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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하숙집에서 생긴일-42
‘지옥이 있다면 바로 여기’
잠시 잊고 있었던 영애가 떠오른 창식이는 답장을 보냈다.
‘대충 떼어놓고 얼른 와.’
곧이어 도착한 영숙이의 답장.
‘안 그래도 가는 중. 목욕재계하고 기다릴 것.’
창식이는 밤새 영숙이에게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끔찍하였다. 하숙집에 먼저 도착한 창식이는 방 안에 앉자 곧 들이닥칠 심판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숙이가 하숙집에 도착하였고, 영숙이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쏜살같이 창식이의 방으로 돌진하였다. 방문이 열리고 영숙이의 험악한 얼굴을 본 창식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 쪽으로 슬금슬금 물러섰다.
“저기 영숙아,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 봐. 있잖아 으악!”
창식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분노에 찬 영숙이의 주먹이 창식이의 명치를 가격하였고, 갑작스런 공격을 당한 창식이는 명치를 부여잡고 방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후로도 한 동안 창식이의 비명소리와 영숙이의 욕지거리가 좁은 방안을 가득 메웠고, 두 사람의 난동으로 인하여 하숙집은 물론이거니와 근처의 다른 집들까지 하나 둘 불을 켜기에 이르렀다. 다음날 결국 영애와 영숙이는 이른 아침부터 이웃집에 사과를 하러 다녀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주말이 끝나고 활기찬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금요일 미팅을 나갔던 창식이와 세 명의 친구들은 노천극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야, 미팅 재밌었냐? 3차는 어디로들 갔어?”
창식이의 물음에 현식이가 대답하였다.
“나하고 정석이는 여자애들하고 근처 술집에서 한 잔 더 하고 헤어졌지.”
“걔들 술 진짜 잘 마시더라. 먹다가 내가 뻗는 줄 알았어.”
“명수 너는?”
창식이는 영숙이가 자기를 흠씬 두들겨 패고는 아무 말도 해 주지를 않아 그날 명수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하였다. 창식이의 물음에 명수는 시큰둥하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커피숖 가서 얘기 좀 더 하다가 헤어졌지. 그런데 애가 보기보다 내성적이더라. 걔 낯 가리냐? 나만 계속 말 하고 걔는 말을 한 마디도 안 해요.”
명수의 말을 들은 친구들은 가만히 명수를 쳐다 보았다.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잘 들어갔냐고 전화 하고, 카톡 보내고 했는데 애가 연락이 안 돼. 걔 핸드폰 잘 안 보냐? 창식아, 영숙이 보면 명수가 전화 좀 하라고 그러더라고 말 좀 전해 줘라. 하여간 이상해.”
명수의 말을 들은 창식이는 가만히 명수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왜? 왜 그래?”
‘명수야....’
“정석이 너는 술 마시고 바로 헤어졌냐?”
현식이가 정석이에게 물었다. 3차가 끝나고 그 둘도 찢어진 모양이었다.
“어, 난 걔 정류장까지 바래다 주고 집에 갔어. 너는?”
“나? 이 새끼들 부러워하지 마라. 난 주연이랑 DVD방 갔지롱 흐흐흐.”
“헐, 대박!”
“와, 좋겠냐. 했냐? 한거야? 야 얘기 좀 해 봐.”
친구들은 현식이에게 바싹 붙어서 어서 다음 얘기를 해보라고 졸라댔다. 처음 만난 날에 DVD방이라니. 진정한 승자는 이 놈이었단 말인가.
“정석이네랑 헤어지고 술도 깰 겸 얘기하면서 거리를 걷는데, 멀리 정면에 있는 건물에 DVD방 간판이 보이는 거야. 그래서 물었지. 영화 좋아하냐고. 그랬더니 좋아한대. 그래서 영화나 한 편 보고 헤어질까? 했더니 지금 시간에 영화를 어떻게 보냐는 거야. 그래서 DVD방 가리키면서 저기서 영화 보면서 잠깐 쉬었다 가자고 그랬지.”
“DVD방 가자니까 순순히 따라 들어가?”
“처음에는 당연히 안 갈려고 했지. 오늘 처음 만났는데 DVD방을 어떻게 가냐고. 그래서 그랬지. 나 못 믿냐고. 처음 만났는데 여자한테 이상한 짓 하는 놈 아니라고.”
“와, 이 새끼 봐. 하하하.”
친구들은 현식이의 말에 박장대소 하였다. 다 같이 한바탕 웃고 나서 현식이가 말을 이어나갔다.
“가네, 못 가네 하면서 걷다 보니까 DVD방 있는 건물 앞에 다 온거지. 그래서 내가 마지막으로 물었어. 정말 나 못 믿냐고. 나 너 오래 만나고 싶다. 그런데 정 못 믿겠으면 지금 집에 데려다 줄게. 택시 타러 가자 했지.”
“그러니까 뭐래?”
“대답 안 하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 보더니 알았다고 믿는다고, 들어가자고 그러더라구.”
“와, 말도 안 돼. 정말 모르는 거야, 까진 거야?”
“조용히 마저 들어 봐. 하여간 엘리베이터 타고 DVD방으로 들어갔지. 들어가서 뭐 보고 싶은 거 있냐고 물으니까 그냥 나 보고 싶은 거 고르라고 자기 화장실 간다고 하고 밖으로 나가는 거야. 그래서 아저씨한테 그냥 무조건 제일 긴 거 틀어달라고 하고 먼저 방으로 들어갔지.”
“오, 흥미진진한데?”
“방에 들어가 보니까 쇼파는 쇼판데 침대처럼 길게 뺄 수가 있더라고. 그래서 쇼파를 빼고 그 위에 누웠지. 그러니까 좀 이따가 주연이가 방에 들어오는 거야. 그래서 옆에 누으라고 말했지. 그런데 애가 안 눕고 뻘쭘하게 서 있는 거야.”
“그래서?”
“괜찮다고, 편하니까 누으라고 손을 잡고 끌어당겼지. 그러니까 마지 못해 눕더라. 그런데 웃긴 게 뭔지 알아? 주연이가 누으면서 얼굴끼리 잠깐 스쳤는데, 얘 입에서 가글 냄새가 확 나는거야 하하하.”
“와, 내숭 쩐다 하하하.”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제 영화가 시작하는 거야. 그런데 영화 긴 거 틀어달라니까 아저씨가 킹콩 틀어주더라 하하하. 그거 세 시간 짜린데 하하하.”
“하하하, 야 그거 앞에 드럽게 지루하잖아.”
“내 말이. 하여간 그렇게 영화를 보다가 슬쩍슬쩍 몸을 베베 꼬았지. 그러니까 주연이가 피곤하냐고 묻더라구. 그래서 아니라구, 괜찮다구 하면서 슬쩍 팔베개를 해줬지. 그러니까 처음엔 괜찮다고 빼더니 팔베개를 하대?”
“그래서?”
“그래서 팔베개를 하고 있다가 이 쪽 손으로 주연이 턱을 잡고 고개를 살살 내 쪽으로 돌렸지. 그러니까 애가 사악 내 얼굴을 쳐다보는 거야. 아, 미치겠드만.”
현식이의 리얼리티 풍부한 설명에 모두는 침을 꼴깍 삼키며 이야기에 집중하였다.
“그래서 천천히 입에다 키스를 해줬지. 혀는 안 넣고 가볍게 터치하듯이 가볍게, 입술에도 한 번 해주고, 눈에도 한 번 해주고, 볼에도 한 번 해주고. 그러다가 가만히 걔 얼굴을 쳐다 봤지. 얘가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가 내가 말도 없고 키스도 안 해주니까 눈을 뜨더라구. 그래서 내가 웃었지. 그러니까 얘가 내 쪽으로 돌아눕더니 나한테 키스를 막 하는 거야.”
“오오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친구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부러운 녀석 같으니라구.
“그래서 이제 막 딮키스를 하다가 슬쩍 분위기 봐서 가슴을 사알짝 만졌지. 그런데 애가 저항을 안 하네? 그래서 한참 키스 하면서 가슴 만지다가 티셔츠 안으로 손 집어넣고 브라자 속으로 본격적으로 만지기 시작했지.”
“그런데 가만 있어?”
“애가 뭐라고 말하려고 하는 걸 얼른 입으로 막아 버렸지 하하하.”
“하하하하.”
“하여간 한 손으로 끌어 안고, 이렇게 이렇게 가슴 만지다가 슬슬 아래쪽으로 손을 움직였지. 가슴부터 배를 손으로 스윽 훑어내리니까 애가 느끼는거야. 입에서 조용하게 신음소리가 나더라구.”
“아 미치겠다 진짜.”
“와, 장난 아니네. 그래서?”
“그래서 이제 치마 속으로 손 집어 넣고 팬티 속으로 들어 갈려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데 얘가 갑자기 내 손을 탁 잡는 거야.”
“헐, 그래서? 못 한 거야?”
“그래서 속으로 아, 좃 됐다 했지. 근데 이제 오히려 뻔뻔하게 왜? 하고 물었지. 그러니까 거기는 안 된다는 거야. 열 받게.”
“하하하, 이 새끼 진짜 뻔뻔하네.”
“그래서 괜찮다, 만지기만 할 거다. 하고 손을 치웠지. 그리고 다시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 넣는데 애가 또 손으로 막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탁 손으로 걔 입에다 키스 한 번 해주고 물었지. 나 못 믿냐? 그랬더니 주연이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더라구. 그래갖고 이 때다 하고 팬티 속에 손을 딱 집어넣었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얘가 이제 더는 안 말리고 삭 눈을 감는 거야. 그 때부터 손으로 졸라게 밑에를 애무해줬지.”
“와, 걔도 장난 아니네.”
“한참 갈라진 데하고 구멍에 손가락 넣고 비비면서 애무해 주니까 슬슬 물이 나오더라구. 그래서 바지 딱 벗고 팬티 벗고 주연이 치마하고 팬티도 벗겼지.”
“오, 그래서?”
“이제 딱 다리 벌리고 좃을 집어 넣을려고 하는데, 애가 손으로 가리고 다리 오므리고 하면서 절대 안 된다는 거야.”
“오 마이 갓!”
“그래서 아니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안 하냐, 한 번만 하자, 나 너 진짜 좋아한다 하고 설레발을 졸라 풀어댔지.”
“그래서? 했냐?”
“와, 절대 안 넘어가대. 내가 주연이 바지 벗길 때 킹콩 끌려가는 거 봤거든? 야, 씨발 킹콩 탈출할 때까지 꼬셨는데도 안 넘어오더라.”
“하, 저런 저런.”
현식이의 말에 마치 자기가 겪은 일이기라도 되는 양, 저마다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