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장
「저도 아오이씨를 만날 수 있게 되어서 기뻐요.나도..좋아해요 아오이씨」
「마사노리군…고마워요…나도 당신이 좋아요…」
아오이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소년의 팔에 살짝 손을 포개면서 뺨을 물들였고 마사노리 역시 그에 영향을 받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하나로 겹쳐졌다.
아오이는 몸을 비틀어 마사노리의 머리를 안아서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녀는 벌어진 입술로 혀를 받아들였고 마사노리는 그것에 자신의 혀를 밀어 넣으며 거친 콧김을 내쉰다.
잠시동안 두사람은 서로의 혀를 느끼며 감미로운 도취에 빠져있었다. 마주쳤던 입술을 떼어낸 두 사람은 서로의 정열적인 시선을 응시하며 수줍은 미소를 띄웠다.서로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넌지시 육체를 떼어냈다. 두 사람 모두 귀까지 새빨게졌다.
-***-
마사노리는 2층의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오면서 아오이의『당신을 좋아해요…』라는 대사를 반추 했다.그리고 다시한번 얼굴에 홍조를 띠게 되었지만 불안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았다. 비디오를 주문해 버려 지출되는 돈은 아까웠지만 한번보고 다시 되팔면 되겠지 하고 자신을 위안했다.
한편,아오이는 마사노리와의 deep kiss의 흥분이 식자 일말의 불안이 밀려왔다. 그에게 했던 이야기 중에서 남편과의 첫만남이 거짓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부도 아니었다.지금은 봉인해 버린 과거의 기억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마사노리를 사랑하며 정신적으로 의지해서 언젠가 불길한 기억을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그일이 있은지 2일 후, 마사노리에게 예의 그 비디오가 도착해 있었다. 학교에서 귀가하자 아오이는 그것을 마사노리에게 건네 주었다. 뭔가 꺼림직한 기분으로 안정이 되지않아 허둥지둥 인사를 건네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마사노리는 봉투에서 테이프를 꺼내어 타이틀을 확인했다.『여 교사·아오이』라는 심플한 제목이었다. 테이프의 패키지에 그럴듯한 내용 소개와 여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패키지를 뜯어내자 테이프 크기만한 사진이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아마도 비디오 내용중 일부인 것 같았다. 여교사로 분장한 여성이 남자 배우의 앞에 꿇어 앉아 입술로 봉사를 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패키지와 사진을 책상서랍에 밀어 넣고 테이프만을 갖고 1층으로 내려왔다. 거실밖에 비디오 덱이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 마사노리는 아오이의 모습을 찾았다. 차마 그녀 앞에서 AV를 볼 용기까지는 없었다.
자신의 방에서 자위 행위 하는 모습까지도 보여주고 그런 일을 걱정하는 자신이 우스운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공동의 공간인 거실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기분일지도 몰랐다. 아오이는 주방에서 행주를 빨고 있었다. 마사노리가 계단을 내려오자 얼굴만을 돌려 살며시 미소지으며 말을 걸어 온다.
「마사노리군…뭐였어요? 그 소포…」
「예…아니…저기…사실은 비디오…그러니까…그…AV…」
횡설수설하다가 어이없이 진실을 말해 버리고 말았다. 아오이는 손을 닦으며 미소를 띄우고 뒤돌아 보았다.
「우후후,아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는군요…저기…함께 봐도 되지요?」
「예에…안되요…그건…부끄럽게…어떻게…」
「좋은 것이 아니지만…마사노리군이 어떤 취향인지 나도 알고 싶기도 하고….」
아오이는 수도의 수도꼭지를 잠근후 에이프런을 벗어 놓고 마사노리의 눈앞으로 걸어왔다. 오늘의 그녀는 큰 사이즈의 남자용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대로는 너무 컸기 때문에 소매를 걷어올리고 있었고, 가슴 부분은 아슬아슬한 곳까지 단추가 풀러져있었다. 아래는 미니스커트였다. 와이셔츠 속에는 베이지색의 하프 사이즈의 캐미솔을 입고 있었다. 긴 생머리는 리본으로 한가닥으로 동여매고 있었다. 가슴 부분은 언제나처럼 두 유방이 이뤄내는 깊은 골짜기가 대담하게 내비치고 있었고, 공단으로된 미니스커트는 멋진 굴곡의 힙을 강조하고 있었다. 허벅지의 맨살은 부드럽고 매끄럽게 빛나고 있었다. 마사노리의 뜨거운 시선을 받고,기분 듯 뺨을 물들이고 있는 모습이 절묘하게도 섹시하게 보였다. 그의 시선에 비난이 아니라 역으로 교태를 만들어 보인 것이다. 엉겁결에 미녀의 요염한 자태에 꿀꺽하는 침을 삼켰다.
「같이 보는것도 좋을거예요. 안 그래요? 조용하게 옆에 있을께요…저기…부탁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오이를 닮은 여배우가 나온다는 것을 차마 말할수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녀는 마사노리가 망설임을 보이자 그의 목에 팔을 휘감고 풍만하게 부풀어 있는 가슴으로 소년의 앞가슴에 압박을 가했다. 마사노리가 새빨갛게 되어 거친 숨을 억지로 참아내는 동안 그녀는 그의 귓전에 세시하게 속삭였다.
「아오이는 당신과 함께 보고싶어요… 괜찮지요…??」
「에..예… 그래요… 함께 봐요…」
「아아!」
아오이는 결국 승리를 했고 승리의 몸짓을 보였다. 결국 대결에서 진 마사노리는 패배의 기색이 역력했다. 두사람은 팔짱을 끼고 거실 소파에 착 밀착해 앉았다..
「타이틀이 뭐지요?」
「그게….」
「여 교사…아오이…아오이?」
건네진 VHS의 테이프의 표지에 뒤덮혀 있던 타이틀을 건조하게 읽어내려가던 아오이는 숨을 들이 마셨다. 자신과 같은 이름의 타이틀…. 그가 묘하게 저항한 이유를 이제서야 이해했다.새빨갛게 되어 완강하게 저항한 것은 그의 대단한 배려였던 것이다. 자신이 결국 그의 배려를 짓밟아 버린 꼴이었다. 아오이의 들뜬 기분이 단숨에 식히며 넌지시 마사노리를 응시했다.
「마사노리군…저기…난…나…나중에 볼께요…」
「안되요…여기에 있어요…저와 함께 봐요….」
「예…」
마사노리는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다시 세게 쥐며 자신의 무릅으로 끌어당겼다.
「저 그게…아오이씨와 같은 이름을 가진 여배우의 사진집을 우연히 책방에서 보았어요. 그 여배우는 아오이씨와 너무 닮아서 설마하는 마음에 인터넷에서 이 비디오를 찾았어요.」
「그래서?」
그녀는 눈을 감으며 조용하게 마사노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오이씨가 아까 이야기 했지요…모델로 스카우트 된 후 사무소에 사기를 당해서 빚을 짊어지게 됐다고…그것을 듣고 저 안심했어요…아오이씨는 AV 여자배우 따위가 아니었다고…그러니까,함께 봐도 괜찮아요…」
「…알았어요…」
아오이의 입술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녀의 눈동자에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눈앞에 들이 대어진 사실에 눈길을 피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해 가려는 굳은 의지의 힘이었다.
그때는 그것을 갖지 못했다. 단지 갸날픈 여자였다. 그래서 자포자기한 인생이 되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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