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3 / 0093 ----------------------------------------------
[19금]하숙집에서 생긴일-53
비슷한 시각 현식이와 주연이는 광안리의 한 모텔에서 화끈한 정사를 즐기고 있었다.
“헉헉, 하아아.”
주연이는 정신 없이 신음을 내뱉으며 현식이의 몸 위에 올라앉아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고, 현식이는 손으로 주연이의 그 곳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애무해 주었다.
“아, 하아, 주연이 너 진짜 잘한다 헉헉.”
주연이의 능숙한 허리놀림에 현식이는 혼이 빠져 나가는 것만 같았고, 주연이는 현식이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였다. 현식이가 몸을 일으켜 주연이를 엎드리게 하고, 주연이의 뒤로 가 무릎을 꿇고 페니스를 주연이의 질에 삽입한 뒤 천천히 몸을 움직이자 주연이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주연이는 현식이의 움직임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현식이의 리듬에 맞춰 적극적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움직였다. 현식이는 두 손으로 주연이의 거대한 복숭아를 움켜잡고 빠르게 자신의 페니스를 움직였다.
“아아, 아아아.”
점점 흥분을 참을 수가 없게 된 현식이는 움직임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모든 영혼이 자신의 물건으로 모여든 느낌이 든 순간, 현식이는 서둘러 페니스를 빼내어 콘돔을 벗겨냈고, 주연이는 서둘러 돌아 앉아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빨갛게 상기된 현식이의 페니스에 입을 갖다 대었다.
“아아아아아, 흐으으으.”
현식이는 귀두를 주연이의 입에 집어넣고 손으로 페니스의 나머지 부분을 빠르게 움직였다. 잠시 후 주연이의 입 속으로 정액이 쏟아져 들어갔고, 주연이는 입 안 가득한 정액을 자신의 손바닥에 뱉어내고는 마치 검사라도 하듯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렸다. 걸쭉한 정액은 주연이의 손가락 끝에 묻어 대롱대롱 흔들렸고, 주연이는 그런 모습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뭐 해, 지저분하게. 얼른 닦아.”
현식이가 휴지를 몇 장 꺼내 주연이에게 주었다.
“뭐가. 재밌기만 한데.”
손가락으로 집어올렸다 내렸다 하며 현식이의 정액을 갖고 놀던 주연이는 잠시 후 휴지로 손을 닦아 내고 현식이의 옆에 누웠다. 푹신한 침대의 쿠션이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아아, 편하다. 그냥 계속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주연이가 현식이의 가슴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말하였다. 현식이는 주연이의 이마를 검지 손가락으로 가볍게 밀며 물었다.
“야, 너 도대체 내가 몇 번째 남자야? 너 왜 이렇게 잘해.”
처녀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너무 능숙한 주연이의 테크닉에 조금은 어이가 없는 현식이었다.
“그런 걸 왜 물어?”
“아니 그냥, 너무 잘 해서.”
“너도 어차피 내가 처음 아니잖아?”
주연이의 물음에 현식이는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싫어?”
주연이의 당당한 태도에 도리어 당황스러운 현식이었지만, 어차피 지난 일인데다가 이렇게 당돌한 모습이 주연이의 매력이라고 생각한 현식이는 오히려 주연이가 한층 더 섹시해 보였다.
“아니, 전혀.”
현식이는 웃으며 주연이에게 키스를 하였다. 키스를 나눈 두 사람은 창식이와 은애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하였다.
“창식이랑 은애는 뭐 하고 있을까. 아직도 광안리에 있으려나.”
현식이의 말에 주연이가 대답하였다.
“아니, 아까 우리 여기 들어오기 전에 은애한테 카톡 왔는데 부산역으로 갔대. 걔네 사귀기로 했다더라.”
“그래? 창식이 이 새끼 쑥맥처럼 멍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도 빨리 빼네? 야, 걔네도 지금 하고 있는 거 아냐?”
“에이, 설마. 창식이가 하자고 아무리 졸라도 은해 안 할걸?”
“야, 안 하는게 어딨어. 남자친구가 하자면 하는 거지.”
“글세 은얘 걔는 안 그래요. 절대 안 줄걸?”
“야, 우리 내기 할래? 난 둘이 했다에 건다.”
“오키, 난 안 했다에 건다. 뭐 걸래?”
“뭐 걸지? 생각을 안 해 봤네. 소원 들어주기?”
“피잇, 그게 뭐야. 져도 얼렁뚱땅 넘어가면 그만인데.”
“야, 일단 은애한테 카톡 한 번 보내봐. 뭐 하고 있나 보게.”
“오키. 알아씀.”
주연이는 은애에게 카톡을 보냈으나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답장이 없네.”
주연이가 핸드폰을 손에 쥐고 답장을 기다렸으나 그녀의 핸드폰은 울릴 줄을 몰랐다.
“왜 안 받지. 혹시 지금 하느라고 바빠서 못 보내는거 아닐까? 야, 전화 한 번 해 봐.”
“집에 들어갔을 수도 있지.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냥 내일 보면 물어볼게.”
“그럴까. 아, 심심한데. 그럼 우리 이제부터 뭐 하지?”
현식이가 묻자 주연이가 눈웃음을 치며 손으로 현식이의 아랫도리를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글세, 우리 귀염둥이는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주연이의 손길에 금새 힘이 불끈 솟은 현식이는 주연이를 덮쳤고, 주연이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현식이를 껴안았다. 뜨겁게 달아오른 두 청춘은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렇게 하얗게 불태우고 있었다.
다음날 점심 무렵에 부산역에 모인 네 사람은 감자탕 집에서 해장국을 먹었다. 함께 밤을 보낸 후라 그런지 두 커플 모두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고 있었다.
“아유, 기지배. 그렇게 좋니? 그렇게 좋아?”
주연이가 웃으며 창식이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은애에게 물었다.
“뭐가?”
주연이의 갑작스런 질문을 받자 은애가 새침하게 대답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을 보면 어느 누구라도 그녀가 얼마나 들떠 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은애는 주연이에게 간밤에 뭐 했는지를 물었다.
“그런데 어제 너네 뭐 했어?”
“우리? 우리야 뭐, 그냥 같이 있었지?”
“그냥 같이 있었다고? 에이, 아닌 거 같은데? 너네 혹시.”
은애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게슴츠레 눈을 뜨고 현식이와 주연이를 쳐다 봤다.
“야, 신경 끄고 밥이나 드셔. 그런데 너네는 어제 뭐 했냐? 주연이가 은애한테 카톡 보냈는데 답장도 없드만. 일찍 들어가서 잤냐?”
현식이가 창식이에게 물었다.
“어? 어어, 어제 우린 근처에서 술 한 잔 더 하고 일찍 헤어졌지. 자느라고 못 봤나 보다. 그치 은애야?”
“응, 어어. 그랬지.”
현식이와 주연이는 두 사람의 반응이 수상쩍었지만 나중에 따로 물어보기로 마음 먹고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친구들은 숙소에 들러 짐을 챙겨 나왔고, 예약한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역 앞 커피숖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다사다난 했던 부산에서의 2박 3일이 그렇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은애와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 하고 저녁 늦은 시간에 인천 집에 도착한 창식이는 그대로 방에 뻗어 다음날 점심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꿀잠을 잤다. 밥 먹으라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마지 못해 일어난 창식이는 은애에게 전화를 걸고 나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다시 방에 들어와 자리를 깔고 누웠다. 열 몇 시간을 자고 난 후라 잠은 오지 않았지만 온 몸이 찌뿌둥 한 것이 노곤하여 움직이기가 싫었다. 창식이는 누운 채로 부산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였다. 즐겁고 신나는 일들이 가득했던 부산에서의 2박 3일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정작 창식이의 머릿 속에 무엇보다도 또렷하게 자리 잡은 기억,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창식이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 기억은 바로 발.기.부.전!! 그 기억이 떠오르자마자 창식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아니 그 중요한 순간에 왜 안 서는거냐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창식이는 방문을 잠그고 서둘러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모니터 앞에 앉았다. 잠시 후 컴퓨터의 부팅이 끝나자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야동을 실행하였다. 혹시 자신의 성기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창식이의 성기능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야동을 보기 시작한지 채 5분도 안 되어 우뚝 솟아오른 페니스가 ‘나 문제 없어요’ 하고 말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식이는 컴퓨터를 끄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젠장,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하필 그 때 그랬을까. 이해할 수가 없네.’
창식이는 당첨된 로또를 실수로 찢어버린 양 마음이 쓰라렸다. 언제 또 그런 기회가 올지, 좀 전의 통화에서 은애가 조만간 인천에 한 번 오겠다고 하였는데 그 말을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으이이익”
분을 참지 못한 창식이는 결국 허공에다 발길질을 해대며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