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 16장 (16/40)

제 16장

맑게 갠 일요일,마사노리는 오늘 발매되는 스타의 CD를 사기위해 번화가로 향했다.

최근의 아오이와의 동거 생활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탈의소에서의 일 이후로도 지금까지 변함없이 아름다운 육체를 한껏 들어내는 옷으로 마사노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미소와 함께하는 대화의 즐거움은 무엇도 대신하기 어려웠다. 그녀를 좋아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이 통하는 것인지 아오이도 그를 의지하고 있는듯 했다. 그녀의 온화함이 마사노리의 고독함을 덜어주고 있었다.

원했던 CD을 사고,마사노리는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책방으로 갔다. 거기는 성인코너가 잘 갖춰져 있어서 관능 소설에서 사진집에 걸쳐 다양한 상품이 진열되 있었다. 휴일이었는데도 손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초로의 상점 주인도 꾸벅꾸벅 앉아서 졸고 있었다.

그는 사진집 코너로 가서 선반에 잘 정리되어 있는 책들을 살펴보며 뭔가 흥미를 끌만한 것이 없는 지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에 한권의 책을 집어들어 살펴보았다. 꽤 잘만들어진 작품인듯 보였다. 그 표지에는 아오이를 닮은 듯한 여자 배우가 기모노를 풀어헤쳐 부풀어 오른 가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진과 함께 타이틀에 『시대 소설의 여자』라고 씌여 있었다. 여자 배우의 이름을 찾던 마사노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여배우의 이름은 『시노미야 아오이』였다.

「설마,아오이씨가 AV 여자 배우였던 것일까?」

그러나,동명의 다른 사람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것 만으로서는 사진집의 여자 배우가 아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마사노리는 그 사진집을 구입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왔어요. 마사노리군. 빨리 왔네요.」

「예..근데..저.. 아오이씨..저기…」

「왜요? 무슨일 있었어요?」

오늘 아오이는 검은 색의 세련된 캐미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유방의 깊은 골짝이가 파여져 있는 가슴 부분으로 엿보이고 원피스 밑단의 레이쓰 아래로 탄력있는 허벅지가 거의 대부분 노출되어 있었다. 어깨까지 드리운 검은 머리카락은 젖은 듯 빛나고 있었다. 미끈한 육체에 달라붙어 있는 원피스는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거실의 소파에 앉아있는 아오이는 걷은 빨래를 개고 있는 중이었다. 마사노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굴을 붉혔던 마사노리는 아오이의 뒤로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그 모습에 아오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지…..」

마사노리는 이런 것을 질문하는 것 따위는 그녀에 대하여 실례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사진집의 여자 배우가 정말로 아오이일지 어떨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2층의 자신에 방에 돌아와 사온 사진집을 펼쳐들고 한 페이지씩 열심히 들여다 보았다. 확실히 비슷하기는 했지만 정말로 그녀인지 어떤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다. 흥분해 있는 표정이나 웃고 있을때의 모습이 어쩐지 아오이와는 달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진집만으로 확신이 없었기에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퍼스널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인터넷에 연결했다. 「시노미야 아오이」로 검색을 했다. 조금 기다리자 몇 건이 표시됐다. 비디오의 통신 판매 페이지와 가슴 페지의 페이지, 옛날 AV 배우를 특집으로 한 페이지등… 마사노리는 링크되어 있는곳을 훑어보며 조사를 해 나갔다. 비디오의 통신 판매 페이지를 열자 비디오 작품이 1개 올라와 있었다. 몇 개의 재고가 있어서 마사노리는 주저없이 주문했다. 그리고 손뼉을 쳤다. 비디오라면 소리도 있고 뭔가 결정적인 증거가 있으리라 기대했다. 

「마사노리군 점심식사에요.」

「예.. 알았어요.. 지금 내려가요…」

아래층에서 아오이의 소리가 들렸다. 마사노리는 퍼스널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사진집을 책상속에 집어 넣고서는 방을 나와 아래로 내려갔다. 

-***-

「아오이씨,그 원피스 아주 잘 어울려요..」

「우후.. 고마워요.」

마사노리는 아오이가 만든 중국풍의 볶음밥을 스푼으로 퍼 담으며 그녀의 옷에 대해 한마디 칭찬을 늘어놓았다. 식탁에서 대각선으로 앉아있는 탓에 그녀의 볼륨이 있는 아름다운 바스트의 형태가 아주 잘 들어나 보였다. 크게 부풀어 있는 유방은 얇은 옷감 위로 젖꼭지가 봉긋이 솟아 있었다. 아오이의 육체를 그대로 드러내며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었다. 소년의 찬사에 희미하게 뺨을 물들이고 미소 짓는다.아름다운 미모에 얇게 다홍색이 비치는 풍치가 참을 수없이 섹시했다. 길게 늘어트린 검은 머리카락도 그런 그녀의 성적 매력에 한몫을 하고 있었다. 

「저.. 이런 얘기 물어봐도 될지모르지만…..」

「무슨 얘기?」

「저기…아오이씨 아버지와는 어떻게 알게 되었어요?」

마사노리의 아버지 신지는 삼류 영화 감독이었다.지금은 영화를 찍기 보다는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디렉터나 프로듀스로 일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아오이같은 미인이라면 텔레비전전전 방송국의 캐스터 또는 모델로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그는 아오이에게 부정한 상상을 갖고있었다.지금 마사노리가 안고 있는 불안은 자신만의 제멋대로인 믿음이였지만 모르는 다른 이에게 더러워진 존재를 갖고 싶지 않다는 흔한 남자들의 욕망에 부딪치며 얻어진 것이다. 그녀는 잠시 우물쭈물하며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 마사노리는 불안이 밀려왔다.설마….

「특별히 들을만한 얘기도 아닌데….」

「저기… 얘기하기 불편한가요?」

「아니오,이것은 마사노리군도 알고 있는 것이 좋겠지요.」

아오이의 얼굴에 한순간 망설임의 빛이 보이고 다음 순간 무엇인가를 결심한 듯한 결의의 표정이 되어있었다. 마사노리는 피어오르는 불안으로 식사를 잠시 쉬고 그녀의 입술을 응시했다. 

「저기… 그러니까…」

그녀의 이야기로는 대학에 다닐 때, 모델로 스카우트되었는데 소속 사무실의 경영이 악화되서 그만 둘려고 하자 자신을 상대로 사기를 벌려 어느새 거금의 빚을 짊어지게 됐다고 했다. 일을 하면서 변제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아무리해도 그들에게서 벗어날수 없게 됐을 무렵 아버지가 그녀를 구해 주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마사노리의 모친역을 맡는 것을 조건으로 부채를 인수해 주었다는 것이었다. 

「어허..굉장한 얘기네요..나 아버지를 약간이지만 재평가 하게 되었어요.」

「그러니까,나,그 사람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결국은 당신과도 만날수 있게 되었고….」

아오이는 이야기를 마치면서 기쁜 듯이 미소 짓으며 마사노리를 응시했다.마사노리도 의외의 이야기 전개에 놀랐지만 그녀가 AV 여자 배우였는지 아닌지 따위것에 상관없이 정말로 좋았다. 마사노리는 의자에서 일어나 아오이를 등에서 꼭 껴안고 그녀의 목덜미에 머리를 묻고 아오이의 귓전에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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