 지었다.

"아..식사 맛있게 드세요.차장님."

선대리에 이어 윤차장이 지나가자 나는 인사를 할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늘 그렇듯 무표정한 얼굴로 나와 상담원들을 보더니 고개를 까딱하고는 지나쳤다.

'정말 얼음녀라는 별명이 딱이로군.'

문득 그녀가 섹스할때는 저 표정으로 신음할까?하는 요상한 상상이 들었다.

"많이드세요 민혁담당님."

강하루는 어느틈에 내 옆에 딱 붙어 앉아 있었다.

주변의 아가씨들은 그런 강하루를 질투어린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름..인기를 얻는건가?'

나는 속으로 피식 웃음을 지으며 하루의 말에 대강 인사하고는 식사를 했다.

띵동.

-오늘 계절학기레포트도 써야해...오빠가 도와줄겸,..안돼?ㅠㅠ-

'나름 끈질기군..'

생각해보니 소명이 꼭 섹스를 원하는것이 아닐수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숙집의 오빠로써 레포트를 도와주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었다.

-알았어. 오늘 일찍가서 도와줄게.대략적인건 해둬야 한다.-

"어머..여자친구 있으신가 봐요?"

문자를 보내는 나를 보며 하루가 물었다.

"아뇨. 없습니다. 같은건물사는 동생이에요.레포트 도와달라네요."

나의 대답에 강하루를 비롯한 그녀들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다행이다..히히."

하루는 또 그 애교넘치는 목소리로 내게 눈웃음을 쳤다.

"다행이라뇨?"

나는 짐짓 점잖을 떨었지만 하루는 내게 새침한 웃음을 지었을 뿐이었다.

'원래 모든남자들한테 저런가?'

사실상 그런 여자들도 몇번 만난적이 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기를 원하는 여자.

한사람이 아닌 다양한사람의 관심을 받고파 하는 여자말이다.

흔희들 그런여자를 어장관리 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남자들 사이에서 한명이라도 낚는다는 의미였다.

사실 난 한여자의 물고기가 되어 낚일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나같은 극도의 안티페미니스트에겐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하기야 뭐...여러명의 여자와 살다보니 이런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하숙집의 아이들개강이 다가오는군.'

개강이 되면 내 섹스스케쥴은 어찌 바뀔까? 왠지모르게 궁금해졌다.

하기야..모델활동이 한창인 한영을 제외하고 요새 다들 개강준비에 한창이었다.

승희 역시 조교로써 다가오는 개강에 대한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승희나 소명이나...다들 오늘밤에는 바쁘겠구나..

응?가만....이거...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번쩍 하고 빛난다.

'승희와 소명이라...'

나는 핸드폰을 꺼내 이번엔 승희에게 문자를 넣었다.

-오늘 새벽1시쯤. 내방으로 오도록해.속옷은 입지말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돌았다.

내 습관이 그랬다. 재밌는 것을 접할때는 항상 피식웃었다.

이 하숙집에 처음와서 그녀들을 보았을 때도..나는 비슷한 웃음을 지었었지...

띵동

-알겠습니다. 그때 갈게요^^-

승희의 답문을 확인하고 나는 머릿속에 계획을 생각하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좋은일있으신가 보네요?"

강하루는 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여자 같았다.

하지만 전혀 기분나쁘지 않았다. 오늘밤이 기대되기 때문이었다.

내 계획만 생각해도 아랫도리가 묵직해 지는게 느껴졌다.

나는 하루를 보며 살짝 미소지었다.

"네. 오늘 아주...재밌는 일이 일어날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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