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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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하숙집에서 생긴일-43

“얘기 마저 들어 봐. 그래서 꼬시다 꼬시다 지쳐 갖고 그냥 드러누웠지. 씨발 얼굴 존나 똥 씹은 표정 하고. 그러고 있으니까 주연이가 화 났냐고 묻더라구. 그래서 그랬지. 넌 진짜 내 마음을 몰라 준다고. 그러니까 얘가 막 미안하다는 거야. 나중에 사귀게 되면 그 때 하자고, 오늘은 진짜 안 된다고.”

“그래서?”

“그래서 어, 사귀어 사귀어. 오늘부터 우리 1일이야 하고 다시 다리를 벌렸지.”

“하하하, 미친 새끼.”

“근데 결국엔 안 주더라. 그래서 그냥 또 드러누웠지. 또 똥 씹은 표정 존나 하고. 그러니까 주연이가 울상이 되 갖고 묻더라? 꼭 해야 되냐고.”

“그래서?”

“그래서 그럼 해야지, 이거 빨딱 선 거 안 보이냐, 이거 어떻게 할 거냐 하고 막 졸랐지. 그러니까 얘가 하는 건 안 되고 손으로 해 준다는 거야.”

“헐, 대박.”

“그래서 나는 걔 가슴 만지고 키스 하고 걔가 손으로 딸딸이를 막 쳐줬지. 그러다가 내가 걔 귀에다 대고 조용히 입으로 해줄래? 하고 물으니까 잠깐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 보더니, 자리에 일어나 앉더니 막 빨아주는 거야 이렇게.”

현식이가 자세까지 흉내 내면서 이야기를 하자 친구들 모두 자지러질 듯이 웃었다. 

“와, 걔 진짜 잘 빨더라. 딸딸이 쳐 줄 때는 괜찮았는데, 애가 막 혀로 감아 버리니까 오래 못 버티겠더라구.”

“그래서? 쌌냐?”

“그래갖고 좀 이따가 읔! 하고 주연이 입에다가 쌌지. 싸는데 보니까 킹콩 빌딩에서 떨어지고 있더라 하하하.”

“하하하하 미친 놈. 하하하.”

“애가 입에 내 정액을 물고 날 쳐다 보는 거야. 와, 진짜 너무 이뻐서 미치겠더라. 그래서 내가 걔 입에다 키스를 했지. 그러니까 주연이가 더럽다고 손으로 막 밀치는 거야. 아, 진짜 얼마나 귀엽던지.”

“아, 더러운 새끼.”

“더럽긴 뭐가 더러워 새꺄. 내 껀데.”

“그래서 어떻게 됐냐?”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휴지에다 정액 뱉게 하고 입술 닦아 준 다음에 키스 좀 하다가 영화 끝나서 손 잡고 나왔지.”

한참동안 이어진 현식이의 ‘박주연 탐험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 친구들은 현식이에게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 니들은 사귀기로 한 거야?”

“그럼 셈이지 뭐.”

창식이가 묻자 현식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하였다. 

“나도 다음에 만나면 영숙이하고 DVD방이나 가야겠다.”

뜬금없는 명수의 말에 친구들은 빤히 명수의 얼굴을 쳐다 봤고, 창식이는 가만히 명수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야, 너 아까부터 왜 자꾸 내 손을 잡는데?”

‘명수야....’

눈치 없는 명수의 물음에 창식이는 다시 한 번 힘 주어 명수의 손을 꼬옥 잡았다. 

“정석이 너는 어때? 잘 해 보지. 은혜 걔 섹시하더라 야.”

“글세, 어제 전화 했는데 그냥 별 반응이 없더라구. 한 번 더 만나보고 생각할려구.”

“창식이 너는? 은애 걔 너한테 원래 관심 있었다며?”

“어제 몇 번 전화 했는데 안 받더라. 왜 그러지?”

“우리랑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드만. 찢어져서 뭐 했는데?”

“그냥 학교 근처에서 술 한 잔 더 하고 기숙사에 데려다 줬지. 전화 하라고 핸드폰 번호도 찍어 줬는데. 내가 집에 가자마자 전화 한다고 했는데 안 해서 삐졌나.”

“에이 설마, 그런다고 전화를 안 받아? 언제 전화 했는데?”

“어제 점심 먹기 전 쯤? 안 받길래 두 세번 더 했는데 안 받아서 말았지.”

“뭐지? 밀당하는거야 뭐야.”

“야, 너 이따가 집에서 영숙이 보면 미팅 어땠냐고 슬쩍 물어 봐. 여자애들끼리 무슨 얘기가 있었겠지.”

현식이의 말에 창식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겠다. 니들도 어땠나 겸사겸사 물어 봐야지.”

같은 시각, 영숙이와 세 친구들도 커피숖에 모여 앉자 금요일 있었던 미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이들 모두 주연이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래서 하도 졸라대길래 그냥 따라가 줬지.”

“어머, 그러다 이상한 짓 하면 어쩌려구? 요새 데이트강간이 얼마나 많은데.”

주연이의 말에 은애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였다. 

“얘는, 내가 호락호락 한 사람이니? 안 그래도 영화 보면서 엄청 추근덕 거리길래 자꾸 이러면 나 간다 하고 일어섰지.”

“그래서?”

“자리에서 딱 일어나니까 안 그런다고 싹싹 빌더라? 그래서 그냥 다시 옆에 앉았지. 그런데 그 담부터 말도 안 하고 주딩이가 이만큼 나와갖고 삐져 있더라구. 그래서 그냥 입술에 뽀뽀 한 번 해줬지. 그러니깐 헤벌레 해갖고 옆에 착 붙어서는 호호호. 하여간 귀엽더라.”

“어머, 귀엽다 얘 하하하.”

“그러게.”

주연이의 말에 친구들이 모두 까르르 웃었다. 한바탕 웃은 뒤에 주연이가 다른 친구들은 어땠는지 물었다. 

“은혜 너는?”

“나? 난 그냥 차 한 잔 하면서 얘기 조금 하고 헤어졌어. 난 그냥 그렇더라구.”

“그래? 영숙이 너는 어땠냐? 난 니가 제일 궁금하더라.”

주연이의 물음에 영숙이는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잠시 두 눈을 질끈 감고 주먹을 꼭 쥐었다. 영숙이의 반응에 아이들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심했나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뜬 영숙이는 앞에 놓여 있던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그 날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긴 뭘 어때. 완전 헬 모드였지.”

“왜? 어땠는데?”

“뭐 한 것도 없어. 술 한 잔 더 하자, 노래방 가자, 자꾸 조르는데 집에 가고 싶어서 미치겠더라구. 그래서 시간이 늦었다, 다음에 보자, 그러니까 그럼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얘기나 하고 가자 하더라? 그래서 마지못해 끌려갔지. 그런데 애가 계속 썰렁한 유머만 날리는 거야. 그리고 지 앞으로 치킨집을 해서 돈을 벌어갖고 건물을 산 다음에 자기가 음악을 좋아하니까 어쩌구 저쩌구 인생플랜을 늘어놓는데, 하아! 미치겠더라.”

“힘들었겠다.”

친구들 모두가 영숙이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그러다가 이제 헤어질 때 되니까 자꾸 전화번호 가르쳐 달라고 그러더라구. 그래서 그냥 창식이한테 물어봐라 그랬지. 그런데 본 김에 가르쳐달라고 계속 조르길래 번호 가르쳐주면서 나 원래 전화도 잘 안 받고 카톡도 잘 안 한다고 그랬지. 그 정도 말했으면 눈치 까야 되지 않냐? 그런데 집에 갈 때부터 어젯밤까지 계속 전화 오고 카톡 오고 그러는 거야. 계속 씹었는데 말야. 아 진짜 눈치가 없는 건지, 나무꾼인 건지 모르겠다 정말.”

“걔 왜 그런다니?”

“그러게. 창식이한테 얘기하라고 그래. 연락하지 말라고.”

“그래야겠어. 아 이눔 시끼는 왜 데리고 나와갖고 사람을 피곤하게 하냐.”

투덜거리던 영숙이가 은애에게 물었다.

“야 박은애, 넌 얼굴이 왜 그래? 입이 귀에 걸려있을 줄 알았는데 어째 시원찮다?”

영숙이는 미팅 나가기 며칠 전부터 창식이 뭐 잘 먹냐, 어떤 스타일 좋아하냐 입에 창식이를 달고 살던 은애가 정작 창식이와 단 둘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별다른 말이 없자 의아하였다. 은애는 갑자기 한 숨을 푹 쉬었다. 

“그냥, 잘 모르겠어.”

“왜? 걔가 너 별로래?”

영숙이가 묻자 은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헤어질 때 내가 창식이 도착할 때 쯤에 전화한다고 했거든. 그런데 자기가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전화를 안 하더라구.”

“그래? 별 일이네. 보통 마음에 들면 바로 전화하고 문자하고 남자가 더 적극적인데. 그래서 오늘까지 연락 없었어?”

은혜가 물었다. 

“아니 어제 낮에 전화 왔었는데, 그냥 안 받았어.”

“왜?”

주연이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내가 너무 매달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혹시 아직도 헤어진 여자친구를 못 잊어서 그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좀 복잡하더라구. 낮에 계 번호 울리는거 보면서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안 받았어.”

“어머 어쩜, 걔도 웃긴다. 지가 전화 한다고 했으면 해야지. 그래서? 꼴랑 전화 한 번 하고 안 받으니까 전화 안 해?”

“나중에 두 번 더 왔는데 안 받았어. 한 번 씹고 나니까 못 받겠더라구.”

“그래서? 걔 안 만날 거야?”

“모르겠어. 좀 자신이 없다.”

은애는 풀이 죽어 있었다. 그런 은애를 본 영숙이가 키득키득 웃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그런 영숙이가 이상해서 이유를 물었다. 영숙이는 그 날 창식이가 바로 전화할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전화 못 한 거야 은애야. 그냥 전화가 오면 받으면 되지. 너도 참 너다. 하하하, 너 무슨 밀당하냐? 아니면 나한테 전화 해서 물어보던가.”

영숙이의 말을 들은 은애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져다가 금새 불 나간 형광등처럼 어두워졌다. 

“그럼 어쩌지? 창식이 화난 거 아닐까?”

은애의 말에 별 쓸데 없는 걱정도 다 있다는 투로 영숙이가 말하였다. 

“아이구 절대 안 그래요. 창식이 걔가 생긴 거 보다 이해심도 많고 좀 착하고 그래. 이따가 전화해. 그럼 괜찮아.”

“진짜?”

“그렇다니까.”

은애가 영숙이의 말에 화색이 되었다.

“지금 바로 전화할까?”

“야, 수업 시간 다 됐다. 전화는 나중에 하고 일어나자 우리.”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래, 일어나자.”

영숙이와 친구들은 커피숖을 나와 강의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던 중 노천극장에서 걸어 나오는 창식이네와 마주쳤다. 창식이네를 제일 먼저 발견한 영숙이가 서둘러 얼굴을 가리며 무리에서 빠져나와 뛰기 시작하였다.

“야, 나 먼저 간다. 물어보면 나 아니라고 그래.”

뛰어가는 영숙이를 본 명수가 창식이에게 물었다.

“야, 쟤 영숙이 아니냐?”

창식이는 도망 가는 영숙이를 보고 상황을 눈치 챈 듯 모르는 척 해주었다.

“글세, 잘 모르겠는데.”

“맞는 거 같은데. 이상하다.”

명수는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영숙이 친구들과 창식이네는 인사를 주고 받았고, 현식이를 본 여자애들이 지나가면서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자, 영문을 모르는 남자들은 이상하다는 듯이 그녀들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은애가 고개를 돌려 창식이를 쳐다 봤고, 창식이와 시선이 마주친 은애는 방긋 웃으며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 귀에 가져다 대며 전화하겠다는 표시를 하였다. 은애의 반응이 쌩뚱맞았지만 창식이는 그냥 알겠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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